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8.11 13:40최종 업데이트 21.08.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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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싶다라는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 거제 화도의 아름다운 풍경 ⓒ 최병성


마치 꽃이 핀 듯, 화사한 항구가 쌍으로 펼쳐져 있는 곳. 유럽의 어느 해변이 아니다. 수많은 섬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중 거제시의 '화도'라는 작은 섬.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저절로 일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곳이다.

그러나 배를 타고 섬에 들어서자, 그림같이 아름답던 항구의 모습과 달리 숲의 소나무들은 시뻘겋게 말라죽고 있었다. 한번 감염되면 치료약이 없어 100% 죽는다는 소나무재선충 때문이었다.
 

아름다운 섬풍경과는 달리, 섬 내부의 숲은 소나무재선충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 최병성

 
그동안 산림청은 국내 산림의 나무들은 경제적 가치가 낮다며 경제림으로 수종을 갱신한다는 이유로 싹쓸이 벌목을 해왔다. 전국에서 벌어지는 벌목의 또 다른 이유는 소나무재선충 예방이다. 이로 인해 많은 예산을 쓰고, 많은 나무들이 잘려 나간다.

소나무재선충을 예방한다며 진행되는 벌목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봤다.

싹쓸이 벌목의 핑계가 되고 있는 소나무재선충

거제도의 또 다른 숲. 싹쓸이 벌목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울창하던 나무들이 사라졌다. 잘려나간 소나무를 살펴보았다. 어른이 두 팔로 다 감싸 안을 수 없는 거대한 소나무였다.
 

재선충을 핑계로 재선충에 감염되지 않은 거대한 소나무들까지 싹쓸이 벌목했다. ⓒ 최병성

 
왜 이렇게 큰 나무들이 벌목의 대상이 된 것일까. 거제시청 산림과에 이유를 물었다. 소나무재선충이 20% 정도 확산되어 벌목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재선충 감염 나무는 10%도 안 되는 듯했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지침에 따르면, 재선충에 감염되어 고사한 나무가 전체 나무 대비 30% 이상이어야 모두베기를 할 수 있다. 또 재선충 감염이 심각해 모두베기를 하더라도 소나무만 벌목해야 한다. 그러나 재선충과 상관없는 아름드리 활엽수까지 불법으로 벌목해 한려해상국립공원을 초토화시켰다.


불법적인 벌목이 이뤄진 곳은 거제도에 있는 석유공사 비축기지의 숲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거제시는 지난 4월 재선충 벌목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총 150ha 중 약 5%(9.5ha)에 대한 벌목이 진행된 상태에서 벌목을 중단시켰다. 소나무재선충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가 고사목 내에 알·유충·번데기로 존재하는 10월-다음 해 3월까지만 소나무를 벌목하도록 법에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거제시청 담당자는 10월 중순에 벌목이 다시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기업 소유의 산림일지라도, 국립공원 안의 벌목은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협의해야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6월, 산림 소유주인 석유공사와 불법 벌목을 주도한 신영이앤피를 자연공원법 위반행위로 거제경찰서에 고발했다.

소나무재선충 확산 방지를 위해 벌목을 할 경우, 재선충에 걸린 나무를 조사하여 실시설계도를 작성해야 한다. 그러나 정보공개 청구 결과, 거제시엔 재선충 감염목에 대한 설계도가 '정보 부존재'였다. 산림청이 거제시청에 확인한 결과 역시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 조사 서류는 없었다.

거제도의 석유기지 벌목 현장을 7월 19일과 24일 두 차례 정밀 조사해보니, 소나무재선충 예방을 위한 벌목이 아니었다. 재선충은 싹쓸이 벌목을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지침에 따르면, 재선충 감염 나무를 훈증할 경우 피복제를 덮어 공기 이동까지도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 그러나 피복제가 찢겨지거나 벗겨진 채 독성 강한 훈증 약제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공기 이동조차 막아야 할 훈증포가 찢어지고, 구멍 뚫리고, 벗겨져 있고, 독성 강한 약제까지 노출되어 있다. 재선충을 확산시키고 주변 생태계를 망가트리고 있는 현장이다. ⓒ 최병성


또, 재선충 감염 확산을 방지하려면 벌목된 소나무 기둥들은 물론 크기 2cm 이상의 나뭇가지들까지 모두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현장엔 땅에 파묻히거나 계곡에 굴러다니는 소나무들로 가득했다. 재선충을 예방한다며 싹쓸이 벌목했지만, 오히려 재선충을 사방으로 확산시키는 꼴이었다.
 

