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5.25 17:51최종 업데이트 21.05.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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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언급된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라는 대목에 대해 중국 외교부가 반발하고 있다.

24일 외교부 대변인 정례 브리핑에서 자오리젠 대변인은 "중국은 미한공동성명의 관련 내용에 유의하고 이에 대해 관심을 표시했습니다"라며 "우리는 미한관계의 발전이 지역의 평화·안전 및 발전·번영을 촉진하는 데 이로워야지, 이와 상반돼서는 안 되며, 더욱이 중국을 포함한 제3자의 이익에 손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한 뒤 이렇게 발언했다.
 
"미한공동성명은 타이완·남중국해(南海) 등의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타이완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에 속한 것으로 중국의 주권 및 영토의 완전성과 연관되며,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관련 국가들이 타이완 문제에 대해 조심히 말하고 신중히 행동하며 불장난(玩火)하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절제된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상당히 원칙적이고 강력한 메시지다. 

타이완섬과 중국대륙을 가르는 타이완해협(대만해협)은 최근 들어 군함과 전투기들로 인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과 타이완·미국이 서로 상대방을 자극하며 군함과 전투기를 통과시키고 있다. '우리 좀 봐라'라는 식으로 상대방의 신경을 건드리고 지나가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 타이완해협을 가까이 둔 한국으로서는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에 대해 당연히 관심을 표명할 수 있다. 세계 각지의 분쟁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표명하듯이 이 문제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다. 미국을 지지하느냐 중국을 지지하느냐의 차원을 넘어 지역 안보에 대한 관심의 차원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다만,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 대통령이 타이완 문제를 거론했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한국이 대(對)중국 압박 정책인 인도태평양전략에 가담할 가능성을 더욱 경계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똑같은 이야기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했다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의 입에서 '불장난 말라' 같은 발언이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불장난하지 말라고 했지만, 타이완해협에서 실제로 그런 일을 했던 나라는 다름 아닌 중국이다. 중국은 이곳을 두 차례나 불바다로 만들었다. 제1, 2차 타이완해협 위기(대만해협 위기)가 그것이다.

 

중국 '랴오닝' 항모 전단, 대만해협 거쳐 귀환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이 11일(현지시간) 홍콩을 떠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랴오닝' 항모 전단이 12일 새벽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뒤 대만해협 중간선을 따라 북서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전단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측은 '랴오닝' 항모 전단이 전날 홍콩에서 주권반환 20주년 기념행사를 마치고 모항인 칭다오항으로 귀환하는 중인 것으로 관측했다. 2017.711 ⓒ 연합뉴스

 

1,2차 타이완해협 위기

중국은 1954년 9월 3일부터 20일까지 타이완령 진먼도(금문도)에 포격을 가했다. 남한의 연평도가 북한과 훨씬 가깝듯이, 진먼섬은 타이완섬보다는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 인접한 곳이다. 중국군의 공격으로 촉발된 이 위기는 사상자 수십 명을 낳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것이 제1차 타이완해협 위기다.

제2차 위기는 1958년 8월 23일부터 10월 5일까지 있었다. 포탄이 47만 발이나 발사된 대형 위기였다. 제1차와 달리 이때는 미군도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미국 자신은 부인했지만, 미군이 중국 영공을 침범했다는 중국의 항의가 거듭거듭 제기됐다.

그해 9월 24일자 <경향신문> 기사 '미기(美機) 본토 침입'은 중공(중국공산당)의 열 번째 항의가 나왔다면서 "22일에는 미 군함 6척이 복건성(푸젠성) 부근의 중공 영해를 침범하였으며, 미 해군 전투기 10대가 10차에 걸쳐 복건성 중공 영공에 침입하였으며, 그중 1대는 본토에까지 침입하였다"고 보도했다.

당시 미군 지도부는 핵전쟁 카드까지 만지작거렸다. 그해 9월 4일자 <경향신문> 1면 톱기사는 "현재 미 정부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대만해협의 사태와 관련해서 자유중국을 지원키 위한 군사행동으로서 '대만으로부터 연안 제(諸)도서로 가는 자유중국 수송선들의 호위'에서 '중국 본토에 대한 원자탄 투하'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5개 방안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가의 경중을 따지면서 신중히 고려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금년 5월 23일자 국내 언론보도들에 따르면, 현지 시각으로 지난 22일 <뉴욕타임스>가 기밀 보고서를 인용해 '1958년에 핵전쟁을 고려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핵 공격을 벌이자는 주장이 미군 지도부에서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군 지도부에서는 타이완과 일본이 핵 보복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중국에 대한 핵공격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타이완해협을 사이에 둔 타이완과 중국의 양안관계는 타이완 내에서 탈중국화가 추진될 때 험악해지곤 한다. 타이완이 중국으로부터 멀어지는 독자 혹은 독립 노선을 추구할 때마다 베이징은 군사적 위협의 가능성을 상기시키고 있다.

