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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이병한, 공희정, 김유진 기자]

임종석씨가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약속 시간보다 15분 늦게.
그러나 전초전은 이미 벌어지고 있었다.

임종석씨와의 인터뷰 시간이 거의 다된 밤 9시50분. 오마이뉴스 게시판에는 '어느 삼팔육' 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적어왔다.

"전 1989년 당신께서 한양대 노천극장에서 임수경의 방북 선언을 할 때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사람입니다. 하나의 폭력, 범죄 집단취급받던 우리들이 386세대란 이름으로 각광(?) 을 받게 되고 도망자이던 당신은 촉망받는 386대표주자가 되었습니다. 이걸로만 보면 세상이 많이 변했지요.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무거운 것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변질(?), 바로 그것입니다. 너나 나나 먹고 살기 바쁘다 보니 그저 평범한 생활인으로 변질되었고, 또 그 당시 한가닥 하던 학생운동의 대표들은 이 당 저 당에 들어가 변질된 모습을 많이 보였습니다. 나의 변질보다는 그들의 변질이 더 구역질나게 느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지요.

각설하고 꼭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1. 당신은 왜 정치가가 되어야 했는가?
2. 언제부터 국회의원이 되기로 마음 먹었나?
3. 보스 정치의 똘마니가 되지 않을 자신은 있는가?
4. 물론 자신 있다고 얘기하겠지요?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5. 이름없이 빛도 없이 사라져간 별들에게 정말 맹세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사실 전 별로 기대를 많이 하지는 않습니다. 제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결과로 증명해주기를 바랍니다."


이어, 임종석씨와 인터뷰를 하려는 기자회원들이 속속 도착했다.
김성근씨, 원동업씨, 김봉수씨, 이수정씨, 그리고 오연호 기자 등 오마이뉴스 편집진이 인터뷰질문을 최종 점검했다.

임종석씨가 문을 열었다. 15분 지각.
패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자리에 않았다.
임씨의 짧은 첫마디.

"전혀 질문지를 주지 않는 인터뷴가 보죠?"
"물론입니다."


인터뷰가 시작됐다.
기자회원들이 번갈아 가며 질문을 했다.

- 하루일정은?
"성동은 갑, 을 지구당이 통합중이다. 지구당 인수작업과 스무개동 지구당원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보통 하루 네다섯개씩 정도다."

- 잠은 몇 시간이나 자나?
"아직 네다섯 시간은 잔다. 하지만 앞으로 더 줄여야될 것 같다."

- 그전에는 어땠나.
"들쭉날쭉했지만 7시간 정도됐다."

- 공천이 결정된 것을 언제 알았나.
"공천전 확정통보를 받지 않았다. 다만 그럴꺼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공천발표전 기자들이 자꾸 물어왔다. 조직강화특위위원장이나 사무총장으로부터 미리 얘기 듣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전혀 듣지 못했었다. 전화통화를 통해서 느낌 정도만 알았을 뿐이다. 누구도 확답은 안 줬는데 느낌은 좋다고 했다. 발표하기 하루 전날 경쟁자인 김한길 전 수석이 보자더니 자신은 총선기획단에 갈 것 같으니 네가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 그 때 기분이 어땠나?
"틀별한 것은 없었다."

- 뭘~ 좋았겠죠?
"아뇨, 정말 그 순간 특별한 것은 없었는데...그 전날부터 유력하다고 신문에 났었기 때문에..."

- 다른 당 후부로는 누가 나오나?
"한나라당에서는 이세기 씨, 자민련에서는 코메디언 김형곤 씨가 나온다."

- 이세기 의원은 중진 다선의원인데 자신이 있나?
"현재까지는 인지도에서 불리한 상황이라고 본다. 보름전 인지도를 보면 이세기 의원이 80%, 나는 30% 정도였다. 유명한 386이라고 해도 막상 지역에 가면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다. 많이 알려졌을 거라고 생각되는 사람도 20%가 넘으면 많다고 할 수 있다."


이때, 또 한 명의 기자회원이 사무실 문을 열었다. 뒤늦게야 서정문 기자회원이 열린 인터뷰에 동참했다.


- 오늘자 중앙일보에 보면 재야출신 작가 유시춘 씨가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 공천과정에 문제제기를 하는 글을 썼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당을 막론하고 공천과정에서 민주적인 제도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여기 계신 분은 다 아는 사실이다. 철저하게 내부에서만 돌고 최고 책임자인 총재의 판단이 중요하고... 결국 그런 것을 바꿔야 한다. 상향식 공천이 옳다고 본다. 일반 당원들에게 권리가 돌아가야 한다. 다만, 유시춘 선배의 탈당이 아쉬운 것은, 그분이 현실 정치에 참여할 때 그 상황을 전혀 모르지 않았을 텐데... 그런 걸 바꾸기 위해서 참여했는데. 본인이 그런 제도에 희생이 됐다는 것이다. 나도 안타깝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이유로 탈당하는 것은 참여할 때의 마음과 안 맞지 않나 생각된다. 나도 공천탈락했을 때를 많이 생각했었다. 그래도 탈당은 하지 않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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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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