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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세번째 허브 이야기를 하면서 르포라는 형식에 대해 잠깐 생각해볼까 한다. 다큐멘터리와 르포와는 엄연히 차별성을 가진다. 물론 르포는 사실을 기록한다는 차원에서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지만 그건 다큐멘터리 필름 즉 뉴스릴이나 단순한 논픽션의 개념만이 존재하던 영상산업 초기의 이야기이고 각각의 영상장르가 발전하면서 세분화 양상이 나타났고 그래서 오늘날의 시점에서 보면 르포는 다큐멘터리와는 다른 장르가 된 것이다.

한마디로 방송에서 ‘PD수첩’이나 ‘추척60분’같은 프로그램을 다큐멘터리라고 부르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이들 프로그램이 일종의 르포인 셈이다. 최근 1인이 기획, 촬영, 편집, 구성, 글까지 전담하는 비디오 저널리스트라는 개념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저널리스트’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비디오 저널리스트들의 주요 영역이 바로 르포일 것이다.

다큐멘터리에는 특별한 구성적 제약이 없지만 르포의 경우는 다소 구성적인 제약을 받는다. 본인이 모방송사 아침방송에 허브 시리즈 두 번째로 만든 경우가 그런 구성의 틀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다.


르포는 구성적으로 문제제기-분석 및 원인 파악-대안제시의 형태를 띤다. 이런 단순한 구성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가장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한 형태이다. 나아가 현상 기술에 그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역할로 어떤 방향을 제시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문제제기는 아주 사소한 일이나 단편적인 사건으로 시작을 하게 된다. 그러고 나서 좀더 파고 들어 가서 이게 아주 작은 문제나 사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광범위한 취재를 통해서 보여준다. 작고 사소한 일이나 이야기로 시작을 하는 것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별 부담 없이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도록 하는 기법이다. 단순한 사건, 사고, 동정을 전달하는 뉴스보도와 달리 심층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르포인 만큼 이런 순서를 취할 경우 일반인들의 자연스러운 인지 구조를 따라서 이야기가 진행되게 되는 것이다.

본인이 제작했던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내용의 순서를 이 구조에 맞추어서 설명해 보고자 한다. 본인이 만든 작품은 다큐멘터리라기 보다 르포의 형태였다. 본인의 다큐멘터리 연재에 관심이 없고 그냥 허브가 좋은 사람은 구성 형식은 무시하고 본인이 소개하는 향기치료 이야기에만 집중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1. 도입-프롤로그

허브가 사람들에게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사랑을 받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그 독특하고 기분 좋은 향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최근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쾌적한 환경을 위한 조건으로 향기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에 향기를 도입하거나 하는 것은 아직 초창기라고 할 수 있으나 화장실이나 거실 혹은 자동차 안에 방향제를 두는 것은 이제 보편화되었다고 할 것이다.

‘향’ 과연 향은 우리의 생활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단순히 좋은 향기들이 심리적인 작용만을 하는 것일까? 허브의 붐과 함께 확산되고 있는 향기치료 즉 아로마테라피라는 것을 보면 그것은 단순히 심리적인 것만은 아닐 듯 하다. 향기가 치료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2. 문제제기(화두)-물파스 할아버지 할머니를 기억하나요

98년 SBS 오락프로그램 ‘좋은 세상 만들기’에 기이한 행동을 하는 할아버지 한 분이 나온 적이 있다. 일명 물파스 할아버지. 그의 기괴한 행동이란 감기나 두통, 치통, 변비 등 조금만 아프기만 하는 아픈 부위에 물파스를 바르는 것이었다. 누가 보아도 그의 행동은 이치에 맞지 않는 엉뚱한 행동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물파스란 우리의 통념상 그리고 약의 효능을 설명하는 설명서에 따르면 벌레 물린 데나 삔 데 혹은 근육통에나 사용하는 것인데 그런 증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을 듯한 병에 사용하니 말이다.

당시 그 마을은 충북 영동군 상촌면 돈대리였는데 이곳에는 아직도 물파스 할아버지의 부인이 살고 계신다. 바로 이대식 할머니인데 물파스 할아버지 여영식 할아버지는 방송직후 세상을 달리하셨고 할머니 혼자 고즈넉한 시골집을 지키고 계신다. 알고 보니 할머니도 물파스 애용자였다. 본인이 할머니 댁을 방문했을 때 할머니는 직접 물파스를 어떻게 사용하시는지 자세히 보여주셨다.

