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과 서울시청사이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집회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검증 대상] "11월 19일 촛불집회, 경찰 추산 2만5천명-주최측 추산 20만명" 지난 19일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집회'(주최 촛불승리전환행동, 아래 촛불행동) 참가자 수가 또다시 논란이다. 집회 당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부분의 언론은 집회 참여 인원을 "경찰 추산 2만 5000명"이라고 보도했고, 소수 언론이 주최 측 추산 인원을 반영했다. 반면 주최 측은 "19일 오후 5시 40분 기준 현장에 20만 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집회 이후엔 "연인원 40만 명에 육박하는 시민들이 모였다"라고 촛불행동 네이버 카페에 공지했다. 집회 참가자 수를 두고 두 추산치가 8배 이상 차이가 난다. 경찰-주최간 참석자 차이는 사실 새로운 논란거리가 아니다. 2016년 촛불집회 때도 두 수치가 현격하게 달랐다. 이를 검증해봤다. [검증 내용] 경찰 발표한 적이 없는데 언론에 등장한 "경찰 추산" ▲ 19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과 서울시청사이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집회를 참석했던 시민들이 대통령실 인근까지 행진하고 있다. ⓒ 이희훈 먼저 언론 보도 속 "경찰 추산"의 근거는 뭘까. 경찰은 '참가자 수를 발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22일 서울경찰청 홍보협력계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집회 참가자 인원 수는 공식적으로 자료를 내거나 발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2017년 1월 13일 경찰은 집회의 자체 추산 인원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그 기조가 2022년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경찰청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메신저 등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지 묻자 이 관계자는 "그런 것은 없다"고, 내부적으로 보고하는 인원 수 집계치가 언론에 제공되는지에 대해선 "답변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은 경찰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 서울경찰청에서 내부 정보용으로 인원을 추산하는데 이 정보가 집회 현장의 정보관에게 무전으로 전달되고, 현장 기자들이 정보관에게 인원을 물으면 대략적인 수치를 알려주는 식으로 경찰 추산치가 언론에 인용된다는 것이다. '3.3㎡ 당 8명'으로 가정해 계산해보니 ▲ 지난 19일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집회'(주최 촛불승리전환행동)가 열린 구역의 면적(추정치). ⓒ 네이버지도 갈무리 집회 인원 추산 방법으로는 페르미 기법이 널리 사용된다. 보통 3.3㎡(1평)당 평균 8명으로 계산하는데, 일부분으로 전체의 대략적 수치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으로 19일 촛불집회 참가자를 추산해봤다. 이날 서울 숭례문 로터리부터 태평로 로터리 사이 구역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용산 방향 행진은 제외). 현장 보도 사진 기준으로 면적을 계산한 결과(네이버 지도 면적 계산 사용), 약 1만 8513㎡로 파악됐다. 이를 3.3㎡ 당 8명으로 가정했을 때 면적 내 인원 추정치는 4만 4880명 정도였다. 참가자 밀집도가 높아 3.3㎡당 10명으로 가정한다고 해도 약 5만 6100명이다. 경찰 추산이나 주최 측 추산과는 거리가 있는 수치다. 그러나 이 수치는 집회 장소 면적과 인구 밀도만 따지는 '고정 인구' 집계 방식이라 한계가 존재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집회에 참가하는 사람도 있지만, 중간에 왔다가 가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촛불집회 주최 측은 주변 상황까지 종합해 추산치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안진걸 촛불행동 상임대표(민생경제연구소 소장)는 <오마이뉴스>에 "일시적 최대 운집 상황(20만 명)과 집회 당시 서울광장·주변 인도·이면도로·지하철역에서 오는 참가자와 용산으로 향하는 행진 때 추가로 참가한 인원을 모두 합해 연인원 40만 명으로 추산해 발표했다"면서 "집회 참가 인원 추산은 누적 인원수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집회 시간이 길어질수록 인원은 늘어난다"고 부연했다. 11월 19일 당일 집회 구역 인근 지하철 승객 하차 수(교통카드 기준)는 시청역 1호선 2만8367명, 시청역 2호선 1만7232명, 회현(남대문시장)역 2만4345명, 광화문역 2만3951명, 을지로입구 3만1617명이었다(서울시 지하철호선별 역별 승하차 인원 정보). 