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9.13 13:16최종 업데이트 21.09.1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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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태도에 대해 항의하던 남성이 "우리가 네그로(흑인)이라서 그런겁니까?"라고 방송 기자를 향해 묻고 있다. ⓒ Imagen 뉴스 화면

 
"우리는 짐승이 아니란 말이오!"

지난주 월요일(6일) 멕시코 남쪽 국경을 막 넘어선 지점에서 이민국과 국토방위군 합동 작전에 잡혀 강제로 차량에 실리던 어느 여성의 절규다. 이어 사지가 각각 다른 사람들에게 들린 채 버스에 구겨 넣어지던 남성이 울부짖었다.

"도대체 우릴 왜 이렇게 대하는 겁니까? 우리가 흑인이라서 그런 거요? 아니면 우리가 아이티인이라서 그런 거요?"
 

"왜 우리를 이렇게 대하는 거요?"라는 어느 남성의 절규를 뉴스 진행자가 전하고 있다. ⓒ Imagen 뉴스 화면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뉴스에 전해지는 화면만 본다면 영락없이 수세기 전 아프리카에서 노예선에 태울 흑인들을 마구 사냥하던 장면과 흡사하다. 혹은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에서 맹수가 가젤 무리를 에워싸듯 공격하여 사냥하는 모습도 연상된다. 쫓기는 무리들은 우왕좌왕 도망할 곳을 찾고 그 와중에 가족과 떨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그들 중 누군가는 이민국 직원 혹은 국토방위군에 잡혀 강제로 차량에 태워지고 멕시코 남쪽 국경 바깥쪽으로 버려진다.
 

2021년 9월 3일 멕시코 남쪽 국경 인근에서 국토방위군에 포위된 채 이민국 직원에 체포되어 차량에 실리는 과정에서 세 살 먹은 딸을 놓친 여성이 딸을 부르며 절규하고 있다. ⓒ Imagen 뉴스 화면

 

멕시코 남쪽 국경 인근에서 아이티 이주자 한 명이 아이를 끌어안은 채 이민국 직원에게 끌려가고 있다. 이후 이들은 이민국 차량에 태워진 채 남쪽 국경 밖으로 옮겨진다. ⓒ Imagen 뉴스 화면

 
가까스로 포위망을 피해 도망간 사람들은 인적이 닿지 않는 풀숲이나 강어귀에 숨어 다시 때를 기다린다.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SNS만이 이들의 등대요 구세주다. 그렇게 겨우 흩어진 대열을 꾸려 밤이 되길 기다린다. 이민국과 국토방위군이 활동하지 않는 새벽 시간을 노려 어떻게든 북쪽으로 조금이라도 움직여보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해 이들은 다시 멕시코 공권력에 쫓긴다. 국토방위군이 방패로 무장한 채 인간장벽을 만들어 그들을 포위하면 이민국 직원들이 엉켜 있는 그들을 떼어 내고 한 사람씩 질질 끌고 가 버스에 싣는 작업이 계속된다.

멕시코 국경 앞의 아이티인들

지난 7월 중순 이후 연일 멕시코 남쪽 국경 언저리에서 벌어지는 광경이다. 국경을 밀고 들어와 북쪽으로 가겠다는 이들 대부분은 아이티인들이다. 카리브 해 에스파뇰라 섬의 서쪽에 위치하는 나라, 콜럼버스에 의해 스페인의 첫 식민지가 건설되는 바람에 '에스파뇰라(영어식 표기는 히스파니올라)섬'이란 이름을 얻었고 수세기 전 지옥 같은 노예선에 흑인들이 실려 오면서 독특한 인종구성을 배태하게 되었다. 오늘 날 인구의 95%가 흑인이고 나머지 5%도 대부분 흑인 혼혈이다. 라틴아메리카 여느 국가들과 비교한다면 독특한 인종 구성이다. 언어도 스페인어나 포르투갈어가 아닌 프랑스어를 사용한다.


지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상당히 멀리 떨어진 나라 아이티 사람들이 왜 멕시코까지 와서 우린 짐승이 아니라고 절규하며 쫓고 쫓기는 신세가 됐을까?

가난 때문이다. 아이티는 라틴아메리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한다. 2021년 기준 세계은행에서 제시하는 이 나라의 일인당 연간 국민소득은 1200달러다.

