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0.22 16:43최종 업데이트 21.10.2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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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정기국회를 통해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어 2022년 1월부터 개정 법률안이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전부개정안에 대하여 전국의 지방언론들은 대대적인 환영 기사를 내고 있으며, 각각의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의회들은 나름의 기대와 아쉬움이 동시에 담긴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평가는 어디까지나 각자에게 미치는 이익과 변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물론 주민들을 위한 지방사무를 담당하는 곳이기에 이들의 변화가 주민들의 생활과 연관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주민들에게 직접 체감되는 의미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은 주민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일까?


지방자치법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모든 것을 규정하고 있는 법으로, 지방자치제도에 있어서는 흡사 '헌법'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러한 법이기에 명시되어 있는 조항이 211조에 달할 정도로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보통 이러한 법은 조항의 내용과 성격에 따라 밀접히 관련되는 주제로 묶여 정리되곤 한다. 지방자치법 역시 다양한 주제로 묶이는데, 주제의 성격 중 지방자치제도를 이루는 주체에 따라 구분된 주제는 바로 주민, 지방의회, 집행기관이다. 이처럼 주민은 지방자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주요 주체 중 하나이다.

어쩌면 이 세 주체 중 주민이 주제인 조항들이 다른 주체들보다 먼저 등장하고 있으니, 세 가지 주체 중에서도 '주민'이 가장 핵심 주체라고 평가하여도 부족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이 갖는 의미가 다른 주체와는 다르게 주민들에게는 크게 다가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단언컨대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은 주민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개정으로 평가할 수 있다.

72년 만의 유일한 전부개정

지방자치법은 1949년 제정된 이후 61차례의 개정이 이루어졌지만, 전부개정은 이번을 포함해 단 3차례에 불과하다. 1988년에 이뤄진 첫 번째 전부개정은 지방정부의 종류에 자치구를 포함하고, 지방의회 의원의 정수와 의원을 명예직으로 하며,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에 관한 조항을 둔 내용으로 특별한 변화를 담고 있지 않았다.

2007년의 전부개정은 법의 어려운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풀어쓰기를 하여 국민이 쉽게 읽고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어려운 용어나 한문을 순화하는 의미에 그치고 있어서 지방자치의 변화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는 개정이었다. 이러한 역사에 미루어보면, 지난해 12월에 이뤄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은 72년의 지방자치법의 역사 중 유일한 전부개정으로 말할 수 있다.
 

시민들이 참여하여 정책제안을 하는 광화문1번가에서 청년의 건강권문제를 발언하기도 하였다. 마이크 잡은 이가 서난이 ⓒ 서난이

   이러한 역사적인 전부개정의 시작에는 주민이 있다. 전부개정된 지방자치법 제1조에는 지방자치법의 목적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번 개정을 통해 '주민의 지방자치행정 참여에 관한 사항'을 신설하여 목적 조항에 명시하도록 개정되었다. 이러한 사항은 지방자치행정의 주체가 주민임을 명백히 하기 위한 조치로, 주민참여가 지방자치법의 핵심 목적이며, 이를 위한 참여공간의 확보에 대한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목적 조항을 통해 주민이 지방자치의 핵심 주체임을 천명한 것을 시작으로, 실제적인 주민의 권리를 강화하는 변화들이 함께 이루어졌다. 간단히 살펴보면 17조에서는 '주민은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주민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민이 자치행정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라는 '주민주권의 원리'의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전주시에서는 청년조례를 제정하기 위해 청년 당사자들이 참여하여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진은 2016년 4월 열린 “정치한잔”(한달에 한번 매주 목요일에 시민들과 만나는 공론의 장/주최 서난이) ⓒ 서난이

 
조례제정, 감사 청구할 수 있는 주민 권리 확대

주민주권의 작용은 제19조 조례의 제정과 개정·폐지 청구권의 확대 개선으로 이어진다. 기존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 하여금 조례 제·개정의 발의를 하도록 청구하는 방식에서 직접 지방의회에 조례제정 등을 직접 청구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를 별도의 법률로 제정하도록 근거를 마련하였다. 또한 참여연령을 19세에서 18세로 하향조정하여 참여요건 완화를 통해 폭넓은 주민참여를 촉진하였다. 주민의 감사청구 역시 제21조를 통해 청구권자의 연령을 '19세 이상의 주민'에서 '18세 이상의 주민'으로 낮추었고, 청구요건의 연대서명 수 역시 하향조정 되었다. 즉, 주민의 감사청구 요건을 완화함으로써 자치행정에 대한 감시자로서 역할을 주민이 보다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존의 지방자치는 중앙의 권력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겨주는 단체자치의 측면에서 이루어졌다면, 이제부터는 주민에게 직접 행정에 참여할 권한을 부여하는 주민자치 중심의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 구현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례시 기준,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 등 굵직한 이슈들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의 진정한 의미가 가려져 있지만 궁극적으로 지방자치법의 전부개정의 중심, 더 나아가 지방자치의 핵심은 주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전주시의회 역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인해 변화되는 지방의회의 위상과 권위가 결국은 주민에게 향해야 함을 명심하고, 전주시가 풀뿌리민주주의 구현의 선봉에 설 수 있도록 많은 고민과 노력을 지속하여야 하겠다.
 

2017년 3월 “정치한잔” 주최로 기초 및 광역의원 후원회 설치 관련 토론회를 진행하였다. ⓒ 서난이

  
개인적으로 꼭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지방자치법개정에 대해서 경제적 약자도 참여할 수 있는 문이 열렸다는 점이다. 수천만 원의 선거비용을 감당해야해서 청년이나 경제적 약자들이 지방선거에 참여하는 구조가 막혀있었는데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통해 선거비용의 50%를 후원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주민들이 원하는 후보를 경제적으로도 지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물론 반쪽의 후원회 신설이긴 하지만 앞으로는 상시적으로 운영되어 의정활동이 시민에게 더 널리 알려질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고 의회가 품격있게 채워져 나갈 수 있도록 의원들의 역량 또한 그에 맞춰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발언 중인 서난이 시의원 발언 중인 서난이 시의원 ⓒ 서난이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서난이씨는 전주시의회 의원으로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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