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5.21 09:43최종 업데이트 21.05.2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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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이 우리 곁을 떠난지도 어언 3년이 흘렀다. 그의 3주기에 즈음하여 노회찬 재단은 오마이뉴스와 함께 공동기획으로, 4월 16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우리시대 '6411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 노회찬'의 정치실천: 기록으로 기억하다] 기록 연재를 시작한다.[편집자말]
(*지난 기사 [6411 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 노회찬] 노인과 노회찬 ③에서 이어집니다.)

고령자 산재 예방: "고령노동자 보호 위한 가장 기본적인 토대"

2018년 5월 16일 노회찬은 고령근로자의 건강상태 및 근로능력을 고려한 배치로 이들의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 현황분석에 따르면 2014년~2016년까지 3년간 매년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의 64% 이상, 1160명 이상이 50세 이상의 고령·준고령 노동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근로자란 관련 법상 55세 이상을, 준고령근로자란 50세 이상~55세 미만을 말한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 현황분석에 따르면 2014년~2016년 3년간 매년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의 64% 이상, 1160명 이상이 50세 이상의 고령·준고령 노동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노동계가 지난 4월28일 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하는 모습. ⓒ 이희훈

 
노회찬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신체적 기능이 저하되고 외부의 자극에 대한 반응이 둔해지면서 사고발생 위험이 높아지며, 사고가 사망사고와 같은 중대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 사회는 현재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노동인구 중 고령자와 준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고령노동자에 대한 배려 조항은 고령노동자들의 산업재해 위험을 막기 위한 기본적 조치로서 이마저 없다면 우리나라 고령노동자들의 산업재해 사망사고율은 끊임없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개정안은 고용노동부장관이 기술상의 지침 및 작업환경의 표준을 정할 때 고령자와 준고령자의 안전에 관한 사항을 고려하도록 하고, 사업주는 고령노동자의 건강상태 및 근로능력을 고려해 노동자를 적정히 배치하도록 노력하게 함으로써 노동현장에서 고령노동자의 산업재해 사망사고 위험을 줄이고자 했다. 


노회찬은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데 있어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 우리 사회의 고령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될 이번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통과에 국회가 힘을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20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참고로 산업재해예방정책 선진국으로 알려져 있는 일본의 경우, 산업재해 사망사고 만인율(萬人率)이 대한민국의 1/3 수준이다. 일본은 고령노동자에 대한 배려조치를 법에 명시해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상 지침을 정하는데 중고령자에 관해 특히 배려'하도록, '사업자로 하여금 중고령자의 심신의 조건에 따라 적정히 배치'하도록 하고 있다. 또 하위 법령과 행정지침을 통해 작업부하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이러한 법령과 지침이 산업재해 사망원인을 크게 억제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산업재해 사고 사망 통계'를 보면 대한민국 2020년 산재 사고 사망자는 882명으로 2019년에 비해 3.2%(27명) 증가했다. 산재 사망자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많았다. 전체 사고사망자 882명 중 50세 이상이 72.4%(639명)이며, 이 중 60세 이상이 39.3%(347명)를 차지했고, 특히, 60세 이상 사고사망자는 62명 증가하여(285→347명), 전체 사고사망자 증가폭(27명)을 상회했다. 40대 137명, 30대 64명, 18∼29세 42명 순이었다.

60세 이상 사망자는 전년보다 62명 늘었고, 전체 사망자 대비 비중도 6% 증가했다. 다른 연령대 사망자는 감소했지만 60세 이상 사망자만 는 것이다. 60세 이상 사망자 347명 중 55.3%(192명)는 건설 현장에서 사고를 당했다. 60세 이상 사고사망 증가(62명)의 다수도 건설업(48명, 77.4%)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산재 사고 사망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전체 사고 사망자 중 고령층은 2016년 32.1%(311명), 2017년 35.4%(341명), 2018년 36.9%(358명)로 증가세를 보였다. 2019년에는 33.3%(285명)로 다소 줄었지만 2020년 다시 늘었다.

노동시장 고령화와 이에 따른 고령 노동자의 사망사고 비중은 증가세지만 예방책은 미흡하다. 정부 등이 발표한 2021년 산재 사망사고 감소 대책 등에는 '건설·제조업에서 빈번한 추락·끼임 사고를 산업재해 사망사고 주범으로 지목하고 집중적으로 관리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지만 고령층 관련 대안은 빠져 있다(경남도민일보, 2021.4.16.).    

"은퇴 후 소망 가운데 하나는 무의탁 노인 목욕봉사…"
 

2009년 8월 28일 '노원지역 독거노인, 장애인 사랑, 나눔 희망 후원행사'에서 축사하는 노회찬. ⓒ 노회찬재단

 
2009년 8월 28일 노회찬(진보신당 대표, 마들연구소 이사장)은 기업은행노동조합이 주최한 '노원지역 독거노인, 장애인 사랑, 나눔 희망 후원행사'에서 축사를 했다. 후원 내용은 장애인 50인, 독거노인 및 소녀가장 150인 생활필수품 지원이었다. 

