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03 05:09최종 업데이트 22.08.03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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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들이 대통령실 청사를 바라보고 있다. ⓒ 권우성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 정보공개 운영이 심각한 수준으로 후퇴하고 있다. 법으로 정해진 정보공개청구 처리기한을 지키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대통령실 홈페이지에서는 정보공개 관련 메뉴가 아예 삭제되었다 문제가 되니 부랴부랴 복구되었다.

그뿐만 아니다. 대통령 집무실 리모델링 공사를 시공 능력 미달인 건설사와 수의계약 했다가 문제가 되자 대통령실은 대통령실 계약 정보를 모두 비공개했다. 논란이 될만한 정보는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속에서 대통령비서실 소속 공무원 명단도 비공개해 국민들의 의심과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대통령실의 정보공개제도 전반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비서실의 정보공개제도 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정보공개심의회는 제대로 운영되고 있을까? 정보공개법에서는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정보공개심의회를 구성하여 청구된 정보의 공개 판단이 곤란하거나, 비공개에 대한 이의신청, 정보공개제도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도록 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결정은 일차적으로 공무원인 내부자가 결정하여 공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외부 전문가의 조언과 판단을 통해 자의적인 비공개를 예방하고 정보공개제도의 원활한 운영을 돕는 것이 정보공개심의회의 취지다.

특히 정보공개심의회의 주요한 역할은 이의신청이 제기된 경우 비공개된 정보의 공개 여부를 다시 심의하는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외부 전문가가 함께 정보공개 여부를 심의하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이고 공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정보공개심의회의 정상적인 운영 여부가 국민의 알권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기관의 투명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정보공개센터는 대통령비서실의 정보공개심의회가 어떻게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는지 정보공개심의회 위원의 성명과 소속 및 직업을 정보공개 청구해봤다.

공공기관 본연의 정보공개 의무 다해야
 

대통령비서실 정보공개심의회 명단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답변1. ⓒ 정보공개센터

   

대통령비서실 정보공개심의회 명단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답변2. ⓒ 정보공개센터

 
이에 대해 대통령비서실은 외부 위원의 소속 및 직업 정보를 비공개하고 성명만을 공개했다. 외부 위원의 성명과 직업을 동시에 공개할 경우 개인을 특정할 수 있어 공정한 업무수행에 지장을 주며 사생활 비밀이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외부 위원의 성명만 공개할 경우, 외부 위원이 정보공개제도나 알권리와 관련된 전문성을 가진 위원으로 구성되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6호 라목에서는 공공기관이 업무의 일부를 위촉한 개인의 성명과 직업은 개인정보와 사생활 정보로 보지 않고 있다.

이미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정보공개심의회를 포함한 대부분의 소속 및 산하 위원회의 외부 위원 이름과 소속을 공개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외부 위원은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공공기관 업무의 일부를 수행하는 공인, 즉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정보공개심의회 외부 위원 소속이 공개된다면 '공정한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대통령비서실의 답변은 근거 없는 논리다. 이전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 비서실에서도 정보공개심의위원의 이름과 소속은 공개되었고 이 정보가 공개되어 대통령 비서실 업무수행에 차질이 생긴 바도 없다.

위원회의 외부 위원은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로 구성되기에 외부 위원의 이름과 소속을 통해 그들의 대표성과 전문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개되어야 할 정보다.

이렇듯 대통령 비서실의 정보공개제도 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정보공개심의회 구성 현황조차 비공개되는 상황에서 국정운영과 관련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각종 논란과 의혹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공개는커녕 관련 정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태도는 결국 국민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정부로 남게 될 것이다.

대통령실이 공공기관으로서 당연히 공개되는 정보까지 비공개로 일관한다면 결국 다른 중앙부처도 그 영향을 받아 국가 전반의 투명성이 흔들리는 심각한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석 달도 채 안 되었다. 지금이라도 각종 특혜 의혹이나 논란에 대해 투명한 정보공개가 이루어져야 하며, 공공기관 본연의 정보공개 의무를 다하는 대통령실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정보공개센터 홈페이지에도 게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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