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6.26 19:49최종 업데이트 21.06.2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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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10년마다 인구총조사(census of population, 이하 센서스)를 실시하여 정책 개발을 위한 통계자료로 삼습니다. 2020년, 15만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지난주에 발표되었는데, 인구, 사회, 경제 및 고용 문제는 물론 주택, 교통, 교육 등 지난 10년 동안 싱가포르의 전체적인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관련 소식을 연재하는 입장에서 볼 때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싱가포르의 현재 모습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대표적인 것들만 추려서 소개합니다.

1. 인구 : 인구 늘었지만 증가폭은 1965년 독립 이후 최저
 

지난 10년간 인구는 12% 늘었지만 인구 증가폭은 현저히 낮아진 상황입니다. ⓒ 이봉렬

    
싱가포르 전체 인구는 569만 명으로 10년 전 508만 명에 비해 12% 늘었습니다. 2000년부터 10년 동안 25% 이상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최근 10년간의 인구 증가폭은 절반 이하 수준입니다.

전체 인구 중 싱가포르 시민권자는 352만 명(62%), 저 같은 영주권자는 52만 명 (9%), 싱가포르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의 수는 164만 명(29%)으로 인구 대비 3.4%인 한국과 비교하면 싱가포르의 외국인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 고령화 : 이미 고령사회
  

노인인구의 증가로 고령사회가 되었습니다. ⓒ 센서스 보고서

 
연령별 인구 구성을 살펴보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5.2%로 2010년 9%에서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라고 부르는데 싱가포르는 이미 고령사회가 된 것입니다. 생산연령 인구 대비 고령 인구 비율인 노년부양비 역시 2010년 13.5%에서 2020년 23.4%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한국 역시 2020년 기준 고령인구 15.7%로, 2017년부터 이미 고령사회입니다.

3. 부부 비율 줄고, 출산 줄고
  

여러가지 이유로 혼자 사는 비율이 조금 늘었습니다. ⓒ 이봉렬

  
혼자 사는 사람의 비율은 41.1%이며 지난 10년 동안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습니다. 그 중 25세에서 34세 사이의 젊은 세대에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 중 이혼하거나 별거 중인 사람은 2010년 3.3%에서 2020년 4.3%로 증가했습니다. 남성의 경우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미혼 비율이 높았지만, 여성의 경우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미혼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결혼한 가정의 출생아 수도 2010년 2.24명에서 2020년 2.04명으로 줄었습니다. 민족별로 보면 말레이계(2.43명)가 중국계(1.65명)나 인도계(1.86명) 보다 아이를 많이 낳고,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4. 교육 : 더 많은 사람이 고등교육을
 

젊은 세대의 대부분이 고등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 이봉렬

 
싱가포르는 한국처럼 교육열이 높을 뿐만 아니라 우열반 제도를 통해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경쟁을 부추기는 면이 있습니다.

25세 이상 인구 중 58.3%가 고등학교 이후의 고등교육을 받았으며, 25세에서 34세로 대상을 줄이면 90.1%가 고등교육을 받았습니다. 고등교육 수준은 민족별로 좀 차이가 있습니다. 인도계가 67.3%로 가장 높고, 중국계 58.3%, 말레이계 47.3% 순입니다.

5. 민족과 종교 : 다양한 종교 어우러져
   

다종교 국가 싱가포르, 무교의 비율이 10년 새 17%에서 20%로 늘었습니다. ⓒ 이봉렬

 
싱가포르는 크게 세 민족으로 나뉩니다. 중국계가 74.3%로 다수를 차지하고, 말레이계가 13.5%, 인도계가 9.0%, 그 밖의 민족이 3.2%입니다.

다민족국가인 만큼 종교도 다양합니다. 불교(31.1%), 기독교(18.9%), 이슬람교(15.6%), 도교(8.8%), 힌두교(5%) 순입니다. 10년 사이 눈에 띄는 변화라면 불교와 도교의 비율이 조금 떨어지고 종교가 없는 비율이 17%에서 20%로 증가한 것입니다.


