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7.09 07:09최종 업데이트 21.07.0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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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이 우리 곁을 떠난지도 어언 3년이 흘렀다. 그의 3주기에 즈음하여 노회찬 재단은 오마이뉴스와 함께 공동기획으로, 4월 16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우리시대 '6411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 노회찬'의 정치실천: 기록으로 기억하다] 기록 연재를 시작한다.[편집자말]
노회찬은 진보정의당 당대표 취임사(2012.10.21.)와 당대표 퇴임 고별사(2013.7.21.)에서 "6411번 버스를 아시나요?"라며 투명인간 분들을 구체적으로 호명한다. 이번 글에서는 '노동자'와 관련한 노회찬의 이야기와 그들의 '지금·여기' 삶의 현주소를 하나씩 살펴보기로 한다. - 기자말
 

2016년 4월 29일, 노회찬 20대 국회의원 당선인과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이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노동개악 분쇄, 최저임금 1만원 쟁취, 경제위기 재벌책임 전면화, 열사정신 계승. 세계노동절 경남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1980년대 초 대학을 뒤로 하고 용접공으로 노동현장에 뛰어들면서 노동운동에 헌신한 노회찬은 노동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여 '노동자의 벗'으로 불리기도 했다.

노회찬은 노동현안에 대한 대응을 멈추지 않았다. 끝까지 임기를 채운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17대, 19대, 20대 국회에서 노회찬은 노동 관련 현안에 대한 '소통과 공감 → 사회적 공론화 → 정치적 의제화 → 입법을 통한 개선' 등으로 이어지는 의정활동의 모범을 보였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
: "17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
: "20대 국회가 세워야 할 첫 번째 정의"


2004년 17대 총선 민주노동당 당선자 10명 모두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17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이들은 "의원 입법은 물론, 민주노총의 현장 투쟁과 시민단체와의 연대 등을 통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명문화하는 등 비정규직 차별을 반드시 철폐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 182호 (2004.6.21.~6.27). ⓒ 민주노동당


2004년 17대 국회에 진출한 민주노동당의 비정규직 관련 개정안은 동일가치노동에 동일임금 지급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단시간노동자는 통상노동자와 동일한 노동을 하는 경우 동일한 시간급을 보장받는다. 근로기준법에 근로계약기간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간제 고용을 못하게 된다. 파견법은 폐지되고 특수고용노동자에게는 노동자성이 인정돼 근로기준법과 노동3권이 전면 보장된다.

민주노동당 개정안의 효과는 비정규직 차별을 폐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사용자가 필요하면 기간제와 계약직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지만,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임금에서 차별을 받는 경우는 없어진다. 이에 따라 노동자의 생존권이 보장되고 고용이 안정되며 신용불량자 문제가 일부 완화돼 장기적으로는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진보정치> 182호, 2004.6.21.~6.27, 03면)

 

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 185호 (2004.7.12.~7.18). ⓒ 민주노동당

 
국회 입성 한 달이 된 시점에서 '진보야당' 민주노동당의 역할과 관련해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박상훈 박사는 "'진짜야당'은 큰 정당의 한계를 비판하고 그 허점에 편승하는 야당이 아니라 '대안정부'의 역할을 한다"며 "노동자와 서민 등 민중에 기반을 둔 민주노동당은 보수독점의 정당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진보야당은 기존의 헤게모니 질서에 맞서 새로운 관점과 목소리를 제기할 수 있을 때만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도 "상실과 소외의 영역을 대변해내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역할이라고 한다면 시민사회와 아래로부터 연대하면서 대중정치를 통해 기성정치를 압박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민주노동당이 지난 한 달 동안 이라크 파병 철군결의안을 제출하고, 그동안 법 개정에 주력해왔던 '민생경제 3법'을 발의했으며, 비정규직 차별철폐법안을 제출한 것은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 이후 진보야당으로서의 자기 성격을 보여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진보정치> 185호, 2004.7.12.~7.18.).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2016년 7월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2016년 7월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하고 있다. ⓒ 노회찬재단

 
12년 뒤인 2016년 7월 4일 20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통해 노회찬(정의당 원내대표)은 "20대 국회가 세워야 할 첫 번째 정의는 바로 노동시장에서의 정의이고 그 중심에 비정규직 문제가 있다"며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실현해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회찬의 대표연설은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을 대신 지키는 '진박정당'이 되겠다"는 것으로 이어졌다.
 
"대기업 정규직 임금을 100으로 보았을 때 대기업 비정규직은 65%, 중소기업 정규직은 49.7%,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35%에 불과하다. 이런 차별을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 전체 고용인구 속에서 우리나라가 비정규직 비율이 유난히 높은 것은 비정규직에 대한 임금차별이 무한정으로 허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한국과 비슷한 실상이었던 일본도 비정규직 임금을 인상하여 정규직의 80% 수준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께선 2012년 대선과정에서 공공부문부터 상시, 지속적인 업무에 대해서는 2015년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비정규직 차별회사에 대한 징벌적 금전보상제도를 적용하겠다고 공약하셨다. 약속을 지켜 달라. 저와 정의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을 강력히 지지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의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을 대신 지키는 '진박정당'이 되겠다."