재선충 방제지침에 따르면 크기 2cm의 나무가지까지 다 처리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벌목 현장 사방에 소나무 기둥들이 방치되어 있다. ⓒ 최병성

 
이곳에서 잘려나간 나무들은 어디로 갔을까? 나무가 사라진 곳을 찾아내면 왜 엉터리 벌목을 했는지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거제 석유기지 벌목 현장에서 1시간여 달려 경남 고성에 도착했다. '신영포르투'라는 공장 마당 곳곳에 벌목해온 나무들이 가득했다. 벌목해온 나무를 분쇄해 톱밥을 만들고 있었다.

톱밥더미들이 거대한 산을 이뤘다. 산 같이 쌓아올린 톱밥더미 사이사이에 톱밥 썩은 물이 출렁였다. 일부는 심지어 바다로 흘러들고 있었다. 
  

벌목된 나무들이 사라진 곳을 찾아간 공장 마당 곳곳에 나무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 최병성

 

공장엔 벌목된 나무들이 가득했고, 나무를 분쇄한 톱밥이 산을 이루고 있고, 그 사이엔 톱밥 썩은 물이 흥건하게 고여있었다. ⓒ 최병성

 
신영포르투는 모회사인 신영이앤피로부터 벌목 나무를 공급받아 화력발전소 납품용 펠릿을 만드는 공장이다. 재선충을 핑계로 국립공원의 아름드리나무들을 벌목하여 화력발전소 납품용 펠릿을 만들다니 기가 막혔다.
 

톱밥더미 사이에 톱밥 썩은 시커먼 침출수가 가득 고여있었다. ⓒ 최병성

 

공장 마당에 벌목해온 나무와 톱밥이 가득 쌓여 있고, 톱밥 썩은 침출수가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 최병성

 
거제도의 또 다른 벌목 현장도 재선충을 이유로 벌목했다. 소나무만 베어야 한다는 법규를 무시하고 활엽수까지 마구잡이로 벌목하다가 지난 2020년 12월 20일 통영거제환경연합의 신고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팔색조와 긴꼬리닥새 등의 서식지 벌목을 중단하라는 토영거제환경운동연합의 공문 ⓒ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또, 통영거제환경연합은 벌목 현장에서 천연기념물 제204호인 팔색조 둥지를 찾아냈다. 팔색조가 둥지를 튼 곳은 재선충을 이유로 벌목하려고 페인트로 표시해둔 소나무였다. 소나무재선충으로 인한 벌목이 생태계 파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재선충 핑계로 벌목 예정이던 소나무에 팔색조가 올봄 둥지를 틀었다. (사진 위) 팔색조는 8가지 색깔의 깃을 지닌 아름답고 희귀조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사진 아래) (팔색조 둥지는 거제도 벌목 현장 사진이고, 팔색조 새 사진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김신환님께 제공받았다) ⓒ 통영거제환경연합, 김신환

    
강원도 홍천의 벌목 현장. 처참하게 숲이 싹쓸이 되었다. 이곳은 재선충에 감염되지도 않은 건강한 숲이었다. 벌목상에게 벌목 이유를 물었다. 재선충에 감염되기 전에 나무를 팔기 위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강원도 홍천의 이 엄청난 산림 벌목 사유가 재선충 사전 예방이었다. ⓒ 최병성

 
강원도부터 남쪽 거제도 섬마을에 이르기까지 숲을 파괴하는 싹쓸이 벌목의 주된 이유는 소나무재선충 때문이었다. 소나무재선충 확산을 예방한다는 이유로 감염되지도 않은 소나무는 물론 주변 활엽수들까지 모조리 싹쓸이하며 숲을 파괴했다.

그렇다면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되면 벌목 이외엔 방법이 없는 것일까?

죽은 소나무도 살린다는 재선충 천적백신의 실험

소나무재선충은 소나무 에이즈라고도 불린다. 산림청에 따르면, 1쌍의 재선충이 20여 일간 20만 마리로 번식하며, 소나무의 수분 이동통로를 망가트려 3개월 내 소나무가 붉게 변한다. 산림청은 재선충에 감염되면 100% 고사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되면 정말 소나무가 100% 고사할까? 산림청의 주장과 상반되는 보고서를 입수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에서 2020년 12월 31일 발행한 '국립공원 등 보호구역 산림병해충 관리방안 연구'였다. 곰팡이를 이용해 개발된 소나무재선충 천적백신 실험 결과, 재선충에 감염되었던 나무들이 78% 회복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가 천적백신을 주사맞고 78%가 회복되었다는 실험 결과 보고서 ⓒ 국립공원연구원

  
그동안 재선충은 벌목업자들이 싹쓸이 벌목을 할 수 있는 최고의 핑계거리 중 하나였다. 그만큼 소나무재선충은 치료 방법이 없던 무서운 감염병이었다.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도 살릴 수 있다는 국립공원연구원의 보고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싹쓸이 벌목으로 숲이 파괴되는 것을 막을 길이 열린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홍보실에 취재 협조요청을 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재선충 실험현장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최초다. 소나무재선충 실험을 직접 담당했던 국립공원연구원의 한태만 박사가 현장을 안내했다.

