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1.04 13:30최종 업데이트 21.11.0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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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516차 일본군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는 가운데, 인근에서 한 보수단체 회원이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피켓과 함께 태극기, 일장기를 흔들고 있다. ⓒ 권우성

    3일 위드 코로나 시행 후 열린 첫 수요집회(수요시위)에서 자유연대 같은 극우단체들이 맞불집회를 했다. 이로 인해 위안부 평화의소녀상이 있는 원래 장소에서 제1516회 수요집회가 열리지 못했다.

정의기억연대가 실시간으로 생방송한 동영상에 따르면, 위안부 소녀상 자리는 자유연대 등에 의해 점거됐고, 약 10미터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수요집회가 열렸다. 자유연대 회원들이 집회 장소를 선점하고자 종로경찰서에서 숙식까지 해결하면서 밤 12시에 맞춰 집회 신고를 낸 데 따른 결과다.


위 동영상에 따르면, 소녀상 자리를 점거한 단체들은 "위안부 사기극의 상징, 소녀상을 철거하라!" 같은 플래카드를 내건 가운데 '반일운동을 그만두라', '위안부 문제보다 북한 문제에 더 신경 쓰라'는 등의 취지로 확성기 방송을 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들의 집회를 노골적으로 방해한 것이다. 경찰 4개 부대 240여 병력이 없었다면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우리 사회가 위안부 강제연행으로 입은 한(恨)과 피해는 일본 정부와 극우파의 파렴치한 태도로 인해 오랫동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한국인들이 일본 극우파 편에 서서 수요집회를 훼방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전광훈과 자유연대

더욱더 염려스러운 것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긴밀히 관련 있는 자유연대가 이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극우단체가 전광훈 목사와 깊이 연루돼 있다는 점은 그간의 언론보도에서도 많이 드러났다.

'전광훈 딸내미', '전광훈 대변인'으로 불리며 사랑제일교회 자문변호사로 활동하는 강연재 변호사는 자유연대 공익지킴이센터장으로 언론보도에서 거론된다. 자유연대를 상세히 소개한 2020년 3월 18일자 <미래한국> 기사 '참여연대를 뛰어넘는 자유의 연대로...전투력 최강 시민단체 자유연대'는 이 극우단체를 이끄는 핵심 인물들을 소개하면서 강연재 변호사를 거명했다.

이 기사는 "자유연대는 산하 현장투쟁팀(사무총장 김상진), 공익지킴이센터(센터장 강연재 변호사), 경제부조리고발센터(센터장 구주와 변호사), 바른역사연구소(소장 이명인 역사학 박사) 등 기구를 두고 있다"고 한 뒤 그중에서 공익지킴이센터는 "자유진영 법률 조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센터가 고발한 50여 건의 사건과 관련해 위 기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을 일반이적죄 혐의로 검찰 고발했고, 부동산 투기 의혹을 산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을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한 것을 비롯해 국무위원·전교조·참여연대·민주노총 등을 수차례 고발했다"고 소개한다.

강연재 변호사뿐 아니라 전광훈 목사 자신도 자유연대와 매우 밀접하다. 이 점은 이희범 자유연대 대표의 행보와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이희범 대표는 전광훈 목사가 작년 2월 24일 구속되자 다음날 아침 9시 이전부터 밤 11시경까지 서울 서초동 법원 앞에서 전광훈 목사 구속 항의 집회에 참여했다. 다음날 <너알아TV> '전광훈 목사 당장 석방되어야 한다!! - 자유연대 이희범 대표' 편에 출연한 그는 사랑제일교회의 농협 계좌번호가 자막으로 깔린 화면에 등장해 "상당히 참혹하다"며 "재판 결과를, 상식과 양식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전 목사 구속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그런 뒤 구속영장을 발부한 김동현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판사를 지목하면서 "이 판사의 이념 성향이 개입되지 않았는가 그리고 청와대에서 사법부를 통해 지시를 내리고 그 지시를 충실히 따르지 않았는가 그런 생각이 든다"는 말로 영장 발부를 비난했다.

