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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후보가 서울시의회에 진출하게 되었다. 6월 13일 치러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으로 서울시 동작구 제3선거구에 출마한 박덕경(53세. 서울시지체장애인협회 회장) 후보는 1만5408표(득표율:50.06%)를 득표함으로써 시의회 의원에 당선되었다. 장애인이 비례대표제도를 통해 서울시의회에 진출했던 사례는 있지만, 지역구를 통해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년 동안 장애인복지운동가로 활동해 온 박덕경 후보는 지역 장애인들과 노인, 여성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한 정책들을 공약으로 제시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출마했음에도 불구하고 접전 끝에 당선의 영광을 맞보게 되었다. 전국에 한나라당 바람이 불었음에도 불구하고 박덕경 후보가 입후보한 사당동 지역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지역이었다. 때문에 박덕경 후보의 당선은 서울시의회 선거 관계자들에게는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상대방 후보를 불과 500여 표차로 앞서 당선됐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 때문에 현실정치에 참여할 마음이 없었다”는 박 후보는 “그러나 평소 가깝게 지내던 한나라당 동작을 지구당의 김왕석 위원장으로부터 장애인 정책의 변화를 원한다면 직접 입후보하라는 수차례의 권유를 받고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면서, “지지해주신 지역 유권자분들께 보답하기 위해 장애인과 노인 및 여성 등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계층에 대한 복지정책의 실질적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그는 의회가 개원되면 사회복지 위원회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20대 80의 사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수록 보다 중요해지는것은 장애인과 노인 및 여성 등 사회적 주변인들에 대한 복지제도의 현실적 확장이라는 것이 그가 지역정치에 첫 받을 내딛으면서 밝힌 정책적 지향점이다. 그는 이미 우리나라도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로 편입되었기 때문에 사회복지수준이 후퇴할 우려가 존재한다고 경고하면서, 하지만 자신과 같은 소외계층들이 계속해서 사회적 변방으로 내몰리게 될 경우, 결과적으로 더 큰 사회적 재앙을 몰고 올 것으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그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지역이라고 볼 수 있었던 서울시에서 민주당이 완패한 것을 한나라당도 반면교사로 삼아 절대 잊지 않아야할 것 이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과 꿈을 주어야 하는 것인데 이 정권의 부정부패는 국민에게 절망과 좌절을 가져다 주었다는 것이다.

2급 지체장애인인 박 후보는 새벽 6시에서 자정까지의 유세일정을 하루도 빠짐없이 소화해내서 신체적으로 건강한 다른 후보 못지 않는 체력을 과시하기도 하였으며, 유세 연설 중에는 장애자들의 현실을 호소하면서 여러차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현재 한국사회가 지니고 있는 문제점들을 누구보다도 민감하게 느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평소 현대 사회의 제도적 구조가 사회구성원들의 몸을 통해 재생산되어 간다고 생각해 왔으며, 장애들이 느끼는 일상생활에서의 불편 역시 이러한 차원에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빈약한 장애인 복지정책으로 인해 장애인들이 고향과 조국을 떠나 장애인 편의시설과 제도가 잘 갖춰진 미국 등 선진국으로 이민을 가고싶어 하는 추세가 사라질 때 까지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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