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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전 국군수도병원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서해교전 희생자 4인 합동 영결식이 끝난 뒤 운구행렬이 행사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고 조천형 중사 미망인 강정순 씨가 해군병사들의 부축을 받으며 남편의 영정앞에 헌화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제5신 대체:7월 1일 오후 2시>
서해교전 전사자 4명 영결식...무공훈장 추서, 국립묘지 안장


지난 달 29일 서해교전에서 전사한 해군 참수리급 제357호 정장 고 윤영하 소령 및 고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조천형 중사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1일 오전 9시 30분 국군수도병원 종합체육관에서 엄수(嚴修)됐다.

이날 영결식은 고인의 유가족 및 동료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정길 해군참모총장 주관의 해군장으로 치러졌다. 영결식에는 전두환 전대통령, 손학규 경기도지사 당선자 등도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영결식은 장정길 해군참모총장의 조사에 이어 고인들의 동기생 대표가 보내는 추모사, 이한배 법사가 진행한 종교의례, 유가족 대표 및 참석자들의 헌화, 조총 및 묵념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장정길 해군참모총장은 조사를 통해 “꽃다운 이십대의 꿈을 채 피우기도 전에 꽃잎이 파도위에 뿌려졌으니 애통함은 그칠 길이 없다”며 “(고인들이) 흘린 피는 이 나라의 무궁한 행복과 자유, 평화의 씨앗이 될 것”이라며 고인들의 죽음을 애도했다.

▲ 고 서후원 중사의 동생 서국원 일병(해병대)이 형의 영전에 헌화를 한 뒤 복받치는 울음을 참으며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또한 해군사관학교 제50기 동기생 대표 정영순 대위, 부사관 제173기 동기생 대표 노승현 하사 등 고인들의 동기생 대표 네 명도 추모사를 통해 “고인들이 못다 이룬 뜻을 이어 지켜갈 것”을 다짐하며 동료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은 시신 운구가 늦어져 당초 예정시각이었던 9시보다 30분가량 늦어진 오전 9시 30분에 시작됐다. 유가족들은 영결식장으로 시신이 운구되자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특히 영결식이 시작되기 전 고 황도현 중사의 어머니가 시신을 붙잡고 “아이고, 우리 아들가네”라며 오열하다 실신해 영결식장 밖에 대기 중이던 앰뷸런스로 실려나가기도 했다.

또 고 조천형 중사의 부인 강정순 씨도 영결식 내내 “나는 어떡하라고”를 외치며 애통한 눈물을 흘렸다. 고 서후원 중사의 동생 서국원 일병(해병대) 등 고인의 형제들도 어머니등 유가족을 감싸안고 눈물을 훔치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영결식을 마친 후 고인들의 유해는 성남시립화장장으로 옮겨져 화장된 뒤 국립대전현충원 장교 및 사병 묘역에 각각 안장된다.

“퇴원후 정부서 복귀조처 해주길…”
3일째 여관서 애태우는 부상장병 가족들


아무리 울어봐도 자식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저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두손 모아 기도할 뿐. 영결식이 시작되기 2시간 전인 아침 7시경 국군수도병원 영현실은 암울한 정적이 감싸고 돌았다. 그리고 영현실 아래쪽 병원복지회관에서는 서해교전의 또다른 희생자인 부상자 가족들이 뜬눈으로 지샌 3일째 아침을 맞고 있었다.

▲ 분당 국군수도병원에 입원 치료중인 군인들이 창문을 통해 서해교전 희생자들의 합동영결식을 지켜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난 서해교전에서 침몰한 해군 참수리급 제357호에 아들을 태웠던 조재용(55·의정부)씨 가족도 그중 하나다. 29일 사고 소식을 듣고 단숨에 국군수도병원으로 달려왔다. 조씨 가족은 영결식 행렬을 말없이 바라보다 끝내는 눈시울이 붉어진다. 아들 조현진 상병은 쓸개와 위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마친 상태. 그러고도 아직 피부이식 수술이 남았다. 조상병의 아버지는 “(아들이) 그나마 이렇게라도 목숨이 붙어 있어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상병의 어머니 최종애씨(49)도 “그저 아들이 건강하게 퇴원했으면 좋겠다”며 “그렇게만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털어놨다.

