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5.18 09:26최종 업데이트 21.05.1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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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이 우리 곁을 떠난지도 어언 3년이 흘렀다. 그의 3주기에 즈음하여 노회찬 재단은 오마이뉴스와 함께 공동기획으로, 4월 16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우리시대 '6411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 노회찬'의 정치실천: 기록으로 기억하다] 기록 연재를 시작한다.[편집자말]
(*지난 기사 [6411 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 노회찬] 노인과 노회찬 ①에서 이어집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8년 발표한 '노인실태조사'를 보면 65세 노인의 21.1%가 우울증상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6.7%는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 pexels

 
노인자살률, OECD 1위라는 불명예

노회찬의 언급처럼 노인자살의 경우도 심각한 문제다. '노유진의 정치카페'에서 노회찬은 이에 대해 '부양의무자' 문제와 연결해 말한 적이 있었다(노회찬·유시민·진중권, <생각해봤어? 내일을 바꾸기 위해 오늘 꼭 알아야 할 우리 시대의 지식>, 웅진지식하우스, 2015). 


"최근에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이 심각해지고 있지 않습니까? 노인자살률도 세계에서 제일 높고요. 70% 이상이 경제적인 이유라고 하는데, 과거 세대와 달리 현재의 노인들이 부양을 덜 받는 거예요. 그러면 아래 세대의 부양의무자들이 도덕적으로 패륜아여서 부양을 안 하는 걸까요? 그게 아니라 부양의무자들의 부양능력 자체가 과거에 비해서 현저히 떨어진 면도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부양의무자가 있다고 해서 수급 대상에서 빠지게 하면 안 되는 거죠. 일단은 현재 상황에 맞게끔 적용하고, 능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도 필요하죠." 


2019년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원인통계 자료를 보면 2018년 자살로 숨진 사람은 1만 3670명으로 1년 전보다 9.7%, 1207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37.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노인일수록 자살률이 높았다. 인구 10만 명 당 자살률을 비교해봤더니 10대는 5.8명, 20대 17.6명, 30대 27.5명, 40대 31.5명, 50대 33.4명, 60대 32.9명, 70대 48.9명, 80대 이상 69.8명으로 50대 이후 늘다가 70대 이후 자살률이 눈에 띄게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국제적으로 비교해 봐도 대한민국 노인들의 자살률은 OECD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9 자살예방백서'에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자살률(인구 10만명당)은 2015년 기준 58.6명으로 OECD 회원국 18.8명보다 훨씬 높고 2위 슬로베니아 38.7명과도 큰 격차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참고로 장수 국가인 일본은 22.8명으로 11위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한국 노인들은 어떤 이유로 자살을 선택하는 것일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8년 발표한 '노인실태조사'를 보면 65세 노인의 21.1%가 우울증상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6.7%는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노인들 가운데 13.2%는 자살을 시도한 경험도 갖고 있었다.

노인들이 자살 충동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그 원인을 제거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살을 생각하는 이유 중 1위가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다. 자살을 생각해본 적 있는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27.7%가 바로 생활비 문제를 꼽았다. 이어 본인의 건강 문제가 27.6%, 부부·자녀·친구와의 갈등과 단절이 18.6% 등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37.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현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노인들뿐 아니라 노인이 될 중장년층에게도 슬픈 현실이다. 인생의 말년에 돈이 없어서 죽음을 생각해야 하는 현실, 그리고 몸이 아파 더 이상 정신적으로 버티기 힘든 현실이 고령층에게 큰 고통이라는 얘기다. 

2019년 '한국 노인 OECD 최고 자살률…노인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이라는 주제를 다룬 KBS 뉴스(9.29.)는 이렇게 마무리했다. 

"지금의 노인세대는 자식 농사를 지으면 자식이 노인을 부양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던 시대에 젊은 시절을 보냈던 세대이다. 한국전쟁 이후 궁핍한 시대를 이겨내고 자식 농사를 짓기에 바빴지만, 이제 황혼의 나이에 자식들에게도 손을 벌리지 못하고 국가에도 목소리를 높이지 못한 채 경제문제로 하루하루를 고민하는 노인들이 많아졌다. 노인복지 문제를 청년세대와의 갈등으로 치부하거나 복지논란으로 프레임을 짜기에는 노인들의 삶이 너무도 힘든 게 현실이다."

"한나라당은 노인복지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
 

2004년 1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중인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 이종호

 
'노인복지'란 대체로 '모든 노인이 최저 수준 이상의 생활을 유지하고 사회적 욕구 충족과 생활상의 문제를 예방·해결하며, 노후생활에 대한 적응과 사회통합을 이루는데 필요한 급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과 민간 부분의 조직적이고 전문적인 제반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노인'이란 통상 평균 수명에 이르렀거나 그 이상을 사는 사람으로, 어르신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그 외에도 늙은이, 고령자, 시니어, 실버 등으로 교체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에는  60세 이상이면 노인이었으나, 지금은 65세 이상이면 노인으로 분류된다.

