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7.05 19:00최종 업데이트 21.07.0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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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했다. 예상치 못한 전격 사퇴 소식에 여론은 술렁거렸지만 '검찰 개혁의 불쏘시개 역할은 끝났다,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으로 돌아가겠다'는 사퇴의 변을 접한 많은 국민은 아쉬움과 함께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권 지지율이 떨어지니까 해임 당했다라는 비난도 없지 않았고,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추측을 한 정치인 중 한 명이 당시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이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사퇴 다음날 10월 15일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사퇴 시점이 이해가 안 간다, 검찰 수사에서 정경심 교수 측에서 불편할 수 있는 핵심 물증이 추가로 발견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검찰이 정경심 교수의 혐의를 입증할 핵심 물증을 찾았기 때문에 내몰리듯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는 추측에는 아내의 잘못은 장관으로서 결격 사유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이랬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최은순씨가 요양급여 부정수급 문제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 되자 '한국에는 연좌제가 없다'며 윤 전 총장을 감싸는 발언을 내놨다. 이해하기 힘든 자기모순이다.

최은순씨 법정 구속에 윤 전 총장이 거론되는 이유는 장모의 범죄 행위를 사위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 아니다. 다른 동업자들은 모두 실형을 받았는데 최씨는 입건조차 되지 않았던 이유가 사위가 검사란 사실 때문이었나 하는 의심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내의 기소 예측만으로 장관 자격이 없다며 후보자 사퇴를 압박했던 조국 전 장관 청문회 때와 비교해 보면 이런 의심이 도 넘은 정치 공세라 할 수 없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질 낮은 윤석열 옹호론

요양급여 부정수급 건 외에도 윤 전 총장의 아내 김건희씨가 대표로 있는 전시기획 업체 코바나컨텐츠를 둘러싼 뇌물성 협찬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350억 은행 잔고 증명서 위조 의혹 사건도 졸속 수사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안의 중요성에 비해 김건희씨와 최은순씨는 제대로 수사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해당 의혹 사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의문을 품는 건 당연하다.

이준석 대표의 윤 전 총장 옹호 발언은 2일에도 이어졌다. 천안에서 열린 '청년이 묻고 준스톰이 답하다' 행사에서 한 참석자가 "조국 전 장관 일가 의혹은 연좌제 느낌으로 엄청 몰아가던 사건"이라고 지적하자 "임명직 공직자는 선출직보다 도덕성 문제가 더 엄격하게 적용되는 측면이 있다"라며 "(윤 전 총장의 경우) 여론 지지율과 득표율 등 수치적 평가를 내리게 돼 있다"라는 대답을 내놨다.

연좌제 발언보다 더 엇나간 주장이다. 임명직과 선출직의 검증에 차이를 두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장관 후보자 검증이 대통령 후보자 검증보다 엄격해야 된다는 건 장관과 대통령의 권한과 책무만 보더라도 무조건 옹호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이상의 논리를 찾아보기 어렵다.

지지율과 득표율의 수치적 평가가 대통령 후보 검증의 전부가 될 수도 없다. 지지율 1위를 유지해 정권만 잡으면 그만이라는 욕심이 참담한 후과로 이어진 경우는 우리 역사에서 머지않은 과거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은순씨가 2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지방법원에서 불법 요양병원 운영으로 요양급여를 부정수급 한 혐의로 선고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최은순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 이희훈

 
이거는 이제는 장모의 문제가 아닙니다. 피해자 아홉 분이 30억을 피해 봤다고 얘기를 하고 있고 이 사건의 은폐 배후에 윤석열 지검장이 있다라고 온 데를 돌아다니면서 피해자들이 말씀을 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건 본인 문제예요. 장모 문제가 아니라. 그리고 이 팩트들은... 상당한 증거, 팩트가 있거든요.
-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 2018년 10월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 회의록

이번 판결을 윤 전 총장과 연관 지어 윤 전 총장을 비난하는 것은 '야만적 비난'입니다. 나이 50이 넘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면서 상대 어머니의 직업 혹은 삶까지 검증하고 결혼 결정을 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7월 2일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 중
 
지난 7월 2일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은순씨 유죄 판결을 윤 전 총장과 연관 짓는 것은 야만적 비난이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과거 본인도 윤 전 총장의 개입 의혹을 조사했지만 어떤 정황도 발견할 수 없었다, 카더라식 음해는 윤 전 총장을 무너뜨리기 위한 정치공세일 뿐이라는 부연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의 의심이 '카더라 음해'가 아니라 장제원 의원의 주장이 '카더라 옹호'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 수많은 자료와 증인·증언을 내세우며 장모 문제가 아니라 윤 전 총장 본인의 문제라고 몰아세우던 이가 장제원 의원이었다. 윤 전 총장 옹호가 신뢰를 얻으려면 3년 전 본인의 발언을 뒤집을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 '야만적'이라는 거친 표현을 동원한다고 지금 주장이 정당성을 얻는 건 아니다.
  
이준석의 비단 주머니
 
장모의 삶이고 장모의 불법행위가 유죄판결을 받은 것일 뿐 윤 전 총장이 창피할 순 있어도 책임을 지거나 비난을 받을 일은 아니다.
-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 7월 2일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 중 

국민의힘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의 윤 전 총장에 대한 옹호다. 맞다. 아직까지는 법적으로 윤 전 총장이 책임질 일인지 밝혀진 것은 없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장모의 1심 선고가 나기 전인 지난달 30일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처가와 악연이 있는 사람들이 어떤 진영하고 손을 잡았다"라며 의혹 제기를 정치 공세로 치부했다.

그렇게 처가를 두둔한 발언에 대해 1심 선고가 난 만큼 사과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법 적용에 누구나 예외 없다'라는 말은 현직 검찰총장이 내놓아야 할 메시지이지, 처가 일가 범죄 의혹을 정치 공세라고 두둔한 전직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후보자가 내놓을 입장은 아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처가와 악연이 있는 사람들이 어떤 진영하고 손을 잡았다"라며 처가에 대한 의혹 제기를 정치 공세라고 맞받아쳤다. ⓒ KBS

 
김근식 위원장은 위 페이스북 글에서 사위는 백년손님일 뿐이라고 했다. 무조건 옹호하려니 별 해괴한 소리가 다 나온다. 결혼하기도 전에 작고한 장인의 이력을 두고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자격을 논했던 사람들이 누구였던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은 시기와 절차만 남겨놓은 상태인 듯하다. 국민의힘의 힘을 빌려 대권을 잡고 싶은 윤 전 총장, 가시권에 들어오는 대권 후보가 없는 국민의힘. 정권교체라는 공동의 목표 앞에서 둘의 연대는 자연스러운 행보라 할 수 있다. 이런 이해관계 속에서 윤 전 총장이 공격 당하면 이를 막을 비단 주머니 세 개를 드리겠다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연좌제 운운하며 윤 전 총장 구하기에 나섰다. 그러나 첫 번째 비단 주머니인지 모르겠지만, 옹호론치고는 얄팍하고 부실하다.

'이건 본인 문제예요. 장모 문제가 아니라. 그리고 이 팩트들은... 상당한 증거, 팩트가 있거든요'라고 한 2018년 장제원 의원의 발언을 국민은 기억한다. 국민의힘의 윤석열 구하기, 다급한 건 알겠지만 너무 막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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