머리가 아프면 이마에 바르고, 감기가 걸리면 코끝에, 감기가 좀 심해져 목이 아프면 목에, 그리고 어금니가 아프면 볼의 어금니 자리에… 정말 우스워 보였다. 마침 그 자리에 동네 다른 할머니가 와 계셨는데 할머니는 지금도 동네 분들에게 자신의 신기한 처방을 사용해 보라고 권하고 계셨다.

그런데 방송에 나온 것과는 달리 여영식 할아버지나 이대식 할머니에게 물파스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었다. 딱 두통, 감기, 치통 정도라고 한다. 배아픈 데나 다른 데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날의 방송 프로그램은 우리에겐 시골 할아버지의 해학적인 한 모습을 본 것으로 끝이 났지만 왠지 방송이 사람을 약간 바보로 만든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할아버지는 그냥 웃기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물파스 할아버지가 쓰신 이런 민간처방이 바로 서양에서 수천년간 경험과 실패를 통해 축적한 향기치료 즉 아로마테라피라고 할 수 있다.

3. 분석1(원인 파악)-과연 물파스가 할아버지의 병에 효과가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대한향기 의학회장 조성준(신경정신과) 박사에게 알아 본 바에 의하면 할아버지의 처방은 분명 엉뚱한 처방이 아니라 타당한 처방이었다. 원래 제약산업에서 물파스를 만들 때 페퍼민트라는 허브에서 멘톨이라는 알코올 성분을 뽑아 그것을 첨가한다. 파스 종류의 약들이 화한 느낌을 주거나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것이 바로 이 멘톨의 작용이다.

그런데 이 멘톨은 감기 바이러스를 살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진정효과도 있어 각종 통증에도 효능이 있다. 할아버지가 감기나 두통에 물파스의 효험을 본 것은 이런 멘톨이 직접적으로 피부로 흡수되어 가능했던 것이 아니라 코로 흡입되어 인체로 혹은 후각신경을 타고 대뇌에 전달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향기치료다.

4. 분석2(광범위한 취재1)-향기 치료의 개념과 역사

질병의 치료에 쓰이는 약이란 원래 복용을 하거나 주사나 피부 도포(바르는 것)를 통해 인체로 흡수된다. 즉 위를 통해 몸 전체로 퍼지거나 아니면 혈관을 통해 몸 전체로 확산되어 효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향기치료란 좀 다른 치료 시스템이다. 향 또한 입자의 형태를 띠고 있는 물질이다. 이런 물질인 향을 후각을 통해 인체에 흡수시키거나 아니면 후각을 통해 대뇌 변연계를 자극해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방식인 것이다. 그리고 치료에 쓰이는 물질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향기치료에 쓰이는 물질은 각종 허브에서 추출한 향 즉 자연 물질이다. 정통의학에서 쓰이는 약물은 대부분 화학적 합성 약물이다. 그 중에는 자연물에서 추출한 성분도 있지만 자연계에서 추출하지 않고 분자식을 가지고 조합해서 만든 것도 있다. 향기치료의 장점은 바로 이런 차이에서 기인한다.

향기치료는 현재 우리에게 대체의학으로 분류된다. 정통의학에서는 아직 인정하지 않고 일부 의사들만이 이를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물론 향기치료가 활발하게 쓰이는 서양이나 몇몇 나라에서도 아직 정통의학의 범주에 넣지는 않고 있다. 대한 향기의학회 조성준 박사에 의하면 향기치료에 의료보험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나라가 거의 한 두 나라일 정도다. 그러면 향기치료의 장점은 무엇일까?

향기치료의 활용범위는 피부과에서부터 신경정신과, 산부인과, 내과 등등 거의 모든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향기치료를 사용하는 의사들은 정통의학의 한계를 인식하는 사람들이다.

향기치료가 우리에게는 낯설어 보이지만 서양이나 아랍 혹은 향을 많이 사용하는 인도 같은 문화권에서는 그 역사가 아주 길다. 오래된 그림들에서 치료에 향을 이용하는 모습들이 나오고 각종 질병과 증상에 효과가 있는 향을 기록한 오래된 책들도 있다. 파크리트 쥐쉬킨트가 쓴 소설 ‘향수’를 보면 그 쪽 사람들이 향을 얼마나 애지중지 했는지 얼마나 일상에 가까이 두고 사용했는지를 알 수 있다.

