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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인터뷰를 마치고 - 그에게는 아직 정치인 냄새가 나지 않는다.

선거까지 7일이 남았다. 이인영 후보는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려고 부지런히 걸어다녔다.

그의 허리에는 '만보기'가 달려 있다. 하루에 얼마를 걸었는지 표시해 주는 기계가 바로 '만보기'다.

이후보 하루에 걷는 거리가 최근에는 3만보에 달한다고 수행원은 귀뜸했다. 한걸음 걸을 때마다 10원씩 적립해 결식아동이나 소년, 소녀 가장 돕는다는 이인영 후보에게 '만보기'는 피로한 선거운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장치인 셈이다.

그는 솔직했다.
"왜 구로갑에서 나오게 됐냐"는 기자의 물음에 멈칫멈칫 별 말을 하지 못하다가 당에서 공천해 줘서 나왔다고만 간략하게 답했다.

이인영 후보는 10년 동안 몸담았던 재야와 다른 정치판에서 선거운동을 하면서 고민이 많은 듯 했다.

"오늘 고척동 성당 신부님을 찾아 뵙고 솔직히 말씀드렸어요. 가치관에 혼란이 온다고요. 조직하다보면 돈 안쓸 수 없고...저도 완전하게 깨끗하다고 할 수 없네요"

지금은 진보정치 보다는 중도정치가 현실성 있기 때문에 새천년민주당에 입당했다는 이인영 후보. 아직은 집권당 정치인이라기 보다는 시민단체 활동가 냄새가 나는 사람.

그가 꿈꾸는 '스스로에게 깨끗할 수 있는 정치'를 과연 현실에서 실현할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오전 11시--제 1 신 "하루 2%씩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

이인영 새천년민주당 구로갑 지구당 사무실은 매우 혼잡했다.
‘일일천표 배가운동으로 4.13 총선 승리하자’라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오전 11시 개봉동 한마을 아파트 앞.
목이 잠긴 이인영 후보가 마이크를 들었다. 그는 고층 아파트를 향해 고개를 치켜 들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민주화를 위해 학창 시절을 바쳤고, 재야에서 10년동안 활동했습니다. 그 열정으로 깨끗한 정치를 하겠습니다”.

이인영 후보의 유세장에는 함께 운동을 했던 아줌마 부대가 출동해 눈길을 끌었다. 존경하는 선배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허정숙 씨(34세)는 아들과 함께 유세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인영 후보는 유세에서 이 지역을 10년 안에 강남과 같은 생활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구로갑 발전론’을 피력했다.

옆에 있는 김병식 수행팀장에게 슬쩍 판세가 어떤가를 물었다.
“한 2000표 정도 뒤진다고 자체분석하고 있다. (웃으며) 하루에 2%씩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 앞으로 며칠만 지나면 열세가 우세로 바뀔 거다.”

이 후보는 유세 후 바로 경기도 문산으로 향하는 차에 올랐다. 구로 지역 순복음교회 교인 6000명이 모여 부흥회를 진행한다는 기도원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오후 3시 5분 현재. 이인영 후보가 선거 사무실에 도착했다.

오후 3시 30분--제 2 신 "현실 정치에서 나 자신을 지키기 힘들다"

오후 3시 30분 ‘고척 쇼핑센터’로 가는 이 후보의 차안.
목에 좋다는 갈근탕 한잔을 받아 마신 이인영 후보.
옆에서 연신 브리핑을 해대는 수행팀장의 말에 이 후보는 고개만 끄덕였다.
수행팀장은 20분 잠을 잔 이후보를 "너무 많이 잤다"며 타박했다.

-수행팀장 말을 들으니 이전까지는 그렇지 않았는데, 오늘부터 고분고분 해졌다던데... 피곤하지 않은가? 잠은 얼마나 자는가?

“(웃음) 무척 피곤하다. 하루 4시간에서 4시간 30분쯤 잔다.”

-하루에 만나는 유권자 수는 얼마나 되는가?

“대중없다. 2000명은 되는 것 같다. 어제는 악수를 하느라 손이 얼얼했는데 오늘은 좀 괜찮아졌다.”

