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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 1호, '이명박 4대강'

이명박 대통령의 운하 집착, 영주댐 미스터리
[주장] 마지막 4대강 공사 영주댐,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17.07.03 15:00 | 글:정수근쪽지보내기|편집:김준수쪽지보내기

"우리가 원하는 건 똥물이 아니라 맑은 강물이다."

지난 6월 1일 낙동강 보 개방시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강정고령보에 내건 현수막의 문구입니다.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에 많은 물을 가둬놨지만 그건 맑은 물이 아니라, 썩은 녹조로 가득한 똥물이라는 말입니다.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에 6억 톤이나 되는 엄청난 물을 가뒀지만 돌아온 것은 '녹조라떼 똥물'입니다.

▲ 정부가 4대강 6개 보 수문을 개방한 지난 2017년 6월 1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강정고령보에서 환경단체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녹조라떼 강이 위험한 것은 그 안에 끓여도 사라지지 않고, 어류나 수생생물을 통해 농축되고, 심지어 농작물에까지 농축되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맹독성 물질을 내뿜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고기나 농작물을 먹음으로써 우리 인간의 몸에도 축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똥물을 넘어서 대단히 위험한 강물이 되어버렸습니다. 오호통재라, 이를 어찌할까요?

영주댐의 주목적이 낙동강 수질개선이라고?

자, 그런데 여기에 더 황당한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마지막 4대강사업인 영주댐입니다. 영주댐의 주목적은 주무부서인 한국수자원공사가 밝히고 있는 바 낙동강 수질개선용입니다. 그 편익이 90%가 넘습니다. 사실상 낙동강의 수질개선을 위해서 영주댐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즉 낙동강 녹조라떼를 영주댐에서 흘려보내는 강물로 개선해보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여름 정부의 계획이 얼마나 졸속이고 허구인지가 밝혀졌습니다. 지난 2016년 여름 영주댐에 시험담수라 해서 강물을 댐에 그득 채워놓으니 희한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영주댐이 지어진 자리는 1급수 강물로 유명한 내성천 중류입니다. 상식대로라면 영주댐은 1급수 강물이 가득 차야 하는데, '녹조로 가득한 영주댐'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 2016년 여름 영주댐 시험담수 시, 녹조가 심하게 핀 모습. 낙동강과 거의 다를바가 없다. 이런 물로 낙동강 물을 개선하겠다고? ⓒ 정수근

영주댐이 '녹조라떼 배양소'가 되어버린 셈입니다. 고인 물은 썩는다고 하죠. 내성천의 최상류도 아니고, 봉화와 영주를 거쳐오면서 그 사이에 있던 각종 축산폐수 같은 비점오염원들이 그대로 유입되면서 영주댐물은 녹조라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모래의 강 내성천은 그 모래들의 작용으로 그동안 다소 비점오염원들이 들어오더라도 자정작용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수몰지 안에 모래를 대거 준설해버리고 12㎞ 상류의 모래차단댐(유사조절지) 같은 것들이 더 이상 모래를 공급하지 않자 모래의 수질정화 기능 등이 사라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앞으로도 녹조라떼 배양소가 되어버릴 것이 뻔한 영주댐으로 낙동강의 녹조라떼를 개선시키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요, 거짓말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영주댐은 '낙동강 운하 조절댐'

바로 이 점에서 다시 한 번 영주댐의 목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영주댐의 주목적이 낙동강 수질개선에 있었던 것일까요? 기자의 촉수는 다른 곳을 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한반도 대운하 쪽으로 말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1조1천억이 들어간 이 웃지 못할 사업의 결과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낙동강 운하가 만들어지고 그 운하에 물이 부족할 때 물을 공급할 목적으로 영주댐이 지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추론 말입니다. 운하에 댈 물은 비록 1급수가 아니어도 될 것이고, 많은 물이 필요한 때에 공급되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낙동강 운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위에서부터 유입되는 모래가 차단돼야 합니다. 이전처럼 모래가 계속해서 쓸려 내려오면 운하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입니다.