또, 중국계가 불교(40.4%), 도교(21.6%), 기독교(11.6%), 인도계가 힌두교(57.3%), 이슬람교(23.4%), 기독교(12.6%) 등 비교적 다양한 종교를 가지고 있는데 비해 말레이계는 98.8%가 이슬람교입니다. 종교와 생활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이슬람교의 특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싱가포르는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어우러져 사는 나라인지라 민족과 종교와 관련해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어떤 경우보다 더 엄격한 처벌을 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6. 주택 : 공공아파트에서 고급 콘도로
 

대부분이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주택에 거주하고 있지만 고급 민간 아파트의 비율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 이봉렬

 
싱가포르의 자가 점유율은 2010년에 이미 87.2%였습니다. 대부분 자기 집을 소유한 상태입니다. 이번 조사에서도 87.9%로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대신 정부가 공급하는 공영주택 HDB 거주 비율이 줄고, 민간이 공급하는 고급 콘도 거주 비율이 11.5%에서 16%로 크게 늘었습니다. 주택 보급이 충분하다 보니 이제 고급 주택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자가 보유율 61%에 치솟는 집값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부러운 모습입니다.

7. 수입 : 수입 늘었지만 민족 간 차이 여전
 

일하는 여성의 비율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 센서스 보고서

   
전체 가계 중위 소득은 2010년 월 5600달러(476만원)에서 2020년 7744달러(658만원)로 연간 3.3%,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증가분은 1.9%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 금액도 민족별로 차이가 있는데 인도계가 가장 높은 8500달러(722만원)이고 말레이계가 가장 낮은 5704달러(484만원)입니다. 교육수준과 경제수준에서 말레이계가 다른 민족에 비해 낮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맞벌이 가구는 2010년에 비해 5.4% 늘어난 52.5%입니다. 부부 중 남편 혼자 돈을 버는 비율은 2010년 32.6%에서 24.9%로 크게 줄었고, 대신 아내 혼자 돈을 버는 비율은 5.8%에서 7.4%로 늘었습니다.

8. 장애 : 인구 2.5%가 장애 가져
  

이번에 처음 조사가 실시된 장애와 활동성 항목입니다. 이런 조사가 장애인을 위한 대책 마련에 쓰입니다. ⓒ 센서스 보고서

 
신체장애나 노화로 인해 일상생활에서의 불편을 겪는 이들의 비율이 2.5%로 조사되었습니다. 이 항목은 2020년에 처음으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가장 불편을 겪는 건 걷기나 계단 오르기 등 이동에 관한 것이었고, 두 번째는 목욕이나 혼자 옷 입기 같은 기본적인 활동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겪고 있는 노인 10명 중 9명은 배우자나 자녀와 같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 데이터를 주택 및 요양 시설에 대한 정책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싱가포르 센서스 내용에 대한 소개는 이 정도만 하겠습니다. 소개한 내용 외에도 어떠한 교통편을 이용하는지, 이동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문맹률은 어떻게 되는 지, 지역별 인구 구성 및 교육 수준 등 세세한 항목이 많습니다. 정부가 센서스란 이름으로 이렇게 자세하고 많은 개인 정보를 수집해도 되는 건가 하는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그렇게 수집한 정보를 하나도 빼지 않고 모두 공개한다는 겁니다. 싱가포르 센서스 홈페이지에 가면 "2020 인구센서스 통계자료"라는 이름의 파일이 두 개 있습니다. 모두 794페이지라 너무 커서 두 개로 나눠 놓았습니다. 그 안에는 정리된 도표부터 세부조사결과까지 모두 기록되어 있습니다. 자료를 활용하기 좋도록 엑셀 파일로 만들어 함께 공개해 두었습니다.
  

센서스 홈페이지에 보고서, 인포그래픽, 엑셀 파일 등 조사 내용 전체가 쉽고 알차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 싱가포르 센서스 홈페이지

 
개략적인 내용을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9개의 인포그래픽으로 제작한 파일도 있습니다. 저 같은 외국인 영주권자도 이 모든 자료를 아무 제한 없이 볼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수준의 리포트가 나온다면 센서스 조사에 싱가포르 거주민 중 한 사람으로 적극적으로 응할 의향이 있습니다.

한국도 통계청 주관으로 5년마다 한 번씩 전수조사와 표본조사를 병행하는 인구주택총조사를 실시합니다. 한국도 싱가포르처럼 자세하게 그 내용을 공개합니다. 2020년에 실시한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올 해 하반기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결과는 긍정적으로, 보고서는 국민 모두가 원하는 정보를 더욱 쉽게 찾을 수 있는 형태로 공개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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