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 20:08최종 업데이트 20.10.06 10:07
  • 본문듣기
 

ⓒ pixabay

 
집콕하는 동안 체중이 늘어나는 사람이 많다는 보도가 종종 나오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가 비만인 사람들에게서 더 악화되기 쉽다는 사실이 연구진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비만과 코로나19

코로나19와 비만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3월과 4월에 여러 매체에서 이미 언급된 바 있다.

3월 21일자 영국 <가디언>은 "의사들은 수 주 내에 코로나19로 영국의료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생사를 오가는 환자의 숫자가 3일마다 두 배로 증가하던 당시의 상황을 요약하며, 중환자실로 갔던 환자들의 특징을 "71퍼센트가 남성, 평균연령 64세, 63퍼센트가 과체중이거나 비만, 혹은 병적으로 비만"이라고 보도했다. 

또 3월 30일자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금 다시 되돌리기에는 미국인들은 이미 병적인 상태에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에서는 비만에 의한 신진대사 문제가 공공의 문제가 되었다며, 현재 미국은 어른 3명당 2명꼴로 과체중이고, 42퍼센트는 비만인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 지난 2009년 인플루엔자 팬데믹 당시 연구 결과 비만인 사람들의 입원 확률이 두 배 높았고, 입원 시 사망 비율도 훨씬 높았다는 점과 △ 2013년 발표된 메르스 환자들에 대한 연구도 비슷했다면서, 아직 비만과 코로나19와의 상관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높은 미국의 비만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적었다.

그보다 앞선 3월 20일 <뉴욕타임스>의 다른 기사 "젊은이들이 코로나의 위험과 마주하게 되었다"에서도 젊은 사람들은 나이든 사람들에 비해 경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비만과 (비만과 관련이 있는) 2형 당뇨병, 고혈압 등은 위험을 높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8월 <미국국립과학원회보>지에 실린 Hamer et al. 논문 결과를 <사이언스>지 기사에서 그래프로 만들어 실었다. ⓒ 사이언스 매거진

 
비만과 코로나19와의 상관관계는 지금까지 계속 연구 중이다. 지난 9월 11일 <사이언스>지의 기사 "왜 비만은 코로나19를 악화시키는가"는 최근의 관련 연구들을 종합했다. 이에 따르면, 나이나 성별, 사회계층, 당뇨병 유무, 심장병과 같은 요인들을 보정했을 때, 체질량지수(BMI)가 중증 코로나19 병증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기사에 인용된 논문 중, 8월 <비만 리뷰> 저널에 실린 연구를 보자. 이 연구는 2020년 1월에서 6월 사이에 중국어나 영어로 출판된, 비만과 코로나19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논문 75편을 통틀어 총 39만 9461명의 환자를 종합분석했다. 결과에 따르면, 비만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46퍼센트 더 높았고, 입원할 확률은 113퍼센트 높았으며, 중환자실에 이르게 될 확률은 74퍼센트, 사망할 확률은 48퍼센트가 높았다. 

8월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실린 비만과 코로나19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도 있다. 이 연구는 영국 거주자 33만 4329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입원 확률을 계산했다. 체중이 정상범위(BMI 18.5-25)일 때 10만 명당 12.4명의 확률이었던데 비해, 과체중(BMI 25-<30)일 경우 19.1명, 비만(BMI 30-<35)일 경우 23.3명, 고도비만(BMI >35)일 경우 42.7명으로, 계속해서 위험도가 증가했다. 참고로, 저체중의 경우는 정상범위에 비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진은 여러 요소들을 보정하면 비만 정도에 따라 위험이 더 높아진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다만 정상체중을 벗어나는 순간 바로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보고된, 건강검진 대상 한국 성인 1454만 명 중 약 36퍼센트가 과체중(BMI >25)에 해당했다. 이것은 성인 3명당 1명꼴로, 과체중인 경우 젊은 사람이더라도 감염과 예후가 모두 좋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들을 참고하면, 우리나라의 방역에서도 과체중과 비만에 대한 관리가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함의한다.

비만은 왜 코로나19를 악화시키나

앞서 언급된 <사이언스>지 기사는, 비만이 코로나19를 악화시키는 이유를 '생물학적으로 비만은 면역반응을 약화시키고, 만성염증과 혈전이 생기기 쉽게 하는데, 이 모든 것이 코로나19 병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으로 요약하고 있다. 

중증의 코로나19 병증을 앓게 되는 비만인 사람들은 먼저 신체 역학적인 이유로 문제를 갖게 된다. 복부 지방이 횡격막을 밀어 올리면서 폐를 밀어 폐활량을 제한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혈류량이 더 많은 폐의 하엽에 공기 공급이 막히게 되는데 상엽과 하엽간의 균형이 깨지는 이 단계에 이르면 빠르게 상태가 악화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 외에도, 비만인 사람들은 혈전이 쉽게 생기는데, 하필 코로나19의 병증 중 하나가 내피조직에 상처를 내 피를 응고시키는 것이라, 비만인 코로나19 환자들의 경우 피가 쉽게 엉겨 여기저기 혈전이 생기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1990년과 2010년의 전세계 비만인구비율을 색깔로 나타낸 지도. 전반적으로 전세계의 비만인구 비율이 증가해온 것을 보여준다. ⓒ copyright@Popkin2020

 
또한, 비만은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이는 지방세포가 비장이나 골수, 흉선 등 면역세포들이 자리한 곳으로 침투해 지방조직을 확장시켜 면역세포의 수를 줄이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이들이 병원균 침투시 면역 효율도 더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앞서 언급한 <비만 리뷰>지에 실린 논문은 '비만인 사람들은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을 하더라도 그 효율이 정상체중인 사람들에 비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가설도 제시하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상당 비율이 비만인 만큼, 앞으로 백신에 기대어 코로나19를 극복하려 한다면, 비만인 사람들에 대한 백신의 효율이라든가, 비만인구에 대한 관리가 방역정책의 중요한 부분으로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집콕으로 인한 활동 감소로 체중 증가 위험의 딜레마 위에 우리 모두 서 있다. 재난상황으로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토로하는 중에 과체중에 대한 경고는 그 무게를 더한다. 과체중과 비만이 코로나19의 감염율과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체중조절도 방역 못지않은 예방 노력이 된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모든 질병이 그렇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면역 반응이 정상적으로 잘 작동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상황이 앞으로도 수년간 더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건강유지에 특히 힘쓸 필요가 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