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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0분- 취재 종료

9시 30분에 임종석 후보가 지구당 사무실을 찾았다.
환호성이 터지고, 지지자들은 저마다 "임종석, 임종석"을 크게 외쳤다. 사진기자들의 플레시가 일제히 터졌고, 임 후보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손으로 '승리의 브이'를 만들어 보이는 임 후보에게 사진기자들은 플레시를 터뜨리기 바빴다.(그러나 "꽃다발이 없다"며 "꽃다발을 가져오면 다시 찍겠다"고 조선일보 기자가 강짜를 부리는 바람에 한 바탕 헤프닝이 벌어졌다.)

꽃다발 없이 찍었다가, 20여분을 기다려 꽃다발을 들고 찍었다가, 임 후보의 아내 김소희씨가 얼굴에 뽀뽀를 하는 걸 찍었다가, 헹가레를 치는 모습을 찍었다가 하는 일이 사진기자들의 주문에 의해 반복됐다.

그러나 사진촬영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동아일보와 대한매일 사진기자가 뒤늦게 지구당 사무실에 도착하면서 아까와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됐다.

1시간여에 걸친 사진촬영을 마치고 임종석 후보와 간단한 일문일답.

- 당선소감은?

"정치 신인인 내게 지역구민들이 표를 던져준 것은 '정치개혁을 이루라'는 국민들의 엄명이다. 그 소중한 뜻을 잊지 않고, 정치개혁에 작은 보탬이 되겠다."

- 이번 4.13총선역시 지역정치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지역정치 극복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민주당이 강원, 제주 등에서 골고루 약진했다. 이것은 지역정치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 국회에 진출하면 하고 싶은 일은?

"평화와 통일을 위한 일에 매진하고 싶다. 욕심을 부린다면 이번 남북정상회담 때 대통령을 보좌하고 싶다."

- 간밤에 잠은 잘 잤는가?

"너무 잘 잤다. 이번 선거에서 나는 흑색비방, 인신공격, 금권선거를 절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걸 지키며 선거운동을 했는데, 잠 못 이룰 이유가 있겠는가.

9시

조금전 일본의 아사히 신문 기자들이 지구당 사무실을 찾아와 취재를 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치열했던 80년대 한국사회에서 자신의 몸을 던져 민주화 투쟁을 벌였던 젊은 후보들의 정치진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10시 30분에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던 임후보는 당선이 예상보다 빨리 확실시 되면서 9시 30분으로 기자회견을 앞당겼다.


8시30분

임종석 후보의 당락에 대한 긴장감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지구당 사무실에는 당선을 축하하는 화환도 하나 둘 배달되고 있다.

임후보의 아내 김소희씨는 간밤에 잠을 못이루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너무나 잘 잤다. 꿈도 안꿨다"고 말했다.

사무실을 가득채웠던 당원과 지지자들은 승리에 대한 느긋함 때문인지 한꺼번에 밥을 먹으러 몰려나가 잠시동안 지구당 사무실이 잠시 동안 썰렁해지기도 했다.

한편 사무실에는 "임후보가 있느냐"는 언론사의 문의전화가 계속 걸려오고 있다.

불콰하게 술을 마신 것으로 보이는 사람도 간혹 눈에 띤다. 얼굴엔 흐뭇한 미소가 가득하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은 "어! 여기 경상도 분이 보인다. 우리 박수 한 번 쳐줍시다"라고 말해 웃음 바다를 만들었다.

'386 정신'을 담은 '젊은 정치'를 펼치겠다는 임종석 후보의 사무실에서 들려온 농담치고는 꽤나 씁쓸하다.

임 후보 역시 지역정서에서 자유롭지만은 않다는 걸 보는 것 같았다.

흥미로운 점은 386 대표주자로 불리는 임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가득 채우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50-60대의 장년층이라는 사실이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임후보 지역구의 개표결과가 나올때마다 환호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편 부산에서 출마한 정형근 의원이 1등을 달리고 있다는 소식이 방송에서 흘러나오자 "어휴, 재수없는 XX, 또 되나보네"라며 한숨짓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오후 7시.

고재득 성동구청장이 지구당 사무실을 방문, 임종석 후보측 운동원들에게 축하인사를 건네고 있다.

하지만 임종석 후보는 조금전 지구당 사무실을 떠난 상태다.
당관계자는 "임후보가 새벽부터 시달렸기 때문에 휴식이 필요한 상태다. 저녁도 먹어야 하고... 당선이 확정되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무실에는 어떤 긴장도 찾아보기 힘들다.
임후보의 당선을 기정사실 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표정이다.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사는 이인영, 우상호 후보 등 다른 386후보들의 당락여부로 흐르는 듯하다.

지구당 사무실을 찾는 기자들도 하나둘 늘고 있다.
저마다 당직자들에게 '축하한다'는 얘기를 건네고 있다.
사무실 한 켠에는 캔맥주 수 백 개가 쌓여 있어 곧 있을 '축제'를 예고하고 있다.

오후 6시10분.

서울 성동구 임종석 후보 선거사무실.

당직자와 지지자들 40여명이 사무실을 가득채운 채 출구여론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방송에서 임종석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보도되자 당직자와 지지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고 있다. 또한 이인영 후보 등 386후보들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올 때도 함께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하는 표정이다.

현재 임 후보는 위원장실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간혹, 임종석 후보의 부인과 가족들이 지지자들의 축하인사를 받으며 감사 인사를 전할 뿐. 임 후보는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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