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1.13 08:13최종 업데이트 21.01.1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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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종 발생으로 비상인 가운데 22일(현지시간) 도버항구에 '프랑스 국경 폐쇄'라고 쓰인 전광판이 보인다. 프랑스는 영국 내에서 코로나19의 변종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지난 21일 0시를 기해 48시간 동안 영국에서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2020.12.24 ⓒ 연합뉴스

 
겨울에 들어서면서 전문가들의 예고대로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코로나19가 더 빨리 확산했다. 크리스마스 직전에는 영국에서 확인된 코로나19 변이(variant)가 전염력이 빠른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몇몇 국가들이 즉시 영국과의 국경을 닫았다. 유럽의 여러 국가는 크리스마스 이후 예고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와 영국발 변이가 감염력이 높을지 모른다는 소식을 고려해 방역 조치를 다시 강하게 조이는 추세다. 계속해서 확진자 수가 증가하던 영국은 다시 봉쇄에 들어갔다. 

영국발 변이에 이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위험성이 높아 보이는 또 다른 변이가 확인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따라서 이 변이들이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쟁점은 이 변이들이 정말 전염력이 높은지, 만약 그렇다면 그건 어떤 의미인지, 지금 막 개발되어 배포 중인 백신들은 이 변이가 있는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지,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다. 

돌연변이와 변이

먼저, 변이(variant)는 무엇인가? 바이러스는 다른 생물체와 마찬가지로 세대에서 세대로 유전체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mutation)를 얻게 된다. 코로나19의 원인 바이러스인 Sars-CoV-2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렇게 특정 돌연변이를 얻은 바이러스를 다른 바이러스와 구분해 바이러스 '변이'라고 부른다. Sars-CoV-2가 처음 확인된 것이 1년 전이기 때문에 그간 수천 번의 돌연변이가 일어났을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니 지금 존재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들은 모두 서로 다른 변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면 그 모든 변이가 초창기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더 나쁜 바이러스일까? 그렇지는 않다. 돌연변이라고 하면 쉽게 슈퍼 바이러스나 비정상적인 생명체 등을 상상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부모에게서 우리들의 유전체가 만들어질 때도 역시 일정 확률로 돌연변이가 생겼지만 우리는 모두 건강하게 살아간다.

물론, 가끔은 이 같은 돌연변이가 실제로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런 영향이 바이러스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게 작용하면, 달리 말해 '자연선택' 되면 그 돌연변이를 가진 바이러스들은 개체 수가 늘어난다. B.1.1.7로 명명된 코로나바이러스 변이가 영국에서 최근 확산한 사례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자연선택 된 감염력 높은 변이일지 모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두고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있었다. 자연선택이 아니더라도, 예를 들어 우연히 특정 지역에 유입된 바이러스가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 운 좋게 번져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는 그간 영국 각 지역이 각각 다른 제한 조치를 시행하던 중에 사람들이 오랜 팬데믹으로 피로감이 높고 마스크 쓰기가 느슨해진다거나 만남이 더 많아졌다거나 하는 요인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바이러스가 아닌 인간에 의한 현상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었다.

특정 바이러스 변이와 감염력 사이의 상관관계는 밝히기가 매우 어려워서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하지만, 혹시 나중에 가짜 뉴스였던 것으로 판명이 나더라도 지금 방역을 더 강력하게 하는 것이 나쁠 것 없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12월 31일 자 <애틀랜틱> 기사도 혹시 이것이 가짜 경고였던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예방 조치는 어차피 순기능이고, 혹시라도 전염력이 더 높은 변이가 맞다면 그대로 두면 더 비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우리는 지난 1년간 배운 바 있다는 것이다.

옥스퍼드 대학의 진화 생물학자 올리버 피부스(Oliver Pybus)는 만약 다른 나라들에서도 B.1.1.7이 증가하는 것이 관찰된다면, 이 변이가 감염력이 더 높다는 강력한 증거가 될 거라고 말했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이 변이가 증가하는 것은 일종의 독립적인 실험으로, 감염력 증가에 대한 간접적 증거가 될 거라는 의미였다.

실제로 아일랜드에서 감염이 빠르게 증가해 왔는데 이 중 B.1.1.7이 서열이 분석된 경우 중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덴마크에서도 12월 초 0.2% 선이던 이 런던 발 변이가 3주 뒤 2.3% 수준으로 크게 높아졌다는 보고가 있었다. 여전히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지만, 영국 발 변이와 감염력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증거가 조금씩 모이는 거라는 해석이 많다.

