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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간의 휴식을 마친 기자회원들은 다시 원탁 주위로 모여들었다.
2부 인터뷰는 배을선기자의 질문으로 시작됐다.

- 여기 인터뷰에 오면서 친구들에게 박종운 위원장의 이름을 댔는데 잘 모르더라. 박종운 위원장의 이미지가 박종철 열사를 제외하면 별로 내세울 것이 없는 것 아닌가?

"386이라는 세대의 덕을 입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박종철 열사의 인지도의 덕을 입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386세대라는 말은 선호하지도 않고 잘 쓰지도 않는다. 내가 그 세대를 대표한다고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내가 한 것 없이 세대의 덕을 입거나, 박종철 열사를 팔아서, 입신양명한 것은 아니다."

-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이다. 한 인간이 살아가면서 해낼 수 있는 일의 양은 한정되어 있다. 박종운씨는 고문기술자를 추적하고 고문없는 세상을 만드는 일을 주로 해야 될 사람인데, 그 일이 어울리는데, 왜 그것을 마다하고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

"지난 96 총선때도 출마하라는 제의가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동구청에서 일을 하면서 한국 정치의 흐름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고문퇴치 등은 인권운동 등을 하는 시민단체들이 담당하고 있으니까 나는 정치의 영역에서 뭔가 기여하고 싶었다."

- 386세대 정치모임인 [제3의 힘]멤버로 알고 있는데 이인영, 우상호씨등 민주당으로 간 멤버들과 상의를 하고 한나라당으로 갔나?

"[제3의 힘]에서는 누구와도 조직적인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 민주당으로 간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 민주당으로 간 사람들은 내부 토론을 했다던데.
"간 후에 그랬다. 87년 대선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면 된다. 한나라당에 간 사람들은 독자적 후보 지지파나 후보단일화 지지 쪽이고 민주당 간 사람들은 비판적 지지 쪽으로 보면 된다."

- 그럼 제3의 힘이라는 모임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단순한 친목도모인가?

"동일한 세대의 지향을 추구하되, 현재의 국면에서 회원에게 한가지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 언제쯤 출마할 생각을 굳혔나?
"1월초다"

- 이부영 총무가 설득했나? 누구의 설득이 주효했나?
"나는 국회의원 출마보다는 지방자치단체장 쪽에 마음을 두었는데, 주변에서 지금 나가야 하지 않느냐 해서, 집사람도 압력을 넣고, 여러가지 면에서....돈으로 도와주겠다는 사람도 있었고..."

- 출마하라고 요구한 그 주변이 어떤 주변인가?
"내가 알고 있는 친구들, 친지들....."

- 그래도 한나라당과의 채널이 있지 않겠느냐?
"말 할 수 없다."

- 이 인터뷰 자리에 부인이 동행했는데, 부인께 묻겠다. 왜 출마하라고 했나, 보통의 아내들은 말리는 편인데.

(부인은 답변을 사양)

"제가 답변을 대신하면, 4년전에 구 민주당으로 나가려고 했는데 그때는 집사람이 말렸다. 지금은 다르다. 하고 싶다면 하라고 했다."

-지금의 학생운동의 양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작년 서울대 학생회장에서 광란의 10월이 당선됐다. 의외였다. 그때 후배들이 미안해했다. 그때 나는 미안해 할 것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제는 경쟁의 시대에 들어섰다고 이야기했다. 실질적으로 기존 학생운동 주도세력이 학생들의 이해와 정의감을 대변해줘야 하는데 못했다면 뒤쳐지는 것이 당연하다. 정계 진출하는 선배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내가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생각을 굳히고 나서, 낙천낙선운동이 일어났다. 나는 그런 운동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당 안에서도 그런 목소리를 많이 내고 있다. 한나라당은 그런 목소리가 먹혀들 가능성이 있기에 앞으로 한나라당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리라고 본다."

- 공천 신청시 지역구는 어디를 택했나?
"백지로 냈다."

- 부천시민연대에선 박종운씨를 낙하산 공천의 대표적인 인사로 지목했다.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나?

"김문수의원이 부천 오정구의 현역의원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며 나에게 이 지역구를 맡아보라고 권유했다. 내가 활동해야 할 지역구라고 봤다. 낙하산은 문제가 안된다."

- 지금 막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이다. '만약 정형근 의원이 박종철 열사가 죽은 후 관계기관대책회의에서 박 열사의 죽음을 은폐축소하려는 것을 실무지휘했음이 드러난다면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것으로는 부족한 것 아닌가. 만약 박열사의 선배라면 그에게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만약 그런 사실이 드러난다면 그걸 국민들에게 알리고 국민의 판단을 물어야지. 국가인권위를 만들려고 하는데 그런 데에서 조사를 해서 정 의원의 개입 사실이 밝혀지면 법적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

- 아까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가 박종운씨의 한나라당 선택에 대해 인정을 했다고 했는데 확실히 답해달라. 동의를 했나, 반대를 안한 건가?

"그걸 구분해서 이야기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아버님과 맺고 있는 인간관계가 있는데...."

- 한나라당을 선택한 것에 대해 박열사의 아버님은 거부감이 없었나?

"없었다."

- 민주노동당이나 청년진보당 같은 진보정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분들을 존경한다. 같이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 수요와 공급곡선이 맞는 곳에서 가격이 결정되듯이 우리의 바라는 바와 현실이 만나는 곳에서 일이 이루어진다고 본다. 아직까지 진보정당이 성공하기에는 부족하다. 앞으로 정계의 변화는 그때 상황에 가서 봐야 한다. 현재까지는 진보정당 운동이 상당한 의석을 차지하기에는 임계점에 도달하지 않았다."

- 그 말은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진보정당으로 갈 것을 고민하겠다는 말인가?
"그때는 연합의 방법을 취해야 할 것이다."

- 게시판에 오른 질문을 하나 더 하겠다. '이번 공천을 보니까 386중에서도 명문대 출신들만 공천을 받더라. 이러한 학벌중심에 대해 서울대 출신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지방자치가 활성화되고 지방별로 명문대가 육성이 되면 그 문제는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현실적으로 (대학별로) 자질과 능력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봐야 하지 않나."

-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같은 경우 재야 출신이지만 국보법 개정에 반대했다. 보다 분명하게 국보법에 대한 입장을 밝혀라.
"기본적으로 국보법이 통일지향적인 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의 폭을 넓히는 쪽으로 개정이 되야 한다. 단 상호주의적인 원칙을 고려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북한도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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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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