소설에서 향수를 만드는 장인 그루누이는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 특이한 인간이었다. 그런 그가 지상 최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다가, 결국 자신이 만든 향수를 온몸에 뿌리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에게 먹혀버린다는 내용이다. 중세 사람들의 향에 대한 관념을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향이 인간의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는 생각은 당연히 정신과적인 치료에 쓰일 수 있는 개념이다. 뿐만 아니라 향기치료사들이 있어 각종 질병들을 허브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로 치료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향기치료가 쇠퇴한 것은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그리고 의술의 형태가 근대적인 과학에 영향을 받으면서 였다. 공장에서 쉽게 합성한 약물을 얻을 수 있게 되자 허브에서 어렵게 그것도 아주 적게 추출되는 에센셜오일의 쓰임새는 줄어 들었던 것이고 근대적인 병원의 등장이 향기치료사들을 사라지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베트남전과 같은 전쟁에서 화학품의 폐해를 경험하고 그리고 합성약물의 부작용을 조금씩 겪게 되자 사람들은 자연물질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향기치료 또한 자연물질을 사용한다는 점 때문에 사람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4. 분석3(광범위한 취재2) –향기치료의 장점과 단점

장점1-비능률적이나 부작용이 적은 자연물질 ‘허브향’

향기치료에 사용되는 향은 자연물질이기 때문에 합성약물에 비해 비능률적이다. 즉 합성약물은 해당 증상에 바로 약효를 발휘하지만 향은 그렇지 못하고 약효를 발휘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효과 또한 합성약물에 비해 떨어진다. 하지만 자연 물질인 만큼 부작용이 적고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치명적이지 않다고 한다. 또한 합성약물은 콩팥을 통해 배설이 되기 때문에 체내 잔류시간이 길고, 완전히 배출이 되지 않고 조금씩 체내에 쌓이지만 향은 호흡기를 통해 2,3시간이면 몸 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내성의 문제가 거의 없다고 한다.

합성약품의 부작용을 인식한 의사들이 서양의 향기치료를 익혀서 현재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본인이 찾아가 본 중곡동의 한 내과에서는 호흡기 환자에게 향기치료를 사용하고 있었다. 감기가 걸리면 대개는 주사를 놓고 약을 복용하게 하지만 그래도 낮지 않고 질질 끄는 환자들은 면역기능이 극히 떨어지게 되므로 이때 향을 쓴다고 한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원래 호흡기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치료법인 네불라이저(산소마스크처럼 생긴 것을 쓰고 약물을 호흡기로 흡입하는 치료기기)에 감기 증상에 효과가 있는 파인(솔)이나 민트 에센셜 오일을 넣어 환자에게 흡입토록 하고 있었다. 대신에 주사는 놓지 않는다고 했다. 이 방법으로 치료중인 한 아이의 어머니는 3일째 같은 치료를 받고 있는데 많이 좋아졌고 아이도 주사를 맞지 않아서인지 병원 오기를 꺼리지 않는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약을 먹을 수 없는 임산부들의 경우에도 향기치료가 아주 유용하다고 한다. 감기를 예로 든다면 임산부들은 감기에 걸리더라도 태아가 약물중독의 우려가 있어서 혹은 약물이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 봐 약을 먹지 못하는데 이때 향기치료로 감기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분만 시에 심리적인 안정효과가 있는 향을 피워놓으면 출산이 훨씬 덜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고 한다.

장점2-불치의 병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 대체의학 ‘아로마 테라피’

향기치료의 또 다른 장점은 불치의 병에 대한 도전이다. 대개의 자연요법이 그렇지만 현대의학이 해결하지 못하는 불치의 병들 중 일부분은 향기치료로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대한 향기 의학회장 조성준(신경 정신과 전문의) 박사도 처음에 향기치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현대의학의 단계에서 여전히 불치의 병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식하면서였다고 한다.

