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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은 흘러야 한다

금강·낙동강 녹조만 문제? 한강도 위험하다
국민 먹는 식수원 썩은 물로 만든 4대강 사업

17.06.30 07:38 | 글:최병성쪽지보내기|편집:김도균쪽지보내기

▲ 서울시민들의 식수원인 경기도 여주시를 통과하는 한강물. ⓒ 최병성

경기도 여주시를 통과하는 한강물. 이 썩은 물을 1000만 서울시민이 먹는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녹색 띠가 강변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고, 검푸른 물빛이 이상했다. 물가로 가까이 내려갔다. 시궁창 썩는 악취가 진동했다. 작은 돌을 살짝 들췄다. 붉은 실지렁이와 거머리가 꿈틀거렸다. 자잘한 왼돌이물달팽이들로 가득했다.

▲ 돌을 들추자 악취 진동하며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거머리와 왼돌이물달팽이가 가득했다. ⓒ 최병성

문제는 실지렁이, 거머리, 왼돌이물달팽이는 모두 4급수 썩은 물에 사는 오염지표종이라는 사실이다. 환경부가 만든 수질 등급별 특징에 따르면, 실지렁이, 거머리, 붉은 깔따구 등이 사는 4급수 물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공업용수와 농업용수로 사용 가능하며,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고, 오랫동안 접촉하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는 물'

그런데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고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는 더러운 물을 1000만 서울시민과 인천시와 경기도 수도권 시민들이 오늘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 시민들은 깨끗한 수돗물을 먹기 위해 물이용부담금을 수돗물값에 지불해왔다. 수질 개선 재원 마련을 위한 물이용부담금이란 명목으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6조 원이 넘은 돈을 거뒀다. 그런데 악취 진동하는 이 썩은 물이 그 엄청난 돈을 투자해 수질 개선한 결과라는 말인가?

한강은 낙동강과 금강처럼 녹조 소식이 없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한강 역시 안전하지 않다.

썩은 '많은 물'이 아니라 '맑은 물'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4대강 사업으로 물이 많아졌으니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썩은 '많은 물'이 아니라 '맑은 물'이 중요하다. 4대강 사업으로 물은 많아졌으나, 수질이 악화되어 오히려 안전하게 먹을 물이 부족해졌다.

서울 여의도 앞 한강에 물이 언제나 가득하다. 신곡수중보 덕이다. 그러나 물이 많다고 식수로 사용가능한 게 아니다. 서울시는 시민들에게 좀 더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취수원을 상류로 이전해왔다. 특히 2011년 6월, 3년간의 공사를 통해 구의·자양 취수장을 15km 상류의 강북취수장으로 옮겼다. 1866억 원의 비용이 소요되었다.

▲ 서울 여의도 앞 한강엔 언제나 물이 가득하다. 그러나 취수원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수질이 나쁘기 때문이다.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해 취수원을 상류로 이전하는 공사를 했다. 그런데 서울과 수도권 시민들이 먹는 한강 상류의 물이 여의도 앞 한강물 보다 더 더럽다. ⓒ 최병성

그런데 여기 여주 시내를 지나 서울로 흘러가는 썩은 물은 서울시민이 취수를 포기한 여의도 앞의 물보다 더 악취 진동하는 물이었다.

지난 이명박근혜 정부는 녹조라떼 물일지라도 고도정수 처리하면 먹는 물로 만드는데 아무 문제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서울시는 한강에 그 많은 물을 놓아두고 왜 1866억 원을 들여 취수장을 상류로 이전한 것일까? 수질과 상관없이 어떤 물이든 정수 처리해서 먹으면 될 것을.

지난 20년간 서울 시민들이 지불한 6조 원의 물이용 부담금으로 수질개선 작업을 해왔는데,  한강은 왜 상류부터 썩어가고 있을까? 원인은 간단하다. 4대강 사업 때문이다. 큰 물그릇을 만들어 수질을 개선한다며 강의 모래와 자갈을 다 파냈다. 강변을 돌 축대로 쌓고, 3개의 대형 보를 건설하여 물을 가득 채웠다.

