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30 19:32최종 업데이트 21.12.3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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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 정기국회 제12차 본회의에서 양도세 비과세 기준 상향, 가산자산 과세 유예 등을 담은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 처리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한 표라도 끌어모으려는 각 당의 치열한 몸부림이 느껴진다.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는 민주당의 우향우가 두드러진다.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9억에서 12억으로 상향한 데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일시적 완화 논의가 나오고, 올해 공시가격 기준으로 내년 보유세를 부과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1주택자 장기 보유 및 고령자 공제로 최대 80%까지 공제가 되는 종부세가 부담스럽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위해 주택을 매각 또는 상속‧증여 시까지 종부세 과세를 미뤄주겠다는 '과세이연제도' 도입도 정부여당에서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부동산 관련 정책은 부동산으로 인한 자본소득, 즉 토지불로소득에 대해 상당한 수준으로 환수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점점 후퇴하고 있는 형국이다. 1주택자들은 실수요자이기에 토지불로소득을 얻더라도 예외로 해주겠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는 서울의 아파트 1주택 소유자들의 토지불로소득은 예외로 해주겠다는 것이다. 지방이나 서울의 저가주택 소유자들에게는 별다른 혜택이 없다.


민주당의 부동산정책은 다주택자 규제 핀셋정책 기조에서 고가 아파트 1주택 우대 기조의 핀셋정책으로 흘러가고 있다.

고가 아파트 품귀현상 강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9일 서울 광진구 보건복지행정타운의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을 방문, 발언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문제는 이런 정책들을 쏟아낼수록 서울의 아파트는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고가 아파트 1주택 소유자 우대 정책을 쏟아내면 낼수록 금리 상승, 대출 규제 강화 등 집값을 떨어뜨릴 대외적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서울의 고가 아파트는 하락세가 약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아파트 소유자가 되기 힘들어서 그렇지, 되기만 하면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니 서울 아파트 소유자가 되기 위한 대기수요는 점점 더 많아지게 된다. 공급을 얼마나 하면 대기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이 될까? 끊임없이 밀려드는 대기수요를 채울 수 있는 공급은 과연 가능할까?

'다주택자 규제, 1주택자 우대' 정책으로 일관해온 문재인정부의 정책이 가져온 결과를 보자. 마강래 교수의 <부동산, 누구에게나 공평한 불행>에서는 다주택자 규제와 세대수 증가의 관계를 잘 정리해두었다. 지난해 대한민국 인구는 건국 이후 처음으로 총인구가 2만명 가량 줄었지만, 세대수는 61만 가구가 늘었다. 1인가구 증가가 시대적 흐름이긴 하지만 세대수 증가율이 문재인정부에 들어와서 매우 가팔라졌다. 박근혜정부 시절 세대수 증가율은 연 1.2~1.4% 수준이었지만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이후 2017년 1.6%, 2018년 1.9%, 2020년 2.7%로 세대수 증가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인구감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도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세대수가 급격히 늘어 집값이 상승했다고 말했지만 집값이 급격히 뛰고, '다주택자 규제, 1주택자 우대' 정책을 펴면서 가구수 분화가 급격히 일어났다고 보아야 한다. 부동산가격 상승기, '다주택자 징벌, 1주택자 우대' 정책 하에서는 가구 분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것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다.

다주택 세대는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세금을 피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1주택자로 위장하거나 가족 구성원들을 가급적 빨리 세대 분리를 시켜 증여하는 것이 가구 단위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1주택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청약이기에 청약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청년들은 빠르게 세대분리를 하여 무주택기간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급격히 뛰는 아파트가격을 보면서 지방 거주 가구들은 20~30대 자녀들을 세대분리 시켜 수도권의 친척집에라도 위장전입을 시켜놓는 것이 수도권 청약에 유리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다주택자 규제, 1주택자 우대' 정책을 펴면 집값이 급등하는 지역 중심으로 세대수가 급격히 늘 수밖에 없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고가 아파트 1주택자 우대 정책은 더욱 강화하겠다고 하니 정책 기조를 계승하겠다는 것인지, 달리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고가 아파트 1주택자 우대 정책 기조를 강화할수록 서울 아파트에 대한 갈증은 더 커질 것이다.