▲ 4대강사업 당시 준설을 말끔히 한 모습. ⓒ 낙동강지키기부산경남본부

▲ 4대강사업으로 6미터 깊이로 준설을 했지만, 다시 모래가 쌓이면서 이전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 신병문

그렇지 않아도 낙동강과 지천이 만나는 곳곳에서는 이미 지천의 모래가 낙동강 본류로 쓸려 들어와 쌓임으로써 4대강사업 중 6m 깊이로 준설한 곳이 그간 모래로 덮여 수심이 수십센티밖에는 되지 않은 4대강사업 이전 모습으로 되돌아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헛 준설'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즉, 영주댐을 지어 모래가 흐르는 강 내성천에서 더 이상 모래가 낙동강으로 흘러 들지 않도록 하기 위한 MB의 꼼꼼함이 만든 결과입니다. 

사실이 이러하다면 우리는 다시 한 번 이 사업의 진짜 숨은 의도를 정확히 물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4대강사업은 '사실상 운하를 위한 사업'이었던 것이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운하를 위해서 낙동강으로 내성천의 물을 조절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고, 또 운하를 위해서 내성천의 그 많은 모래를 막을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영주댐 상류의 유사조절지와 영주댐은 내성천의 그 많은 모래를 차단하기 위해서 들여놓은 구조물에 불과할 뿐입니다.

운하를 포기했다면 영주댐도 필요 없다

자, 그렇다면 지난 2008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거대한 광우병 촛불의 민심에 놀라 '대운하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낙동강 운하 포기를 선언한 것입니다. 운하가 포기됐다면 영주댐의 목적도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영주댐도 역사의 한편으로 물러나야 마땅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사라져야 할 영주댐이 슬그머니 낙동강 수질개선이라는 '작명'으로 되살아나더니 지난해 10월 준공을 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낙동강 수질개선이라면 댐이 없던 때가 더욱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해서 내성천이 기여한 바가 클 것입니다. 낙동강으로 맑은 물과 모래를 50% 이상 공급하는 게 내성천입니다. 낙동강을 재자연화해서 낙동강 생태시스템을 그대로 작동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내성천은 온전히 살아있어야 할 것입니다.

▲ 공사 전의 회룡포 전경. 국가 명승 제16호답게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다. ⓒ 정수근

그런데 이 불필요한 공사 때문에 잃어버린 것이 너무 많습니다. 모래와 물이 차단당한 모래의 강 내성천은 그 본연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렸습니다. 드넓은 백사장과 주변 풍경이 어우러지는 경관미가 백미인 내성천은 그로 인해 국가명승지를 두 곳이나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명승 제16호 회룡포와 제19호 선몽대가 그러합니다. 회룡포는 감입곡류와 사행하천의 전형을 보여주는 곳이고, 선몽대는 명사십리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회룡포와 선몽대가 이전의 모습을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내성천은 우리 하천 원형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는 거의 유일한 하천입니다. 내성천 같은 강 하나쯤은 우리 사회가 온전히 보존해서 후대에 물려줘야 할 귀한 유산인 것입니다.  

멸종위기종 흰수마자와 먹황새

'흰수마자'라는 우리나라 고유종 물고기가 있습니다. 이 물고기 고향이 바로 낙동강(내성천)입니다. 이 예민한 물고기는 고운 모래와 여울, 맑은 물이 있어야 생존이 가능합니다. 수염이 네 쌍이나 되는 어른 손가락 마디 크기의 이 작고 고운 물고기의 앞날이 걱정입니다. 예전에는 낙동강에서도 발견됐는데, 4대강사업으로 모래가 사라진 낙동강에서는 더 이상 발견되지 않는 물고기입니다. 낙동강에서는 '전멸'한 셈이겠지요.

문제는 내성천에서도 그 개체 수가 점점 줄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영주댐 공사로 인해 흰수마자의 서식 환경이 많이 교란 당했기 때문입니다. 영주댐과 유사조절지의 영향으로 앞으로 점점 더 내성천의 모래 입자는 거칠어지고 딱딱해질 것이어서 흰수마자의 생존은 더욱 의문으로 남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 내성천 흰수마자. 낙동강에선 사라진 우리 고유종 물고기이자 멸종위기1급종 흰수마자. 내성천에서도 그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 정수근

