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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은 흘러야 한다

'구더기 우글거리는' 4대강, 살리는 유일한 방법
녹조라떼 해결방법은 단 하나, 보의 수문 열어 강물 흐르게 하는 것

17.07.21 05:20 | 최병성 기자쪽지보내기

▲ 구더기가 우글거리는 이곳은? ⓒ 최병성

"우~웩. 구더기다!"

뚜껑을 열자, 토할 것 같은 악취가 진동하고 구더기가 우글거렸다. 커다란 플라스틱 통마다 붉은 마대자루가 가득했다. 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여기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죽은 강을 살렸다는 4대강사업 현장이다. 풀밭에 줄지어 있는 커다란 플라스틱 통에는 강에서 걷어낸 녹조를 마대자루에 담아 넣어뒀다. 풀밭 저 너머로 금강 부여보가 보인다. 

▲ 강변에 놓인 커다란 통 안에 녹조 자루가 가득했고, 구더기가 우글거리고 있었다. 풀밭 너머로 금강 부여보가 보인다. ⓒ 최병성

녹조가 썩어가며 그 안에 구더기들이 우글거렸고, 녹조 통 아래 달린 꼭지에선 썩은 녹조 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저 드넓은 강에서 녹조를 어떻게 걷어낸 것일까? '녹조제거선'이라는 배가 등장했다. 방수 페인트를 풀어 놓은 듯한 강을 오가며 녹조를 걷어 마대자루에 담은 것이다.

▲ 녹조제거선. 걷어 올린 녹조가 담긴 자루가 보인다. ⓒ 최병성

녹조라떼 해결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강의 모래를 파내고 16개 대형 댐 규모의 보를 건설했다. 물은 많아졌으나 녹조라떼가 되었다. 국민 먹는 물을 독극물 녹조라떼로 만들었으니, 가만히 두고 볼만큼 무책임한 이명박근혜 정부는 아니었다.

이명박근혜 정부는 4대강의 녹조라떼 해결을 위해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다. 녹조제거선을 비롯하여 수많은 방법을 동원했다. 그러나 녹조라떼는 변함없었다. 강은 흐르는 것 외엔 백약이 무효이기 때문이다. 

녹조라떼 해결을 위한 이명박근혜 정부의 눈물겨운 수고를 함께 살펴보자.  

금강 부여보 창고에 이상한 포대들이 가득 쌓여 있다. 시멘트 포대 아래, WATER-CLEAN(워터-클린)이라는 생소한 포대가 있다. '녹조·적조 제거용'이라는 설명이 함께 적혀 있다.

▲ 금강 부여보에 가득 쌓여 있는 녹조제거제. 녹조제거제 뿌리면 4대강 녹조가 해결되는 것일까? ⓒ 김종술

녹조 가득한 강에 녹조제거제를 뿌렸다. 녹조가 사라졌다. 근원적으로 해결한 것이 아니다. 일시적으로 녹조를 강바닥으로 가라앉게 한 것뿐이었다.

강바닥에 침전된 녹조가 새로운 문제를 야기했다. 물고기가 떼죽음 당한 것이다. 기온 변화로 수면과 강바닥의 수온 차이가 발생하면, 어느 순간 바닥에 있던 침전물이 부유한다. 이는 물고기를 죽이는 원인이 됐다.

▲ 강을 살렸다는 4대강에서 수시로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그 원인 중에 하나가 녹조 제거를 위해 뿌려진 녹조제거제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정수근

비단 물고기 떼죽음만 문제가 아니다. 녹조제거제가 뿌려진 강, 과연 국민이 먹는 물은 안전할까?

낙동강 한 가운데서 녹조제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건 또 무슨 방법일까? 강 바닥에 강한 미세 기포를 쏘아 녹조를 부상시킨 후, 응집된 녹조를 수거해 탈수시켜 폐기물로 처리하는 방법이다.

▲ 초록빛 낙동강 한 가운데서 녹조제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건 또 무슨 방법일까? ⓒ 신병문

미세기포를 이용한 녹조 제거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또 이 방법이 먹는 물에 영향을 주진 않을까? 미세기포를 이용한 녹조제거는 물의 흐름이 전혀 없는 호수나 연못을 정화하는 방법이다. 호수 바닥에 미세기포를 쏘아 오랜 시간 침전되어 수질을 악화시키는 퇴적물을 걷어낸다.

이 분야에 특허를 가진 분이 녹조를 제거하는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효과는 놀라웠다. 호수 바닥에 쌓여 있던 침전물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연못의 수질이 몰라보게 개선되었다.

▲ 물이 썩은 호수에서 미세기포를 이용해 침전물을 부상시켜 수질 개선작업을 하고 있다. ⓒ 최병성

그러나 이 수질개선 방법은 물의 흐름이 없는 호수나 연못의 퇴적물을 제거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4대강처럼 면적이 넓은 곳엔 소용없는 짓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4대강에 보가 건설되어 물의 흐름이 차단되긴 했다, 그러나 유속이 느려진 것이지, 호수처럼 완전히 정지한 것은 아니다.