부상장병들의 가족들은 대부분 방송뉴스를 듣자마자 국군수도병원으로 달려와 변변찮은 숙소하나 없이 병원근처에서 가슴졸이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중환자실의 면회는 오전7시, 오후 2시, 7시 등 각각 20분씩 하루 세 번. 가족들은 그 세 번의 면회를 위해 병원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가족들을 위한 병원내 숙소가 마련돼있지 않아 지방에서 올라온 가족들은 숙식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산광역시에서 올라온 부상장병의 아버지 이모씨(울산광역시)는 “뉴스를 듣고 올라와 3일째를 맞고 있다”며 “간병인 숙소가 마련되지 않아 병원 근처에서 ‘여관생활’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사고 하루 전 전화로 내 아픈 다리 조심하라며 전화했던 아들이 다음날 교전에서 다리를 다쳐 끝내 절단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니도 “그 몸을 하고서도 ‘동료들 영결식에 가봐야한다’고 했다”며 “그렇게 제몸보다 동료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걸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눈물을 훔쳤다.

이들 부상자 가족들은 “(보상금 6천만원 보도를 듣고) 생명에 돈을 논하는 게 안된 일이지만 6천만원이 생명에 비하면 돈이냐”고 혀를 찼다. 이들은 부상자 처우에 대한 우려도 했다. “현재 간병인 숙소에도 가족들이 몰려있어 앉아있을 자리조차 없다”며 “이후 완쾌돼서도 복귀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안한 마음을 전했다.

현재 치료비지원 외에 부상장병 처우에 대한 대책은 나와있지 않다. 그러나 한 해군 관계자는 “올해 훈련 중 다리를 다친 장병의 경우 치료 후 복귀조처가 내려진 전례가 있어 이번 부상장병들도 상태에 따라 복귀조처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희망적인 예측을 했다.
/성남=김지은 기자


이에 앞서 정부는 30일 "북한 경비정의 침범 및 기습포격에 대응해 북한 경비정을 격퇴시키는 도중 전사한 장병들의 공적을 인정해 훈장을 추서키로 했다"며 교전중 전사 또는 실종된 해군장병 5명에게 훈장을 추서했다.

정부는 경비정 정장 윤영하 소령에게 충무무공훈장을 추서하는 한편 함께 전사한 서후원 중사(내연사), 황도현 중사(병기사), 조천형 중사(병기사) 및 실종된 한상국 상사(조타장)에게 화랑무공훈장을 각각 추서했다.

한편 교전 과정에서 중경상을 입고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자들은 위태로운 고비는 넘기고 회복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수도병원(병원장 김상훈 대령)은 30일 "고속정에서 전투를 치르다 다쳐 후송된 장병 가운데 경상자 3명을 제외한 11명이 몸에 박힌 파면을 빼내는 수술 등을 마치고 회복중이며 5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모두 의식을 회복한 상태"라고 밝혔다.

서해교전 발생 직후 통제됐던 여객선 운항은 하루만인 30일 운항이 재개됐다. 해양수산부는 30일 국방부, 해양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서해교전으로 통제해 온 서해5도 지역의 여객선 운항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천~연평 항로를 운항하는 실버스타호는 이날 오후 1시 해군함정의 호위를 받으며,백령도에 정박해 있는 백령아일랜드호와 데모크라시5호도 오후 1시 인천으로 출항했다. 다만 서해5도 인근 해역과 특정해역의 조업재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 합동영결식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손학규 경기도지사 당선자가 자리를 같이 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군 당국, "북한군 사병 30명이상 사상"

서해교전에서 우리 해군 못지 않게 북한군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해군의 대응사격을 받은 북한 경비정에 타고 있던 승조원 50명 가운데 적어도 30명 이상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보인다고 군 당국이 30일 밝혔다.

안기석 합참 작전차장(해군 준장)은 30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우리측 편대장이 보니까 북 경비정에 수 백발이 날아가고 북측 포를 돌리는 요원들이 거의 다 나가 떨어졌다고 한다"며 "우리 초계함에 장착된 70㎜, 40㎜ 포는 전부 컴퓨터 처리를 하기 때문에 잘 맞으며, 따라서 군에서는 북측도 30명이상 사상자가 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군 당국은 연평도 근해에 해군과 공군의 전력을 대폭 증강시킨 상태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해군은 구축함 1척과 초계함 2척, P3C 해상초계기를 포함해 평택 2함대 대기전력을 모두 연평해역으로 급파,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비하고 있다.