2004년 4월 3일 KBS 심야토론(<17대 총선 국민의 선택을 묻는다>)에 출연한 노회찬(민주노동당 중앙선대본부장, 사무총장)은 유시민(열린우리당 의원), 장광근(한나라당 의원), 정진석(자유민주연합 의원) 등과 함께 설전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탄핵사태를 야기한 한나라당은 노인복지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 

"왜 한나라당이 갑자기 노인복지를 거론하는가. 사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야기시킨 탄핵으로 우리 국민 평균 수명이 단축됐어요. 그거 어떻게 책임질 겁니까?"

"지금 노인문제를 토론할 때가 아니라 이 말이예요. 3월 12일날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던 날, 주한중국대사관에서 4차례나 회의를 했다고 합니다. 국가신뢰도가 추락했어요. 그거 누가 책임질 겁니까? 그래서 그런 얘기를 할 때는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얘기해야 할 것 같구요."


2006년 12월 27일 노회찬(민주노동당 17대 국회의원)은 '소외계층 1만명 복지혜택, 한나라당이 빼앗아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말로는 민생, 복지를 떠드는 한나라당이 노인, 장애인, 아동, 빈곤층 등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예산 1조7600억 원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실제로 678억 원을 깎아버렸다"고 지적하면서, "한나라당 복지삭감 때문에 복지혜택을 빼앗긴 소외계층이 총 1만명에 이르고, 신축 예정이던 복지시설 88개소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노회찬은 "특히 삭감된 복지예산 678억원 중 89%인 603억 원이 노인복지예산"이라고 지적하면서, "한나라당은 다시는 노인 공경한단 말 말아야 한다. 타당 유력인사의 '노인폄하 발언'을 비난할 자격도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실제로 '독거노인 도우미 파견사업' 예산이 176억 원이나 삭감되어 도우미 숫자가 2800명이나 줄었고 고용기간도 9개월에서 7개월로 줄어들어, 수천수만 명의 독거노인이 복지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되었고, '노인 돌보미 바우처' 예산도 68억 원이나 삭감되어 7300여 명의 소외노인이 '돌봄 쿠폰'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노회찬 "노인복지예산, 평균 2% 불과.... 지역간 격차도 심각해"

그에 앞서 2006년 3월 30일 노회찬은 '전국 16개 광역시도의 2006년도 일반회계 노인복지예산 현황자료'를 통해 "16개 광역시·도 일반회계 세출예산에서 노인복지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2.32%에 불과하다"면서 "특히 노인 1인당 광역시·도 자체 예산배정액의 경우 광역시·도간 격차가 최대 5.3배에 이르며, 노인인구 비중이 높은 전남, 경북, 충남 등 광역도의 경우 1인당 예산이 광역시에 비해 현격히 낮아 노인복지 수준의 지역간 격차가 심하다"고 발표했다.

또한, "광역시·도의 노인예산에서 '경로연금'과 '교통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65.7%로 큰 비중을 차지해 우리나라의 노인복지서비스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2016년 9월 경남 창원 성산구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배식봉사 뒤 식사중인 노회찬. ⓒ 노회찬의공감로그

 
이러한 실태에 대해 노회찬은 "노인복지를 더 많이 필요로 하는 광역자치단체의 낮은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노인복지 수준을 전국적으로 상향평준화하기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예산확보 등 정책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노무현 정부는 이런 대책도 없이 2005년 노인복지 등 67개 복지사업을 지방으로 이양해 오히려 지역복지사업에 혼란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노회찬은 사회복지 지방이양사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노인복지 등 지역복지사업의 예산을 책임지고, 지방자치단체가 지역특성에 맞는 수준 높은 지역복지사업의 집행을 담당하는 '지역복지사업 전달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일시적인 분권교부세 인상이 아닌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월 15일 노회찬은 지역간 불균형 발전 해소를 위해 지역복지사업의 안정적 추진과 확대에 필요한 예산확보를 위해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에 지역복지사업계정을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일부개정안을 제출했다. 이 개정안은 2008년 5월 29일 17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제7공화국 서민복지혁명'과 노인복지 
 

2007년 7월 24일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후보 노회찬 의원이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정치 민생 통일 분야에 대한 종합토론을 벌이고 있는 모습. ⓒ 남소연

 
2007년 7월 17일 노회찬(17대 대선 민주노동당 예비후보)은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겠습니다"라며 '제7공화국 건설'과 '11테제'를 발표했다('테제5: 장애인, 성소수자, 노인,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 소수자에 대한 일체의 차별을 철폐한다'). 이어 사흘 뒤인 7월 20일 복지분야 공약으로 '제7공화국 서민복지혁명'을 발표하면서 "3(원칙)-6(비전)-9(핵심과제)로 복지국가 초석을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사회복지비 지출 비중은 GDP 대비 5.7%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이며, OECD 평균 20.7%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인당 국민소득이 대략 1만 달러에 도달했던 시기에 스웨덴과 프랑스, 독일은 GDP의 25% 정도를 사회복지에 지출했던 것과 비교해 볼 때,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발전수준과 사회복지수준이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있다.