또 하나 귀한 생명이 있습니다. 매년 겨울만 되면 내성천을 찾는 귀한 새입니다. 바로 먹황새 한 마리입니다. 먹빛을 띠는 이 황새는 그냥 황새도 멸종위기종으로 보기 드문 이 나라에서 '아주 귀한 손님' 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귀한 새가 그 많은 강 중에서 유독 내성천만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내성천의 환경이 먹황새가 지내기 나쁘지 않다는 것이겠지요. 즉 서식처가 아직은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황새류 새들이 좋아하는 서식조건은 물이 맑고 얕으며 물고기들이 많은 곳일 겁니다. 내성천이 바로 그런 곳으로 국내에서 먹황새가 찾는 거의 유일한 곳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내성천은 영주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고, 지금도 고운 모래는 사라져 딱딱해지고 물길이 좁아지고 풀이 자라는 등 점점 습지화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모래강 고유의 특성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가던 혹은 찾아오던 수많은 야생동물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 내성천을 찾은 먹황새가 이러저리 유영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먹황새 한 마리가 매년 겨울 내성천을 찾는다. 서식처의 환경이 바뀌니 언제까지 도래할지 걱정이다. ⓒ 정수근

흰수마자, 먹황새, 흰목물떼새 등과 같은 물고기나 조류가 그런 친구들이지요.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이런 녀석들은 그만큼 서식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서구 같으면 이런 종 하나 때문이라도 댐은 불가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무수한 멸종위기종이 살고 있는 내성천에 웬 댐이란 말인가요? 그것도 아무 목적도 없는 댐이 1조1천억을 들여 지어졌고 그에 대해서 우리사회는 합리적인 공청회조차 한 번 열지 않았습니다.   

영주댐은 원점에서 재고돼야 한다

그래서입니다. 지금이라도 영주댐은 원점에서 재고되어야 합니다. 내성천의 가치와 영주댐의 가치를 비교분석해야 합니다. 지구별 유일의 강이자 국립공원감(독일, 베른하르트 교수)이라는 내성천과 운하조절용댐 내성천의 가치 중 더 가치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것은 정의롭고 이성적인 사회가 반드시 가야 할 길입니다.

더 늦기 전에 그 길을 가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시간을 질질 끌면 끌수록 내성천은 더욱 망가질 뿐입니다. 이른바 하천정비사업, 재해예방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내성천은 지금도 하루하루 망가지고 있습니다. 멀쩡한 제방의 아름드리 왕버들군락을 모조리 베어내고 돌망태 제방을 쌓는가 하면 수많은 양서류와 파충류 등의 월동지에 대대적인 호안블럭 공사를 해버리는 무지의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 이 아름드리 왕버들은 모두 베어내고 재해예방이란 이름으로 돌망태로 인공의 수로를 만들어버렸다(아래) ⓒ 정수근

▲ 재해예방사업이란 명목으로 아름드리 왕버들 군락을 다 베어내고, 그 자리에 돌망태를 이용한 호안공사를 해버렸다. 인공의 수로가 되어버렸다. ⓒ 정수근

4대강사업의 정확한 심판과 단죄가 내려지지 않자 '이명박근혜' 정부에서는 4대강사업 식 지천공사가 난무했습니다. 이 또한 시급히 바로잡아야 할 우리 사회의 심각한 적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사업들은 예산만 탕진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까지 망치게 된다는 점에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적폐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내성천은 국내에서 매우 보기 드물게 모래밭이 넓게 발달한 강이다. 낮은 수위와 모래밭으로 인해 독특한 자연경관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런 자연환경에 적응하여 살아오는 수많은 야생동식물들에게 서식처를 제공해주고 있다. 내성천과 같은 서식처는 국내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이곳이 훼손될 경우 이 지역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생물들은 멸종할 위험이 매우 높다. 이런 점에서 내성천의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이 지역의 자연환경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동국대 오충현 교수)

이처럼 내성천은 국내외 학자들이 모두 이구동성으로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강입니다. 그런 강이 무지와 탐욕의 정권의 관성으로 아직까지 하루하루 망가져 가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바로잡아야 합니다. 영주댐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서 내성천 회생의 진정한 길을 찾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입니다. 지난 8년 동안 낙동강 내성천을 기록하면서 4대강사업의 폐해를 고발해오고 있습니다. 이 글은 월간 <함께사는 길>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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