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 08:23최종 업데이트 20.08.2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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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을 제작한 오마이뉴스는 마창진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4대강재자연화 공약 이행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녹색 바이러스의 경고 '4대강은 안녕한가'>를 공동기획했습니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http://omn.kr/1hsfh)으로 가입해서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말]

이번 호우로 침수됐던 공주 미르섬이 폭탄을 맞은 듯 시설물이 부서져 있다. ⓒ 김종술

 
최근 집중 호우가 지나간 자리, 폭탄 맞은 것처럼 거대한 구덩이가 생겼다. 관광객을 위해 조성한 꽃과 나무는 흔적도 없고 콘크리트 산책로는 종잇장처럼 구겨지고 잘렸다. 철근 시설물도 휘어지고 부서졌다. 이명박 정권 시절, 4대강사업으로 자연 상태의 강에 변형을 가한 구조물들을 대부분 쓸어갔다.
 
이제 관리주체인 자치단체는 홍수가 할퀸 자리에 대한 정비에 나설 것이다. 돈 걱정은 없다. 오히려 국가에서 더 많은 관리 예산을 받을 수 있다. 올해 국토교통부가 4대강 생태하천 관리비용으로 지자체에 책정한 지원 예산만 2천5백억 원. 사실상 'MB 4대강'을 유지관리하는 데 사용하는 이 예산도 올해 추가로 증액할 수도 있다.
 
54일간의 '최장 장마'는 강에 무엇을 남겼을까?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3일 동안 물빠진 금강의 모습을 취재했다. 기자의 눈에 비친 금강은 두 개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부서지고 무너지고 휘어진 금강과, 새롭게 형성된 경이로운 모래톱. 그 이면을 두 편에 나눠 싣는다.
 
[세종보] 홍수예방? 쓰레기만 쌓였다 
 

홍수에 떠밀려와 세종보 선착장에 쌓인 쓰레기. ⓒ 김종술

  

이번 호우로 침수됐던 세종보가 물이 빠지면서 복구에 나ㅣ서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설물은 부서지고 유실된 상태다. ⓒ 김종술

   
"알려드립니다. 폭우로 인해 현재 세종보 저지대 구간이 침수된 상태이며, 강우 예보에 따라 수위 재상승의 우려가 있어 통행을 제한함을 알려드립니다. 자전거도로 구간 부유물은 즉시 처리하여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사전 조치할 예정이며, 전체 부유물은 하천 주변 구간의 수위가 높아 수거작업의 안전이 확보되지 못하는 관계로, 수위가 낮아지는 대로 바로 처리할 예정입니다."

위의 문구는 지난 14일 찾아간 세종보 앞에 설치된 경고 현수막의 내용이다. 일반인들의 접근을 금지하는 차단펜스도 쳐졌다. 선착장에 쌓인 쓰레기는 파란 천막으로 덮어놓았지만, 주변에는 미처 수거하지 못한 각종 쓰레기가 널브러진 상태로 방치됐다. 인명구조에 사용하는 구조함도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물속에서 비스듬하게 꺾여있다.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바닥은 온통 진흙투성이다. 신발 자국과 자동차 바퀴 자국이 선명했다. 보름 만에 세종보의 콘크리트 구조물도 물 밖으로 드러났다. 쓰레기가 잔뜩 걸린 수력발전소 일부 시설물은 부서져 있다. 발전소로 들어가는 입구 자갈이 쓸려나가면서 푹 파여 있다. 차단 펜스와 산책로 펜스도 휘어지고 부서져 버렸다.
 
세종보를 관리하는 수자원공사 작업자들은 시설물 점검과 보수에 분주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강물이 빠지고 청소를 했는데, 다시 물이 차고 시민의 안전상 문제가 있어 통제하고 있다"며 "전국에서 한꺼번에 홍수가 나서 청소업체를 구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에 청소업체와 용역을 체결했기에, 18일부터 각종 부유물과 쓰레기 청소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수예방용으로 지은 세종보엔 쓰레기만 쌓였다.
 
[미르섬] 세계문화유산? 폭탄 맞은 것같은 웅덩이... 부셔지고 사라졌다 
 

이번 호우로 침수됐던 공주 미르섬에 폭탄을 맞은 듯 시설물이 부서져 있다. ⓒ 김종술

   

이번 호우로 침수됐던 공주 미르섬으로 건너가는 보행로 시설물이 부서져 있다. ⓒ 김종술

 
다음에 간 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공산성 앞 둔치 공원이었다. 이곳으로 내려가는 차량 통행은 물론 도보 통행도 금지됐다. 4대강사업 때 조성한 이곳이 물에 잠긴 것은 올해 3번째이다. 대형 차량과 중장비들이 동원된 가운데, 산책로와 자전거도로에 쌓인 진흙을 씻어내는 물청소를 벌이고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중장비가 오가는 사이를 넘나드는 위태로운 모습도 보였다.
 
