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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에 '나도 삼팔육' 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보내왔다.

"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한 뒤, 당신은 제대로 된 정치인이 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준비했나요? 그리고 지금까지 거쳐간 수많은 학생운동 선배들의 정치 행태를 얼마나 자세히 열심히 모니터했나요? 배울 점은 무엇이고(거의 없을 듯 하지만), 고쳐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많은 삼팔육들이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희망하지만 그러면서도 당신과 같은 사람이 막상 선거에 나서면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직은 '변화' 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그만큼 정치에 대한 냉소가 지배적이니까요. 그래서 아마 더 많은 요구와 더 많은 질책이 따르리라는 것을 당신도 알고 있겠죠?"

- 질문이 좀 긴데 재야출신 선배들의 정치행태에 대한 답을 한다면?
"일괄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운데. 그분들 중 정치인으로 존경할 만한 분도 있고...한 예로 김근태 부총재는 어려운 조건에서도 자신을 잘 지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민석 의원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한다. 80-90년대 민주화과정에서 생활했던 많은 사람들이 어쩌면, 혹시 어쩌면, 정치참여를 고민하는 우리 몇몇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무장해제되지 않았나 하고 반문하고 싶다. 그래서 그들이 완벽한 삶을 살아주기를 강권하고 그들을 통해서 대리만족하려는 안이함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 안이함?
"안이하죠. 자기 삶에 대해서는 굉장히 너그러워져 있으면서 그들에게는 굉장히 강한 규율을 요구하고 자신들이 못한 것까지 다 한꺼번에 해주기를, 그들이 강한 전사가 되기를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들 역시 현실 안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에 지나지 않고, 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작은 한 영역이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재야 선배들이 정치권에 들어갔을 때 평가는 과거 정치인들에 비해서 어떤가 하는 기준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시민단체가 정치인들을 평가할 때 좋은 정치인, 공부하는 정치인, 개혁적인 입장을 지키는 정치인 등 좋은 기준일 때는 재야 선배들이 1~20등 안에 항상 들었다. 저는 그들이 정치를 바꾸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보스 중심의 정치, 이거 바꾸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 진보정당은 생각해보지 않았나. 현실적 대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면 아직 나이도 있는데 재야에서 다른 형태로 운동하다가, 진보정당이 현실적 대안이 될 때 정치를 할 수도 있지 않나?
"그럴 생각도 있었다.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본다. 한 사람이 현실정치에 들어가서 쓸 만한 사람이 되기도 어렵지만, 한 사람이 시민운동이나 청년단체에서 변하지 않고 살아남기도 똑같이 어렵다. 그것을 정치권에 들어간 사람에게만 엄하게 적용하는 것은 아닌지. 감옥에서 나온 후 5년 정도 조그마한 시민단체를 개척해봤다. 청년정보문화센터가 그것이다. 그렇게 해서 자신을 지켜나가는 일도 여전히 똑같이 어려웠다. 진보정당은 여전히 필요하고 씨를 뿌릴 때도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에게 현재 시점에서 더 중요하게 생각된 것은 과거 보수정당으로 돌아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정권교체에 큰 의미를 두는 사람이다. 현재 새천년 민주당이 정치행태에서는 똑같은 면이 많지만 철학이나 정책에서는 과거 민주화 운동을 대체로 계승한 유일한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참여를 고민할 때 민주당 이외의 정당은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 정권교체가 성공해야 되고 이 다음에 더 나은 방향으로의 정권 재창출이 꼭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깨졌을 때 정치는 다시 과거 기득권 세력에게 돌아갈 것이고, 거기에 진보정당이 싹틀 여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 한나라당 간 386세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생각이 좀 달랐겠죠. 우리들은 꽤 여러 명이 오랜동안 토론을 통해 참가했다. 한나라당 간 사람들은 따로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 그렇지만 전체 정치문화를 바꾸는 데는 서로 협력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무조건 여야가 싸우는 것에서 벗어나 여야가 협력하고 협의하는 문화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임종석 씨를 민주당에 공천하게 만든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지도는 제가 많이 떨어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지도는 만회 가능하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답답한 것은 이세기 씨측일 것이다."

- 디제이 정부의 근간은 자민련과의 공조다. 2여 공조에 대한 생각은?
"현실 정치의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전교조 합법화, 민주노총 합법화, 노조의 정치참여 보장, 민주열사 명예회복과 보상에 대한 법안 통과, 제주도 4.3 진상규명 특별법 통과, 이것 모두 다 자민련이 힘을 실어줘서 가능했다. 2여 공조의 현실적 힘이 있는 것이다. 다만 선거 때가 되니까 정당은 냉정하게 다시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고, 선거를 치르고 나면 또다른 국정운영을 위한 협력체계가 고민이 될 것이다. 현실은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

이때 게시판에 또 질문이 올라왔다. 정거배 씨. 전라도 목포였다.

