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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훈 회계사(참여연대 조세개혁팀장)는 12월 4일부터 15일까지 삼성의 변칙증여 실상에 관한 연재기사를 쓸 예정입니다. 이 기사는 그 일곱번째 입니다.>


99년 2월 26일, 이재용 씨와 그의 누이동생 등은 삼성SDS의 주식을 주당 7,150원에 3,216,738주 인수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매입하였습니다. 삼성SDS 주식은 장외시장에서 현재 20-30만원(액면가 5천원 기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삼성SDS 주식의 현재 시가가 25만원이라고 할 경우, 이재용 씨등은 약7,80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하는 셈이 됩니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황당한 일이 일어난 것을 알면서도 한동안은 삼성의 비도덕성을 규탄했을 뿐,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변칙증여에 대하여 과세할 수 있으려면,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당시 삼성SDS 주식이 신주인수가격인 7,150원 보다 월등히 높게 거래되었음을 입증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삼성SDS 주식은 당시 비상장주식이었기 때문에 거래사실을 포착하기가 용이하지 않습니다. 주식의 거래사실과 거래가격을 알 수 없을 경우, 회계장부에 의해 주식을 평가해야 합니다.

그런데, 삼성변칙증여 실태 시리즈 1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회계장부에 의한 주식 평가방법은 실제 주식가치에 비하여 현저히 낮게 평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삼성이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하여 회계장부에 의해 삼성SDS 주식을 평가한 결과, 6,674원이 산정되었습니다.

참여연대, 마침내 삼성 변칙증여 꼬리잡아

이에, 삼성측은 삼일회계법인에서 산정한 주식평가액 보다 오히려 10%가량 할증하여 7,150원에 신주인수가격을 결정하였으니,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습니다. 99년 2월 당시 삼성SDS 주식의 거래내역을 알 수 없었던 참여연대로서는 뻔히 변칙증여를 목적으로 한 부당거래인 줄 알면서도 가슴만 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 증거포착을 위해 노력한 결과 다음과 같이 몇가지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1. 주식거래인터넷사이트의 99년 2월 18일자 주식가격표 : 여기에는 삼성SDS주식이 58,500원에 거래된 사실이 나타나 있습니다.
2. 99년 2월 22일자 매일경제신문 : 삼성SDS 주식거래가 매우 활발하여 연초 32,500원이던 주가가 99년 2월 19일 현재 58,500원까지 오른 사실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3. 99년 2월 당시 삼성SDS 주식이 54,750원 - 57,000원에 거래되었음을 인정한 서울고등법원 판결문.
4. MBC PD수첩중 주식거래인터넷사이트 운영자의 인터뷰 장면 : 그는 99년 2월 당시 삼성SDS 주식이 5만원대에 수십만주씩 거래된 사실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5. 대법원(92누17174) 판례와 국세심판원(국심97서776) 결정례 : '불특정다수인간의 여러 차례에 걸친 거래로 인하여 형성된 가격이 아니었거나 대량거래를 한 것이 아니었다고 하여 이것만 가지고 당해 거래가격이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볼 만한 이유가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고 있습니다.
6. 대법원 판례(97누8502) : 이 판례는 6개월동안 248주가 거래된 사실에 대하여 그 거래가격을 시가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위의 증거자료에 따르면, 99년 2월 당시 삼성SDS 주식은 54,750원-58,500원의 가격으로 다량 거래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삼성SDS 주식의 시가와 신주인수가격 7,150원의 가격차이 만큼 이재용 씨등이 부당이득을 본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2조 및 동법 시행령 제31조의 3, 제31조의5를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하여야 합니다.

삼성측 반론, "법적으로 하자 없다"

1999년 2월 18일 주식가격표 거래 기준가인 58,500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이재용씨는 147억, 이부진, 이서현, 이윤형(이재용씨의 여동생들)씨는 각각 105억씩, 그리고 이학수 170억, 김인주 82억원 등 총 718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아직까지 증여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았으므로, 결과적으로 탈세한 것이 됩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2000년 4월 26일에 위의 증거자료를 첨부하여 국세청에 탈세제보를 하였던 것입니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상속증여세법에 의한 평가방법에 의해 신주인수가격을 결정하였으므로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삼성측이 주장하는 상속증여세법에 의한 평가방법이란 시가가 존재하지 않거나 시가를 알 수 없을 때에 한하여 적용되는 보충적 평가방법에 불과합니다.

즉, 시가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인정될 수 없는 평가방법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참여연대가 위의 증거자료에 의해 시가를 입증한 이상, 삼성이 적용한 평가방법은 그 효력을 상실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삼성측은 아직까지 '상속증여세법에 의한 평가방법에 의해 결정하였으니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다른 일에 있어서는 그렇게 똑똑하다고 평가받는 삼성맨들이 이재용씨 문제에 대하여는 왜 이리 사리판단을 못할까요?

한편, 국세청은 시간이 오래 걸리니 기다리라는 말만 7개월이 넘도록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한진그룹 탈세사건과 같은 복잡한 문제도 단 4개월반 만에 풀었는데, 이처럼 간단한 사안에 대하여 왜 이리 쩔쩔 맬까요? 문제가 어려운건지, 삼성이 두려운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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