신경 정신과의 경우 많은 환자들이 우울증으로 찾아오는데 사실 이 우울증도 현대의학이 완치하지 못하는 불치병이라고 한다. 상담을 하고 일정 정도 약물을 사용하지만 우울증이란 게 언제나 재발할 수 있는 그리고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라고 한다. 그래서 직접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향기치료를 배웠고 환자들에게 직접 사용해 보았는데 효과가 좋았다고 한다. 현대의학이 아직 불치의 병에 대한 향기치료 연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서 그렇지 향기치료가 더 체계적으로 발전하고 자료가 쌓이게 되면 아주 중요한 치료법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취재 과정에서 한 허브 농원 주인으로부터 신기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농원을 주기적으로 찾아와 에센셜오일을 사가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어떤 암을 향으로 고쳤다는 것이다. 운이 따르지 않아서인지 농원 주인은 그 단골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몇 번 농원을 방문했지만 그 사람을 직접 만날 수도 없었다. 하지만 농원 주인은 주기적으로 와서 향을 사가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고 한다. 향이 어떤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 확인은 할 수 없었지만 향이 불치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어떤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은 삼림욕 또한 향기치료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숲의 나무나 풀들이 발산한다는 피톤치드라는 물질은 사람이 숲을 거닐다 보면 호흡기로 들어가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하니 아주 자연스러운 향기치료다. 피톤치드란 숲이 발산하는 방향성 물질의 총칭으로 식물이 자신의 주변에 있는 포도상 구균, 연쇄상 구균, 디프테리아 따위의 미생물을 죽이는 휘발성 물질인데 이 중에는 테레핀 같은 물질도 있는데 이는 바로 허브향을 추출한 에센셜 오일의 기본함유 물질이기도 하다. 즉 깊은 숲은 일종의 에센셜 오일을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돈 안들이고 받을 수 있는 향기치료가 바로 삼림욕인 셈이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양쪽 다 숲을 가장 좋은 요양지로 꼽는다. 근세기 초까지 인류를 괴롭혀 온 폐결핵의 유일한 치료법은 숲속에서의 요양이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바로 삼림욕을 통한 향기치료의 효과였던 셈이다. 물론 지금 아무 것도 아니지만 당시로서는 폐결핵은 불치의 병이었다. 그런데 이 삼림욕을 통해 완치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고 한다. 향기치료의 수준이 그때에 비해 지금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향기치료로 극복할 수 있는 불치의 병이 더 있을 것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단점-대체의학으로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분야

다만 애석한 것은 향기치료가 도입 초기이고 여전히 대체의학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향기치료의 수혜를 받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전체 의사 중 향기치료를 사용하는 의사는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고 그나마도 향기치료의 주 재료라고 할 수 있는 에센셜 오일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대체의학이라 의료보험 적용도 안되므로 진료수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 향 몇 방울 떨어뜨려 향기치료를 받고 몇 만원의 돈을 내야 한다면 누구도 선뜻 응하기가 쉽지는 않다.

또한 대체의학으로서의 논란이다. 원래 대체의학이란 것이 논란이 없을 수 없는 분야다. 그런데 대부분의 이런 논란들은 과학적이냐 비과학적이냐에 맞추어져 있다. 그리고 종국에는 대체의학의 도움으로 질병을 치료한 사람의 경우에도 제도권 의학에서는 인과론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한다. 그러면 그 치료법은 대체의학으로 제자리 걸음을 하게 되는 것이다. 향기치료가 처한 국면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즉 의학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니 자꾸 미용쪽으로만 과열 양상을 띠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향기치료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서양이나 향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민간요법으로 혹은 테라피스트들에 의해 오랜 동안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쳐 상당히 많은 정보들이 축적된 분야라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전문적인 의학 분야 보다 일상 생활에서 발전한 분야라는 것입니다. 고로 우리도 가정 상비용으로 간단한 것부터 향기치료를 경험해 보는 과정이 필요할 듯하다. 물론 무작정 아무 향으로 효과를 볼 수는 없으니 향기치료의 기본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넘치는 인터넷이나 주변의 아로마테라피스트와 같은 전문가들의 도움이 좀 필요하겠죠. 그래서 일상에서 향기치료를 통해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 있는 분의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

5. 향기치료 활성화를 대안 제시-일상생활에서 한번 써보자

송후주 아주머니의 각별한 아이 사랑

일본에서 직접 아로마 테라피를 배우기도 했다는 강릉 송후주 아주머니가 생활 속에서 사용하고 있는 향기치료도 불치의 병에 관한 것이다. 그녀는 국민학교 5학년인 큰딸과 이제 생후 8개월인 아들을 두고 있는데 큰 아이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어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만 되면 아주 곤욕을 치르고 둘째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아토피성 피부염 즉 태열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이 두 아이를 치료하는데 그녀는 향기치료를 쓰고 있었다.

