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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시 한 고등학교 전교생 1,294명을 위한 연간 체육 예산이 10,765,390원이다. 그런데 이 학교의 00부 선수 6명을 위해 책정된 연간 예산은 26,613,130원, 학교회계 직원 인건비 지원금 10,174,120원, 학생등록금 지원 7,023,600원(1,179,600×6명), 학교발전기금 지원금 8,869,000원으로 선수 6명에게 지원되는 연간 예산 총액이 무려 52,679,850원이나 된다.

일반 학생은 연간 1인당 체육예산이 8,319원인데 반해 선수 1명에 대한 예산은 8,779,975원으로 무려 1,055배의 예산이 잡혀 있다. 소위 1교 1교기운동이라는 엘리트 체육교육의 실상이다.

마산 시내 고등학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학교체육교육이 엘리트 체육교육이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체육 인구의 저변확대와 스포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시행되는 엘리트 체육교육은 학생들의 생활체육교육을 저해하는 독소로 지적돼 온 지 오래다.

신체 활동을 통하여 정서적, 지적인 발달을 도모하는 것이 학교체육교육의 목표다. 현재의 학교 체육교육은 대중체육교육이 아닌 1교 1교기 육성 중심의 엘리트체육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엘리트 중심의 학교 체육교육은 전국 우승, 최소한 4강 진출을 목표로 뛰고 있다. 그래야 학교의 명예를 높이고 대학진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학생선수들의 생활을 살펴보면 교육적이지 못한 면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들은 선수이기 전에 학생이다. 이들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학교생활과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운동 선수들을 반 편성만 해 놓을 따름이지 아예 학급생활은 없다.

자신이 소속된 반 친구들의 얼굴도 모르고 담임 선생님의 성함도 알지 못하는 선수도 수두룩하다. 일년 내내 수업이라고는 한시간도 받지 않고 오직 시합에서 우승을 위한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있다. 시험 때만 인정점수를 받기 위해 OMR카드에 학번과 이름만 적어내는 선수들의 교과목 실력은 묻지 않아도 알만하다.

전체 학생이 사용해야 할 운동장이나 체육관을 몇 사람의 선수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내 초 중 고 운동선수를 위한 육성비는 8억7천만 원이지만 일반학생들을 위한 지원비는 아예 한 푼도 없다"는 보도에 국민들은 어이없어 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 전체 예산 3조7169억 원 중 "일반 학생들을 위한 체육예산은 어디에 어떻게 지출이 되고 있는지 자료조차 없다"는 보도에 할 말을 잃고 있다.

학교의 체육교육은 엘리트 체육이 아닌 대중 체육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기타과목이 된 체육교육은 선수들만을 위한 지원으로 고사 직전에 있다. 전교생이 이용할 운동장과 체육시설을 빼앗기면서 동창회나 학부모회에서 발전기금까지 지원해 주는 학교도 있다.

엘리트 체육교육은 중단해야 한다. 100m 직선코스도 나오지 않는 좁은 도시학교에서 아이들은 운동량이 부족해 비만증과 성인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은 알려진지 이미 오래다. 운동장과 체육시설은 선수가 아닌 전교생에게 돌려 줘야 한다.

1교 1교기 운동이라는 엘리트 체육교육은 체육시간은 있어도 체육은 없는 반 체육교육이다. 좁은 도시공간에서 비만에 시달리는 전교생을 외면하는 엘리트체육교육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덧붙이는 글 | 위 기사는 'http://report.jinju.or.kr/educate/' 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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