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0.14 10:01최종 업데이트 21.10.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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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설교를 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 너알아TV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0월 13일 너알아TV에 올린 유튜브 동영상에서 또다시 반사회적 역사 해석을 내놓았다. 전에 촬영해둔 것으로 보이는 '현재 대한민국은 3차 전쟁 중이다'라는 제목의 동영상 설교(https://www.youtube.com/watch?v=wqBobJeWXfA)에서 "이 대한민국이 해체되고 없어질 위기가, 결정적 위기가 두 번 지나가"라며 "첫 번째는 45년도부터 50년 사이"라고 한 뒤, 제주 4·3사건(4·3항쟁) 및 대구 10·1사건(대구항쟁) 등에 관해 "차!"라는 감탄사를 발하며 이렇게 말했다.


"45년부터 50년 사이에 이 남로당들이 일어나서. 거기의 대표는 박헌영입니다. 일어나서 완전히 대한민국을 해체하고 공산주의를 세우려고 발악을 했습니다, 발악. 거기에 어리석은 국민들이 78프로가 넘어갔어요. 78프로. 몇 프로요? 끝난 거죠, 뭐. 끝난 거지. 78프로 국민들이 남로당에 넘어갔으니까. 그래서 제주도 4·3 폭동을 일으키고 대구 폭동, 영천 폭동, 계속 폭동을 일으켜서 사실은 (정권을) 다 잡을 뻔했어요. 걔들이 완전히 잡을 뻔 했는데.

차! 박수 칠 준비 해봐요. 하늘의 하나님이 그 당시에 일제시대에 강을 건넜던 50만 되는 성도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이건 교회 때문에 산 거야.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 하나님. 그때 기독교인들이 약 40만, 50만 됐어요. 일제시대 때 고난의 강을 건넜어요. 순교했어요. 주기철 목사님. 이런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 살려달라고 기도했어요. 기도해서 하늘의 하나님이 이승만 대통령을 준비해서 우리가 그 1차 전쟁에서 이기게 됐어요. 아멘!"


학살을 신의 섭리로 풀이

제주 4·3은 1947년 3·1절 기념식 때 어린이에게 부상을 입히고도 방치한 기마경찰에 항의하는 제주도민들을 상대로 무차별 사격을 가한 사건에서 비롯됐다가 남북분단을 반대하는 민족주의적 항거로 발전한 사건이다. 미군정의 주도 하에 군대·경찰 및 극우단체가 일반 시민과 시위대를 구분하지 않는 무차별적 학살에 나서서 3만 명 정도(공식 발표로는 1만 4천 정도)를 희생시켰다.

지난 3월 23일 전부 개정된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4·3특별법)'은 제2조 제1항에서 "제주 4·3사건이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고 정의한다.

1946년 10월 1일 대구에서 시작해 인근의 영천 등은 물론이고 남한 전역으로 확산된 대구 10·1 은 언론 기사나 인터넷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듯이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3월 진실화해위원회에 의해 "식량난이 심각한 상태에서 미군정이 친일 관리를 고용하고 토지개혁을 지연하며 식량공출정책을 강압적으로 시행하자 불만을 가진 민간인과 일부 좌익세력이 경찰과 행정당국에 맞서 발생한 사건"으로 규정됐다.

진실화해위는 이로 인해 발생한 대규모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 2010년 6월 11일 홈페이지에 올린 조사보고서에서 "이 사건의 일차적 책임은 민간인을 법적 절차 없이 임의로 살해한 현지의 경찰에게 있다"며 "그러나 이 사건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 미군정기에 발생한 사건으로, 당시에는 미군정이 남한의 치안과 행정을 담당했으므로 경찰의 행위를 관리·감독해야 할 책임도 지니고 있었다"고 한 뒤 "미군정도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정리했다.

4·3과 10·1에는 정치적 측면들도 담겨 있지만, 무고한 민간인들이 국가 공권력과 극우단체들에 의해 무차별 학살을 당했다는 사실에 눈길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죄 없는 생명들이 억울하게 학살된 참사를 놓고 성직자가 폭동을 운운하며 학살을 정당화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생명의 관점이 아닌 정치의 관점을 우선시하는 것이 성직자의 자세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전광훈 같은 극우파들은 희생자 속에 좌파가 섞여 있었다며 학살을 정당화하지만, 당시의 민중들이 궐기한 것은 민족 분단을 막고 식량난에 대처하기 위해서였다. 좌우를 떠나 누구라도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누구든 앞장서지 않으면 안 됐을 사안을 단순히 좌파가 주도했다는 이유만으로 죄악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전광훈은 4·3과 10·1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학살을 정당화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민간인 학살을 하나님의 섭리로 풀이하기까지 했다. 위에 인용된 그의 발언 중에 "차! 박수 칠 준비해봐요" 이하의 부분은 4·3과 10·1이 진압되는 과정에 관한 것이다.

이 부분에서 그는 "살려달라"는 남한 기독교인들의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주었으며, 하나님이 이승만 대통령을 준비해 전쟁에서 이기도록 만들었다고 말한다. 4·3 및 10·1 학살의 배후에 하나님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4·3과 10·1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을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려는 대한민국의 집단적 자성과 결단을 하나님의 섭리를 들이대며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승만을 끌어들인 이유

동영상 설교에서 전광훈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세 번의 위기가 있었다고 말한다. 1945~1950년과 한국전쟁이 그가 말한 그중 두 가지다. 이 두 위기로부터 대한민국을 구한 사람은 이승만과 한경직 목사라고 그는 주장한다.

그는 극우 목사인 한경직이 기독교 세력을 "이승만 장로님한테 갖다 바쳤어요"라고 말한다. 이승만이 기독교 세력의 지지를 받고 4·3과 10·1 진압에 나섰으므로 이승만과 한경직이 구국의 영웅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세 번째 위기에 직면했다고 주장한다. 좌파 세력이 청와대까지 점령했으므로 앞선 두 차례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라는 것이다. 그의 설교는 이렇다.

"지금은 청와대까지 점령했어요. 문재인이가 저거 완전히요. 나는 개인적으로 문재인은 북한에 포섭된 간첩으로 보는 거야. 그러니까 이제 희망이 없는 거야, 이 상태에서."

설교의 핵심 메시지는 바로 다음 대목이다. 청와대 점령을 운운한 직후에 이렇게 말했다.

"그럼, 여러분께 내가 물어볼게. 그럼 우리가 대한민국을 북한으로 넘겨줘야 되겠어요? 안 돼요? 근데 지금은요. 이승만도 없고 한경직도 없어. 그래서 내가 나선 거야. 근데 나는. 나는 이승만 같은 능력이 없어요. 나는 한경직 같은 능력이 없어. 그래서 1천 200만 기독교인들이 나를 도와줘야 돼. 그래야 이번에 3차 전쟁에서 이길 수가 있다 이거야."

자신이 이승만·한경직을 계승해 좌파를 척결하겠으니 기독교인들이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하고자, 이승만·한경직 시대에 있었던 4·3 및 10·1 학살을 하나님의 섭리로 해석하는 반사회적 설교를 하게 됐던 것이다.

무고한 국민들을 학살하는 이승만식 권력 유지를 전광훈은 하나님의 섭리로 미화하고 있다. 하나님이 이승만을 준비해 4·3 및 10·1로 위한 위기를 해결했다고 황당한 망언을 하고 있다.

이는 그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자신을 포함한 극우파가 정권을 획득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구사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평화적 방법에 의한 정권교체를 꿈꾸고 있다면, 굳이 이승만 같은 학살자를 그렇게까지 미화할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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