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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마이뉴스는 12월 20일 '올해의 인물'을 발표했습니다. 화덕헌 이문열돕기운동본부장, 박경석 노들장애인야학 교장, 덕성여대 총학생회-교수협의회 등 2인 1단체가 선정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올해의 인물'들의 수상 소감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연재합니다. 그 첫번째로 화덕헌 씨 이야기입니다.

▲ 오마이뉴스가 선정한 '2001 올해의 뉴스인물' 화덕헌 씨. 화 씨는 '이문열돕기운동'을 펼치며 언론개혁을 둘러싼 홍위병 논쟁에 뛰어들었다. 위 사진은 오마이뉴스가 화 씨에게 증정한 상패액자
ⓒ 오마이뉴스 노순택


"저는 학생때 상을 거의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책을 많이 읽었다고 다독상을 받아본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책을 많이 버렸다는 것 때문에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도 처음입니다."

화덕현 씨는 12월 20일 밤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 송년의 밤' 행사장에서 '올해의 인물' 선정패를 받고 그렇게 선정 소감을 밝혔다.

"이번 일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다음 카페를 개설해 제가 쓴 글과 언론 보도 등의 자료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문열돕기운동본부는 문학권력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초창기에 일어난 사건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지난 11월 3일, 약 4개월에 걸쳐 전국에서 보내진 책을 모아 부악문원 앞에서 문학사상 유례없는 '책 장례식'을 만든 이문열돕기운동본부의 화덕헌 씨가 2001년 오마이뉴스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

▲ 오마이뉴스가 선정한 '올해의 뉴스인물' 화덕헌 씨
ⓒ 오마이뉴스 노순택
애초 이문열 씨의 '홍위병' 발언으로 촉발된 '책 반환' 운동은 지난 7월부터 4개월 동안 전국 각지에서 150여 명이 참석해 733권의 책들이 모아질 만큼 큰 성과를 거뒀다. '지식인에 대한 테러'냐 '무책임에 대한 응징'이냐를 두고 올해 후반기 문학과 사회에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이 사건을 화 씨는 책으로 남길 준비를 하고 있다.

"발언권의 한계를 가진 소시민으로서 왜곡된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볼 때 역사적인 이 사건을 책이든 자료집이든,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화 씨는 처음에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사실을 두고 완곡하게 수상 거절의 뜻을 밝혔다. 이름을 '팔기 위해' 책 반환을 주도하지 않았느냐는 일부의 시선도 화 씨의 그런 뜻을 굳히게 했다.

"물론 '책 장례식'이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긴 하지만, 이문열 씨 개인으로는 안된 일입니다. 그 일을 가지고 상까지 받는다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저를 두고 '일약 스타가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진관 손님들도 알아보는 분이 많죠. 제게는 참 부담스럽고 버거운 일입니다. 행동의 제약도 많고…. 때로는 저를 '매명주의'가 아닌가 하고 의심하는 사람들의 시선도 느껴집니다. 그러나 저는 물건 값도 안 깎아주는, 말 그대로 평범한 장사꾼이자 소시민일 뿐입니다."

▲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화덕헌 씨에게 사진액자로 된 상패를 건네고 있다.
ⓒ 오마이뉴스 노순택
그러나 화 씨가 다시 수상을 결심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전국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무런 대가 없이 순수하게 참여해온 많은 독자들 때문이었다.

"이번 상은 제가 대표로 받을 뿐, 책 반환에 동참해주신 모든 분들의 영예로 돌려야 합니다. 사회적 쟁점에 분노하고 이를 생산적으로 실천할 줄 아는 150여 명이 함께 받는 상입니다."

화 씨는 책 반환 운동의 또 다른 성과로 네티즌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것을 꼽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른 네티즌들도 온라인 상의 생각을 오프라인에서 실천할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네티즌들이나, 오마이뉴스의 뉴스게릴라들에게도 큰 힘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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