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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순형 민주당 선대위 정치개혁추진위원장이 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선에서부터 정치개혁을 실천하고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무현 민주당 후보측의 '개혁 발걸음'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정치개혁추진위원회는 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선에서부터 정치개혁을 실천하고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정개추위 위원장이자 노무현 후보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순형 의원은 "자발적 자원봉사운동을 일으켜 구태의연한 조직선거, 동원선거, 금권선거를 거부하겠다"면서 △대선 선거비용 한도 준수 △대선 자금 모금·집행·사후보고 전 과정에 시민단체 등 외부인사 참여 △100만명 1만원 후원금 모금운동 △대선자금 사용내역 매일 인터넷 공개 등을 실천사항으로 제시했다.

클릭! 민주당 선대위 정개추위 기자회견문 전문

그는 "우리는 (대선 비용을 공개하라는) 시민단체의 요구를 수용할 자세가 되어 있다"고 수 차례 언급하며 "오늘 우리의 천명에 대해 시민단체에서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 후보는 우리 정치 역사상 처음으로 대선자금의 족쇄로부터 자유로운 후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사상 처음 대선자금으로부터 자유로운 후보 될 것"

노무현의 '노태우' 푸념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태우 전 대통령 때문에 참…"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푸념이다.

노 후보는 2일 오전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서 갑자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았다. 선거에 사용할 핵심 슬로건 문구 때문이다.

노 후보는 "내가 쓰고 싶은 말을 노 전 대통령이 너무 많이 썼다"면서 "'보통사람의 시대'를 쓰고 싶은데 아쉽다, '믿어주세요'라는 말도 하고 싶은데 그것도 썼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웃으며 "먼저 썼어도 좋은 말은 좋은 말이다"면서 '믿어주세요'를 변형해 이렇게 말했다.

"믿어달라."

선거 슬로건은 후보의 이미지와 지향 등을 상징하는 핵심 문구로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 87년 노태우 전 대통령은 '보통사람들의 시대', 97년 김대중 대통령은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김경재 홍보본부장은 "이번에도 핵심적인 문구를 고민하고 있다"며 "'눈높이 대통령' 은 어떠냐"고 묻기도 했다. / 이병한 기자
조 위원장은 또한 "민주당을 전면적으로 개혁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겠다"면서 "당을 100% 당비를 내는 진성(眞性) 당원의 정당으로 바꾸고, 당의 주요의사결정에 인터넷을 활용한 '전당원투표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낡은 정치는 역사적 수명을 다했다, 이젠 정치의 주도세력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도덕적 정당성과 실천적 능력을 갖춘 새로운 정치주체들이 세력적으로 결집하고 국민과 연대하여 낡고 부패한 정치세력을 완전히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원칙한 정치적 거래는 수명을 다한 낡은 정치에 우리의 미래를 맡기는 것"이라며 "이젠 뒤돌아보지 말고, 새로운 시대를 이끌 새로운 정치주도세력을 만들기 위해 정치개혁의 실천에 매진할 때"라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날 제시한 각종 정치개혁 방안에 대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 위원장과 신기남 정개추위 본부장을 비롯해 김희선·송영길·이미경·이종걸·임종석·임채정·정동영·정동채·정세균·천정배·허운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개추위에는 이들 외에 최용규 의원과 강기룡·김상우·김성진·김영술·김한길·노영민·우상호·이목희·이상헌·이인영·정윤재·허인회 위원장 등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책·미디어·인터넷 대책 PMI회의 신설

한편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이날 오전 <불교방송>에 출연해 "밖에 있다가 들어왔는데 이삿짐을 풀지 못하다가 이제 이삿짐을 풀고 들어온 기분"이라며 최근 당내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노 후보는 비노(非盧)·반노(反盧) 진영의 후보단일화 움직에 대해 "몇 분 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면서 "설득을 하겠다, 완강하지는 않다"고 자신감을 표혔다.

그는 정몽준 의원과의 단일화에 대해 "연대나 단일화도 정책으로 하는 것"이라며 "정경유착의 시대에 사회적 강자로 기반을 닦은 기득권층 세력과 나는 거리가 있다"는 말로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 노무현 후보가 조순형 정대철 정동영 선대위원장들과 2일 오전 선대위 현판식을 가진 뒤 승리를 다짐하며 손을 모으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또 권영길 민노당 대통령 후보와의 연대에 대해서는 "지지층이 어느 정도 겹치는 것이 사실"이라며 "적절한 기회에 대화는 해보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민주당 선대위는 현재 내부 체계를 정리하고 있다. 오는 4일까지 중하위 당직자 인선 및 공간배치를 마무리할 예정이며, 회의체계는 중앙선대위회의·상임위원회의·확대간부회의·본부장단회의 등 9개 체계로 정리했다.

특히 선대위는 정책(policy)과 미디어(media), 인터넷(internet)에 관한 사항을 집중 논의하는 PMI회의를 신설했다. PMI회의에는 임채정 정책선거특별본부장과 김한길 미디어선거특별본부장, 허운나 인터넷선거특별본부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정치개혁추진위원회는 오는 4일(금) 오후 2시 의원회관에서 '돈 안드는 선거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정책포럼을 개최한다.

"문제는 실천...다른 후보들도 동참해야"
2002대선유권자연대, 일단 긍정 평가

노무현 민주당 후보측의 '개혁 발걸음'에 시민단체들도 환영을 하고 나섰다.

지난 달 24일 발족한 '2002대선유권자연대(가칭, 이하 대선연대)' 측은 민주당 선대위 정치개혁추진위의 "대선 자금 모금·집행·사후보고 전 과정에 시민단체 등 외부인사를 참여시키고 대선자금 사용내역을 매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겠다"는 내용에 대해 "대단히 긍정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김기현 대선연대 공동사무처장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구체적인 요청이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응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사무처장은 "이는 단지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발표사항이 아닌 실천이 중요한 문제"라며 "실현되면 정치개혁을 앞당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선자금의 투명한 공개'는 대선연대가 발족하면서 각 후보에게 공식적으로 요구한 사항이기도 하다. 대선연대 측은 이번 민주당의 결정을 그에 대한 첫번째 긍정적인 반응으로 보고 다른 후보들에게도 파급효과가 미치길 기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김박태식 대선연대 간사는 "일단 가장 먼저 민주당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며 "한 후보 뿐 아니라 다른 후보도 그런 실천을 함께 해서 매번 한도를 벗어나는 비용이 드는 선거가 아닌 자금이 투명하게 밝혀지는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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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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