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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선거까지만 해도 학내에서는 기성 정치인이나 후보자를 본 적이 없다. (기성 정치인은 선거철 이외에나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후보자들이 학내에 자주 진입하고 있다.

2000년 4월 3일 오후 2시경 무소속의 오정례 후보(전북 전주시 덕진구)가 말을 탄 채, 전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앞을 지나며 자신을 홍보하고 있었다. 며칠 전에는 정동영 후보(민주당, 전북 전주시 덕진구)측이 학교 앞에서 유세전을 벌였고, 기타 무소속 후보들도 학내에 진입하여 자신을 홍보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 젊은 층은 매우 중요한 유권자임이 분명하다. 자신을 널리 알리는 것은 '정치마케팅'상으로 볼 때 '이미지 메이킹'의 초기단계이며 매우 중요한 변수다.

후보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대중적 이미지를 창출해 내지 못하면 그 후보는 선거에서 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후보자들은 선거 기간내에 매우 열심히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며 자신이 출마했음을 알린다.

그러나 대학은 엄연히 공부하는 곳이다.
후보자들이 두세 명의 수행원을 대동하여 학내에 들어와 유권자 학생들을 조용히 만나고 다닌다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어떤 후보는 유세차량의 스피커를 크게 울려가며 대학내 캠퍼스를 누비고 있다. 그것도 엄연히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시간에 말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총학생회장 선거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한다. 선거철만 되면 학교의 진입로는 각 후보들의 홍보전으로 매우 시끄럽다. 정책적 대안도 적은 채 기성 정치인을 무색케 하는 학생회 선거가 학생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젠 기성 정치인까지 가세하여 학교내에서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대학 내에는 늘어가는 차량 소음으로 가뜩이나 수업환경이 어수선한 상태이다. 여기에 유세차량까지 학내에서 소음을 생산해 내고 있다.

이러한 유세차량의 소음은 학내뿐만 아니고 우리 생활속에서도 문제를 야기키시고 있다. 늦은 밤까지 일을 하고 겨우 새벽에 집에 들어와 잠을 청하던 어떤 사람은 아침 일찍 유세차량의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때문에 매우 짜증이 났다고 한다. 과연 유권자의 사생활도 보장해주지 못하는 이러한 후보들이 진정 유권자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리고 대학당국 측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일까?
학생들이 권익을 위해 데모를 하면 팔짱만 낀 채 보더니 대학내 소음에 대해서도 '팔짱행정'이란 말인가?

대학생도 엄연히 유권자이지만, 각 후보자들은 대학내의 유세 행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특히 대학은 공부하는 곳임을 감안해 소음을 일으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자제해 주었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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