해군전력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났고, 공군도 KF-16 등 초계비행을 계속하고 있으며, 평소보다는 좀 더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해군은 구축함 1척과 초계함 2척, P3C 해상초계기를 포함해 평택 2함대 대기전력을 모두 연평해역으로 급파,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비하고 있다.안 작전차장은 그러나 "북한측의 특이동향은 없으며, 평소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제4신:29일 오후 10시 40분>
"함께 월드컵 지켜봤던 게 엊그제 같은데..."
유족 오열에 묻힌 국군수도병원 합동분향소


▲조천형 중사의 아내가 영정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 연합뉴스

4명의 전사자 영정이 놓여진 수도국군병원 영현실(영안실).

29일 저녁 한국과 터키의 축구 경기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탄식과 환호가 교차되던 시각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이곳에서는 내내 통곡과 오열이 그치지 않았다. 유족들은 "바로 얼마 전까지 외출을 나와 가족 친지, 친구들과 함께 한국팀을 응원했던 이들이..."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이날 북한군과의 교전 도중 전사한 고 조천형 중사(26)의 유족들은 "아내와 백일 된 딸만 남겨놓고 천형이를 이렇게 떠나보내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애써 비통한 마음을 다스렸다.

1남2녀중 외아들인 조 중사는 유성체육고를 거쳐 대전대 체육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그는 "보건전문대에 다니는 누나의 학비를 지원하겠다"며 5년 전 해군 입대를 자청, 진해에서 의장대로 줄곧 근무하다가 하사관에 지원, 얼마 전 연평도 인근 해역으로 근무지를 옮겼다는 것.

작년 강정숙 씨와 결혼한 조 중사는 지난 3월 첫 딸을 봤다. 조 중사가 딸의 백일 잔치 때문에 잠시 집을 다녀간 게 6월22일. 이날도 조 중사는 백일 잔치를 치르기가 무섭게 부대에 복귀해야 했다. 조 중사의 지인들은 "평택의 10평짜리 자그마한 사글세 아파트에 신방을 꾸몄지만, 오손도손 행복한 가정이었다"고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조 중사의 아버지 조상근(60)씨는 "우리도 우리지만, 학교 다닐 때부터 서로 좋아하다가 아들 녀석과 결혼한 며느리가 너무 불쌍하다"고 탄식했다. 부인 강씨는 영안실에 놓여진 남편의 영정을 물끄러미 지켜보며 눈물만 뿌리다가 취재진들이 몰려들자 유족 대기실로 급히 몸을 피했다.

고 황도현 중사(22)의 부모들 역시 차디찬 시신으로 변한 아들의 모습이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황 중사의 아버지 황은태(56, 경기도 남양주시)씨는 "우리 아들도 이탈리아전(18일)을 보러 외출나와 함께 '대∼한민국'을 외쳤었다"며 "서해안에서 한 번 싸움을 했으니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게 뭡니까?"라고 반문했다. 숭실대 기계공학과를 다니다가 역시 생계 문제로 자원 입대한 황 중사는 입대 후 꼬박꼬박 월급을 부모님께 보낸 '착한 아들'이었다.

이날 합동분향소 왼쪽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민주당 대선후보,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김동신 국방부 장관의 조화가 나란히 놓여있었다. 그러나 사후 1계급 특진된 전사자들은 급히 소식을 듣고 찾아온 가족들에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김동신 국방장관은 이날 저녁 급히 소집된 국방위가 끝나는 대로 병원을 방문, 유족들을 위로하고 부상자들을 격려하기로 되어 있다. 해군은 전사자 4인에 대한 장례를 오는 7월1일 해군장으로 치를 계획이다.

▲29일 연평 서해교전 부상자와 사망자가 후송된 경기도 성남 국군 수도병원에 구급차가 분주히 오가고 있다. ⓒ 연합뉴스


<제3신 대체:29일 오후 8시 30분>
국방부, "서해교전은 전적 북측 책임" 대북성명 발표
아군피해 전사4, 실종1, 부상 19 등 총24명 최종확인


"남북이 빨리 함께할 수 있기를..."