물은 많아졌다. 그러나 수질은 심각하게 악화되었다. 왜일까? 4대강 사업 전·후의 한강을 비교해보면 서울 시민이 마시는 한강이 왜 4급수 생물들이 사는 썩은 물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악취가 진동하는 여주에서 조금 더 상류로 올라가 보자.

▲ 똑같은 장소인데 4대강사업으로 한강이 이렇게 변했다. 4대강사업이 정말 강 살리기였을까? ⓒ 최병성

동글동글한 자갈이 강바닥을 이루고 맑은 물이 흐르는 한강이었다. 이렇게 맑고 아름다운 강에 4대강 살리기 삽질을 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강을 살린다며 이곳도 무참히 삽질했다.

'큰 물그릇이 물을 맑게 한다'던 이 전 대통령의 주장처럼 물이 많아졌으니 강이 더 맑아졌을까? 물빛이 검푸른 썩은 빛으로 달라졌다. 악취가 진동한다. 그 맑고 아름답던 강이 4급수 생물인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 사는 곳으로 변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썩은 강이 되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다슬기 잡던 강이 지렁이만 득실거리는 시궁창 물이 되다니

강을 살린다며 지금까지 4대강에 약 30조 원의 혈세를 퍼부었다. 강이 얼마나 더 좋아졌을까? 4대강 사업의 삽질이 닿지 않은 한강으로 올라가 보자.

▲ 다슬기 잡는 사람들로 가득한 한강. ⓒ 최병성

지난 6월 23일 한강을 돌아보았다. 여기는 4대강 사업이 끝난 지점에서 2~3km 위의 한강이다. 최악의 가뭄이라는데 한강엔 물이 부족함 없이 흘렀고, 주변 농경지 역시 물이 부족하지 않았다. 강물 속에 몸을 담근 낚시꾼들과 다슬기 잡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다슬기 잡는 사람들 근처엔 백로와 가마우지 무리가 사냥 중이었다. 백로와 가마우지가 있다는 것은 물고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게 바로 살아 있는 강이다.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은 강은 물도 맑고, 낚시도 하고, 다슬기도 잡고, 백로와 왜가리와 가마우지가 가득했다. 그러나 강을 살린다며 30조 원을 퍼부은 4대강엔 악취만 진동할 뿐이다. 강을 찾는 사람조차 없다. 4대강엔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와 거머리와 왼돌이물달팽이뿐이다.

어떻게 강을 살렸기에

한강변엔 습지가 많았다. 4대강 사업으로 달라진 습지의 변화를 살펴보면, 수질 악화의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

여주시 상류에 아름다운 하천습지가 있었다. 강과 어울린 습지와 산책길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으로 이 아름다운 습지를 모두 없애고 썩은 물로만 가득 채웠다.

▲ 아릅답던 습지를 파괴하고 썩은 물로 채운 4대강사업이다. ⓒ 박용훈

습지의 역할은 다양하다. 습지의 소중함을 <습지와 환경자원>(김성봉 저)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습지는 물과 육지가 만나는 곳으로 육상 생물계와 수중 생물계 두 영역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의 서식처와 산란장을 제공한다. 습지에 서식하는 식물과 미생물들이 오염물질을 흡수함으로써 수질정화 기능을 하며, 물 저장 기능, 홍수조절 기능, 자연재해 완화 기능을 한다. 탄소를 흡수하여 대기 온도 및 습도를 조절해주는 기후조절 기능도 한다. 또 습지는 주변의 경관을 아름답게 하며 하천 생태계의 건강성을 향상시켜준다.

