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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은 흘러야 한다

산골짜기 목사가 개신교 대통령 '발목 잡은' 이유
2000년전 예수의 경고, 이명박 장로는 무시했다

17.08.11 07:00 | 글:최병성쪽지보내기|편집:이주영쪽지보내기

▲ 강물이 튀겨 마치 '녹조 왕관'처럼 보인다. 목사인 내가 왜 장로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을 반대한 것일까? ⓒ 최병성

이명박 전 대통령은 소망교회 장로다. 이명박 장로는 환경, 토목 등 각종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4대강 사업을 강행했다. 나는 목사다. 목사가 환경에 대해 뭘 안다고 죽은 강을 살린다는 4대강 사업을 반대했던 것일까? 

강원도 영월 서강 가에서 수년 동안 살 기회가 있었다. 강은 흐르는 생명체임을 몸으로 배웠다. 물고기가 어디에 알을 낳고, 철새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터득했다. 

이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교수들이 만든 한반도대운하 관련 자료들을 모두 구해 공부했다.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과 환경영향평가서 등 정부가 발행한 자료들도 철저히 분석했다. 4대강 사업은 한반도대운하에서 이름만 바꾼 '변종운하'임을 확인했다.

▲ 만사 제쳐놓고 4대강공사 현장을 누비며 아름답던 강이 4대강사업으로 파괴되가는 장면을 기록했다. 국정원까지 동원하여 밀어 붙인 4대강사업을 막지는 못했지만, 이 기록을 통해 4대강사업은 국토를 파괴한 범죄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 ⓒ 최병성

강과 물에 관한 자료들을 공부했다. 외국의 강 개발 사례를 조사했다. 강에 깃들어 살아가는 생명체인 물고기와 철새들에 대해서도 찾아봤다.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등 4대강 공사 현장을 찾아가 열심히 기록했다. 낙동강, 영산강 공사 현장이 집에서 멀다는 것은 문제 되지 않았다. MB의 '삽질'에 신음하는 강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에 강을 누비고 다녔다.

내 전공은 신학이다. 그러나 자료들을 공부하고 4대강 공사 현장을 열심히 누빈 덕에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쉽게 대중에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전문가가 됐다. 환경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4대강 사업의 폐해를 증언하기도 했고, 4대강 토론회에도 참석했다.

피라미도 모르면서 강을 살린다고?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측에서 4대강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부 측 발표자로 당시 심명필 4대강 사업 추진본부장과 차윤정 홍보 부본부장이 참석했다. 심 본부장과 차 부본부장은 4대강 사업이 '강 살리기'라고 발표했고, 수원대학교 이상훈 교수와 나는 '강 죽이기'라고 강조했다.

▲ 4대강 사업 토론회에서 심명필 본부장과 설전을 벌였다. ⓒ 최병성

발표가 끝난 후 상대에게 질문하는 순서가 있었다. 나는 아무 사용처도 없이 10억 t의 물을 모아 두는 4대강 사업이 왜 필요한지 물어볼 예정이었다.

그런데 질문하려는 순간, 내 입에선 전혀 다른 질문이 튀어나왔다. 이 전 대통령은 물고기가 꼬리로 모래를 파는 장면이 담긴 홍보영상을 보여주며 '4대강사업으로 이렇게 강이 살아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동영상 화면을 갈무리해 사진으로 뽑아두었던 것을 꺼내 들었다. 심 본부장과 차 부본부장에게 질문했다. 한편으로는 내심 불안했다. 너무 쉬운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심명필 본부장님, 차윤정 부본부장님, 이 사진은 4대강 홍보영상의 한 장면입니다. 4대강 사업으로 이렇게 강이 살아난다고 했는데, 이 장면이 무엇인지 설명 좀 해주시죠?"

▲ 이명박 장로의 4대강 홍보 영상 한 장면을 들고 설명을 요청했다. 그러나... ⓒ 최병성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강을 살리는 환경전문가라던 심 본부장이 대답하지 못했다. 숲 전문가로 잘 알려져 채용된 차 부본부장 역시 대답하지 못했다. 잠시 뒤 차 부본부장이 입을 뗐다.

"우리가 그렇게 세세한 것까지는 알지 못하고, 그런 건 실무자들이…."

4대강 사업 본부장과 부본부장이 4대강 홍보영상의 내용조차 모른다니? 그들을 따라 토론회에 참석한 국립환경과학원 과장과 4대강 사업 추진본부 실무자들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해보라고 했다.