이처럼 국가가 복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 온 가운데 비정규직 등 일하는 빈곤노동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서민복지혁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국가가 책임지고 부유층이 더 많이 부담하는 '제7공화국 서민복지혁명' 공약은 시대가 요구하는 국가의 책임이다."

"국가의 복지재원 상당부분을 책임져야 할 부유층들이 부담하는 세금부담이 선진국과 비교해 현격히 낮을 뿐만 아니라 탈세 등 불법, 탈법 행위를 통해 자신들에게 부여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부유세, 사회복지세 등 부자증세를 통해 사회적 연대공동체를 실현할 것이다."


노회찬은 "참여정부 사회보장 예산 연평균 증가율은 10.1%로 국민의 정부의 절반 수준이었다"고 국가의 복지책임 회피를 비판했으며 "의료서비스 산업화, 민간시장 중심 복지 서비스 제공 등 복지의 시장화 정책으로 복지의 양적 질적 수준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비정규직 양산과 같은 왜곡된 노동시장을 개혁하지 않으면서 근로장려세제(EITC)를 도입하는 것은 저임금 노동자 양산체제를 유지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회찬은 "이명박, 박근혜 후보는 재벌 대기업과 부유층에게 감세를 주장하면서 복지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다. 또한, 시장중심의 복지서비스 공급을 강조하고 있어 복지의 양극화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노회찬이 밝힌 '제7공화국 서민복지혁명'의 '3(원칙)-6(비전)-9(핵심공약)'의 구성은 이렇다.
 

2007년 7월 17일 노회찬(17대 대선 민주노동당 예비후보)은 '제7공화국 건설'과 '11테제'를 발표했다. ⓒ 노회찬재단

 
(3대 원칙)
▲ 국가가 책임지는 복지  
▲ 사회양극화를 해소하는 복지 
▲ 모두를 위한 복지

(6대 비전)
▲ 자궁에서 무덤까지, 국민의 전 생애를 책임지는 공공복지서비스 확대
▲ 열악한 고용과 부실한 복지의 악순환 차단
▲ 주거비, 의료비, 교육비 등 서민가계 부담을 획기적으로 경감
▲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회보장 강화
▲ 빈곤으로 인한 생계형 자살 없는 사회, 빈곤율 제로 달성
▲ 도시와 농어촌, 전국이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복지 균형발전 실현

(9대 핵심과제)
▲ 생애주기별 공공복지서비스 확대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차상위계층까지 공공복지서비스 무료제공 등)
▲ 실업·불안정 노동자 사회보장체계 구축 (저임금 노동자 사회보험료 지원, 실업부조 도입 등)
▲ 국민건강보장체제의 확립 (공공의료체제를 조세방식으로 전환, 공공의료기관 30% 확충, 치매환자 전면적 국가책임 등)
▲ 출산과 양육을 국가가 책임지는 출산·보육 책임국가 실현 (공공보육시설 50% 확충, 월 10만원 아동수당 지급)
▲ 빈곤층에게 우선 주거복지 제공 (공공영구임대주택 우선 공급, 주거비 보조 등) 

▲ 소득, 건강 등 안정된 노후 생활 보장 (80%노인에게 기초연금 도입, 저소득 노동자, 영세지역가입자에게 국민연금 지원, 공공요양시설 시군구별 30% 설치 등) 
▲ 장애인 소득/교육권/노동권/이동권 보장으로 장애인 자립생활 패러다임 확립 (장애인지적 관점으로 정책집행, 장애기초연금 지급, 장애인고용장려금 현실화, 장애여성지원 서비스 도입 등)
▲ 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 해소와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통한 빈곤율 제로 달성 (최저생계비 기준을 중위소득기준 50%로 인상,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
▲ 지역복지 균형발전 실현 및 지역복지 강화 (2조5000억원 규모의 지역복지사업계정 신설, 지역 복지사업 인력양성 지원 등)


기록 연재 | 조현연 노회찬재단 특임이사

[6411 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 노회찬] 노인과 노회찬 ③과 ④는 5월 21일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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