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23 07:32최종 업데이트 21.12.2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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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감염 급증을 보도하는 NBC방송 갈무리. ⓒ NBC

 
코로나19의 변이 오미크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한국은 아직 오미크론 감염의 증가가 눈에 띄는 상황은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우세종이 되었다는 보도다.

<씨엔엔>(CNN)은 12월 21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인용해 오미크론이 이미 미국 코로나19 감염의 우세종이 되었다고 전했다. 지난주 신규 확진자 73퍼센트 이상이 오미크론에 감염되었다. 11월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연구자들이 오미크론을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 보고한 지 아직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70%가 백신 접종했는데도

유럽의 오미크론 확산세도 매우 빠르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들은 최악은 면했다고 생각했다. 덴마크는 팬데믹 최악의 달은 지금 시작이라고 말한다"라는 제목의 12월 18일 자 <워싱턴 포스트> 기사는 덴마크에서 오미크론 양성 수치가 거의 이틀 단위로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덴마크는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진된 사례 일부를 바이러스 유전체 분석을 통해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해 온 세계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새로운 변이를 빠르게 감지하고 그것이 집단 내에서 얼마나 빨리 증가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는 경우 델타인지 오미크론인지를 모두 확인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덴마크에서 오미크론의 추이에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덴마크 정부는 오미크론의 지역 감염이 확인된 후 지난 8일 방역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음식점과 바의 운영 시간을 자정으로 제한하거나, 음식점과 카페 등에서 앉아 있을 때 외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거나,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크리스마스 방학을 일주일 앞당겨 백신 접종률이 낮은 어린이들을 집에 머물게 하는 등이었다.

그러나 감염자 수 증가세는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증가세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의료 체계의 부담을 고려하면 당장 다음 달이 덴마크에 이번 팬데믹 최고 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된 가운데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이 방역복을 착용한 채 이동하고 있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의 추가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향후 2주간 내국인을 포함한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예방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10일 격리조치를 하기로 했다. ⓒ 연합뉴스

 
영국, 프랑스, 독일의 감염 증가세도 지난해 이맘 때보다 훨씬 높다. 이것은 델타 변이 이전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없는 집단에서 확산하던 속도와 비교해, 오미크론이 2차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퍼센트 안팎인 나라에서 확산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놀라운 전파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영국과 오스트리아 등도 덴마크와 마찬가지로 오미크론 감염이 2-3일 단위로 두 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연구에 따르면 1월에 큰 감염 파도가 올 것"이라는 제목의 12월 11일 자 <비비시>(BBC) 기사는 런던 위생 열대의학 대학원 연구진의 모델링 연구를 인용했다.

오미크론의 면역력 회피율이 낮고 부스터 샷의 효과가 높다고 가정하더라도 4월 말까지 영국 내에 총 2천만 명가량이 오미크론에 감염될 것으로 전망했다. 낙관적으로 전망하더라도 불과 5개월 내에 영국 인구의 1/3이 오미크론에 감염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오미크론의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부스터 샷 접종 등이 필수적이지만, 이것으로 충분한 상황도 아니라고 연구진은 말한다. 코로나19가 유럽에서 크게 확산하면서 산책까지도 통제되던 2020년 초 수준의 락다운이 아니고서는 오미크론 확산에 손을 쓸 수 없을 것으로 연구진은 전망했다.

하지만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경제에 미치는 여파나 피로감, 시민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초래할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강력한 락다운은 시행이 어려운 수준의 방역이다. 오미크론 확산세를 늦출 수 있는 조처는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부스터 샷 접종뿐이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한 셈이다.

중증도가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물론,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하더라도 위중증으로 발전하는 빈도가 낮다면 다른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이달 초에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위중증으로 갈 위험이 더 적을 수 있다는 기대가 퍼졌다.

실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연구자들은 14일 오미크론 감염 시 입원율이 이전 변이에 비해 29퍼센트 낮다는 통계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13일 덴마크에서는 3400개의 오미크론 확진 사례 중 입원은 37건이었으며, 이는 다른 변이들과 다르지 않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통상 감염 파도가 온 뒤에 위중증 환자의 증가는 몇 주 이후에 관찰되며, 지금까지 발표된 통계들은 관찰 값이 적은 만큼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고 다수의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만, 여러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부분은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중증도가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지금처럼 확산세가 큰 상황에서는 의료 체계에 미치는 부담은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당장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연구가 사실이라고 치더라도 전파력이 수배 더 높은 상황에서 중증도가 29퍼센트 낮아지는 것으로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워싱턴 주 벨링햄시의 코로나 바이러스 드라이브업 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운전자를 검사하고 있다. 2021.12.21 ⓒ 연합뉴스

 
한편, 확산세를 통제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이 오미크론의 중증도와 관계없이 그 자체로 큰 위기가 될 것으로 보는 전망도 있다. 독일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전문가 위원회는 오미크론에 대한 12월 19일 자 세 페이지의 입장문에서 지금과 같은 오미크론의 확산세는 독일의 주요 인프라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하는 연령층의 사람들이 감염 위험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노출되는데, 이들 중 많은 비율이 동시에 오미크론에 감염되면 앓거나 혹은 앓지 않더라도 격리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병원이나 경찰서, 소방서, 구조대, 원격 통신, 전기와 수도 공급, 물류 등의 여러 인프라에 인력이 부재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을 의미한다. 

"오미크론은 오스트리아의 주요 인프라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제목의 <데어 슈탄다드>(Der Standard) 12월 20일 자 기사도 이 같은 우려에 공감했다. 오스트리아의 주요 인프라에 인력 공백이 생기면 며칠씩 전기나 수도 혹은 생필품의 공급이 끊기는 사태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미크론을 공포로만 보자는 말이 아니다. 예측이 어렵게 급변하는 팬데믹 상황에서 새롭게 예측되는 비상사태를 대비할 수 있는 전략이 정책에 시급히 고려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개개인은 오미크론의 확산세를 최대한 저지하기 위해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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