'멀어서 잘 안 보인다'며 한 실무자가 사진을 받아 갔다. 서로 사진을 돌려보았다. 내 마음은 점점 불안해졌다. 본부장과 부본부장은 모르더라도 국립환경과학원 과장과 많은 실무자 중엔 이렇게 쉬운 내용을 아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본부 실무자들이 사진을 다 돌려본 후 내게 다시 사진을 가져왔다. 그러나 단 한 명도 대답하지 못했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큰 소리로 설명했다.

"이 장면은 피라미가 산란하는 장면으로,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이 그 위에 방정하는 모습입니다. 사진에서 보듯 피라미는 수심이 얕은 모래밭에 알을 낳는데, 4대강 사업은 강의 모래를 파고 수심을 기본 6m로 깊게 하는 공사입니다. 피라미가 알도 낳을 수 없는 죽음의 강을 만드는 것입니다."

▲ 대한민국 하천에서 가장 흔한 물고기인 피라미. 수심이 깊은 4대강에 살지 못한다. ⓒ 최병성

명색이 환경이 전문분야인 대학교수요, 4대강 살리기 본부장이었는데, 피라미도 몰랐던 것이다. 자존심이 상한 듯한 심명필 본부장이 마무리 발언을 시작했다.

"최병성 목사님 말씀의 의도는 알겠는데, 전문지식을 가지고…."

'전문지식을 가지고'라는 심 본부장 발언에 가만 있을 내가 아니었다. 비록 토론회장이었지만, 심 본부장의 말을 자르며 큰소리로 면박을 주었다.

"전문지식? 피~라미도 모르는 주제에!"
"하하하!"

토론회장에 대중의 폭소와 박수소리가 울려퍼졌다. 본인은 전문가인 대학교수이고, 나는 환경 문외한인 목사에 불과하다고 전문지식 운운하며 자존심 세우려다 더 큰 창피를 당한 것이다.

토론회가 끝난 후 부총회장 방으로 안내받았다. 잠시 차를 나눈 후 일어서며 심 본부장과 차 부본부장 두 사람 면전에 한 마디 던져주었다.

"다음엔 공부 좀 해서 나오세요."

지금 생각해도 참 통쾌한 날이었다. 피라미로 MB표 4대강 사업이 잘못된 것임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그들은 사진의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온갖 좋은 사진으로 4대강 사업의 효과를 거짓 홍보했던 것이다.

목사가 용산 카메라 상가로 달려간 까닭

이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 소식을 듣자마자 용산 카메라 상가로 달려갔다. 수중 카메라를 샀다. 수중 카메라를 들고 강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천연기념물인 어름치의 산란 탑을 찍는 데 성공했다.

▲ 어름치 산란 탑. 천연기념물 어름치는 알을 낳고 입으로 돌을 물어다 이렇게 돌탑을 쌓는다. ⓒ 최병성

천연기념물인 어름치는 5월 초 여울이 시작되는 지점에 알을 낳고 돌을 물어다 탑을 쌓는다. 이런 특이한 습성 때문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받고 있다. 어름치는 여울이 없으면 산란할 수가 없다. 어름치는 여울이 없는 강엔 살 수 없는 물고기다.

▲ 어름치는 여울이 시작되는 바로 윗 지점에 알을 낳고 돌탑을 쌓는 특이한 습성이 있다. ⓒ 최병성

이뿐 아니다. 쉬리, 돌상어, 꾸구리, 배가사리 등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에만 살아가는 한국 특산종 물고기들 역시 수심이 얕고 산소가 풍부한 여울에 살아간다. 여울과 수심이 얕은 강가의 돌과 모래, 수초 등에 알을 낳는다.

'변종운하'나 다름없는 4대강 사업은 강에 산소를 불어 넣는 여울을 다 파내 없애고, 거대한 수로로 만들었다. 수심이 깊고 흐르지 않는 4대강에선 쉬리, 돌상어 등의 한국 특산종 물고기들은 살지 못한다. 대신 블루길, 배스 등의 호소형 외래종만 득실거리게 됐다.