그는 전 목사를 응원할 뿐만 아니라 그로부터 조력도 받았다. 지난 3월 31일 <너알아TV> '국민노조가 일어났다!! - 전광훈 목사, 이희범 자유연대 대표' 편에 출연한 그는 전광훈 목사로부터 민주노총에 맞서 우익 노조를 만들어낼 만한 인물로 소개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희범은 "우리도 노조를 만들자"며 "민주노총 나쁘다고만 할 게 아니고, 저 나쁜 놈들과 싸워서 이기려면 우리도 조직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국민노조 운동을 벌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 뒤 전광훈 목사에 대한 감사의 뜻을 이렇게 표시했다.
 
국민노조가 만들어지고 그 산고를 많이 겪어서 앞으로 잘 나아가지 못하고 있을 때, 목사님께서 광화문에서 그 많은 청중들에게 '여러분, 노조에 가입하십시오'라고 하셔서 국민노조에 많은 분들이 가입했습니다. 가입하신 분들이 4천여 명 됩니다.
 
자유연대 대표가 추진하는 극우 노조를 돕고자 전광훈 목사가 광화문광장에서 노조 가입을 독려했다. 이 사실은 전광훈 목사와 자유연대가 얼마나 긴밀한 관련을 갖고 있는지 보여준다. 여기다가 '전광훈 딸내미'까지 자유연대 활동에 커다란 힘이 됐다는 것은 둘의 상관성이 매우 깊음을 드러낸다.

위안부 강제동원 합리화

전광훈 목사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학 교수 못지않은 퇴행적 인식을 갖고 있다. 지난 2월 22일 방송된 <너알아TV> '3·1절 준비를 위한 대국본 앱깔기 24시간 방송' 편은 이 문제에 대한 전광훈 목사의 생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방송에서 전광훈 목사는 "어느 나라 군대든지 군대가 가는 곳에는 여자가 따라가게 돼 있어요"라고 한 뒤, "전쟁이 얼마나 긴장감이 듭니까?"라며 "그러니까 성적인 해소를 못 하니깐 군대가 가는 곳에는 항상 여자들이 희생되게 되어 있다는 말이에요"라는 말로 위안부 강제연행을 정당화했다. 그런 뒤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은 부득이한 것이었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일본 사람들이 그때 100만 군대라고 하는데, 일본 군대라고 해서 성자들이라고 볼 수 없고, 일본 군대가 다 여자로 온 것도 아니고, 다 펄펄 끓는 청년들, 젊은 사람들 왔으니까, 당연히 공창을, 공식적인 창녀촌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6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 체포 국민특검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2.16 ⓒ 연합뉴스

 
이렇게 위안부 강제동원을 합리화한 뒤 그가 제안한 것이 있다. 자신이 국민들로부터 모금을 해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일을 하고 싶은 충동이 들 때가 있다고 그는 말했다.
 
저는 어떨 때 충동이 느껴지는 게 뭐냐면, 차라리 우리 애국진영에서 모금을 해서, 모금한 돈으로 위안부 할머니들 얼마 못 사니까, 앞으로 1, 2년 안에 다 돌아가실 거니까, 죽은 뒤에야 보상할 수도 없잖아요. 해봤자 의미 없고. 살아 있을 때 그분들에게 위로금을 주고 나중에 일본한테 받아내든지.
 
위안부 강제동원은 잘못이 아니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모금 활동은 해볼 생각이 있다는 것이다. 많은 잡음을 일으킨 그의 공개 모금 활동을 떠올리게 만드는 발언이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그가 해괴한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이런 전광훈과 밀접한 관련을 맺은 자유연대가 수요집회 현장에 나타나 위안부 문제 해결을 훼방하고 있다. "상식과 양식"이 취약한 자유연대 사람들이 일본 극우파를 편들며 위안부 문제를 조롱하고 있으니, 자유연대 대표의 말처럼 '상당히 참혹'하다는 느낌을 품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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