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4.27 13:20최종 업데이트 21.04.2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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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어언 3년이 흘렀다. 그의 3주기에 즈음하여 노회찬재단은 오마이뉴스와 함께 공동기획으로, 4월 16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우리 시대 '6411 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 노회찬'의 정치실천: 기록으로 기억하다] 기록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말]
노회찬은 진보정의당 당대표 취임사(2012.10.21.)와 당대표 퇴임 고별사(2013.7.21.)에서 "6411번 버스를 아시나요?"라며 투명인간분들을 아래처럼 구체적으로 호명한다.

①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새벽 5시 반이면 직장인 강남의 빌딩에 출근해야 하는, 한 달에 85만원 받는, 그냥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인 50, 60대 아주머니분들"
② "현대자동차 고압선 철탑 위에 올라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③ "23명씩 죽어나간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④ "남일당 그 건물에서 사라져간 다섯 분"

이번 글에서는 "쌍용자동차 해고 사태"과 관련한 노회찬의 이야기와 그들의 '지금·여기' 삶의 현주소를 하나씩 살펴보기로 한다. - 기자말

 

2009년 쌍용자동차 측은 정규직 2646명과 비정규직을 포함해 3000여명을 정리해고 했다. 그 뒤 경찰이 특공대 등을 투입해 강제진압에 나선 모습.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스물세 명씩 죽어나간 쌍용자동차 노동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 노회찬의 '6411 연설'(2012.10.21; 2013.7.21.)   

33명의 죽음과 '쌍용자동차 사태'의 전모

이른바 '쌍용자동차 사건'은 노조에 대한 경찰의 강제진압,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의 죽음, 해고와 경찰 진압이 가져온 트라우마와 그 치유 문제 등 커다란 사회적 논란과 충격을 가져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자동차 업체인 쌍용자동차는 1997년 말 IMF 외환위기로 인해 몇 차례 위기를 맞았다가 2002년 공적자금을 통해 겨우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후 2002년 16만1000대 생산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민영화 만능론에 빠진 정부와 채권단이 2004년 10월 중국 기업 상하이기차에 쌍용자동차를 헐값에 매각했다. 상하이 자본은 기술을 빼나간 뒤 쌍용자동차를 법정관리에 맡겨버렸다(2009.1.8.). 검찰은 이들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법원은 자본의 회계조작을 통한 대규모 정리해고를 수용했으며, 이명박 정권은 저항하는 노동자를 폭력적으로 강제 진압했다. 

2009년 4월 8일 쌍용자동차 자본은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 총 인원의 36%에 달하는 쌍용자동차 정규직 2646명과 비정규직을 포함해 3000여 명을 정리해고했다. 이에 맞서 쌍용차 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 지부)는 2009년 5월 22일 공장을 점거하고 이른바 '옥쇄파업'에 돌입, 77일 동안 "해고는 살인이다! 함께 살자!"고 외치며 싸웠다.

사측은 직장폐쇄를 했고, 공장에 진입하려는 사측과 이를 저지하는 노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은 사전 진입계획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대응하다가 8월 5일 경찰특공대와 기동대 등을 공장에 투입해 파업 중이던 노동자들에 대한 강제 진압에 나섰다. 다음날 노조의 파업은 경찰에 의해 진압돼 종결됐다. 8월 6일 회사 측과 노사합의를 하고 공장을 나온 뒤 희망퇴직자 2020명, 정리해고자 158명, 무급휴직자 468명, 총 2642명이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나앉았다. 이후 33명의 노동자와 가족이 목숨을 잃었다. 

해고노동자들은 천막농성, 분향소 설치, 단식, 고공농성, 삼보일배, 오체투지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을 전개했다. 해고 노동자들은 사측, 경찰, 보험사 등으로부터 손배가압류에 시달리고 블랙리스트에 올라 동종 기업에 재취업마저 못했다. 

"이명박 정권의 쌍용차 공권력 투입은 대국민전쟁이자 양민학살"
: '함께 살자'고 절규하는 사람들을 죄인으로 만드는 대통령


2009년 6월 26일 노회찬(진보신당 대표)은 평택 쌍용자동차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설마 하던 일이 일어났다. 파업 중이던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공권력이 투입돼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의 공권력 투입은 '함께 살자'고 파업 중인 노동자들에게 정부가 대국민 전쟁이자 양민학살을 자행한 셈이다. 지금의 쌍용차 사태의 근본적 원인인 상하이차 매각의 책임을 정부가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적자금 출자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요구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이명박 정부의 오만에 국민은 치를 떤다."