▲ 한반도 고유종인 쉬리, 돌상어, 꾸구리, 모래무지 등은 여울에 사는 물고기로써 수심 6m로 변한 4대강 변종운하엔 절대 살 수 없다. 목사이지만 강을 지켜야한다는 일념으로 물고기 사진도 찰영해냈다. ⓒ 최병성

대한민국의 모든 물 관련 정책을 총 집대성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에서는 한반도 물고기 특징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한반도 고유종은 수질오염, 수환경 변화, 하상 구조 변화 등에 대한 내성이 약하며 돌이나 자갈 바닥에 서식하는 저서성 어류다. 한강에 서식하는 어류상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보호를 요하는 어종들이 주로 분포하는 곳은 여울의 수환경 보전과 정수화를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대한민국 물관리를 집대성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 보고서. 그러나 4대강사업은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위배된 범죄였다. ⓒ 수자원장기종합계획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돌상어, 꾸구리, 배가사리, 흰수마자 등 한반도 고유종은 깊은 물이 아니라 얕은 강바닥에 살아가는 저서성 어류다. 그래서 여울을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여울을 다 없애고, 수심을 깊게 하고, 16개 댐을 세워 강물이 흐르지 않는 '호수'로 만들었다. 교회 장로인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의 효과로 보호대상 어류 증식과 복원을 이뤘다면서 '어류의 산란, 서식처 조성으로 생명과 희망을 돌아오게 합니다'라고 홍보했다.

▲ 4대강사업으로 물고기를 복원 증식하여 생태계가 살아난다는 4대강 홍보자료. 그러나 모두 거짓이다. 4대강 삽질로 인해 사진 속 물고기들은 MB표 4대강에 절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에도 모두 강바닥에 서식하는 물고기임이 보여진다. ⓒ 이명박

그러나 4대강 홍보자료에서 제시한 흰수마자, 꾸구리, 가는돌고기, 돌상어, 얼룩새코미꾸리, 퉁사리, 감돌고기는 모두 수심이 얕고 물살이 빠른 여울의 강바닥에 사는 물고기다. 물고기를 증식하고 복원한들, 서식지를 사실상 '파괴'한 이상 이들은 4대강에서 살 수 없다.

이명박 장로님, 예수는 그렇게 말한 적 없습니다

이명박 장로와 목사인 내가 읽는 성경은 같다. 그런데 왜 이명박 장로는 강을 죽이는 삽질을 했을까? 성경엔 하느님이 생명을 만드시고, 인간들에게 잘 돌보라는 사명을 주셨다고 강조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생명의 터전을 파괴하는 '잘못된 일'이었다. 강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였다. 목사로서 생명을 파괴하는 범죄를 막는 것은 당연했다.

신학자 몰트만은 "현대 문명 가운데서 '성화'란 인간의 무책임한 파괴로부터 하느님의 피조물들을 지키는 것으로, 교회가 약한 피조물의 고통을 공적 저항을 통해 함께 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약성경 에스겔서 47장9절에서는 사실상 '4대강 사업을 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이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번성하는 모든 생물이 살고 또 고기가 심히 많으리니 이 물이 흘러 들어가므로 바닷물이 되살아나겠고 이 강이 이르는 각처에 모든 것이 살 것이다."

강은 유기물을 안고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가 바닷물고기들의 양식이 된다. 강을 막으면 바다는 영양실조에 걸리고, 유기물이 흐르지 못하는 강은 썩게 되는 게 당연지사다. 에스겔서의 말씀을 한마디로 줄이면 '강은 흘러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의 '4대강 재앙'은 장로인 이 전 대통령이 '강은 흘러야한다', '생명을 보존해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문제다. 

물 폭탄이 터지기 전에 수문을 열라

이미 감사원은 4대강 16개 보 가운데 15개 보에서 바닥보호공이 유실되거나 침하됐으며, 공주보 등 11개 보는 그에 대한 보수마저 부실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4대강 16개 보는 모래 위에 세워져 있다. 댐은 암반 위에 세워야 한다는 기본 상식을 무시하고 모래 위에 세운 콘크리트 덩어리가 안전할 리 없다.

▲ '누더기'가 된 4대강. 아름답던 강을 파괴한 결과가 이 꼴이다. 22조 원을 들여 만든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 지경일까? 거대한 물 폭탄이 되기 전에 '녹조 제조기'인 4대강 보를 철거하고, 강을 흐르게 해야 한다. ⓒ 최병성

2000년 전 예수도 신약성경 마태복음 7장27절을 통해 모래 위에 댐을 세운 '4대강의 잘못'을 경고한 바 있다.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은 어리석은 것으로 비가 내리고 홍수가 나면 그 무너짐이 심할 것이다."

이명박 장로의 4대강 16개 보는 환경을 파괴하고 국민 먹는 식수를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많은 물을 담아 둔 거대한 '물 폭탄'이다. 더 큰 재앙을 맞이하기 전에 아무 쓸모 없는 보의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해야 한다. 성경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강은 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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