29일 오후 2시경 해군측의 연락을 받고 성남 분당의 국군 수도병원에 도착했다는 서해교전 부상자의 한 가족은 눈물을 글썽이며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빨리 남북이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서해 교전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이해영 상사의 부친 이호선(65)씨. 그는 "아들이 해군에서 근무한 지 20년됐고, 99년 서해 교전 때에도 연평도 부근에서 근무했다"면서 "북한에서 거듭 도발을 해오는 데 늘 이런 식으로 사고가 나면 자식이야 나라를 위해 싸워야겠지만 뒤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은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빨리 남북이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내 아들이 배에서 살아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중상이기 때문에 상태를 지켜봐야 겠다"고 말했다.

한편 병원측의 한 관계자는 "99년 서해 교전 당시에도 사상자들은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됐다"면서 "오늘 저녁 8시에 영안실을 개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손병관 기자
서해교전으로 인한 우리측 인명피해는 전사 4명과 실종 1명, 부상 19명 등 고속정 탑승자중 24명인 것으로 최종집계됐다. 승조원 27명 가운데 나머지 3명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합참에 따르면, 전사자는 고속정장인 윤영하(26.고속정장.해사 50기) 대위와 병기사인 조천형(26.부사관 173기) 황도현(22.부사관 183기)하사, 내연사인 서후원(22.부사관 189기) 하사 등 4명이며 조타사인 한상국 중사가 실종됐다.

당초 합참은 부상자가 20명이라고 발표했으나, 이 가운데 최우성 병장은 인근바지선에 취사병으로 있다가 환자보호를 위해 군 구조헬기에 탑승,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오는 바람에 잘못 계산됐다고 합참은 해명했다.

한편 국방부는 오늘 오전 발생한 서해교전과 관련, 오후 5시 김동신 장관 명의로 대북성명을 발표했다.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밝혀둔다"며 북측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다음은 황의돈 국방부 대변인이 발표한 국방장관 명의의 성명 <전문>이다.

2002년 6월29일 오전 9시54분께 북한 경비정 2척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 퇴거를 요구하는 우리 해군 경비정에 대해 악랄하게도 선제 기습사격을 가해왔다. 이 과정에서 아측에 심대한 피해가 발생하였다.

북한군의 이와 같은 행위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며, 제1차 남북국방장관회담에서 남북군사당국자간 긴장완화를 위해 공동노력키로 합의한 사항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이러한 묵과할 수 없는 무력도발에 대해 우리 정부는 엄중 항의하며, 북한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한다.

우리는 북한군의 북방한계선 침범 및 도발 행위의 중지를 거듭 촉구하며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분명하게 밝혀두는 바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서해교전 사태와 관련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에 앞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서해교전과 관련, "북한 경비정이 선제 기습공격을 가하는 등 무력도발행위를 자행한 것은 명백한 정전협정위반"이라면서 "이것은 한반도의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로서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 이같이 밝히고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군 당국이 더욱 철저한 대배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NSC 사무처장인 임성준(任晟準)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다음 3개 대응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정부측 조치 사항은 다음과 같다.

▲이번 사건은 군사정전 위반사항으로서 정전위를 즉각 소집해 사건의 진상규명 사과 및 재발방지 요구한다.

▲우리 정부의 강력한 항의성명을 국방부 장관 명의로 발표한다.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군사적 조치를 취해 나간다.


서해교전 사태와 관련,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대책회의에서 "북한이 선제공격으로 많은 인명 피해를 발생시킨데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며 "정부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모든 조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전사자와 부상자들은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분당의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후송됐다.

다음은 수도통합병원으로 후송된 부상자 19명의 명단.

▲상사 이해영 ▲중사 김 현 ▲중사 김장남 ▲중사 황찬규 ▲상병 김면주 ▲상병 권지형 ▲상병 박동혁 ▲일병 이재명 ▲일병 김상영 ▲병장 고경락 ▲병장 최우성 ▲상병 김용태 ▲일병 김택중 ▲하사 곽진성 ▲중사 이철규 ▲하사 전창성 ▲상병 조현진 ▲중위 조외건 ▲중위 이희완

▲1999년 6월 15일 오전 우리 해군 고속정이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북한 경비정과 충돌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남북 함정간에 첫 교전상황이 발생한 1999년 6월 15일 오전 교전중 북 경비정의 포격으로 기관실쪽에 손상을 입은 우리 고속정이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연평도 기지로 귀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2신:29일 오후 3시30분>
사상자 태운 헬기, 국군 수도병원 도착
합참, 전군에 경계강화 지시


오후 1시50분경, 서해 교전에서의 전사자와 부상자를 태운 공군 시누크 헬기가 성남 분당의 국군 수도병원에 착륙했다.

