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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은 흘러야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님, 그걸 일이라고 했습니까
4대강 사업은 30조 원 짜리 대국민 사기극

17.06.16 05:20 | 글:최병성쪽지보내기|편집:김도균쪽지보내기

▲ 가뭄으로 저수지 바닥이 거북등처럼 갈라졌다. ⓒ 최병성

저수지 바닥이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졌다. 물 위에 떠 있어야 할 낚시터도 땅바닥 위에 앉아 있다. 말라버린 저수지 바닥엔 죽은 물고기들이 널려 있고, 쩍쩍 갈라진 틈새엔 목마름을 견디다 못해 죽어간 멸종위기종인 귀이빨대칭이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주변엔 물이 없어 모내기를 하지 못한 곳도 있고, 힘들게 모내기를 했지만, 물이 말라버린 논도 많이 있다.

4대강 사업으로 가뭄 막는다더니

<생명이 깨어나는 강 새로운 대한민국. 4대강 살리기>라는 홍보 책자에서 '4대강살리기 사업은 국토의 핏줄과도 같은 4대강을 살려 가뭄과 홍수에서 벗어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 4대강사업으로 가뭄과 홍수에서 벗어난다고 홍보하였다. ⓒ 4대강 추진본부

<맑은 강물, 청정 자연, 우리의 미래. 4대강 살리기> 홍보책에서도 '4대강 사업으로 홍수와 가뭄이 없는 금수강산이 펼쳐진다'고 했고, '4대강 사업은 홍수와 가뭄, 물 부족, 물 오염을 해결하는 하천복원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매년 반복되는 가뭄을 해결한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은 22조 원이 넘는 엄청난 예산을 4대강에 퍼부었다. 강의 모래를 파내고 물을 가득 채웠다. 4대강 사업이 준공되었다. 이젠 4대강엔 언제나 물이 가득하다. 그러나 전국의 타는 목마름은 달라진 것이 없다.

4대강 사업은 30조 원짜리 대국민 사기극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홍수와 가뭄을 해결하고 국토 발전의 새로운 틀을 만든 21세기 국가 백년대계'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4대강엔 물이 가득한데 가뭄으로 고통받는 곳이 왜 이토록 많을까? 4대강 사업으로 가뭄을 막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물이 필요한 지역에 맞는 가뭄 대책을 세워야지, 가장 멀고, 가장 낮은 강에 물을 채워 물이 필요한 곳으로 이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낙동강엔 물이 가득하나 녹조가 가득하여 쓸 수 없는 물이 되었고, 저수지는 가뭄으로 거북등이 되었다. 2017년 6월, 대한민국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기막힌 일이다. ⓒ 신병문. 최병성

4대강엔 물이 가득한데, 왜 저수지는 봄 가뭄마다 금방 바닥이 쩍쩍 갈라지는 것일까?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진 저수지가 진정한 가뭄대책이 무엇이며, 4대강 사업이 왜 대국민 사기극이었는지 증명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가장 크다는 용인의 이동저수지를 찾았다. 그 넓은 저수지의 물이 바짝 말랐다. 수심이 깊으니 들어가면 위험하다는 경고문이 있었지만, 물은 보이지 않고 갈라진 땅바닥뿐이었다. 물이 마른 지 오래되어 풀밭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런데 저수지 모든 곳이 다 마른 것은 아니었다. 퇴적물이 쌓여 바닥이 높아진 곳은 물이 말랐지만, 수심이 깊은 곳은 아직 물이 남아 있었다. 바로 이것이다. 만약 저수지 바닥의 퇴적물을 준설하여 깊은 수심을 유지하였다면 오늘처럼 물이 마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 같은 저수지에서도 수심이 깊은 곳엔 물이 있지만, 저수지 바닥에 퇴적된 곳엔 물이 전혀 없이 낚시터가 바닥에 있다. ⓒ 최병성

가뭄 해결 방법은 여기에 있다

필자는 4대강 사업 초기인 2010년 3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의 잘못을 조목조목 밝힌 <강은 살아있다>(황소걸음)를 출간했다. 이 책에 진정한 가뭄 대책을 이렇게 설명했다.

'농림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농업용 저수지 1만7600여 개가 있다. (중략) 현재 전국의 저수지 가운데 70%는 축조한 지 50년이 넘어 누수에 따른 물 손실과 퇴적에 따른 저수량 감소 등의 문제가 있다. 낡은 저수지의 준설과 둑 개량 사업을 통해 홍수조절, 가뭄 피해 예방, 농업용수와 친수 공간 확보 등 다목적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22조 원을 들여 4대강을 죽이지 않고도 적은 비용의 저수지 개량사업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4대강 사업은 대국민 사기극이다. 4대강에 가득 채운 물을 전국 농경지에 공급할 수 없기 때문이요, 진짜 가뭄 피해 예방책은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MB표 4대강 사업에 저수지 개량 사업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국 1만7600여 개의 저수지 중 약 0.6%에 해당되는 96개 저수지 증고사업을 했다. 그런데 그 비용이 무려 2조3000억 원이었다. 4대강 사업 이전에 이미 농림부가 저수지 1개당 평균 2억 원을 들여 저수지 개량 사업을 해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96개 저수지 증고사업에 투입한 2조300억 원이라면 무려 1만1493개의 저수지 수리를 할 수 있는 엄청난 예산이다.

▲ 4대강사업 마스터플랜에 저수지 증고사업에 대해 성세히 설명하고 있다. ⓒ 4대강 추진본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왜 96개 저수지 증고사업에 그 많은 혈세를 퍼부었을까? 4대강 사업은 '강 살리기'라는 탈을 쓴 변종 운하였기 때문이다.