가난의 뿌리는 이 나라의 지난한 역사와 그 축을 같이한다. 콜럼버스 일행이 도착하고 이어 흑인들이 실려 오고 시기별로 섬을 지배했던 스페인, 프랑스는 물러갔지만 1차 세계대전의 혼란 속에 미국이 점령했다. 전쟁이 끝나면서 호시절이 오는가 싶었을 것이나 역사상 보기 드문 최악의 독재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파파독'(Papa Doc)과 '베이비독'(Baby Doc)으로 알려진 뒤발리에 부자가 대를 이어 온갖 만행과 악행을 저질렀다.

이 와중에 수많은 아이티인들이 일찍이 자국을 떠나 떠돌았다. 가까이는 바로 이웃 나라 도미니카 공화국,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내에서는 칠레와 브라질이 주 무대였고 앵글로 아메리카까지 확장한다면 미국과 캐나다가 포함되었다. 떠난 이들의 송금이 없다면 국민 상당수가 기아 상태를 면치 못할 판이다.
 

아이티 국기를 앞세운 이주자들이 어둠을 틈타 멕시코 남쪽 국경 근처에서 공권력 감시를 피해 이동하고 있다. ⓒ Imagen 뉴스 화면

 
아슬아슬하게 버티던 경제가 완전히 무너진 것은 2010년이다. 아이티를 덮친 지진에 인구 1100만 명 중 32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바로 콜레라가 창궐하면서 시신 수습도 제대로 되지 않을 만큼 초토화되었다. 지난 7월에는 현직 대통령이 피살되면서 또 한 차례 회오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범인들을 잡고 보니 그들 중 상당수가 과거 미군에 의해 훈련받은 콜롬비아 군인 출신이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아이티인들에게는 디아스포라가 일상이었지만, 멕시코는 그들의 무대에서 비껴 있었다. 비교적 가까이에 경제 사정이 윤택한 칠레와 브라질을 두고 굳이 이곳 멕시코까지 올 일이 없었던 것이다. 타 인종에 유난히 관대하지만 오직 흑인들에게는 차별의 각을 세우는 멕시코인들의 기형적인 인종 차별도 한 몫 했을 것이다.

2016년, 대장정의 시작

그런 멕시코에 아이티 인들이 유의미하게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가을 무렵이다. 브라질에서 육로를 택해 출발한 수만 명의 아이티인들이 칠레,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온두라스, 과테말라를 거쳐 멕시코 남쪽 국경에 닿은 것이다. 이들에겐 대장정이었고 멕시코에선 전대미문의 일이었다.
 

위 지도에 2016년 브라질을 출발하여 멕시코 북쪽 국경도시 티후아나까지 닿은 아이티인들의 '이주자 카라반' 여정이 표시되어 있다. 브라질 월드컵과 올림픽을 앞두고 대규모 건축 공사가 진행됐던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로에 거주하던 아이티인들이 2016년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온두라스, 과테말라를 거쳐 멕시코 남쪽 국경으로 들어와 멕시코 북쪽 국경에 이르기 까지의 여정이다. ⓒ 출처:OBMICA

 
당시 멕시코 남쪽 국경을 통해 들어선 이들의 요청은 명확하고 단순했다. 자신들의 목적지는 미국이니 멕시코 통행을 허락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미 중남미의 여러 나라들을 거쳐 오면서 니카라과를 제외한 각 국가들이 쉽게 통행을 허락해 준 상황이라 멕시코도 여느 나라들과 같이 그들의 통행을 허락했다. 단, 20일 안에 멕시코를 벗어난다는 조건이었다.

2016년 카라반이란 이름으로 중남미 대륙을 남에서 북으로 종단하여 올라온 아이티인들의 출발지는 아이티가 아닌 브라질이었다. 2010년 대지진 당시 브라질 정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아이티인들의 대규모 이주를 받아들였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개최를 앞둔 시점에서 건설 부분에 노동력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당시 브라질로 들어간 아이티인들 대부분이 건설 부문에 종사했다. 그런데 2016년 올림픽이 끝나면서 더 이상 일자리가 연결되지 않았다. 월드컵과 올림픽이 예상했던 것만큼 경기를 부흥시키지 못하고 침체하기 시작하자 다시 새로운 이주가 필요했다. 선택지는 미국이었다. 그렇게 브라질로부터 시작된 여정이 중남미 대륙을 종단하여 멕시코 남쪽 국경에 이르렀고 멕시코 정부는 흔쾌히 이들에게 통과 비자를 내줌으로써 멕시코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들의 대규모 입국이 시작되었다.

문제는 그들이 최종 목적지로 선택했던 미국이란 나라가 냉전 시기 그들의 뒷마당이었던 라틴아메리카 출신 이주자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데 있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직후였다. 멕시코 남쪽 국경에 닿기 전 이미 수만 킬로미터를 올라왔고 멕시코 남쪽 국경으로부터 북쪽 국경까지 다시 3200km를 올라온 이들이 미국 국경에 막혀 더 나아가지 못한 채 그대로 멕시코 쪽에 적체되었다.