그러나 이 승객들이 모두 집회에 참가했다고 볼 순 없다. 또한 지하철 외 다른 수단을 이용하는 시민이 있을 수 있다. 안 상임대표는 언론을 향해 "경찰이 주는 정보를 그대로 쓸 것이 아니라 주최 측 추산 인원수와 함께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추산한 수치를 보도하면 좋겠다"며 "경찰이 축소를 하면 축소했다고, 주최 측이 부풀리기를 했다면 부풀렸다고 지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2016년 촛불집회 당시 집회 참가자 수 논란이 일 때도 복수의 과학자들이 고정 인구 집계 방식에 일반 시민이 일정 시간 머물렀다가 이동하는 '유동 인구' 가능성을 상정해 집회 참가 인원수를 추산하는 게 합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당시엔 휴대전화 와이파이 신호 등을 이용해 집회 참가자 수를 파악하는 업체도 있었지만, 현재는 이 서비스 사업을 접었다. [검증 결과] 판정 불가 '11월 19일 촛불집회에 경찰 추산 2만 5000명이 모였다' 혹은 '주최 측 추산 20만 명이 모였다'는 언론 보도는 페르미 기법을 이용해 3.3㎡ 당 8명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한편, 11월 19일 같은 날 광화문 동화면세점~서울시의회 구역에서 열린 '주사파 척결 범국민대회'(주최 자유통일당 등)의 집회 구역 면적은 약 5742㎡로 촛불집회의 1/3 수준이었다. 언론은 이 집회의 참가자 수를 "경찰 추산 1만 8000명"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사진으로 봐도 참석 인원 밀집도가 확연히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3.3㎡에 8명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추산치는 약 1만 3920명이고, 3.3㎡에 4명으로 가정하면 추산치는 약 6960명이다. 되레 경찰 추산으로 보도된 인원 수가 페르미 기법으로 추산한 인원수보다 많아진 사례라고 볼 수 있다(기사 하단 사진 참조). 경찰은 "우린 집회 인원을 발표하지 않는다"고 했고, 주최 측은 연인원(누적인원)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면적 내 인구 밀도를 가정해 대략적인 근사치를 구해도(3.3㎡ 당 8명, 4만 4880명 정도) 경찰-주최 측 추산 결과와 차이가 있다. 이 근사치는 고정 인구를 추정한 것이기에 유동 인구가 반영되진 않았지만 차이는 크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경찰 추산 2만 5000명" "주최 측 추산 20만 명" 어느 것도 정확한 숫자에 근접하지 않고, 추산의 근거에도 각각 한계가 존재하므로 '판정 불가'로 판정한다. ▲ 지난 19일 광화문 동화면세점~서울시의회 구역에서 열린 '주사파 척결 범국민대회'(주최 자유통일당 등)의 집회 구역 면적(추산치). ⓒ 네이버지도 갈무리 ▲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가 '주사파 척결 범국민대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언론 보도 "11월 19일 촛불집회, 경찰 추산 2만5천명-주최측 추산 20만명" 검증 결과 이미지 검증결과 판정안함 주장일 2022.11.19 출처 [언론보도] 대통령실, 민주당 의원들 정권퇴진 집회 참여에 "헌정질서 흔드는 주장 도움 안돼" / 경향신문출처링크 근거자료 서울경찰청 '오늘의 집회/시위'(22.11.19.)자료링크 촛불행동 '[집회보고] 15차 촛불대행진: 11월 전국집중촛불'(22.11.20.)자료링크 서울경찰청 홍보협력계 송율 경위 인터뷰자료링크 촛불집회 면적 추산(현장 사진 참고 네이버 지도으로 계산)자료링크 촛불행동 안진걸 상임대표 인터뷰자료링크 11월 19일 촛불집회 구역 인근 지하철 승객 하차수(교통카드) : 시청역 1호선, 시청역 2호선, 회현(남대문시장)역, 광화문역, 을지로입구역자료링크 2016년 촛불집회 당시 '유동인구에 의한 집회 인구 추산법' 소개 기사자료링크 2016년 촛불집회 당시 '휴대전화 와이파이 신호 등 이용 추산'한 업체 관련 기사자료링크 19일 주사파척결 집회 면적 추산(현장 사진 참고 네이버 지도으로 계산)자료링크 #촛불집회 #경찰추산 #집회참가인원수 #팩트체크 #오마이팩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