시장경제의 장점을 훼손하는 과세이연제도

한 표가 급하다보니 세금깎아주기에 몰입하여 내년 보유세 부과기준을 올해 공시가격 기준으로 하자는 발상까지 나오지만, 그럼 내후년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내후년에 2년 치 공시가격을 올리면 그 또한 부담이고 1년 치 공시가격을 올린다면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공시가격 동결은 국민들을 조삼모사에 넘어가는 원숭이로 생각하는 정책이다.

종부세 과세이연제도 역시 고가 아파트 1주택 소유자에 대한 우대 정책이다. 종부세 고지서가 날아오는 연말만 되면 강남에 사는 은퇴노령자의 종부세 부담 관련 기사가 종부세를 반대하는 언론의 주 레퍼토리다 보니 정부나 여당 입장에서도 정치적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시가 약 20억(공시가격 약 14억) 주택에 부과되는 종부세는 약 100만 원 수준이며 이마저도 1주택자는 고령‧장기보유특별공제로 최대 80% 세금을 감면받는 상황이지만 정부여당은 과세이연제도를 도입할 태세다.

여론을 호도하는 일부 언론과 대선을 앞둔 시점으로 인해 과세이연제도는 도입될 가능성이 크지만, 분명히 하고 가자. 과세이연제도는 시장경제와 어울리지 않는 제도이다. 시장경제의 가장 큰 장점은 한정된 자원을 가장 필요하고 잘 사용할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에 있다. 희소한 자원을 가장 잘 사용할 사람에게 배분함으로써 자원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정치‧산업‧교통‧문화‧교육 인프라가 촘촘하게 구축되어 있는 강남이라는 땅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매우 희소한 자원이다. 이러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거기에 사는 대가를 내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지대를 추구하는 전형적인 알박기 현상이 만연해진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 권우성

 
세계의 경제수도라고 하는 미국의 뉴욕은 세계 전역에서 끊임없이 몰려드는 인구수요가 있다. 가급적이면 뉴욕에서 오랫동안 좋은 입지를 누리려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뉴욕은 뉴욕의 입지적 조건이 가장 필요한 사람을 선별한다. 높은 보유세로 말이다. 뉴욕의 높은 보유세는 소득이 적은 은퇴계층이 살기 쉽지 않다. 뉴욕에서는 내가 평생 살아왔던 곳인데 왜 내가 여기서 평생 살면 안 되느냐는 불만이 없다. 은퇴계층은 한적한 외곽으로 빠지고 높은 보유세를 감당할, 열심히 일을 하며 높은 보유세를 감당할 수 있는 청‧장년층들이 뉴욕에 활력을 불어넣고 생산성을 높이며 뉴욕을 뉴욕답게 만든다.

정치‧경제‧교육 등 고급인프라가 집중되어 있는 강남도 대한민국에서는 뉴욕의 맨해튼과 같은 위상이다. 미국과 같이 경제의 역동성이 넘치고 혁신이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일할 청‧장년층이 도심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일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과세이연제도는 한번 강남에 들어온 사람들을 영구적으로 머물게 하는 반면, 도심에서 열심히 일해야 할 사람들의 공간을 좁히는 제도이다. 과세이연제도는 한 표가 급한 정치권의 '호의'이지 시장경제 하에서 사는 사람들의 '권리'가 아니다.

국민의힘은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적어도 부동산시장에 대한 철학과 정책이 일관적이다. 1주택자, 다주택자 가리지 않고 감세하고, 공급 확대를 통해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자세는 어정쩡하다. 정책 철학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의 정책 기조는 '다주택자 규제, 1주택자 우대'였다. 문재인정부의 정책을 비판하지만 '다주택자 규제, 1주택자 우대'가 문제라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정책적 일관성 없이 모호함으로 표를 끌어모으겠다는 발상을 할만큼 부동산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시장참여자들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상황이지만, 차기정부의 기조를 분명하게 하지 않는 어중간한 신호로는 언제 어디에서 다시 불길이 치솟을지 알 수 없다. 2022년에도 인플레이션과 계약갱신만료 등 부동산시장에 불을 붙일 복병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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