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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 1호, '이명박 4대강'

수도권 상수원에 '붉은 깔따구' '거머리' 첫 발견
[이명박 4대강 탄핵하자] 수문개방 3일차, 남한강에 가다

17.06.03 17:14 | 4대강독립군 기자쪽지보내기

▲ 이항진 여주시의원(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이 3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 강천보 상류 2km 지점에서 삽으로 강바닥에서 퍼낸 뻘에서 발견한 붉은깔따구, 실지렁이, 거머리 등 4급수 지표종을 보고 있다. ⓒ 권우성

▲ 이항진 여주시의원(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이 3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 강천보 상류 2km 지점에서 삽으로 강바닥에서 퍼낸 뻘에서 발견한 붉은깔따구, 실지렁이, 거머리 등 4급수 지표종을 보여주고 있다. ⓒ 권우성

"아휴~ 완전히 썩었네."

이항진 여주시의원(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얼굴을 잔뜩 찡그렸다. 허리까지 들어가는 강물 속에서 삽질을 하자 공기방울이 보글거리며 치솟았다. 그가 든 삽 위에 시커먼 펄이 가득 찼다. 4대강 독립군이 있던 강변 쪽으로 그가 걸어오자 시궁창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렇게 그는 다섯 번에 걸쳐 삽을 펐다.

"하나, 둘, 셋..."

김종술 기자는 그가 퍼온 펄에서 핀셋으로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 거머리를 골라 투명한 용기에 담았다. 총 19마리였다. 환경부가 지정한 최악 수질 등급 4급수 지표종들이 총출동했다. 지난해 여름 4대강독립군들이 실지렁이를 채취한 같은 장소였다. 그 때보다 3배 이상 채취했다.

최악 수질에 사는 혐기성 생물종도 늘었다. 당시에는 실지렁이만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처음으로 붉은 깔따구와 거머리가 발견됐다. 급속도로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환경부의 수생생물 수질등급 판정 기준표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적시하고 있다.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고, 오랫동안 접촉하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는 물. 공업용수 2급. 농업용수 사용 가능." 

[강천보] 시궁창 펄에 실지렁이... "공포스럽다"


▲ 이항진 여주시의원(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이 3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 강천보 상류 2km 지점에서 삽으로 강바닥에서 퍼낸 뻘에서 발견한 붉은깔따구, 실지렁이, 거머리 등 4급수 지표종을 보여주고 있다. ⓒ 권우성

4대강독립군은 3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우만동 1차선 농로로 들어섰다. 강변 쪽으로 차를 모니 300년 된 느티나무가 나왔다. 그 바로 아래에 '이곳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는 팻말이 나왔다. 여기서부터 하류 2.1km 지점에 4대강 사업으로 강천보가 지어지기 전까지 이 곳은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비경이었다. 이 의원은 말했다.

"전에 흰 백사장이 일품인 곳이었다. 여울 옆에는 강물에 닳고 닳은 둥근 자갈도 있었다. 그 너머에 버드나무 숲이 있는 원시적인 강변이었다. 이곳의 물은 그냥 떠먹었다."

이날 이항진 의원이 찾아간 곳은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강천보가 들어선 뒤부터다. 수려한 경관은 물속으로 사라졌다. 강바닥에 있는 모래 위에 시궁창 펄이 쌓이고 있다. 이 의원이 그 펄 속에서 사는 실지렁이를 발견했다. 이곳은 여주 취수장 상류 1.8km지점이었다. 여주시와 이천시민의 식수를 공급하는 곳이다.  

"충격적이고 공포스럽네요. 남한강 물이 이렇게 썩을 줄은 몰랐습니다. 이 물은 흘러 흘러 경기도 양수리에 이르면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시민 2500만 명의 식수원입니다. 이명박 정권 때 4대강 사업을 하면 먹는 물이 4급수로 전락한다는 4대강 반대론자들의 우려를 '괴담'이라고 비판했는데, 그 괴담은 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포보] '해충의 천국'된 강... 사람을 습격하고 있다 

▲ 3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금사면 외평리 남한강에 4대강사업으로 건설된 이포보의 모습. ⓒ 권우성

