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3.02 14:02최종 업데이트 22.03.0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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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9일 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벽보 ⓒ 연합뉴스

 
20대 대통령 선거가 목전이다. 한국의 모든 선거에서는 투표일 2주 전 선거권을 가진 모든 세대에 각 후보의 공보물이 발송된다. 후보별로 인적사항, 재산 및 병역사항, 세금납부 및 체납실적, 전과기록, 선거출마 경력이 필수적으로 공개되고, 후보들이 알리고 싶은 공약들이 전단지로 배포된다.

공보물을 받지 못하거나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싶을 때 우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홈페이지에서 후보자 명부를 열람할 수 있는데, 온라인에서는 공보물과 함께 각 후보별 10대 공약을 공개하고 있어 그 목표와 이행방법 등 자세한 설명을 확인할 수 있다.
 

대통령선거 후보자 명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명부 화면 캡쳐 ⓒ 정보공개센터

 
하지만 현재 이렇게 모두가 열람하거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대통령 후보자의 재산, 세금내역, 전과기록 등의 공개 정보들은 3월 9일 선거가 종료되고 나면 홈페이지에서 사라진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49조 12항에서 선거일 이후에는 제출받거나 회보받은 서류를 '공개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인의 개인정보 보호 논리... 그럼 당선인은?

후보자들의 재산과 세금납부 내역, 전과기록 등을 공개하는 것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가 대통령이라는 공직자로서 합당한지 유권자가 판단하고 검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후보자들이 낙선할 경우 공직선거 후보자의 지위가 아닌 '민간인'이 되기 때문에 전과기록 등의 민감한 정보를 계속해서 공개한다면 개인정보침해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당선인의 경우는 다르다. 선거에서 당선이 되면 국민의 권력을 위임받아 공직자가 되는 것이고, 감시와 검증을 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 후보시절 공개된 재산이나 납세, 전과기록이 비공개로 전환되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실제로 지난 2020년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총선 당시 거액의 부동산과 현금 재산에 대해 공표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을 당한 사건이 있었는데, 선관위가 당선인의 자료까지 모두 비공개 해버려 당시의 재산신고 내용을 시민들이 다시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사건 직후인 2020년 9월, 열린민주당 김진애 전 의원이 '당선자의 경우 후보자 시절 공개한 서류를 선거 이후에도 공개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지만 해당 법안은 1년반이 지난 지금도 소관위에 계류중이다.
 

공직선거법 개정안 계류현황 당선자에 대해서는 후보자 재산등 정보공개를 유지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다. ⓒ 정보공개센터

 
10대 공약 등 주요한 공공정보도 사라져

재산이나 전과기록 등 개인에 관한 사항 이외에도 사라지는 중요한 정보가 또 있다. 후보자들이 제출하는 10대 공약이다. 공약 정보는 후보검증을 위해 제한적으로 공개하는 개인정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거와 함께 사라져버린다. 다행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선거정보도서관에서 역대 후보자들의 선전물을 제공하고 있어, 벽보와 공보물의 경우 누구나 볼 수 있다. 하지만 각 후보자가 주요하게 내세우는 정책을 일목요연하고 구체적으로 볼 수 있는 10대 공약 정보는 그렇지 않다.
 

선거정보도서관 후보자선전물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선거정보도서관에서는 역대 공직자선거 후보들의 벽보 및 공보를 볼 수 있다 ⓒ 정보공개센터

 
선거에 출마한 전체 후보자들이 어떤 정책과 미래상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역사적으로도 널리 공유되어야할 공공정보에 해당하고, 법적으로 선거 이후에 공개해선 안되는 정보도 아니다. 굳이 비공개할 이유가 없다면 시민들 누구나가 언제든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3월 9일 선거를 대비해 많은 기자와 시민들이 후보자 정보를 열심히 수집하고 있을 것이다. 공직선거에 입후보를 했다는 것은 언젠가 다른 공직을 맡을 확률도 그만큼 높다는 뜻이기 때문에 중요한 자료일 수밖에 없다. 이번은 인원이 얼마 안 되지만 불과 4개월 뒤에 있을 지방선거는 당선인만 수천 명에 달한다. 원칙과 필요에 맞지 않는 '공개 기한' 때문에 매 선거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의미없는 고생을 반복하고 있다. 하루빨리 공직자의 과거 선거자료를 기한없이, 누구든 볼 수 있도록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정보공개센터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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