"지역복지 운동의 일차적 목표는 수요자 중심의 복지실현과 계층간 고립과 소외 양극화 해소하는 것입니다."  

"노원구 상계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이틀째 김장봉사입니다. 오늘은 독거노인 분들께 김치를 배달하는데 양이 많지 않아 걱정입니다." 

2010년 12월 2일 노회찬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었다. 첫째 날은 김장김치 담그는 날, 둘째 날은 아내 김지선(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이사)과 마들연구소 식구들과 함께 배달하는 날. 
  

2010년 12월 1~2일, 왼쪽 노회찬이 김장김치 담그던 모습, 오른쪽 배달 준비 중인 모습. ⓒ 노회찬재단

 
2016년 9월 9일 노회찬(정의당 원내대표)은 정의당 여영국(경남도의원)과 노창섭(창원시의원)과 함께 지역구인 창원 성산구의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배식 봉사를 함께 했다.

배식이 끝난 후에는 복지관을 찾으신 시민 분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나눴다. 위생모와 앞치마가 너무 잘 어울려 복지관에 계시는 관계자 분들과 구분이 어려웠다는 후문이 있었다고 하는데,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경남 창원 성산구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봉사 중인 노회찬(2016년 9월) ⓒ 노회찬의공감로그

 
2005년 12월 5일 SBS <김미화의 U>에 출연한 노회찬(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이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 김미화) 나중에 여유가 생기고, 일을 열심히 하셔 가지고 뭔가 큰 성과를 이루시고 은퇴를 하셨을 때, 그때는 어떻게 지내고 싶으세요?

- 노회찬) "저는 정치가 아닌 영역에서 좀 이렇게 자그마하게나마 봉사하는, 다른 분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일들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무의탁 노인들 목욕시켜주는 일도 있고... 일은 많거든요. 일이 없는 게 아니라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 일을 힘닿는 데까지 하는 그런 것이 소망이죠."


"존엄·자립적인 삶을 영위할 권리, 사회·문화적 생활에 참여할 권리를 갖는다"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의 확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조의 규정이다.

인권(Human Rights)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켜주는 기본적 권리로서 시대나 상황에 무관하게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권리, 즉 인간답게 살 권리를 의미하며, 계층이나 성별, 연령과 같은 귀속적 요인은 물론 어떤 조건에 의해서도 제한받아서는 안 된다.

다른 연령집단과 마찬가지로 노인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리를 향유할 수 있는 인권의 주체로서, 인권과 노인인권의 개념은 다르지 않고, 그 대상만 노인으로 국한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노인인권이란, 노인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존중받고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국민여러분, 반갑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국회에는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가 구성되어 개헌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에 발맞추어 정의당은 당내에 '개헌특위'를 구성하여 개헌안의 내용을 마련해왔습니다.

그러나, 의욕적으로 출발한 국회 개헌특위는 그 소임을 제대로 다하지 못한 채 자동 해산되어 ... 이러한 상황에서 정의당은, 모든 원내정당들이 2018년 지방선거시 국민투표 실시를 통해 개헌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자는 뜻을 담아 오늘 '정의당 개헌 시안'을 발표합니다. 이 개헌 시안은 향후 정의당 당내 토론을 거쳐 당원과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정의당 개헌안으로 공식화 될 것입니다.

... 아동, 노인, 장애인 권리를 신설하였고, 특히 아동의 경우는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결정에 참여할 권리를 부여했으며, 요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모든 형태의 학대, 방임, 폭력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명시했습니다."


2018년 1월 정의당 헌법개정특별위원회(위원장 노회찬)는 '국민을 위한 개헌 정의당 개헌시안'(2018.1.28.)에 아동의 권리, 장애인의 권리와 함께 '노인의 권리'를 신설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 보호의 필요성이 커졌으므로 노인의 권리보호 규정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것이 기본 취지였다. 

'(제17조) 노인은 존엄하고 자립적인 삶을 영위할 권리와 사회적·문화적 생활에 참여할 권리를 가지며, 모든 영역에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2018년 1월 정의당 헌법개정특별위원회(위원장: 노회찬)가 국민을 위한 개헌 시안에서 ‘노인의 권리’를 신설했다. 그러나 이는 이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함께 수면 밑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 노회찬재단

 
헌정사상 초유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함께 '촛불혁명'의 열기 속에서 수면 위로 부상한 정치권의 개헌 논의는 이후 수면 밑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노인의 권리' 신설도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나이 들어 은퇴 후 무의탁 노인 목욕 봉사 활동 등 "정치가 아닌 영역에서 좀 이렇게 자그마하게나마 봉사"하고 싶다는 노회찬의 작은 소망도 이뤄지지 못했다.

기록 연재 | 조현연 노회찬재단 특임이사

(* 다음 기사 '이주민과 노회찬'은 5월 25일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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