먼저 큰 애의 경우에 유칼립투스라는 허브가 도움을 많이 주고 있었다. 집에 있을 때는 가습기에 유칼립투스 오일을 떨어 뜨려 사용하기도 하고 학교에 갈 때는 손수건에 유칼립투스 오일을 떨어 뜨려 가려울 때마다 향을 맡게 한다. 사실 꽃가루 알레르기의 경우 체질성 질환으로 매년 재발했는데 그걸 하고 나서 그리고 체질을 바꿔 주기 위해 네틀티라는 허브차를 복용하고 나서 많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둘째 아이는 목욕을 시킨 후 호호바 오일이라는 케리어 오일(에센셜 오일의 농도를 낮춰주는 희석오일)에 로즈오일을 혼합해서 태열이 있는 부위에다 발라준다. 처음에는 태열이 심하여 아이의 볼이 발갛게 실핏줄이 터질 것처럼 보였는데 삼개월 정도 발랐더니 빨간 기운이 없어지고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일종의 불치병이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나이든 사춘기 혹은 대학생들도 아토피성 피부염 때문에 고생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심지어 한 대학생은 다음날 미팅을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전날 목욕을 하고 잤더니 다음날 아침에 몸과 얼굴이 벌겋게 되어 미팅을 포기하는 것을 본 적도 있다.

이 피부염은 정확히 특효인 처방이 현재 없다. 병원에 가면 부신피질 호르몬을 처방하지만 그게 몸에 좋을 리 없다. 한방이나 민간요법에서도 몇 가지 치료법이 있지만 딱히 특효라고 할 수 없다. 최근에 가장 많이 나오는 처방은 채식을 포함한 식이요법인데 사실 자라는 아이에게는 식이요법을 쓰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송후주 주부는 자신이 쓰고 있는 향기치료 방법을 유일한 치료법으로 믿고 있었다.

송후주 주부가 이렇게 가정에서 두 아이의 만성질병을 향기치료로 치료를 하고 있지만 병원에 의존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 질병의 진단은 병원에서 받았지만 병원의 치료 방법으로 완치가 되지 않았기에 결국 이 방법을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요컨대 향기치료의 장점은 효과가 느리게 나타나고 미약하지만 분명 자연물질인만큼 부작용이 적고 정통의학이 극복하지 못한 다양한 불치의 병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위한 방법론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6. 간략한 결론

현재 아로마테라피는 여성 피부미용 쪽이나 다이어트 등에서는 너무 극성인 양상을 보인다. 왠만한 피부관리 숍을 가면 하나의 메뉴로 아로마테라피가 자리잡고 있다. 그런 만큼 거기에는 여성들의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을 이용한 얄팍한 상술이 있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니 아로마테라피가 만병통치술인 양 과장광고가 난무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에서 아로마테라피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인 만큼 돈을 버는 쪽보다는 연구하는 쪽으로의 투자가 많이 필요하다. 그리고 향기치료가 반드시 값비싼 외제 에센셜 오일을 사용하는 것이라는 인식도 버릴 필요가 있다. 향기의학회 같은 곳에서는 허브 식물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허브향을 고농축한 에센셜 오일을 사용한 치료로 정의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생허브나 말린 허브 등을 이용한 목욕이나 여러가지 민간요법도 향기치료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유념해서 가정에서 상비의학으로 사용하면 좋을 듯하다. 강릉 주영주 아주머니의 다양한 허브 활용법도 결국 민간처방 형식의 향기치료였던 셈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허브를 이용한 향기치료가 자연을 좀더 가까이 하는 방법으로 전환되어야 그 효과도 극대화될 것이고 하나의 유행으로 끝이 나지 않을 것이다. 값비싸게 돈을 주고 산 허브 제품이나 미용용품으로 건강을 가꾸고 하는 것은 결국 이전의 어떤 유행을 타고 등장했던 건강식품이나 제품처럼 한때의 유행으로 끝이 나 버릴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 자신의 화단에서 기른 식물 허브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해서 허브나 허브 향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키워 가고 키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활용하게 된다면 허브와 허브 향에 대한 지금 이 흐름들은 하나의 유행으로 끝이나지는 않을 것이다. 더불어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노출시키는 삼림욕도 향기치료의 효과가 있음을 말하고 싶다.

취재를 마치면서 본인은 돈대리의 이대식 할머니에게 이제 물파스는 그만 쓰시고 민트오일을 한번 발라보시라고 페퍼민트 오일을 선물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드가의 다큐멘터리 이야기 (www.degadocu.com)에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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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채널에서 교양다큐멘터리를 주로 연출했, 1998년부터 다큐멘터리 웹진 '드가의 다큐멘터리 이야기'를 운영. 자연다큐멘터리 도시 매미에 대한 9년간의 관찰일기 '매미, 여름 내내 무슨 일이 있었을까' 2016년 공개, 동명의 논픽션 생태동화(2004,사계절출판사)도 출간. 현재 모 방송사에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