병원 정문 앞에는 중계차를 비롯해 2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고, 사상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달려온 가족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에 병원측은 2시10분경 면회객들에게 철수해줄 것으로 요청했지만 일부 면회객들은 병원 정문 앞에서 사상자의 신원확인을 요구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방부에서 부상자의 명단이 공개되지 않아 서해해상에서 근무하는 해군 병사의 가족들이 달려와 신원 확인을 요구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김재웅(56)씨는 "아들이 서해해상에서 쾌속정에서 장교로 근무중인데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부대에 연락했지만 전화가 안된다"면서 "직접 확인하기 위해 인천에서 왔다"고 말했다.

北, 서해교전 '남측 선제공격' 주장

(서울=연합뉴스)한편 서해교전과 관련, 북한의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사태 발생 5시간 30분만에 "남조선의 선제공격에 따른 자위적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북한방송들은 군사소식통을 인용, "남조선군이 서해 해상에서 우리 인민군 해군 경비함에 총포사격을 가하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며 "이에 대응하여 아군(북한군) 함선은 부득불 자위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쌍방간에 교전이 벌어지고 손실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방송은 또 "이번 사건은 철저히 남조선 군부의 계획적인 군사적 도발행위"라고 지적하고 "남조선 군 당국자들은 서해상에서 그 어떤 충격적인 사건을 일으킴으로써 완화의 길을 걷고 있는 북남관계를 긴장ㆍ격화시키려고 꾀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북한방송은 "남조선 군 당국자들은 이번 무장도발 사건의 책임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으며 도발 책동이 가져올 엄중한 후과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99년 6월 15일 연평해전 때에도 당일 오후 3시경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을 통해 `엄중한 무장도발 행위'라고 비난했다.

▲29일 인천 연평도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서해 교전으로 운항 도중 인천으로 회항한 여객선 승객들이 배에서 내리고 있다. ⓒ 연합뉴스

합참, 전군에 경계강화 지시

(서울=연합뉴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29일 서해 연평도 근해에서 남북한 해군 함정 사이에 교전이 발생함에 따라 전군에 긴급 경계태세 강화지시를 내렸다.

이날 오전 10시 25분께 교전이 발생하자 서산 상공에서 초계비행중이던 공군 KF-16 전투기 1개 편대를 NLL 인근 해상으로 긴급 파견해 추가로 발생할지도 모를 확전에 대비하는 한편 10시 35분 합동참모본부에서 긴급조치반을 소집하는 등 비상 대응조치에 들어갔다.

또 교전 해역에 1천200t급 초계함을 전진 배치시키고 고속 경비정들도 추가로 출동시켜 2차 교전 발생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시켰으며 조업 어선들을 인근 항구로 대피시켰다.

이어 작전사령부급 제대에서 위기 조치반 운영에 돌입했으며 전군의 지휘관과 참모들에게 정위치에서 근무할 것을 지시했다. 또 군단,사단,함대사령부, 비행단급 부대를 중심으로 육해공의 모든 전선에서 비상대기 경계전력을 증강시켰다.

특히 비무장지대(DMZ) 지역 군부대에도 대북 감시활동을 강화, 기습적으로 발생할지도 모를 북측의 도발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

▲합참 작전본부장인 이상희 중장이 서해교전사태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YTN 화면

<제1신:29일 오후1시 30분>
남북 해군 '서해교전', 우리 해군 4명 전사 등 27명 사상...국가안전보장회의 긴급소집


(오마이뉴스=종합) 29일 오전 10시25분경 서해 연평도 부근에서 남북한 함정이 총격전을 벌여 우리 해군 4명이 전사하고, 22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밖에도 함정에 타고 있던 해군 1명이 실종됐으며, 고속정 1척이 침몰됐다.

