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인 리포트

4대강은 흘러야 한다

MB표 4대강 사업, 강 바닥에 가스 유전을 만들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삽질은 대국민 사기극

17.07.14 05:31 | 글:최병성쪽지보내기|편집:김도균쪽지보내기

▲ 강물 속에서 가스가 분출하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 최병성

"와우, 가스 유전이다."

뽀글뽀글 가스가 쉼 없이 솟아오른다. 한 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한 삽 한 삽 퍼 올릴 때마다 크고 작은 가스 방울들이 분출했다. 

새로운 가스 유전을 발견한 곳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 현장이다. 금강 공주보의 검은 강물 속에서 솟아오르는 가스 방울들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저 맑은 맹물뿐이던 금강을 가스 유전으로 탈바꿈시키다니?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신공이 놀랍기만 했다.

ⓒ 최병성


마치 서해바다의 갯벌을 걷는 느낌이었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깊은 펄에 푹푹 빠져들며 앞으로 나가기 어려웠다. 힘겹게 발을 들어보았다. 신발 등에 시커먼 펄이 한 가득이었다. 4대강 사업 이전에 반짝이던 금빛 모래가 아니었다. 악취가 진동했다. 발을 뗄 때마다 시커먼 펄 물이 가스와 함께 퍼져나갔다.

▲ 펄에 빠진 발을 힘겹게 들어 올렸다. 장화에 금빛 모래가 아니라 시커먼 뻘이 한가득이었다. ⓒ 최병성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으로 강물을 맑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4대강에 건설하는 보는 "퇴적물을 자연의 힘으로 청소하는 친환경 '가동보'"로써 항시 수문 개폐 기능으로 퇴적물 배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4대강은 16개 괴물 보에 갇혀 퇴적물이 가득 쌓인 가스 유전이 되었다. 이명박 표 친환경 가동보는 수질 정화용이 아니라 가스 유전 제조기였던 것이다.

▲ 퇴적물을 자연의 힘으로 청소하는 친환경 가동보라고 주장했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 최병성

실패한 자원외교를 4대강으로 만회하려 했나?

2015년 7월 14일 감사원은 해외자원 개발을 위해 1984년 이후 169개 사업에 35조8천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 중 이명박 정부에서만 28조 원이 투자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투자 결과는 참담했다.

2017년 3월 10일 jtbc는 <MB 자원외교 후유증... 에너지 공기업들 '존폐 기로'> 리포트에서 2016년 결산 보고 결과, 한국광물자원공사의 당기손실액이 1조 원, 한국석유공사 1조 1188억 원, 가스공사는 853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며 일부 공기업들은 자본이 완전 잠식돼 자칫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의 심각한 후유증을 보도했다.

▲ 자원외교로 국고를 거덜낸 이명박 정부의 잘못을 보도한 JTBC ⓒ JTBC

'많은 물이 물을 맑게 한다'며 대형 댐 규모의 보를 16개 건설했다. 강물이 흐름을 잃어버리자 강바닥에 유기물이 쌓이기 시작했다. 퇴적된 유기물이 부패하며 결국 강바닥에 메탄가스로 가득하게 된 것이다. 

혹시 시간이 흘러 4대강에 가스가 더 가득해지면, 외국에서 가스를 수입하지 않아도 될 날이 오는 것은 아닐까? 4대강 가스 유전 덕에 우리도 가스 생산국이 될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은 자원이 빈약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니었을까. 4대강 사업에 가스 유전 개발을 위한 깊은 뜻이 숨어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 많은 4대강 홍보지에 4대강 사업으로 강을 가스 유전으로 만든다는 내용이 하나도 없었으니 말이다.

낙동강 가스 유전의 실체

혹시 금강은 3개의 보만 건설했기에 퇴적물이 쌓여 가스가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8개의 보를 건설하여 가장 '많은 물'을 확보한 낙동강은 '맑은 물'로 거듭나진 않았을까? '많은 물이 물을 맑게 한다'고 주장했으니까.

낙동강으로 달려갔다. 드넓은 호수로 변한 낙동강에 삽을 푹 찔렀다. 낙동강 가스 유전의 위력 역시 금강처럼 대단했다. 금강에서 솟아오르던 가스 왕방울들이 펑펑 솟아 올라왔다.

▲ 한 삽 찔렀을뿐인데, 가스가 펑펑 솟아 오르고 있다. 낙동강에 얼마나 많은 가스가 매장되어 있기에... ⓒ 최병성

강바닥에서 메탄가스가 솟아오를 만큼 강물이 썩었다. 생명이 살 수 없는 죽음의 호수가 된 것이다. 보에 갇힌 유기물이 썩어가며 수온을 상승시키니 녹조라떼가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4대강에 쌓인 펄은 과연 어떤 상태일까? 4대강 조사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관동대학교 박창근 교수는 오늘의 4대강 현실을 이렇게 설명한다.

"4대강의 수질과 퇴적물, 어류 등에 대해 조사 결과, 수질은 악화되어 강물 속 심층수에는 산소가 없거나 고갈되고, 강바닥은 준설했지만 다시 퇴적되고 있으며, 물고기 산란처가 사라져 물고기도 살기 어려운 강이 되었다. 합천보의 경우 8~11m 구간의 심층수에는 용존산소가 고갈되어 있음을 확인했고, 함안보의 경우도 수심 10m에서 용존산소가 없음을 나타냈다. 낙동강 유역의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1300만 명 국민의 안전이 우려된다."

