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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미리 작가의 <평양의 여름휴가> 겉표지
 유미리 작가의 <평양의 여름휴가> 겉표지
ⓒ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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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로 아쿠다가와상 등 각종 문학상을 받은 유명 베스트셀러 여류작가 유미리씨의 북녘 방문기가 나왔다. 도서출판 615가 펴낸 <평양의 여름휴가 - 내가 본 북조선>이다.

그동안 북녘 방문기는 1990년대 황석영씨의 <사람이 살고 있었네>, 2000년대 초기 황선 한총련 방북대표의 <어머니 여기도 조국입니다>, 안영민 <민족21> 기자의 방북취재기 <행복한 통일 이야기> 등 많이 나왔지만, 유미리 작가의 이번 방북기는 새로운 맛을 선사한다. 평양시민들의 가족애와 인정미를 섬세한 심리묘사 등을 통해 담담한 문체로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작가의 이력부터 특별하다. 15세 당시 학교에서 퇴학당해 극단에 들어갔다. 재일동포로 한국 국적이지만 우리말을 모른다. 미혼모로 아들이 있는데 일본 국적이다. 식민과 분단 속에 작가의 가족 또한 희생을 겪었다. 일본 사회에서 해체되어 가는 가족 문제를 다룬 소설 '가족 시네마'로 주목을 받았다.  

이런 작가가 찾은 평양, 북녘의 모습은 어땠을까

2008년 10월 첫 번째 평양 방문. 작가는 일본에 돌아와 "조선에서 돌아오니 마음을 조국에 남겨두고 몸만 일본에 돌아온 듯한 공허함에서 한 동안 벗어날 수 없었다"며 "마음이 조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작가의 이런 소감은 "자전거 짐칸에 젊은 아내를 비스듬히 태우고 때때로 뒤를 돌아다보고 말을 하면서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는 젊은 남자, 오른손에는 분홍색 아이스캔디 막대기를 들고 왼손에는 자홍빛 도는 진달래 가지를 소중한 듯이 거머쥐고 걸어가는 대여섯 살 정도의 여자아이, 교과서를 읽으면서 걷는 학생들, 아장아장 걷는 손자와 손을 잡고 손자가 발길을 멈추고 바라보는 걸 쉰 목소리로 자상하게 가르쳐주는 중절모를 쓴 노인" 등 해질 무렵 대동강 강변을 걸으면서 보았던 아름다운 모습들이 가슴에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2010년 4월에 이은 8월, 아들과의 세 번째 평양 나들이. 작가는 그렇게 고대했던 아들과 함께 평양을 방문해 대동강변을 맘껏 거닐며 '평양에서의 여름휴가'를 보낸다. 그리고 한 지인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평양시민들의 삶에 대해 뒤돌아본다.

"유미리씨, 그 나라 사람이 행복한가 불행한가는, 대개 시내를 걸어보면 알 수 있겠죠? 시내 전체 분위기의 명암이라든가, 걸어가는 사람들의 표정이라든가. 어떻게 생각해요?"라는 질문에 작가는 "조선 전국을 걸어다니며 구석구석까지 다 돌아본 것은 아니지만 한 번 갔던 장소에 한해 말하자면 놀랄 정도로 모두 밝고 여유로운 모습들이었다"며 "웃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답한다. 한 마디로 행복이 넘치는 사회라는 평가다.

임헌영 평론가(민족문제연구소장)는 추천의 말을 통해 "작가는 북한의 현실적인 여러 정황에 대하여 구태여 이해하고자 하지 않은 채 그냥 냉철하게 객관적으로 사실 그대로를 르포화 한다"며 "오늘의 북한 상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문병란 시인(전 조선대 교수) 또한 "책 속에서 보이는 작가의 참된 민족애와 인류애에 공감하고 우리에게 조국이 무엇인가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닫힌 마음의 창'을 열자"며 일독을 권한다.

'또 하나의 조국'이라지만, 늘 궁금한 북녘. 쌀쌀한 늦가을에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인정과 사랑이 넘치는 평양의 따뜻한 풍경화를 추천한다.

역자 이영화씨의 말처럼 "편견에 치우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페이지를 열었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북한을 바라보는 인식의 대전환이 이루어져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

덧붙이는 글 | <평양의 여름휴가> (유미리 씀 | 이영화 옮김 | 615 | 2012.10. | 1만5000원)
이기사는 사람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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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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