그런데 4대강 사업으로 이토록 소중한 습지를 파괴하고 강을 직선화하니 물이 썩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4대강 공사가 한창이던 2009년 여름, 강바닥을 뒤지는 한 사람을 만났다. "뭐 잡는 거에요? "라고 질문하자, 내 앞에 손을 불쑥 내밀었다. 조개가 가득했다. 4대강 사업 이전의 한강엔 조개가 많이 살고 있었던 것이다.

▲ 4대강사업 이전엔 한강에 조개가 가득했다. ⓒ 최병성

바지락 한 마리가 1시간에 평균 1리터의 물을 여과시킨다고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강에 사는 민물조개와 다슬기 역시 바지락처럼 강바닥의 오염물을 청소하는 수질 정화 기능을 한다.

조개가 정말 수질을 정화해줄까? 수중 카메라를 강물 속에 넣어 조개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모래바닥을 기어가다 모래 한 움큼을 삼킨 후, 다시 물 밖으로 뱉어냈다. 조개는 이런 과정을 통해 강바닥에 쌓인 유기물을 먹고, 깨끗한 모래와 물을 뱉어내며 강을 정화시키는 것이다. 다슬기 역시 강바닥에 기어 다니며 유기물을 먹음으로써 강바닥을 깨끗하게 청소한다.

▲ 조개가 모래를 삼켰다 강물 속으로 뱉어내는 장면이다. 이처럼 조개와 다슬기는 강을 청소하며 강물을 맑게해준다. ⓒ 최병성

4대강 사업으로 강의 모래를 다 파내고 커다란 댐 규모의 16개 보를 건설했다. 보에 막혀 강물이 흐르지 않으니 유기물이 쌓이게 되었다. 조개와 다슬기처럼 강바닥을 청소해주는 생명들이 없으니 오염물질들은 더 두껍게 쌓이고 부패하며 메탄가스가 발생하고, 수온 상승을 초래하며 결국 수질을 악화시킨 것이다.

세계의 강 살리기와 정 반대인 MB표 4대강 사업 

외국은 강 살리기를 어떻게 할까? 지난번 기사에서 독일의 이자 강 살리기는 운하의 제방을 헐고 여울과 모래, 자갈톱을 만들어서 맑고 안전한 강으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강 살리기란 여울과 소의 반복을 통한 다양한 환경을 회복하는 것이다.

2001년 7월, 환경부가 후원하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주최한 '하천 복원에 관한 국제 심포지움'에서 미국 오래곤주립대학교 피터 C. 클린그만(PETER C. KLINGEMAN) 교수는 <하천 복원의 원리, 개념, 그리고 실무: 미국 사례에 대한 고찰>이란 강연을 통해 미국의 강 살리기의 방향을 이렇게 제시했다.

● 하천 사행을 다시 만들어 하천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향상시키라.
● 사주, 여울과 소 등과 같은 복잡한 하천지형을 다시 설치하라.
● 생태계의 다양성과 수질관리를 위해 습지를 재조성하라.

클린그만 교수의 강 살리기의 핵심은 간단했다. 하천의 사행과 사주와 여울과 소와 습지 등 다양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다양한 환경이 다양한 생명을 부르고, 다양한 생명들이 물을 맑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이와 정반대였다. 구불구불 기어가던 4대강의 물줄기를 직선화, 단순화했다. 강에 산소를 공급하던 여울을 파 없앴다. 생태계의 다양성과 수질관리를 해주던 습지도 없앴다. 그 결과 오늘 한강이 4급수 생물이 사는 시궁창이 된 것이다.

4대강 사업은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살아있는 강을 죽인 것에 불과하다. 신음하는 4대강을 다시 살리는 재자연화의 길은 간단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과 정반대로 하면 된다. 수문을 열어 모래·자갈이 쌓인 사주와 여울과 소와 습지 등의 다양한 환경을 다시 만들어 주는 것이다.

▲ 살아있는 아름다운 섬진강의 모습이다. 4대강사업으로 신음하는 4대강도 이렇게 다시 회복되어야 한다. ⓒ 신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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