4대강 사업이 초래하는 재앙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그나저나 산소조차 없는 죽은 물을 먹어야 하는 국민은 과연 안전할까?

ⓒ 최병성


이명박 전 대통령은 '퇴적토 준설은 사람 혈관의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준설은 강을 치유하는 것이라며 강에 쌓인 모래를 끝없이 파냈다. 그런데 콜레스테롤을 파낸다던 4대강 공사현장에서 만난 퇴적토는 이 전 대통령이 주장한 시커먼 펄이 아니었다. 반짝이는 금빛 모래였다. 4대강 사업은 강을 살린 것이 아니라 생명의 강을 죽인 잘못이었던 것이다. 

▲ 4대강사업으로 퍼낸 낙동강의 금빛 모래(좌)와 강을 살렸다는 4대강사업 이후 펄로 변한 낙동강(우) ⓒ 최병성

신념이 아니라 나라를 망친 한 사람의 망상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반도 대운하는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물길이다>란 책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한반도대운하가 만들어짐으로써 앞으로 우리 후손들은 백 년이고 천 년이고 영원한 번영과 축복을 누릴 것입니다. 이러한 축복의 미래는 그저 주어지지 않습니다. (중략) 인류문명의 발전은 늘 불가능하다거나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에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가능하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말보다는 행동하는 사람의 손에 의해서 역사가 이루어지고 오늘날 인류문명이 발전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대운하가 우리 미래의 희망이자 저의 신념이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반도 대운하 첫 탐사 장소로 부산 을숙도를 선택했다. 그리고 시커먼 펄을 한 삽 퍼 올리며 우리 강이 이렇게 죽었다며 강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장로의 예언은 놀라운 현실이 되었다. 펄이 쌓인 죽은 강을 살려야 한다더니, 4대강을 모두 펄이 쌓인 죽음의 강으로 만든 것이다.

▲ 4대강사업 이후 물은 썩고 강바닥은 시커먼 펄로 가득하고, 매탄가스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죽음의 호수가 되었다. ⓒ 최병성

그런데 이 사실을 아는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펄 한 삽 퍼 올리며 퍼포먼스를 한 을숙도는 낙동강 하굿둑을 막기 전 강과 바다가 만나던 기수역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 삽 퍼 올린 펄은 하굿둑을 막기 전 바다의 갯벌이었으니, 펄이 올라 온 것은 당연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퍼포먼스 했던 낙동강 을숙도의 4대강 공사현장을 2011년 찾아갔다. 삽질하는 이명박 대통령 사진 속에 보이는 아파트가 동일한 낙동강임을 보여주었다. 을숙도 공사현장에서 퍼 올린 펄에는 크고 작은 바다 조개껍데기로 가득했다. 생명이 풍부하게 살던 갯벌이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삽질은 국민을 속이는 사기극이었던 것이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펄 한삽 퍼올리며 강이 죽었다고 했던 같은 장소를 찾아갔다. 사진 속 아파트가 동일한 장소임을 보여준다. 그런데 포클레인이 퍼내는 검은 흙에 크고작은 조개껍질이 많이 있다. 이곳은 하굿둑을 막기전 생명이 살던 갯벌이었던 것이다. ⓒ 최병성

4대강 사업이 한창이던 2010년, 전국을 돌며 강연을 통해 4대강 사업의 잘못을 알렸다. 하루는 전주 오거리에서 4대강 문화제가 열렸다. 퍼붓는 비를 맞고 길바닥에 앉아 있는 청중들을 향해 마이크를 잡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반도 대운하가 나라를 살리는 평생의 신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신념'이 아니라 '망상'입니다. 이명박 한 개인의 망상에 의해 생명의 강이 파괴되고, 국고가 거덜 난 것입니다."

그 자리에 경찰이 가득 깔려 있었다. 그러나 감히 대통령의 신념을 나라를 망치는 망상이라 지적한 나를 잡아가지 않았다. 내 지적이 진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6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16개 보 중에 6개 보의 수문을 열었다. 그러나 여전히 녹조라떼는 변함없다. 물을 살짝 넘쳐 흘려보내는 찔끔 개방으로는 강바닥에 쌓인 퇴적물을 흘려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강물의 흐름을 막고 있는 MB표 친환경? 가동보가 4대강에 존재하는 한, 녹조라떼와 가스 유전의 재앙은 날로 더 심각해질 것이다.

4대강을 살리는 길은 딱 하나뿐이다. 수문을 열고 강을 흐르게 하라!

▲ 녹조가 죽어 녹조곤죽 수채화가 된 낙동강. 이 썩은 강물을 정수한 물을 먹는 시민들은 과연 안전할까? 강을 살리는 유일한 길은 수문을 열어 강물을 흐르게 하는 것 뿐이다. ⓒ 최병성

덧붙이는 글 | 미디어 다음 스토리펀딩과 함께 하는 기사입니다.


추천 리포트
이 기사와 관련된 최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