- 지난 시절에 숨가쁘게 살아왔던 치열함을 금배지를 달고서도 가능하겠는지? 혹시 학창시절 조금이라도 자신의 사고 한구석에 있었던 소영웅주의가 제도 정치권 진출을 결정하는 데 작용하지 않았는지?
"소영웅주의... 아직은 아닌 것 같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국회의원이 되서도 치열할 수 있을 것이냐... 돈이 없으니까 그래야겠죠? 부지런히 뛰어다녀야겠죠.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고 지구당을 소액 당비를 내는 당원들과 함께 운영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굉장한 공을 들여야 한다. 5천원, 만원 내는 당원들로 지구당을 운영한다? 보통 힘든 것이 아니겠지만 그분들에게 자꾸 권리를 조금씩 넘겨주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나의 목표이기 때문에 부지런히 국민들을 만나러 다니지 않을 수 없다."

- 학생운동 출신으로서 최근 한총련이 소수화되는 느낌인데. 학생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과도기라고 본다. 세계적으로 이념상실의 시대이다. 새로운 것을 모색하고 있다. 학생운동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학생운동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어려움이다. 다만, 그런 변화의 시기를 다른 영역은 대체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으로 극복하고 있는 반면, 학생운동은 고집스럽게 이전의 것만 맞다고 함으로써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체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정해야 자신에 대한 재검토가 가능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기 위한 노력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별개의 차원에서 필요하다."

- 국회의원은 큰 스케일의 공부가 필요할 것이다. 솔직히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공부할 시간이 없을 텐데. 공부 계획은 없나?
"인터넷이라는 좋은 도구가 있고, 꼭 필요한 책은 서문이라도 보려고 노력한다. 신문은 오히려 더 많이 보고... 굉장히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제일 큰 공부는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가 아니겠는가?"

- 선거브로커도 만날 텐데.
"많다. 그런 사람은 가려진다."

- 공천에서 떨어진 사람들은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은가?
"당의 중요한 자리나 정부기관 등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정치 이야기만 했는데, 이야기를 좀 돌려서 사랑관을 말해달라.
"처가 좋은 사람이라, 서로 자기가 하는 일을 보장해 주려고 노력한다. 어려울 때가 많았고 두세 번 고비가 있었다. 그때마다 고집스럽게 당신 일을 하라고 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서로가 상대를 인정하면서 각자 자기 일을 해나갈 수 있을 때 온전해진다고 본다."

- 언제 부인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나?
"늦게 들어갈 때가 많은데. 12시, 1시, 2시. 그럴 때 자기 일을 하고 있을 때가 많다. 그럴 때 미안하기도 하고, 자기 일에 몰두해서 본 체도 안할 때가 있는데 미안하지만 아름답더라."

- 부모님께 효도하고 계신지?
"부모님과 대화가 많아졌다. 어머님이 국민학교만 졸업하셨는데, 입버릇처럼 "너 때문에 대학에 다녔다고 하셨다." 일종의 효도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 문제는 당선여부인데, 승부처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현재 상황에서 정책은 아니다. 나는 '섬김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섬기려고 이 일을 시작했다' 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노력한다. 표정과 행동, 말에서 그것이 어느 정도 나타나는 것 같다. 당원들 이야기가 만나면 만날수록 분위기가 좋아진다고 하는데, 부지런히 만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 선거과정에서 보수적인 정서에 호소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원칙이 무엇이라고 밝히겠지만, 현실정치에 참여한 이상 대응전략을 세우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 법정 선거비용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느낀다.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할 것이나..."

또 하나의 질문이 게시판에 등장했다.

- 호주제 폐지를 찬성하는가.
"찬성한다."

- 직장내 기혼여성을 위한 복지시설, 특히 모유 수유방이나 유아놀이방이 미흡한데... 그런 문제들에 얼마나 관심이 있었으며 대안이 있는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어려운 사람들의 대변자가 되겠다고 나선 일 아닌가. 거창한 것보다는 꿈과 비전을 갖고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의 대변자가 되도록 하겠다.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해야 할 것이다."

- 세계 여러 명의 지도자들이 있는데, 어떤 사람의 어떤 정책에 감명 받았나?
"만델라다. 이유는 포용력 때문이다. 본인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박해자들을 끌어안았다는 것. 포용을 했기 때문에 그 나라가 안정될 수 있었다고 본다. 정치는 첫째로 일관성, 두번째로 포용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포용이 정치의 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인에게는 그런 철학과 지도력이 있어야 한다."

-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오마이뉴스 창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심야인터뷰를 할 수 있게 돼서 영광이다. 인터넷으로 종합일간지를 만든다는 것은 솔직히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의도는 좋지만 가능하겠는가 했던 게 사실이다.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한 것은 오연호 기자와 동지들의 승리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종합일간지로 국민들을 시원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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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 오마이뉴스에 몸담고 있습니다. 그때는 풋풋한 대학생이었는데 지금은 두 아이의 아빠가 됐네요. 현재 본부장으로 뉴스게릴라본부를 이끌고 있습니다. 궁금하신 점 있으면 쪽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