'체불임금 1조원 시대'... "임금은 노동자와 가족들 생계의 원천"

"광주의 한 노동자가 체불임금 문제로 민원을 제기하였다. 내용을 들어보니 체불임금을 받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체불임금 해결을 위해 그 사건이 'PD수첩'에 보도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이런 분이 한 사람뿐이겠는가? 옛날 같으면 '신문고'라도 쳐서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 하고 싶은 힘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PD수첩'은 '사회의 목탁'을 넘어서서 '마지막 신문고'가 되고 있다."


2008년 7월 15일 노회찬이 <노회찬의 난중일기>(<PD수첩>은 <마지막 신문고>인가)에 올린 글의 한 대목이다. 

체불임금이란 말 그대로 '지급이 연체, 지체된 임금'으로, 재직중 임금(월급여, 상여금, 기타 수당 등)을 노동자 동의 없이 주지 않는 모든 것을 뜻한다.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6년 8월 현재 체불임금은 9471억 원으로, 피해 노동자는 21만4052명이나 됐다. 2016년 말이면 1조4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2016년 9월 12일 노회찬은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체불임금이 1조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체불임금 총액이 일본의 10배. 메르스·콜레라 같은 재난 수준입니다." 
 

2016년 9월 12일 정의당은 '체불 임금 1조 시대, 노동자 각계각층 체불임금 피해자 증언대회'을 개최했다. 사진은 노회찬이 이날 증언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노회찬재단

 
같은 날 정의당은 '체불 임금 1조 시대, 노동자 각계각층 체불임금 피해자 증언대회'을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는 조선·건설·청년알바·버스·금속부문 노동자들이 참여했다.

노회찬(정의당 원내대표)은 인사말을 통해 체불임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2009년 체불임금 1조 시대가 시작된 이례로 8년째 해마다 체불임금 총액이 12조를 넘어섰고, 올해는 1조4000억, 1조5000억까지 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체불임금 총액이 일본 체불임금 총액의 10배입니다. 일본이 우리보다 인구가 두 배 많고, 또 국민소득이 세 배 가까이 된다는 점을 상기하면, 우리의 체불임금은 일본과 평면에서 비교하면 서른 배 정도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독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체불임금이 다른 나라보다 심각할 정도로 많이 발생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반드시 규명돼야 할 것입니다."

"1조라는 금액은 1인당 임금을 100만 원으로 따졌을 때, 10만 명 이상이 체불임금을 당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메르스나 콜레라와 같은 재난 수준입니다. 따라서 이것은 추석이나 설과 같은 명절 때 연례적으로 지적할 문제가 아니라, 365일 일상적으로 점검되고 조치가 이뤄져야 할 사회적인 재난 상황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정의당이 체불임금을 방지하고 또 해소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정책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만, 오늘 증언대회에서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무엇이 문제고 어떻게 고쳐져야 하는지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들이 모여 이 문제를 힘 있게 해결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정의당은 여러분의 손을 잡고 체불임금 1조 시대 타파를 위한 노력에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다시 한 번 시간을 내어 먼 길 와주신 여러분들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체불액은 2015년 1조3000억 원에서 2018년 1조6400억 원, 2019년 1조7200억 원으로 최저임금 상승과 맞물려 매년 급등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9년 1월~11월 임금체불 노동자는 31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임금 체불 현황' 자료에 따르면, 7월까지 누적된 체불액은 9800억 원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연말까지 체불액이 2조 원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물론 회사가 경영상의 문제로 도산해 임금 지급이 불가능한 경우도 없지 않지만, 사업주의 비윤리적 행태로 상습적인 체불이 발생하기도 한다. 체불노동자를 위한 지원의 폭은 넓히고 고의적으로 상습 체불을 행하는 악덕 사업주의 책임은 끝까지 묻는 단호함은, 민주정부 하에서 꼭 지켜져야 할 상식이다. 무엇보다 노동의 대가인 임금은 노동자와 가족들 생계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 사진은 2017년 10월 16일 오전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는 모습. ⓒ 유성호

 
2017년 7월 2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노회찬은, "나도 알바를 한 적이 있고 월급을 떼인 적이 있다. 사장이 살아야 나도 산다는 생각에 노동청에 고발하지 않았다. 우리 사회의 이런 공동체 의식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라는 이언주(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의 전날 발언에 대해 "이것이 바로 유신이고 전체주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언주 부대표의 발언은 강자가 공동체를 위해 약자에게 양보한다고 해야 말이 되는데, 반대로 약자가 공동체를 위해 강자에게 양보하라는 것이다. 쥐가 '고양이가 살아야 쥐도 산다는 생각에 고발하지 않았다. 이것이 공동체 의식이다. 쥐와 고양이는 동물공동체다'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쥐들이여, 고양이 생각도 해주자'는 것이 마치 굉장히 자연스러운 (말처럼 통용되고 있다).

... 이런 발언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 가정폭력 정도는 눈 감아야지, 우리 회사 기업 이미지를 위해 직장 내 성폭력은 그냥 묻어두고 가야지. 그런 것 가지고 경찰서 들락거리느냐. 넌 공동체 의식이 없는 거야' 하는 것과 같다."

... 조폭 문화가 딱 이런 것이다. 조폭은 조직을 위해서 '너는 엎드려, 당해!' 이것을 강요하고 결국, 이런 것들은 나중에 가면 히틀러까지 가는 것이라 위험하다."


기록연재 | 조현연 노회찬재단 특임이사

(*다음기사 [6411 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 노회찬] 노동자와 노회찬 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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