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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술, 금강에 산다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금강, '대청소'가 필요합니다
[현장] 수문 열리고 생기 느껴지지만, 발길 닿지 않는 곳엔 여전히 '쓰레기 천지'

18.03.17 14:37 | 김종술 기자쪽지보내기

▲ 공주보 철 구조물인 가동보의 수문이 수면보다 1m 이상 올라가면서 강물이 빠르게 흘러내리고 있다. ⓒ 김종술

공주보 수문이 활짝 열렸다. 강의 숨통이 트인 건 4대강 준공 6년 만이다. 거침없이 흐르는 강물은 열린 수문 밑으로 쏜살같이 빠져나간다. 상류 모래톱은 넓어지고 새들은 춤을 췄다.

지난해 6월 수문이 열리고 추가로 수위를 낮추던 공주보가 16일 가동보 수문을 높이 들어 올리면서 막힌 물길이 터졌다. 이를 환영하듯 강변 산수유 가로수도 노란 꽃망울을 터트렸다. 물오른 버들강아지도 한껏 부풀어 올랐다.

▲ 전면 개방된 세종보에 최근 내린 빗물에 강의 수량이 늘면서 강바닥을 뒤덮고 있던 펄층이 씻겨 내리고 있다. ⓒ 김종술

일찌감치 수문이 눕혀진 세종보도 최근 내린 빗물에 강물은 수량이 늘어 빠르게 흘렀다. 강바닥을 뒤덮고 있던 펄층도 씻겨 내리고 상류 모래와 자갈이 흘러들고 있다. 4대강 사업 이후 늘어났던, 깊은 물에서 살아가는 민물가마우지는 자취를 감췄다. 그 자리를 왜가리, 백로 등 낮은 여울에서 살아가는 새들이 채우고 있다.  

특히 금강 본류와 지천이 만나는 합수부엔 거대한 모래톱이 만들어지고 넓어지고 있다. 4대강 준설로 낮아진 본류와 낙차 폭이 커지면서 강의 자정 능력이 되살아나고 상류 모래와 자갈 등 골재들이 빠른 속도로 유입되는 것이다. 세종시 대교천과 공주시 혈저천, 정안천 등 지천과 만나는 지점은 비슷한 형국이다.

▲ 수문이 굳게 닫힌 백제보에서 흘러내린 강물에서는 하얀 물거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 김종술

그러나 지난해 12월 백제보 우안 비닐하우스 수막 재배 농가 지하수가 고갈되고 있다는 민원이 발생하면서 다시 닫힌 하류 백제보는 여전히 적막강산(寂寞江山)이다. 하지만 최근 기자가 접촉한 한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4월경부터 백제보의 수문도 전면 개방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각종 쓰레기 쌓여... 골머리 앓는 강변

▲ 백제보 콘크리트에 갇힌 상류에서는 여전히 물고기가 죽고 썩어가고 있다. ⓒ 김종술

금강의 숨통이 트인 강변을 돌아봤다. 기쁨도 잠시 백제보에 가로막힌 공주보 하류 3km 지점에는 여전히 물고기가 죽어 있었다. 공주시 탄천면과 청양군 청남면 등 강물에서도 죽은 물고기는 발견되었다. 물의 흐름이 없는 상태에서 죽은 물고기는 내장이 터지고 썩어가고 있다.

금강과 유구천이 만나는 지점 상류에는 각종 폐기물이 버려져 있었다. 석면 등이 검출된다고 알려진 슬레이트와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폐기물인 시멘트, 타일, 페인트, 깨진 유리 등이 보였다. 주기적으로 쓰레기를 태운 흔적까지 발견됐다.

석면 등 건축폐기물은 지정폐기물로 엄격히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형화(고체 형태의 고정화 물질을 다량으로 첨가하여 단단한 덩어리 물질로 만드는 일)되어 흩날릴 우려가 없는 폐기물의 경우에도 철거 및 수집·운반 과정에서 석면 분진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아 관리에 주의가 필요할 정도다.  

지난 10년 간의 강의 침묵이 끝나고 금강이 깨어나고 있다.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금강에 대청소가 필요해 보인다. 4대강 사업과 함께 강에서 떠나간 사람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오늘도 금강을 홀로 걷었다.

▲ 석면함유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슬레이트를 누군가 강변에 버려놓았다. ⓒ 김종술

▲ 깨진 유리부터 장판, 환풍기, 전기선까지 무더기로 강변에 버렸다. ⓒ 김종술

▲ 페인트 통부터 시멘트, 타일까지 산업용 폐기물도 강변에 버려놓았다. ⓒ 김종술

▲ 버려진 폐기물을 수시로 소각하는 장소도 발견되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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