그런데 그 같은 탈중국화보다 훨씬 더, 중국의 군사행동을 유발하는 요인이 있다. 이것이 두 차례 타이완해협 위기를 촉발시켰다. 그것은 친(親)타이완의 기운이 현저히 강해지거나 그 기운이 현저히 약해지는 조짐이다. 타이완의 독자노선을 돕는 기운이 현저히 강해지거나 현저히 약해질 가능성이 있을 때 중국은 군사행동에 착수하곤 했다.

제1차 위기는 1953년 한국전쟁 휴전으로 중국이 한숨을 돌리게 된 상황에서, 타이완과 제3국들의 연대가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발생했다. 2011년에 <중국학 연구> 제57집에 실린 김중섭 제주대 교수의 논문 '금문(金門)의 전략적 지위에 대한 역사적 고찰'은 "1953년 초반부터 대만은 미국과의 상호방어(방위)조약 체결을 적극적으로 요청해왔다"고 한 뒤 "한편, 미국은 공산주의가 동남아에서 지속 확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동남아시아조약기구(SEATO) 창설을 추진해왔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타이완이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할 가능성, 타이완이 SEATO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제1차 위기를 일으켰다. 친타이완 기운이 강해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이다.

제2차 위기는 친타이완 기운이 현저히 약해질 조짐이 일어났을 때 발생했다. 그 직전까지 중국은 미국이 자국과의 전쟁을 우려해 타이완을 소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 상태에서 1958년 7월 이라크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해 왕정이 무너지고 공화국이 선포되는 일이 있었다. 이로 인해 중동에 대한 영국과 서방세계의 영향력이 퇴조하고 아랍민족주의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은 민족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동으로 관심을 돌렸다.

미국의 시선이 이동하는 틈을 중국은 놓치지 않았다. 중국은 '영·미 제국주의의 중동 침략 반대'와 '타이완 해방'이라는 두 개의 구호를 연결하면서 타이완에 대한 군사행동의 명분을 조성했다. 위 논문은 이렇게 설명한다.
 
"1958년 7월 이라크에서 공산혁명이 일어났고, 이에 대응하여 미국과 영국은 각각 레바논과 요르단에 파병하였다. 중국과 소련은 즉시 이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인민일보는 '영·미의 중동 침략 반대'와 '대만 해방'을 연결시켜 논평하였다. 동시에 중국의 여러 대도시에서 '영·미의 중동침략 반대', '대만 해방'을 주제로 하는 대규모 군중집회가 일어나, 공산당의 행동 패턴으로 보아 곧 대만에 대한 군사행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중국인들은 타이완과의 통일을 역사적 사명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통일의 기회를 항상 모색한다. 중국은 친타이완 기운이 현저히 강해지는 시점에는 그 기운을 꺾고자, 친타이완 기운이 현저히 약해지는 시점에는 통일의 여건을 조성하고자 적극적인 군사행동을 생각한다. 타이완을 둘러싼 국제환경이 완만히 변하지 않고 급격히 변동할 때에 중국의 군사행동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도 친타이완 기운이 강해지고 있다. 일본에 이어 한국까지 타이완 문제에 휘말리고 있다. 한국 정부는 최대한 중립을 지키고자 하지만, 중국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친타이완 기운의 위력을 실제보다 과장되게 평가하기 마련이다. 제3국들이 예측하는 것보다 다소 빠른 시점에 중국이 군사행동에 나설까 우려되는 부분이다.

미국은 중국의 타이완 침공을 억제하고자 타이완해협에서 반중국 진영을 강화하고 있지만, 친타이완 기운이 강해지는 시점에서 제1차 타이완해협 위기가 일어났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한국·일본에 이어 새로운 동맹국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이거나 한국·일본의 연루 혹은 개입 수준이 지금보다 업그레이드될 경우에는 새로운 위기가 조성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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