공주시의 자랑이자 백제문화제 행사장으로 이용되는 하중도인 미르섬은 처참했다. 보행교 다리 난간은 부서지고 사라졌다. 다리 밑으로 연결된 전선은 통째로 떨어져서 나뒹굴고 휴식을 취하던 의자는 콘크리트까지 뽑혀 수풀 사이에 처박혔다. 산책로 경계를 알리던 말뚝은 뽑히고 떠밀려온 모래와 자갈, 진흙으로 산책로의 분간도 사라졌다.
 
강변으로 향하게 폭 30~40m 정도의 거대한 구덩이가 생겨났다. 폭탄이 떨어진 듯 깊게 파인 구덩이와 산책로 콘크리트는 조각조각 부서졌다. 모래와 자갈이 유실되면서 허공에 떠 있는 산책로도 목격됐다. 당장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로웠다. 해마다 심어 가꾸는 다년생 꽃들은 완전히 쓸려갔다. 오랫동안 가꾼 나무들도 뿌리째 뽑혀 사라졌다.
  

이번 호우로 침수됐던 공주 미르섬 시설물이 부서져 있다. ⓒ 김종술

 
폭우에도 견딘 나무들은 온갖 쓰레기가 걸린 상태로 을씨년스럽다. 크고 작은 웅덩이가 생겨나고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들이 작은 웅덩이에 갇혀 죽어가고 있다. 화단 출입금지를 알리는 표지판이 없었다면 공원인지도 분간하기도 어렵다. 산책로와 화단의 경계를 알리는 경계석도 유실된 상태로 일부만 보였다.
 
공주시 담당자는 "지난해 심은 꽃들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심고 가꾼 나무들까지 피해가 발생했는데, 일부 물이 빠진 구간은 물청소하고 있지만,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도 어렵다"며 "서둘러 복구를 할 예정이지만 당장 빠져나간 흙과 토사를 구하기도 쉽지 않아 복구가 끝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청소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지나가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강변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많다. 강변 공원은 큰비가 올 때마다 물속에 잠기는 곳이다. 그런 곳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해마다 유실을 감수해야 한다. 뻔히 보이는 재해를 알면서도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자치단체장이 자신의 공적을 쌓기 위한 세금이라서 가능하다. 강물이 범람하는 곳에는 시설물 없는 운동 공간으로 만들고 제방 공간에 시설물을 설치한다면 해마다 버려지는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
 
[공주보-백제보] '4대강 시설물'이 뜯겨나갔다
 

공주보 시설물도 쓰레기가 걸려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렸다. ⓒ 김종술

 
공주보 구간의 피해도 상당했다. 수상공연장은 온통 진흙밭이다. 강변에 세운 안내표지판은 꺾이고 부서졌다. 어도와 보 주변에도 토사가 쌓였고, 쓰레기는 잔뜩 걸려있다. 공주보 상류와 하류 강물에 설치된 유속측정 시설물은 하류 7km 정도 강물에 처박혀 있다. 물 빠진 자전거도로의 시설물도 휘어지고 부서진 상태로 출입이 차단된 상태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이 통제한 자전거도로를 통해 이동하는 모습도 보였다. 낮에는 물에 잠긴 구간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야간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공주에서 부여로 향하는 침수된 자전거도로에는 진흙으로 뒤덮인 곳에 자전거 바퀴자국이 선명했다. 침수 깊이를 알 수 없는 구간을 자전거를 들고 이동하는 라이딩족도 보였다.
 
보 우안 어도 및 산책로와 공원까지 침수됐던 백제보도 상류와 비슷한 상태다. 상류에서 떠내려온 각종 쓰레기가 잔뜩 걸려 있었다.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및 시설물에 걸린 쓰레기가 썩어가면서 악취가 진동했다.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들은 바짝 마른 상태로 썩어가고 있다.
 
2020 수해는 금강에 설치된 4대강사업 구조물을 부수고 뜯어냈다. 막대한 양의 쓰레기를 남겼다. 그렇다면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는 홍수를 예방했나? 3개 보는 장마가 오기 전부터 수문을 개방하고 있었기에, 홍수 예방 효과를 따진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수문을 계속 닫아두었다면 되레 홍수위를 상승시켜 금강 지역에 큰 재난을 가져왔을 것이다.
 
