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1.03 05:58최종 업데이트 22.01.03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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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 싱가포르로 이민을 왔습니다. 남의 나라에 사는 동안은 내 나라와 관련된 투표를 할 일은 없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에서 재외선거를 하지 않는 공직선거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리면서 2009년에 재외국민 선거제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외국에 사는 저도 한국의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 첫 선거는 2012년에 열린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입니다.
  

재외선거 도입 과정 및 주요 개정 사항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저 같이 한국에 주소지가 없는 해외영주권자는 국회의원 중에서도 비례대표 투표만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 역시 참여할 수 있지만 지방자치 선거는 재외국민 선거 대상이 아니라 참여할 수가 없습니다.

투표를 위해서는 미리 "재외선거인" 등록을 먼저 해야 합니다. 등록은 각국의 대사관에 직접 가서도 할 수도 있고, 인터넷으로 간단히 할 수도 있습니다. 한 번 등록을 해두면 영구명부에 등재되기 때문에 다음 선거부터는 별도의 신청이 필요 없습니다. 등록신청한 내용에 변경사항이 있으면 영구명부에서 삭제될 수도 있어서 사전에 등재여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해외 영주권자 말고 유학생이나 장기여행자, 출장 중인 직장인 등 장단기 해외 체류자들 역시 해외에서 투표를 할 수가 있습니다. 재외선거의 또 다른 축인 "국외부재자" 투표를 이용하면 됩니다. 한국에 거주 중일 때는 행정복지센터에 신청하면 되고, 외국에 이미 나와 있다면 해당 국가의 한국 대사관(영사관)에 신청하면 됩니다. 우편이나 인터넷으로도 접수가 가능합니다. 국외부재자 투표는 대통령, 비례대표와 지역구 국회의원 모두를 뽑을 수 있습니다.
  

재외국민의 선거권 행사의 범위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해외에서 투표 참여하는 사람 수가 얼마나 된다고 세금 들여서 투표소 만들고 선거 관리하느냐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2017년 열린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해외에서 모두 22만 1981명이 투표에 참여해서 세종시 전체 선거인 수 18만 9421명보다 더 많은 수를 기록했습니다. 15대 대통령 선거에서 1위와 2위의 표 차가 39만여 표였으니까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선거에서는 22만여 명의 재외선거인의 선택이 선거 결과를 바꿀 수도 있을 것입니다.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전체 득표율이 41.08%인 데 반해 재외선거에서는 59.17%로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뒀고, 6.17%인 심상정 후보 역시 재외선거에서는 11.64%를 거뒀습니다. 반면 24.03%로 전체 득표율 2위였던 홍준표 후보는 재외선거에서는 7.82%로 심상정 후보보다도 더 적은 표를 받았습니다.

21대 총선 비례대표 투표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체 득표율 33.84%였던 미래한국당은 24.64%를, 33.35%였던 더불어시민당은 35.18%를 얻어 재외선거에선 더불어시민당이 1당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의당(9.67%)은 10.7%, 열린민주당(5.42%)은 14.9%를 재외선거에서 얻었습니다. 재외선거의 표심이 전체적으로 진보진영에게 기울어져 있는 상황에서 재외선거인 등록 비율과 투표율이 높아진다면 선거 결과에도 큰 영향을 줄 수가 있을 것입니다.

20대 대통령 선거를 위한 재외선거인 등록 신청 마감은 2022년 1월 8일까지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국외부재자/재외선거인 신고.등록신청 화면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을 이용한 등록 신청은 아주 간단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https://ova.nec.go.kr/cmn/main.do)에서 "국외부재자/재외선거인 신고.등록신청"을 선택한 후 화면에 나오는 안내에 따라 필요한 내용을 입력하면 되는데, 모두 마치는데 5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선거는 내년 3월 9일이지만 개표일정에 맞추기 위해 재외선거는 더 일찍 합니다. 내년 재외선거 투표기간은 2월 23일부터 2월 28일까지 6일간이며, 그 중에 하루를 선택하여 해당 국가 공관에 마련되는 투표소에 여권이나 한국의 신분증을 가지고 가서 투표를 하면 됩니다.

한국 국적을 가지고 외국에서 사는 사람의 수가 200만이 넘습니다. 그 중 재외선거를 하겠다고 신청하는 사람의 수는 29만 7919명이고, 그 중에서 실제로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의 수는 22만 1981명으로 전체 재외국민의 10% 남짓밖에 되지 않습니다.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 기준)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에도 일부 해외 공관에서 재외선거를 치렀습니다. ⓒ 이봉렬

 
전 세계 각국에 투표소를 설치하고 선거관리를 하는데 비용과 드는 품에 비해 투표 참여율은 낮은 편입니다. 재외선거에 대한 홍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제도 도입을 두고 논의만 계속하고 있는 재외국민의 우편투표를 포함해 보다 적극적인 투표 참여 제고 노력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투표는 분명히 세상을 바꿉니다. 세상을 바꾸는 일에 외국에 사는 우리 교민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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