국립공원연구원이 소나무재선충 천적백신 실험을 한 곳은 재선충이 심각하게 번져가고 있는 거제도의 화도였다. 지난 7월 19일, 경남 거제도 호곡항에서 국립공원연구원의 한태만 박사를 만나 배를 타고 화도로 들어갔다.

국립공원연구원의 소나무재선충 천적백신 실험은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 화도에서 소나무재선충이 집단으로 발생한 A, B, C, D 4개 지점을 시험구역으로 설정했다. 각 시험구마다 천적백신 나무 주사를 놓은 구역과 자연 상태로 방치한 구역으로 나눠 각각의 변화 과정을 관찰했다.

소나무재선충 천적백신의 효과 검증을 위해 4개 시험구역에 총 739 그루의 시험목을 설정했다. 그리고 각 시험구역마다 천적백신을 주사한 구역과 자연상태로 방치한 구역으로 약 100그루씩 나누었다. 4개 시험구역의 총 739그루 중에 천적백신 주사를 맞은 소나무는 338그루였고, 자연상태로 방치한 소나무는 401그루였다. 소나무마다 개별 식별 번호를 부여하고, 2020년 4월 22일과 23일 이틀간 천적백신 나무주사를 놓았다. 이후 1달 간격으로 모니터링하며 천적백신의 약효 발생과 회생율을 산출했다.
  

소나무재선충 천적백신 처리 후, 천적백신 지역은 대부분 초록이지만, 미처리구역은 대부분의 소나무들이 고사했다. ⓒ 최병성

 
실험 결과 천적백신의 효과는 확실했다고 한다. 천적백신 주사를 놓지 않고 자연 상태로 둔 구역에서는 건강목이었던 소나무들이 재선충에 감염되거나 고사한 비율이 27%에 이르고, 이미 감염되었던 8그루의 소나무 역시 모두 고사했다.

이와 반대로 천적백신 주사를 놓은 총 338그루 (백신 주사 맞기 전 건강목 306그루, 재선충 감염목 32그루) 중 재선충에 감염되지 않았던 건강목 306그루는 백신을 맞은 후에도 재선충에 감염되거나 고사한 비율이 3.2%에 불과했다. 특히 재선충에 감염되어 있던 32그루 중 78%인 25그루는 천적백신을 맞은 후 다시 건강한 나무로 회복되었다고 한다.
  
화도에 들어가 천적백신 주사를 놓지 않은 구역을 먼저 돌아보았다. 자연 상태로 방치한 시험구의 소나무엔 흰색 줄이 매어져 있고, 나무마다 식별 번호가 적혀 있었다. 한태만 박사는 내게 나무 조사표를 하나하나 대조해가며 확인시켜주었다. 대부분의 소나무들이 고사하여 잎사귀가 말라 떨어져 하늘이 텅 비어 있었다.
  

백신 처리구역(좌)과 미처리구역(우)의 차이는 확연했다. 미처ㅣ구역은 재선충 감염이 확산되어 많은 나무들이 고사했다. ⓒ 최병성

 
바로 옆에 천적백신을 주사한 나무들은 청색 줄이 매어져 있었다. 조사표를 보며 천적백신 주입 이전과 지금의 건강 상태를 하나하나 확인했다. 소나무마다 1년 전에 천적백신 주사를 놓은 흔적이 역력했고, 나무 가지마다 싱싱한 초록 잎사귀를 달고 있었다.

이미 개발된지 15년이나 됐는데... 재선충 천적백신 못 쓰는 이유

우리나라는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소나무재선충이 처음 발견된 이후, 산림청이 방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2019년 10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종회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재선충에 감염돼 피해를 본 소나무는 총 520만 그루가 넘고, 재선충이 국내에 상륙한 지난 1989년 이후 30년간 방제예산으로 1조 3332억원이 투입됐다. 그럼에도 현재 소나무재선충은 전국으로 확산되어 있으며, 심지어 싹쓸이 벌목의 핑계거리가 되기도 하면서 전국 산림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소나무재선충을 치료하는 천적백신이 처음 개발된 것은 이미 15년 전이다. 충남대학교 성창근 교수가 2005년 연구를 시작하여 810일 만에 소나무재선충 천적 곰팡이를 찾아냈고, 이 천적백신을 G810이라고 명명하였다. 그동안 성 교수는 재선충 관련 논문을 국외 SCI급 저널에 무려 34편이나 발표했다.
 