정치권, "북한 사과, 정부 강력대응" 촉구

여야 정치권은 남북한 서해 교전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자 북한의 사과와 정부의 강력 대응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29일 성명을 내고 "북한 당국은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과 군사적 도발행위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책임자 엄중문책을 포함한 재발방지책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에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나라당도 이날 성명을 통해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끝나는 시점에 북한이 이처럼 도발한 것은 지극히 계획적이고 의도적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북측의 선제공격은 모처럼의 화해와 국운상승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남북 해군간에 교전이 벌어지기는 99년 '연평해전' 이후 3년만의 일로, 2000년 남북정상회담으로 고조된 남북화해.협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남북 해군간 교전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29일 낮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소집, 대책회의를 열 예정이며, 청와대, 국방부 등은 비상대기에 돌입했다.

국방부와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4분께 북한 경비정 2척이 각각 NLL을 넘어 서해 연평도 14마일과 7마일 부근에 나타나 우리 해군 고속정 편대가 각각 현장에 출동, 'NLL을 넘었으니 빨리 북쪽으로 돌아가라'고 수 차례 경고방송을 했으나 북한 경비정 가운데 1척이 이에 응하지 않고 선제사격을 가해 우리 해군 고속정이 대응사격을 하면서 교전이 이뤄졌다.

먼저 북 경비정이 우리 해군에 선제사격을 가해 우리측 고속정 1척이 조타실을 맞았으며, 이에 우리측 고속정 2척이 즉각 대응사격에 나섰고 인근에 있던 고속정 편대가 증원됐다. 오전 10시 43분께 북 경비정 1척에서 화염이 발생했으며, 10시 50분께 이 경비정은 사격을 계속 가하면서 NLL 을 넘어 북상했고, 10시 56분 교전상황이 종료됐다.

▲국방부가 공식발표한 서해교전 현장 약도ⓒ YTN

29일 서해교전으로 인한 우리측 피해는 전사 4명과 실종 1명, 부상 22명 등 고속정 탑승자 전원인 27명이 인명피해를 입었다.

합참 발표에 따르면, 전사자는 고속정장인 윤영하(26.고속정장.해사 50기) 대위와 병기사인 조천형(26.부사관 173기) 황도현(22.부사관 183기)하사, 내연사인 서후원(22.부사관 189기) 하사 등 4명이며, 조타사인 한상국 하사가 실종됐다.

북한 경비정의 선제사격으로 우리 고속정의 조타실에 불이 나면서 화상을 포함, 중경상자는 22명으로 집계됐는데 전사자와 부상자는 이날 오후 2시경 경기도 분당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후송될 예정이다.

교전 과정에서 북측 경비정 한 척가 화염에 휩싸여 북방한계선으로 퇴각했지만 북측의 인명 및 함정 피해상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합참 작전본부장인 이상희 중장은 이날 오후 1시15분 공식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은 명백한 북한의 도발행위"라고 규정한 뒤 "정전 협정 위반의 모든 책임은 북쪽에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또 "피격된 해군의 고속정에는 27명이 탑승하고 있었는 데 북측의 1격에 의해 피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피격 당시 두 함정간의 이격 거리는 500야드정도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1999년 6월 15일 서해 교전에서 북한 해군으로부터 총격을 받은 우리 해군 고속정이 18일 오후 인천 해군부두에서 수리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본부장은 "교전 직전 북한측 어선이 연평도 부근에서 조업중이었지만 북방한계선을 넘어오지는 않았다"면서 "단순침범인지, 의도된 침범인지 확인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먼저 사격을 해왔고, 우리측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생긴 것으로 미뤄볼 때 상당한 의도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교전 상황이 벌어졌던 연평도 근해에서는 우리 어선 150여 척이 조업중이었으나 모두 안전지역으로 급히 대피해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북측은 올들어서만도 9차례나 북방한계선을 넘어왔다.

함참은 교전사태 발생후 전군에 경계강화 긴급지시했으며, 서해 5도의 여객선, 어선 운항을 통제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교전사태에 대한 정부차원의 긴급 대책을 마련키 위해 29일 낮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NSC가 열릴 예정이며, 이한동 국무총리와 신 건 국정원장, 김동신 국방장관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와대 박지원 비서실장 등 전 수석비서관도 비상대기 상태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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