최소 1만 명의 아이티인이 멕시코 측 국경도시 티후아나에 남았다. 식민시기 내내 흑인들의 유입이 없었고 결과적으로 유독 흑인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하지 못한 멕시코라지만 이들에겐 후한 편이었다. 이곳에 닿기 위해 이들이 이동해 온 길이 멀고 험해서였을까, 아니면 전대미문의 일이라 그랬을까, 어쨌든 티후아나의 이주자 쉘터를 비롯하여 종교기관, 그리고 미국 수출을 목적으로 국경선에 포진한 단순 조립 공장들에서 이들에게 삶의 기회를 열어줬다.

이들이 티후아나에 닿은 후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지역 신문의 가십 거리로 실리고 소문으로 떠다녔다. 이들이 세 들어 사는 집 주변 사람들은 이들이 길거리에 의자를 내놓고 앉아 하루 종일 꼬불거리는 머리를 빗고 있는 것이 신기했고 스페인어를 못하면서도 일을 찾아다니는 이들의 강인한 생활력이 놀라웠다. 그렇게 이들은 티후아나에 스며들었고 2017년에는 도시 외곽에 '리틀 아이티'라는 이름의 집단 거주지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2017년 멕시코 북쪽 국경도시 티후아나 외곽에 Little Haiti라는 이름으로 아이티인들의 집단 거주지가 만들어졌다. 시 정부에서는 이들이 터를 잡은 이 지역의 지반이 약해 산사태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거주 불가 판정을 내렸지만, 여전히 수 백 명의 아이티인들이 집단으로 거주하고 있다. ⓒ El Heraldo de Mexico 뉴스

 
어찌 보면 이들이 '이주자 카라반'의 원조였다. 그간 최대한 인원수를 줄이고 개별적으로 숨어 은밀하게 이동하던 이주자들에게 '카라반'은 혁명과 같은 변화였다. 대규모 그룹을 이룸으로써 이주 여정에 노출되는 숱한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각국 이민당국과 협상력을 발휘하는 방식이야말로 획기적으로 비쳤다.

이 시점을 계기로 이주가 대규모화되기 시작했다. 아이티인들의 행렬이 끝나갈 무렵 오바마 정부 말기 쿠바 이주자 우대 정책 소멸이 예고되면서 서둘러 막차를 타듯 대규모 쿠바인들의 이주 행렬이 이어졌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중 유일하게 입국 시 비자를 요구하지 않는 에콰도르로 들어와 그곳으로부터 카라반의 힘을 빌려 북쪽을 향해 올라왔다. 수개월 전 아이티인들이 올라온 루트와 같았다. 역시 수천 명이 무리 지어 이동하였고 이들의 최종 목적지도 멕시코 북쪽 국경과 접한 미국이었다.

그리고 2018년에는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출신 이주자들이 중심이 된 카라반이 만들어졌다. 앞선 아이티인들이나 쿠바인들과 시작점은 달랐지만, 역시 이들도 북쪽 미국을 향해 올라왔다. 이들 역시 멕시코 북쪽 국경에서 적체되었다. 그럼에도 2019년에도 2020년에도 그리고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2021년에도 중앙아메리카 출신 이주자 카라반은 꾸준히 지치지 않고 올라왔다. 그들 모두가 멕시코에 적체되었다.
 

2021년 9월, 멕시코 남쪽 국경 인근에서 수십 명의 아이티인들이 북쪽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멕시코 당국은 국경에서의 검문과 체포를 포기하고 국경과 접한 주를 벗어나기 전 병목 구간에서 체포한다는 작전을 쓰고 있다. ⓒ Imagen 뉴스 화면

 
미국 바로 아래 위치한 나라의 비극

이렇게 불과 몇 년 사이 이주의 공식이 바뀌었다. 이제 더 이상 이주는 은밀하거나 개별적이거나 혹은 굳이 '코요테'라 불리는 이주 브로커를 고용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일단 수천 명대로 규모를 키우기만 한다면 어디든 밀고 들어갈 수 있었다. 게다가 SNS가 있는 한 수천 명 아니라 수만 명이라도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그 와중에 입장이 곤란해진 것은 멕시코다. 2018년 이후 꾸준히 대규모 이주자 카라반이 만들어지면서 골머리를 앓기 시작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적으로 멕시코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남쪽 국경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면, 그리하여 이주자들이 멕시코를 관통해 올라와 미국 국경에 들러붙는다면, 이를 멕시코의 무책임함 혹은 방기로 간주하고 그에 대한 응분의 조치로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 상품에 '특별관세'를 붙이겠다는 것이었다. 관세 개시 이후로도 상황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매월 관세를 5%씩 인상하겠다는 압박이 추가로 들어왔다. 그렇게 멕시코를 몰아붙였다.
 