2조3천억 원을 퍼부은 4대강 사업의 저수지 증고사업은 주변 농경지에 필요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사업이 아니었다. 4대강에 흘려보낼 물을 모아두기 위해 저수지 증고사업을 한 것이다. 그래서 저수지의 둑을 대형 댐 수준으로 만들었다.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에 의하면, 횡계저수지 75m, 손항저수지 55.8m, 서암저수지 24.2m 등 세계 대형 댐 기준 15m를 훨씬 넘어선다. MB표 4대강 저수지 증고사업 덕에 마을이 통째로 수몰되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주민들도 발생했다.

'찔끔' '꼼수' 개방은 수질 개선에 도움 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보 상시 개방 지시에 따라, 16개 보 중에 6개 보의 수문이 열렸다. 그러나 수질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찔끔 개방이었다. 금강 공주보의 경우 수위 8.75m에서 8.55m로 겨우 20cm 찔끔 수위를 낮추었다. 농사용 양수장 취수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양수장 취수구는 낮은 곳에 위치하는 것이 상식이다. 보 수문 개방과 아무 상관 없다. 만약 양수장 취수구가 높은 곳에 있도록 설계되었다면 이는 잘못 시공한 관계자가 처벌 받아야 할 일이다. 양수장 취수를 핑계로 4대강이 더 죽어가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 양수장 취수구 수리는 적은 예산으로 간단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1일 찔끔 개방을 시작한 지 10여 일이 지났다. 수질 개선에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까? 6월 12일 현재, 하늘에서 내려다본 낙동강은 녹조 천국이다. 작은 보트 한 척이 녹조 괴물 입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빠르게 녹조라떼가 퍼지고 있다. 찔끔 개방은 수질 개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6월1일 부터 수문을 열었지만, 낙동강은 녹조 천국이 되었다. 찔끔 개방은 하나마나한 일이기 때문이다. ⓒ 최병성

이명박 전 대통령님, 그걸 일이라고 했습니까?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9년 11월 27일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지금 정부가, 21세기 대한민국 수준에서 보를 만들어 가지고 수질이 나빠지는 걸 그걸 계획이라고 세워서 그걸 일이라고 한다고 하겠습니까?'라고 하며 4대강 공사를 강행했다. 그러나 오늘 4대강의 현실은 찐한 녹즙이 되었다. 강이 흐르지 않으면 과학기술과 상관없이 썩는 것은 너무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 21세기에 보를 세워 녹조라떼를 만든 이명박 전 대통령. '그걸 일이라고 했습니까?라고 묻고 싶다. ⓒ 최병성

지난 6월 4일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가뭄 피해를 겪고 있는 충남 지역을 살펴본 후,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보 개방 지시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물 한 방울도 아쉬운데 수문을 연다며 대통령이 현장을 모르는 얘기를 하니 울화통이 터진다는 것이었다.

자유한국당이 4대강 수문 개방과 감사원 감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을 왜 비난하는 것일까?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전 대통령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다. 국회에서 주먹을 휘두르며 날치기로 4대강 예산을 통과시킨 원죄가 한나라당(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 있기 때문이다.

▲ 주먹을 휘두르며 폭력과 날치기로 4대강사업 예산을 통과시킨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다. ⓒ 오마이 TV

녹조라떼 더 이상 방치하지 말라

가뭄이 한창인 지난 6월 9일, 한강을 찾았다. 여기는 MB표 4대강 삽질이 끝난 지점으로부터 약 2km 상류다. 물살이 반짝이는 여울에선 플라이 낚시꾼들이 있고, 강가에는 다슬기 잡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4대강 삽질을 하지 않았지만, 풍족한 물이 흐르고 있다. 여울과 소와 습지 그리고 맑은 물과 사람들이 어울린 강, 바로 이게 진짜 강이다. 그리고 주변 농경지 모내기가 모두 완료되었다.

▲ 남한강교에서 바라본 한강. 4대강사업을 하지 않은 곳이지만, 4대강사업을 하지 않았어도 주변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 최병성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았어도 4대강엔 언제나 물이 풍족했다. 4대강 주변 농경지 농업용수를 핑계로 수문 개방을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만약 농업용수를 핑계 삼아 4대강의 수문을 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4대강의 녹조라떼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썩은 물로 농사짓는 것은 아무 문제 없을까? 환경분쟁조정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8~15ppm 오염수로 농사를 지으면 벼 수확량이 5~10% 감소한다는 결과가 이미 나와 있다. 산소 부족현상과 수소(H2), 메탄(CH4), 암모니아(NH3), 유화수소(H2S), 유기산 등이 발생하여 농작물 뿌리 성장 장해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 이명박 전 현대건설 사장이 천수만 바다를 막아 간월호. 부남호담수호와 드넓은 농경지를 만들었지만, 심각한 녹조라떼가 되었다. 덕분에 주변 농경지들은 간월호의 썩은 물로 농사짓고 있다. ⓒ 최병성

4대강의 수문을 열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다. 녹조에는 간 질환을 일으키는 독성물질이 있다. 아무리 완벽하게 정수한다 할지라도 인체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 잔류한다.

오늘도 전국이 가뭄으로 타들어 간다. 가뭄 피해도 막지 못하면서 수질 악화만 초래한 4대강 사업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기극이었다. 하루빨리 4대강의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하는 일만이 강을 살리는 일이요, 4대강 물을 먹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요, 농민들에게 맑은 물을 공급하는 일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미디어 다음의 스토리펀딩과 함께 진행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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