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6.14 12:01최종 업데이트 22.06.1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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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녹조 물로 농사짓고 있는 낙동강 인근의 한 논. ⓒ 임희자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3월 22일 낙동강 하류 노지 쌀에서 녹조 독성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전문 연구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1㎏당 3.18 ㎍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내용입니다.

성인이 하루에 300g의 쌀을 먹는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0.945㎍의 마이크로시스틴을 섭취하게 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간 병변 독성 기준의 2.48배, 생식 독성 기준의 8.83배를 초과하는 수치고, 프랑스의 생식 독성 기준의 15.9배를 초과하는 규모라고 합니다.


이들은 마이크로시스틴이 독성 물질의 대표 격인 청산가리의 100배나 되는 맹독이고, 국제암연구기관(IARC)에 의하면 발암물질에 해당된다고 경고합니다. 또한 간과 폐, 혈청, 신경, 뇌에 이어 정자와 난자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생식 독성을 지닌 아주 위험한 물질이라고 우려합니다. 이런 독성물질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쌀과 김치에 포함돼 있다는 주장입니다.

식탁에 오르는 식재료에서 위험한 물질이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제일 먼저 연구결과가 신뢰할 만한지 확인해야겠지요.

그럼 신뢰할 만한지 확인해야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최소한 저와 여러분은 아닙니다. 우리가 '이 연구결과는 신뢰해도 된다'고 해봤자 믿을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금을 내고 대답을 내놓을 사람을 세워 놓았습니다. 바로 정부, '국가'입니다.

그렇다면 수많은 국가기관 중 어디에서 답을 내놓아야 할까요? 여기에 모든 답이 있습니다. 어느 기관이 책임지고 이 일을 수행해야 하는지 찾아야 합니다. 시민 대부분은 여기에서 막힙니다. 기관이 너무 많은 거죠. 담당자 찾는 게 하늘에서 별을 따는 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쌀'이니까 '낙동강' 문제 아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환경부와그소속기관직제(대통령령 제17698호, 2002.8.8)에 의해 설립됐습니다.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자연자산과 생태자원 보전 및 국민의 환경보전의식을 고취하고자 다음의 업무를 임무로 뒀습니다.

- 낙동강유역 수질보전대책 수립 및 수질오염총량관리
- 수계관리 재원 확보 및 기금 운용·관리
- 환경기초시설, 상수원보호구역, 정수장 운영 및 평가
- 환경오염물질 배출사업장 감시·단속 및 환경사범 수사
- 수질·토양·지하수 측정망 설치·운영 및 환경오염 채취 시료 분석관리, 환경보전에 관한 교육·홍보
- 야생동·식물 보호 및 생태우수지역의 보전
- 전략환경영향평가,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협의 및 사후관리에 관한 사항
- 지정폐기물 인·허가 및 지도점검 업무
- 녹색기업 지정 및 관리
- 유해화학물질 관리 및 화학사고·테러 대응

 

낙동강유역환경청 ⓒ 백경록

 
시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기관으로 적당해 보입니다. 예산이 적지도 않습니다. 낙동강수계관리기금 약 2400억 원이 배정된 기관입니다. 낙동강수계관리기금 예산 중에는 약 23억 원 정도의 환경기초조사연구비가 있습니다. 낙동강수계 수질개선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확보 등에 쓰는 돈인데, 각 지자체에서 의견을 받아 현안 과제를 연구합니다.

2021년도 연구과제를 보면, ▲낙동강 수계 지류·지천 장기모니터링 및 목표수질 달성도 평가 3억8천만 원 ▲낙동강 수계 지류, 지천 횡구조물과 이에 설치된 어도 및 경제성 평가 2억 원 ▲낙동강 중·하류 지표 지류 합류부 혼합거동 조사 및 분석 2억2500만 원 등 여러 가지 진행 중입니다.

연구를 시작한 시점 또한 1월부터 7월까지 다양합니다. 즉 중요한 현안이라고 판단하면 상반기에도 연구과제로 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필자는 낙동강수계관리위원회 자문위원회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5월 17일 열린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낙동강유역환경청 측에 '환경운동연합의 발표 내용을 환경기초조사연구비로 조사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재현 청장은 "국회에서 논의 중"이라며 "관련해서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이 없다. 식약처 농약잔류검사 등 기준이 나와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쌀이니까 소관은 식약처이며, 검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로 해석됩니다.

문제는 낙동강 녹조 때문에 쌀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지적인데, 과연 낙동강유역환경청과 관련이 없는 걸까요?

국민이 불안해하는 문제, 책임 떠넘기지 말고 조사해야

한편, 이날 회의에서 자문위원장(환경단체 대표)은 '샘플링에 문제가 있다', '쌀을 씻어서 밥을 하는데 그냥 검사했다', '간편식 검사다'라며 환경운동연합 연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의 의뢰로 조사를 주관했던 국립부경대학교 식품과학부 이승준 교수에게 동의하는지 물었습니다.

이승준 교수는 "지역 정미소 또는 마트, 농민이 직접 가져 온 쌀 등 다양하게 검사를 진행했다"며 "마이크로시스틴은 쌀 안에서 검출되는 것으로 씻는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300℃ 이상으로 열을 가하지 않으면 분해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즉 씻는 문제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뜻입니다. 검사방법 또한 논문 등에서 일반적으로 검증된, 미국 환경부도 인정하는 방식이었다고 합니다.
 

3월 22일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열린 '낙동강 쌀, 녹조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관련 기자회견. ⓒ 환경운동연합


설명을 듣고 나니 '설마 그럴까?' 싶었던 환경운동연합의 주장에 나름 신뢰가 있어 보입니다. 낙동강 녹조 오염으로 우리 식탁이 병들고 있는지 점검하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호소로 들립니다.

낙동강수계관리위 자문위원 중 누군가가 말한 것처럼 '돈은 쓴 것 같은데 효과는 보이지 않는 환경기초조사연구' 비용으로 국민이 불안해하는 사실을 조사할 수 없는 것일까요? 예산도 많이 들 것 같지 않은데 말이죠.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언급한 식약처 농수산물안전정책과의 담당 업무에는 "위험평가를 위한 농산물 잔류실태조사 및 그 생산에 이용되는 농지·용수·자재의 유해물질 조사·분석"도 포함돼 있습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든, 식약처든, 농림축산식품부든, 낙동강 물로 키운 쌀과 배추 등이 정말 위험에 노출됐는지 공식적으로 확인해줬으면 합니다. 국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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