-현실정치에 들어와 보니 재야활동과는 많이 다르지 않은가.

“많이 다르다. 운동은 옳은 것을 위해 양보하지 않지만, 정치는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솔직히 완벽하게 스스로를 지키기가 힘들다. 나조차 완전히 깨끗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래서 고민스럽다.”

-아까 유세에서 이 지역 생활수준을 10년안에 강남 만큼 끌어 올린다고 했는데 무리한 공약 아닌가?

“강남 수준이라고 하는 것은 현재의 강남 수준을 의미하는 것이다. 구로는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었다. 우선은 노인, 어린이, 장애인을 위한 복지를 확충할 생각이고, 문화와 생활체육을 활성화시킬 것이다. 이미 구로지역에서는 산업 시설이 빠져 나갔다. 그 자리에 디지털.인터넷 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오후 5시 30분--제 3 신 “통일전까지는 합리적 진보가 우리사회에 필요하다. 그래서 민주당으로 갔다."

5시30분 고척쇼핑센타앞에서 개봉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이후보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인영 후보 핸드폰 번호는 0610으로 끝난다.
6월 10일 민주화 항쟁을 주도했던 친구들과 6월정신을 영원히 기억하며 살자고 번호를 그렇게 만들었다.
87년 민주화 항쟁 당시 그는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이었다. 불패의 신화 전대협을 만든 장본인도 그였다.

-유세도중 10년 재야운동 경력을 강조하던데 왜 진보정당도 있는데 제도권 정당에 들어갔나

"지금은 중도정당이 필요하다는 판단때문이었다. 통일전 까지는 합리적 진보가 우리 사회에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성있는 정치를 펴야한다는 생각에서 제도권에 들어가게 됐다."

-민주당 386은 당의 개혁을 선전하기 위한 '장식품'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수도권에 386이 20명 정도 출마했다. 그중 10명만 당선이 돼도 하나의 블럭을 형성할 수 있다. 주도집단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의미에서' 장식품'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

-디제이와의 개인적인 인연(그는 87년 11월 대구에서 디제이와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가 구속된 경력이 있다)때문에 입당했다는 말도 있다.

"그랬으면 진작에 입당했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정권교체를 해야된다라는 신념으로 디제이를 지지했던 것이다. 개인적인 인연이 아니라 정치적인 견해에 의해서 움직였었다. 88년 이후에는 디제이를 본 적도 없고, 만난적 도 없다. 따라서 개인적인 인연때문에 입당했다라는 말은 맞지 않다."

-구로갑에 어떤 인연으로 출마했나. 다른 386처럼 낙하산인가.

"솔직히 인연은 없다. 중앙당에서 현역의원인 정모의원을 교체의 대상이라고 판단했고, 내가 지역활성화를 위해 적임자라고 생각해 이 지역에 공천한 것으로 알고 있다. "

이인영은 대표적인 재야단체 전민련(전국민족민주연합)과 전국연합에서 잔뼈가 굵었다.

-함께 전민련에서 활동했던 3인방 이부영, 김근태, 장기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날 유세에는 김근태 현역의원이 참석해 이인영 후보를 차차세대 지도자라고 추켜세웠다)

"김근태 의원을 제외하고는 지금 그분들의 정치행보는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고 생각한다. "

-최근 병역과 납세가 총선정국에서 상당히 논란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 총재가 자식을 군대에 안보냈고, 지난 대선때는 국세청까지 동원해 운동을 했는데 병역과 납세를 한나라당에서 얘기한다는 건 우스운일 아닌가. 나의 경우, 병역문제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유권자들에게 정정당당하게 공개할 생각이다. 그리고 시민운동을 했기 때문에 월급을 제대로 못받았고 그래서 세금도 낼 수 없었다. 만약 국회에 들어가면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생각이다.

상대편 김기배후보가 양도소득세로 1억2천5백만원을 냈던데 도대체 얼마나 돈을 벌면 그만큼 세금을 낼 수 있는지 ...그 많은 돈을 벌어서 무엇을 했는지 9일있을 합동연설회에서 물어볼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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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