[생태공원 유지관리] 8년 동안 1조4196억원 들였다
 

이번 호우로 침수됐던 공주 미르섬이 폭탄을 맞은 듯 시설물이 부서져 있다. ⓒ 김종술

 
자, 이제부터 따져보자.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에 투입했다고 밝힌 예산은 22조 2천억 원. 지난 2018년 감사원은 31조 원이라고 했다. 이중 수변 생태공원 조성비로 3조1143억 원이 투입됐다. 4대강 주변 357곳에 생태공원을 조성했고, 금강에만 92곳이다. 금강 발원지인 뜬봉샘에서 서해로 빠져나가는 하굿둑까지 400km 정도인데, 금강 생태공원 길이만 합치면 398km에 달한다.
 
4대강 16개 보와 수변에 조성된 공원에는 각종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다. 국토부는 금강의 3개 보의 관리는 한국수자원공사에 맡기고, 수변시설물의 관리는 자치단체에 맡겼다. 국민 세금으로 유지관리 비용을 주고 있는 것이다. 각 자치단체는 중앙정부로부터 수변시설물 유지 관리 비용을 해마다 예산을 받고 있기에 이번처럼 큰 홍수가 발생해도 큰 걱정은 없다.
 
최근 <뉴스타파>가 국토부로부터 받은 '4대강 수변공원 유지보수 예산서'에 따르면, 4대강사업 완공 이후 지자체가 중앙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예산은 1조4196억 원에 달했다. 아래 표를 보시면 확인할 수 있다. 
 

연도별 4대강 수변공원 유지보수예산 ⓒ 국토교통부

  
2013년 1997억 원, 2014년 1904억 원, 2015년 1621억 원, 2016년 1558억 원, 2017년 1410억 원, 2018년 1429억 원, 2019년 1750억 원, 2020년 2524억 원이다.
 
여기에서는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운영계획을 수립해 투입한 예산은 제외됐다. 4대강 사업 후 관리비용이 줄어들다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 추진하는 스마트홍수관리시스템 개선사업 등이 포함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시설물들이 노후화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상태로 '4대강 생태공원'을 유지·보수한다면 유지관리 예산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악순환] '유령공원'에 돈 퍼붓고... 4대강 삽질은 진행중
 

이번 호우로 금강 자전거도로도 모두 침수됐다. 일부 시설물은 부서지고 유실되어 또다시 세금이 필요한 상태다. ⓒ 김종술

 
그렇다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매년 유지보수하고 있는 4대강 생태공원은 주민들이 잘 이용하고 있는 것일까? <뉴스타파>가 확보한 4대강 수변공원 지구별 이용객 현황('14년~'15년) 자료를 보면 도심과 인접한 생태공원의 경우는 어느 정도의 사람들이 이용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공원의 경우는 4대강사업 이전부터 존재했던 곳이었다. 확대하거나 보강공사를 하면서 '4대강 생태공원'으로 이름을 바꾼 곳들이다.
 
소위 1년 내내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유령공원'의 경우는, 온전히 4대강사업 때 조성한 공원이 대부분이다.
 
세종시 '봄내공원'의 경우 2014년 이용객이 765명이다. 2015년에는 825명이었다. 하루에 1~2명이 찾아온 셈이다. 전라북도 무주군 '도소'의 경우 2014년 256명이 이용을 했는데, 2015년에는 0명으로 표기되어 있다. 경기도 여주시의 한강 백석리섬지구는 2014년, 2015년 모두 0명이었다.
 
이번 홍수 때 무용지물이었던 4대강 보의 유지관리비도 상당하다. 정부가 보 유지관리 비용으로 한국수자원공사에 지원하는 예산만도 매년 340억원에 달한다. 이 예산 역시 앞으로 계속 불어날 수 밖에 없다. 시설이 노후화되고 있다. 4대강사업 때 불법담합으로 막대한 이득을 챙겼던 4대강 보 건설사들의 AS기간도 만료되고 있다.
 
장마 끝, 연휴 기간에 돌아본 금강은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강변에 설치된 헤아릴 수 없는 '4대강 시설물'들은 망가지고 유실됐다. 지자체들은 중앙정부의 예산을 받아 다시 4대강 시설물들을 일으켜 세울 것이다. 혹시, 돈을 받지 못한다면, 그냥 방치했다가 내년에 더 많은 복구 예산을 중앙정부에 요구할 것이다.
 
왜 이런 악순환을 반복해야만 할까? 4대강사업으로 만들어졌지만, 사용하지 않은 시설물이 태반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이번 홍수로 인해 또다시 수많은 수재민들이 발생했다. 이들을 지원하기에도 부족한 예산인데, 왜 'MB 4대강을 유지보수하기 위해 아직도 막대한 국민 혈세를 쏟아부어야 할까?
 
2020년 장마 끝, 금강을 돌아보면서 든 생각이다. 금강의 처참한 모습을 보면서 최근 "4대강사업이 홍수를 예방했다"고 주장하는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10년전 4대강사업을 밀어붙였던 그들은 지금도 막대한 예산을 써가면서 '4대강 삽질'을 계속하고 있다.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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