성창근교수팀이 소나무재선충이 곰팡이균을 이용한 천적백신으로 치료가 가능함을 해외 학술지에 실은 논문들. ⓒ 성창근

  
그런데 이미 15년 전에 개발된 소나무재선충 천적백신 효과를 검증한 곳은 산림청이 아니라, 국립공원공단의 국립공원연구원들이었다. 한태만 박사에게 산림청이 외면하고 있는 소나무재선충 천적백신 실험을 진행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국립공원공단은 국립공원의 자연환경 보존과 국민의 탐방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관이다. 국립공원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해 친환경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탐색하던 중, 소나무재선충을 매개체로 이용하여 번식하는 천적 곰팡이인 'Esteya vermicola'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놀랍게도 충남대 성창근 교수가 해외 SCI급 저널에 천적백신이 소나무재선충을 죽이는 과정부터 친환경적인 방제효과에 이르기까지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고, '효과성'과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입증이 이미 이루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국립공원에서는 적용된 사례가 없어 효과를 검증하여 국립공원 내 친환경적인 방제를 위해 진행하게 되었다."

  

화도에서 소나무재선충 관련 천적백신 실험을 진행한 한태만 박사가 천적백신을 주사한 곳을 가리키고 있다. ⓒ 최병성

 
그간 과도한 싹쓸이 벌목이 이뤄진 것은 사유림만이 아니다. 국립공원은 산림의 보전을 위해 벌목을 할 수 없다. 그러나 국립공원일지라도 소나무재선충이 발생하면 지자체 등을 통해 벌목이 이뤄져왔고, 그로 인해 병해충 방제 이외에 불필요한 환경 훼손들이 심각하게 발생했다. 그래서 국립공원 산림환경의 훼손을 최소화하는 소나무재선충 방제방법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산림청이 재선충 예방약제로 지정한 '아바멕틴'은 고독성 논란으로 WHO에서 사용금지 논란이 되고 있다.

성창근 박사가 찾아낸 천적백신은 어떻게 소나무재선충 치료뿐 아니라 예방효과까지 갖는 걸까. 소나무재선충은 크기 1mm 정도의 실같이 생긴 선충으로, 스스로 이동 능력이 없어 솔수염하늘소나 북방수염하늘소 등의 매개충을 이용해 이동한다. 솔수염하늘소는 몸에 약 1~3만 마리의 선충을 지니고 있는데, 이들이 소나무를 갉아 먹을 때 나무에 침투한다.
 

소나무재선충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 모습 ⓒ 최병성

   
소나무에 침투한 재선충은 20일 이후에 20만 마리로 증식하며, 소나무의 가도관(수분의 통로)을 막아 소나무를 고사에 이르게 한다. 그런데 천적백신을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에 주사하면, 천적백신이 실처럼 가늘게 재선충의 머리와 꼬리 등을 집중 공격하여 재선충을 사멸시키는 것이다.
 

살같이 생긴 재선충(사진 위)에 곰팡이균을 이용한 천적백신을 투입하면 천적백신이 재선충을 괴사시키는 진행 과정 모습이다.(사진 아래) ⓒ 대덕바이오


만약 산림청이 천적백신의 효과를 진작 검증하고 상용화했다면, 싹쓸이 벌목으로 사라진 수많은 나무들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며, 그 많은 예산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현재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를 살리는 길 또한 막고 있다. 산림보호법,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특별법, 산림병해충 방제규정에 소나무재선충병 관련 '약제 선정'과 '사용 승인' 권한을 모두 산림청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국립공원조차 재선충을 확산 예방을 위한 천적백신을 사용할 수 없다. 재선충 실험용으로 일부만 사용 가능할 뿐이다.

국립공원에서 재선충 방제를 위해 천적백신을 사용하려면 산림청의 사용 협의나 허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산림청이 천적백신의 약제 승인을 하지 않고 있어, 국립공원 내에 번져가는 재선충을 방치하거나, 지자체에서 싹쓸이 벌목으로 국립공원의 생태계를 초토화시키는 것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산림청은 그동안 천적백신을 신뢰할 수 없다며 무시해 오다가 지난 2월에서야 국립산림과학원과 강원대학교를 통해 경북, 경남, 충북, 충남 4개 시험 지역을 선정해 'G810 유기농업자재 소나무재선충병 예방 나무주사 효과 검증' 사업을 시작했다. 11월말 검증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재선충이라는 핑계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거대한 소나무들이 재선충에 감염되지 않았음에도 싹쓸이 벌목으로 산림이 초토화화되었다. ⓒ 최병성

 
덧붙이는 글 소나무재선충과 화력발전소 펠릿 제조로 인한 산림 파괴 문제점에 관한 기사가 계속 이어집니다. 관련하여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 상단의 쪽지를 통해 간략한 내용과 전화번호 남겨주시면 전화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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