"더욱이 폭력사태를 막기 위한 공권력 투입이라면서, 실제로는 파업 중인 조합원을 일방적으로 해산하는 것이 공권력 투입의 주목적이 되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 대화를 요구했지만 철저히 무시로 일관한 사측 때문에 시작한 파업이었음을 기억하지 못하는가. 이명박 정부가 진정한 대한민국 정부라면 문제해결에 대한 의지 없는 쌍용차 사측에 공적 압력을 행사하고, 쌍용차에는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오늘 또 한 번의 살인을 저질렀다. 사회적 살인 용산참사, 정치적 살인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오늘 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경제적 살인이다."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앞 기자회견 모습 ⓒ 노회찬재단

  

쌍용자동차 사태와 노회찬 ⓒ 노회찬재단


6월 27일 오전 10시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앞.

노회찬은 이용길(진보신당 부대표)과 함께 범국민대책위가 주최한 긴급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 했다. "대량참사 부를 사측의 용역깡패·구사대 동원한 공장침탈, 공권력 침탈 사죄하고, 즉각 철수하라!" "정리해고 철회 없이 공장정상화 없다! 정부는 사태해결에 즉시 나서라!"고 외치는 기자회견 참석자 옆 차량 현수막의 '우리 아빠의 일자리를 지켜주세요'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뒤편 평택공장 사옥의 '우리는 우리의 내일을 믿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Can Do!'라는 사측의 구호와 참으로 대조적이었다.  

7월 30일 오후 2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앞. 

노회찬은 쌍용자동차 문제 평화적 해결 촉구 민주노총․자동차회생범대위 농성돌입 기자회견 참석, 연대사를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진보신당은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8일 동안 대표단과 당직자들이 번갈아가면서 천막농성에 참여했다.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앞 기자회견 모습 ⓒ 노회찬재단

  

쌍용자동차 사태와 노회찬 ⓒ 노회찬재단

 
"지금 대한민국 국민 600여명이 불법 감금돼 있다. 이라크도 아니고 아프가니스탄도 아닌 경기도 평택의 일이다. 국민 600여명이 수십 일 동안 전쟁포로도 공급받도록 보장돼 있는 물과 음식,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다. 지금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도 집행 전까지 제공받는 것들을 우리 노동자들이 못 받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물과 음식을 공급하지 않는 것이 사측의 방해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진짜 이유라면 경찰은 물과 음식을 공급하기 위해서 바로 공권력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 맞다. 공권력은 원래 그런 때 쓰라고 있는 것이다. 공권력과 회사가 합의하고 배후는 청와대와 이명박이 서 있다. 사측과 정부가 진정한 쌍용차 회생이 목표였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8월 6일 오전 서울 시청광장 앞.

노회찬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쌍용자동차 사태의 강제 진압을 규탄하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공개 성명('휴가 중인 이명박 대통령께 드립니다')을 발표한 뒤,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하지만 얼마 뒤 경찰의 강제진압에 따른 '강제' 노사합의 소식을 들은 노회찬은 단식농성을 풀었다. 
 

단식농성 중인 노회찬 ⓒ 노회찬재단

 
"그들이 폭도입니까? 테러리스트입니까? 테러진압부대인 경찰특공대가 왜 그곳에 투입되어야 합니까? 대통령께서 직접 지시한 것입니까? 그들은 단지 부당한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생계형 파업을 벌였을 뿐입니다.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고 강제해산하려는데 저항했을 뿐입니다. 경찰과 용역깡패들이 폭력진압을 시도하기 전에는 어떤 선제공격도 한 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 '함께 살자'고 절규하는 사람들을 죄인으로 만드는 대통령이 되지 마십시오. 함께 살기 위한 방안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평화적인 방식으로 타결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가는 대통령이 되어 주십시오. 경찰이 다수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공권력 행사가 정의롭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십시오. 무엇보다도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먼저 위하는 인도주의가 대통령의 이념임을 앞장서서 보여주십시오."


2009년 8월 강제 진압 이후... "경찰은 민중에겐 몽둥이, 기득권층엔 방패"

"국가의 공권력은 민주사회의 법치를 위한 최소한의 물리적 도구여야 한다. 공권력이 정권유지를 위한 도구로 쓰일 경우 무고한 국민에 대한 폭압과 야당에 대한 탄압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경찰 공권력이 진정 민주사회의 법치를 위한 정의로운 기구로 돌아올 때까지 경찰을 앞세운 정권의 폭력과 야당 탄압에 계속하여 공동으로 맞서 나갈 것이다."

2009년 8월 9일 정세균(민주당), 강기갑(민주노동당), 문국현(창조한국당), 노회찬(진보신당) 등 '쌍용차 경찰폭력 관련 야4당 대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노회찬은 모두 발언을 통해 견해를 이렇게 밝혔다.
 

쌍용자동차 사태와 노회찬 ⓒ 노회찬재단

 
"사실 사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는 길은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원만한 사태 해결에 가장 걸림돌이 되고, 큰 책임이 있는 것은 정부 당국이었다. 청와대 경제수석, 지식경제부 장관 등 관료와 최종적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다."