▲ 3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금사면 남한강 이포보 하류에서 삽으로 퍼낸 강바닥 뻘에서 붉은깔따구, 실지렁이 등 4급수 지표종이 발견되었다. ⓒ 권우성

4대강 독립군이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1년 전 실지렁이를 채취했던 남한강 이포보 하류였다. 500m 앞에 이포보가 보였다. 이 의원은 또 삽을 들고 물속에 들어갔다. 허리춤까지 차는 곳에서 떠온 첫 삽에서는 모래가 나왔다. 실지렁이와 함께 1~2급수에서 사는 재첩이 나왔다. 다슬기도 나왔다. 두 번째, 세 번째 삽에서는 실지렁이가 지난해보다 10여배 넘게 나왔다.

"우와 무섭다."
"천천히 앉아서 찾으면 한 삽에 100마리도 넘게 찾을 수 있겠네."

▲ 이항진 여주시의원(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이 3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금사면 남한강 이포보 하류에서 삽으로 강바닥 뻘을 퍼낸 뒤 발견한 붉은깔따구, 실지렁이 등 4급수 지표종을 보고 있다. ⓒ 권우성

▲ 3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금사면 남한강 이포보 하류에서 삽으로 퍼낸 강바닥 뻘에서 붉은깔따구, 실지렁이 등 4급수 지표종이 발견되었다. ⓒ 권우성

펄 속을 뒤적거리며 실지렁이를 찾던 김종술 기자는 혀를 찼다. 김 기자는 "물가 쪽에서는 1~2급수에 사는 생명체, (강 가운데 쪽으로) 2m만 넘어서면 3~4급수에 사는 지표종이 나오는 것은 이 지역의 수생태계가 교란기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 상태로 보를 그대로 둔다면 수질은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4급수로 바뀌고 있는 상황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남한강의 4대강 보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에 젖은 몸으로 운전대를 잡은 이 의원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생태계 교란과 먹는 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곳 주민들은 저녁에 산책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동양하루살이가 창궐해서 강변을 산책하기도 어려워요. 여주시 강변 상가들은 일찍 문을 닫습니다. 밤에 가게에 켜놓은 불을 보고 몰려드는 해충들 때문입니다.

전에 강의 생태계가 살아있을 때에는 새와 물고기들이 그 벌레를 잡아먹으면서 먹이사슬을 형성했습니다. 지금은 강을 깊이 파서 수초 지대가 사라지고 정체된 물 속은 해충들의 천국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해충들이 사람들을 습격하고 있습니다. 이런데도 4대강 수문 중 6개만을 개방한 이번 조치가 아쉽습니다."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은 국토부와 환경부가 4대강의 수문 6개 보를 개방하는 날을 전후로 해서 3박4일 동안 금강과 낙동강, 한강을 돌며 현장을 취재했다. 자유한국당 등 4대강 사업의 주역들과 이에 편승했던 조·중·동 등 보수언론들은 4대강 보의 수문을 열면 가뭄으로 농민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 내고 있다.

하지만 4대강 독립군이 만난 농민들의 목소리는 달랐다. 대부분 지하 관정을 깊게 팠기 때문에 가뭄 때문에 농사를 짓지 못하는 일은 거의 없고, 4대강 사업 이전에도 가뭄 걱정은 없었다는 것이다. 낙동강에서 만난 어민들은 썩는 물 때문에 생계를 잃었다. 남한강 주변에서는 준설토 적치장 때문에 골머리를 싸매고, 심한 역행침식으로 인해 국민 세금으로 보강공사를 벌이고 있었다.

현장 취재를 마친 4대강 독립군은 6월 중순까지 기획 기사를 이어가면서 4대강 6개보 수문 개방 조치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4대강 독립군을 응원해 주십시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로 구성된 '4대강 독립군'은 그동안 '이명박근혜 정권'으로부터 4대강을 해방시키려고 죽어가는 강의 모습을 고발했습니다. 정권이 교체된 뒤 문재인 정부가 오는 1일부터 우선 4대강 수문 6개를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4대강 독립군은 수문 개방 전과 후의 현장을 전해드리고, 4대강 청문회가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적폐 청산 1호 '이명박 4대강' 탄핵하자> 기획 보도는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진행합니다. 4대강 독립군을 응원해 주세요. 후원 전화 010-3270-3828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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