변이에도 백신은 유효한가

B.1.1.7을 둘러싼 또 다른 우려는 이 변이가 가진 돌연변이 숫자가 유난히 많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 돌연변이에는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에 생긴 여덟 개의 아미노산 변이가 포함되어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세포에 붙어 세포 내부로 들어갈 때 바이러스가 사용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인간 세포에 더 잘 붙는 변이가 생겼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특별히 세 가지 돌연변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걱정하고 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가 인간 세포로 들어가는 길목인 수용체에 얼마나 잘 붙는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 N501Y이라는 돌연변이, 실험실 연구를 바탕으로 감염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된 69-70del이라는 이름의 결손형 돌연변이(단백질의 69번째, 70번째 아미노산이 삭제된 형태), 그리고 베를린의 샤리테 대학병원의 크리스티안 드로스텐(Christian Heinrich Maria Drosten)이 주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기능과 관련된 또 다른 P681H라는 이름의 돌연변이가 이들이다. 이같은 의견은 아직 실제로 일어나는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한 직접적인 관찰과는 달라서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이렇게 많은 돌연변이에도 현재 개발된 백신이 이 변이에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가 학자들 사이에서 우세했다. 12월 22일 바이오엔텍의 최고 경영자 우구르 사힌(Ugur Sahin)은 기자회견에서 "백신으로 형성될 면역 반응이 새로운 변이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8일 자 로이터통신은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이 공동 제작한 백신의 실험 결과 영국 발 변이와 남아프리카 발 변이에 모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전염력과 치사율

현재까지는 전염력이 높다는 것 외에는 새 변이들이 감염자들의 증상을 더 악화시킨다거나 치사율을 높인다는 관찰은 없다. 이것은 감염된 사람들에게 더 큰 위협이 없어 일견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치사율이 높아지는 것보다 전염력이 높아지는 것이 사회적으로는 더 큰 위협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런던 보건대학원의 아담 쿠차스키 교수는 바이러스 치명률이 50% 증가한 경우와 바이러스 감염력이 50% 증가한 경우를 비교했다.

유럽 여러 도시의 상황과 비슷하게 바이러스의 감염 재생산율을 대략 1.1, 감염되었을 때 치명률을 0.8, 지금 감염된 케이스를 1만 개로 가정하면 한 달 안에 129명의 사망자를 예상할 수 있다고 한다. 쿠차스키는 여기서 사망률이 50% 증가하면 193명이 사망하고, 감염력이 50% 증가하면 이것이 978명으로 껑충 뛰게 된다고 설명한다.

전염력이 커지면 확진자마다 감염시킬 수 있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게 되기 때문에 새로운 감염자와 사망자가 지수적으로(exponentially) 증가하지만, 병증의 악화와 치명률의 증가는 사망자 수가 선형적으로(linearly) 증가한다는 것이다. 쿠차스키는 "1% 확률로 사망을 일으키는 질병을 많은 사람이 갖게 되면, 2%의 확률로 사망을 일으키는 질병을 적은 수의 사람이 갖게 될 때보다 더 많은 사망자 수를 야기한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 등에서 유행하자, 정부가 모든 외국인 입국자에 대해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음성확인서 제출을 공항에서는 8일 입국자부터, 항만에서는 15일 승선자부터 적용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3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한 외국인이 관계자에게 안내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무엇을 해야 하나

이렇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감염력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이는 변이들이 확인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전문가들은 환자들을 격리하고 그들과 접촉한 사람들을 테스트하고 최대한 새로운 감염을 낮추는 것이 대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것은 한국의 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대응으로 한결같이 택해온 방역 방법이기도 하다. 지난 12월 <란셋> 지에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물리학자 비올라 프리저만(Viola Priesemann)을 위시한 여러 학자가 '코로나19 감염을 빠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줄이기 위해 유럽 모두의 공동 노력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는데 같은 논지의 글이었다.

웰컴 트러스트의 감염병 전문가 제레미 파라(Jeremy Farrar) 역시 같은 말을 한다. 바이러스의 진화로 예측 불가능한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고 말한 파라는 감염을 빠르게 줄여야 감염 자체가 줄어들 뿐 아니라 바이러스가 더 진화하는 것을 막는다고 말한다. "이것은 결국 숫자 게임입니다. 바이러스가 더 퍼질수록, 돌연변이가 나타날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이죠"라는 파라의 말은 팬데믹이 장기전으로 갈수록 백신의 효과를 위협할 수 있는 돌연변이가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더 강력한 방역 조치로 즉각 코로나19 감염을 잡는 것 외에도, 바이러스의 진화를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영국은 방역에서는 성적표가 좋지 못했지만, 지역별로 일부 환자들의 바이러스를 채취해 서열 분석을 해오며 바이러스의 진화를 정교하게 추적해온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이번 변이가 알려진 것도 그 때문에 가능했고, 비교적 빨리 감지해 낸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현재까지 이렇게 지역별로 바이러스 서열 추적을 하는 시스템을 잘 갖추고 모니터링 해온 나라는 영국과 덴마크 정도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의 감염병 학자 마리아 판 케크호브(Maria Van Kerkhove)는 전 세계적으로 이 같은 모니터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 바이러스가 더 퍼지면 퍼질수록, 더 변화할 기회가 생길 겁니다. 우리는 아주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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