"다음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경찰폭력이다.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라는 것은 옛말이다. 지금의 경찰은 민중에겐 몽둥이, 기득권층에는 방패가 되고 있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의 폭행 과정에서 경찰은 유 의원을 폭행한 자를 방조하고, 심지어 보호까지 했다. 특히, 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마지막 진압과정에서는 경찰 옆에서 용역과 구사대가 1미터 길이의 새총을 노조원들에게 버젓이 쏘는 장면이 인터넷에 떠다니고 있다. 노조가 쓴 새총은 구속영장 청구감이고, 구사대가 쏜 것은 보호 사항인가. … 구사대가 대한민국 공권력의 일부인가. 평택에서는 공권력이 구사대를 지원했다. 경찰이 공권력이 아니라 구사대와 용역의 일부였다."

"소화전마저 막아버린 데 대해 소방방재청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사측의 불법을 보호했다. 이런 일이 이명박 정부 들어 비일비재하다. 이 상황을 방치할 경우 더 심각해질 텐데, 서민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별도의 경찰이라도 만들어야 하나."


"22건의 연쇄살인 사건,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사회적 살인"

노회찬은 쌍용자동차 관련 안타까운 죽음들에 대해 '사회적 살인'이라고 단언했다. 

2012년 4월 13일 노회찬(통합진보당 19대 총선 당선자)은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농성장을 방문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눈물과 죽음, 이제는 멈춰야 합니다!'농성장 위에 걸려 있는 현수막의 글귀였다. 방명록에 노회찬은 이렇게 적었다.

"살인해고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습니다. 해고 없는 세상에서 편히 눈감으십시오"
 
  

쌍용자동차 사태와 노회찬 ⓒ 유성애

 

대한문 앞 농성장 방명록에 노회찬은 이렇게 적었다. "살인해고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습니다. 해고 없는 세상에서 편히 눈감으십시오" ⓒ 노회찬재단

 
6월 8일 노회찬은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농성장을 다시 방문했다. 농성장 위에는 '해고는 살인!', '6.16 희망과 연대의 날: 함께 걷자! 함께 살자! 함께 웃자!'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6월 16일 노회찬은 쌍용자동차 해고자 전원 복직과 희망버스 참가자의 사법 처리 중단을 요구하는 문화행사 '6.16 희망과 연대의 날'에 함께 했다.

2012년 6월 25일 국회본청 제1 귀빈식당. 노회찬은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의원모임' 발족식에 함께했다. 민주통합당 의원 26과 통합진보당 의원 10명뿐만 아니라 남경필·정두언·정병국 등 새누리당의 중진의원 3명도 참여했다. 의원모임을 처음 제안했던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과 심상정 통합진보당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기로 했다.
 

국회의원모임 발족식 모습 ⓒ 노회찬재단

 
의원모임을 제안하면서 2명의 공동대표가 제시한 역할은 세 가지였다. 진상조사로 회계조작에 의한 부당한 정리해고임을 규명하고, 자살한 22명에 대한 사회적 배상안을 만들고, 2009년 파업 진압과 관련한 명예회복과 국가배상을 추진하는 것이었다(<매일노동뉴스>, 2015.6.26.).

노회찬은 "23명째 연쇄살인 희생자를 막기 위해 이 모임은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2009년 8월 달에 77일간의 쌍용자동차 파업사태가 이명박 정권의 공권력 투입으로 인해서 끝났습니다. 그때 이명박 정부는, 쌍용자동차 사태가 이제 끝났다라고 얘기했습니다. 과연 쌍용차 사태는 끝난 것인가? 그 후 약 3년에 걸쳐서 2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것은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사회적 살인입니다. 어찌 보면 22건의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이렇게 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은 채 23번째 범행이 예정되어 있다, 우린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 이제 우린 어떻게 할 것인가? 만일 3년도 안 되는 사이에 22명이 목숨을 잃는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진다면 이 사회는 아마 특별 수사 기관이라도 만들어, 공권력을 총동원해서라도 범인을 색출하고 더 이상의 억울한 죽음을 막도록 할 것입니다. 이것이 당연하고, 마땅한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이 모임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23번째 죽음을 막기 위한, 22명으로서 억울한 희생이 끝나도록 하는 것이 이 모임의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참고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의원모임 참여자는 김기식 김기준 김관영 김승남 김용익 김태년 김현미 남윤인순 도종환 박민수 박영선 배재정 설훈 송호창 은수미 이목희 이미경 이상민 이인영 전순옥 진선미 최민희 한명숙 한정애 홍의락 홍종학(이상 민주통합당) 의원과 강동원 김미희 김선동 김제남 노회찬 박원석 심상정 오병윤 이상규 정진후(이상 통합진보당) 의원이다.

기록 연재 | 조현연 노회찬재단 특임이사

[6411 투명인간과 약자들의 벗 노회찬] 쌍용차 해고자와 노회찬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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