지난 7월 이후 멕시코 남쪽 국경에 하루 2000명 이상의 아이티인들이 몰려 들어오면서 국경 사무소는 통제력을 상실하였고 국토방위군에 접수되었다. 국경 통제를 놓친 국토방위군과 이민국은 아이티인들에게 남쪽 국경을 내주되 바로 인접한 치아파스 주 내륙에서 이들의 이동을 저지하겠다는 작전을 쓰고 있다. ⓒ El Pais 뉴스

 
결국 멕시코가 졌다. 관세 부과 압력 앞에 미국의 남쪽 국경을 대신 자처하고 나선 셈이다. 미국에서 막아야 할 이주자들을 멕시코가 대신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미국에서 추방되는 제3국 이주자들도 멕시코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멕시코 스스로 미국에 이주자를 가장 많이 보내는 나라로서 자국에 들어오는 이주자들에게는 비교적 관대한 편이었지만, 미국의 남쪽 국경을 대신하고 나선 상황에선 이전과 같은 관대함과 유연함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여전히 멕시코 남쪽 국경에선 쫓고 쫓기는 상황이 계속된다. 멕시코 당국의 입장은 멕시코에 들어온 이상 적법한 절차를 거쳐 난민 지위 인정 심사를 받으라는 것이지만, 아이티인들의 입장은 우리는 당신들의 나라에서 살 생각이 추호도 없으니 길만 터달라는 것이다. 난민이 되든 이주자가 되든 담판은 꿈의 나라 미국에 올라가서 짓겠다는 것이다.

지난 7월부터 인해전술로 수천 명씩 밀고 들어오는 아이티인들 앞에서 그간 국경으로서 의미조차 불분명했던 멕시코 남쪽 국경은 힘없이 무너졌다. 한 발 물러선 멕시코 당국은 어떤 일이 있어도 아이티인들이 국경에 면한 치아파스(Chiapas) 주를 벗어날 수 없다고 못을 박고 거리 곳곳에서 쫓고 쫓기는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아이티에서 출발했든, 브라질에서 출발했든 이들이 멕시코 남쪽 국경에 이르기 위해 지출한 돈은 그들 전 생애를 걸쳐 도무지 만져볼 수 없는 만큼이다. 아이티에 있는 집을 팔고 땅을 팔아도 이미 미국에 들어가 있는 일가친척의 도움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여기서 물러선다면 이들에겐 도무지 갚아 나갈 수 없는 빚만 남게 될 것이 뻔하다.
 

2021년 7월 아이티인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멕시코 남쪽 국경은 통제력을 상실했다. 초창기만 하더라도 남쪽 국경을 통해 들어오는 아이티 이주자들이 일단 멕시코에서 난민 신청을 하고 미국으로 올라가겠다는 계획이었지만, 너무 많은 아이티인들이 몰리면서 멕시코 난민 신청 관련 기관의 업무 처리가 마비되었고 곧 멕시코 공권력과 이주자들 사이에 쫓고 쫓기는 싸움이 시작되었다. 이들이 줄 선 곳은 멕시코 남쪽 국경에 임시로 설치된 난민 신청 관련 기관인데 사진에 보이는 경관 만으로도 그간 멕시코 남쪽 국경에 대한 정부의 감시와 통제가 얼마나 소홀하였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 El Pais 뉴스

 
차마 인간 대 인간의 싸움이라 볼 수 없는 이 아사리판 속에서 연일 목숨을 건 싸움이 계속된다. 잡힌 이들은 멕시코 남쪽 국경 바깥쪽으로 옮겨지지만 이들의 선택은 오직 북쪽을 향하고 있으니 어느 한 쪽이 지쳐 쓰러지기 전까진 계속될 싸움이다. 멕시코가 미국이란 나라 바로 아래 있기 때문에 계속될 수밖에 없는 싸움이다.

이 와중에 오직 한 나라만이 이 상황을 목전에 두고 여유로우니, 바로 멕시코를 거쳐 가는 모든 이주자들이 그토록 들어가길 바라마지 않는 나라,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모든 난리를 이웃나라 멕시코에 떠맡긴,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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