4대강은 국민이 식수로 사용하는 물이다. 비록 느리지만 유속이 남아 있는 4대강에 이 방법을 사용하면 안 된다. 알츠하이머 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알루미나 성분의 화학물질을 응집제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녹조를 감추고자 강물 속에 알루미나를 사용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결코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 미세기포를 이용한 녹조제거선 위에 커다란 통들이 가득하다. 강물 속으로 넣는 알루미나 성분의 물질이다. ⓒ 최병성

송어 양식장으로 전락한 4대강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새 창조 현장엔 이전의 강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것들이 많다.  4대강 곳곳에 수차가 설치되어 있다. 이런 수차는 송어양식장에서 물에 산소를 불어 넣기 위해 사용하던 것이다. 그런데 4대강에서 수차를 만나다니, 4대강이 언제 송어 양식장으로 변한 것일까?

▲ 여러개의 수차를 연결하여 돌리고 있지만, 녹조라떼의 위용은 여전하다. ⓒ 최병성

4대강에 송어 양식장 수차가 등장한 이유가 있다. 한반도대운하 영상에 '운하에 화물선이 지나가며 스크루 물보라가 수질을 개선한다'고 홍보했다.

꿩 대신 닭이라던 옛말처럼, 변종운하인 4대강에 화물선 스크루 대신 송어 양식장 수차를 돌린 것이다. 그러나 흐름을 잃어버린 4대강에 수차를 아무리 돌려도 녹조라떼는 변함이 없다.

▲ 화물선의 스크루가 수질을 개선한다던 한반도대운하 홍보영상. 4대강에 화물선 대신 송어양식장 수차를 돌리고 있는 중이다. ⓒ 한반도 대운하

낙동강에 강정보에 모터 소리가 침묵을 깨고 있다. 이건 또 뭘까?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모터에서 전깃줄이 강물 속으로 이어져 있다. 아하~, 물방울을 일으켜 강물 속에 공기를 공급하는 폭기조 장치다. 죽어가는 강을 살리려 이렇게까지 애쓰는 이명박근혜 정부의 노력이 눈물겨웠다. 

▲ 변종운하인 4대강에 화물선 스크루 대신 수차와 함께 폭기조가 등장했다. 그런다고 4대강 녹조라떼가 사라질까? ⓒ 최병성

4대강 녹조라떼 현장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게 있다. 빠르게 달려가는 모터보트다. 수상스키를 타는 사람도 없는데, 4대강에 모터보트는 쉼없이 바쁘게 오간다. 왜 일까? 녹조라떼를 흩트리는 작업 중이다. 녹조라떼가 한 곳에 모여 있으면 사람들 눈에 쉽게 눈에 띄니, 녹조라떼가 있는 곳을 모터보트로 오가며 녹조를 사방으로 흩뜨리는 일을 하는 것이다.  

▲ 4대강 녹조라떼를 흩뿌리기 위해 하루종일 모터보트가 강을 오간다. ⓒ 최병성

4대강을 살리는 유일한 방법은

그동안 이명박근혜 정부에선 4대강 녹조라떼를 해결하기 위해 녹조제거제와 수차와 폭기조 등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했다. 그러나 녹조라떼는 변함없다. 백약이 무효였다. 보를 세워 강의 흐름을 차단한 상태에선 그 어떤 방법도 녹조라떼를 해결할 수 없다.

강을 사람에 비유한다면, 물의 흐름은 사람의 심장이요, 강에 산소를 공급하는 여울은 허파라 할 수 있다. 변종운하인 4대강사업은 수로를 만들기 위해 여울을 다 파 없앴고, 보를 건설하여 물의 흐름을 차단했다. 4대강사업은 인체에서 심장과 허파를 떼 낸 것과 같다.

심장과 허파 떼 낸 사람이 살 수 없듯, 물의 흐름이 막히고 여울을 잃어버린 강이 녹조라떼가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억지로 공기방울을 불어 넣는 수차와 폭기조로 인공호흡한다고 죽어가는 4대강이 다시 살아날 수 없다. 

4대강 녹조라떼를 해결하는 방법은 딱 하나뿐이다. 보의 수문을 열어 강물이 흐르게 하는 것이다. 강의 생명은 흐르는 역동성에 있다. 강물이 흐를 때 바닥에 쌓인 유기물이 저절로 해결된다. 이뿐 아니라 강물은 흐르며 스스로 여울과 소를 만들고, 나무가 자라는 습지를 만들며 강물 스스로 정화작용을 회복하게 된다.

더 이상 쓸데없는 짓 하느라 예산을 낭비하지 말라. 4대강은 국민의 생명수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하는 것만이 4대강의 녹조라떼를 해결하고, 강을 다시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다. 강을 흐르게 하라!

▲ 여울은 강에 산소를 불어 넣는 천연 정수기다. 수문을 열어 강이 흐르면, 여울이 만들어지며 강이 스스로 살아날 것이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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