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 07:11최종 업데이트 20.05.06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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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 지도부가 총선 당일인 4월 15일 오후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 남소연

 
집권당이 부동산 안정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기사가 자주 보도된다. 어느 전문가는 국민의 압도적 지지에 힘입어 강력한 '토지공개념'을 담은 개헌이 추진되기를 기대하는 글을 게재했다.

지난 3년여 서울집값 폭등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은 무주택자와 젊은 세대는 이런 기사를 보며 기대가 한껏 부풀어 오를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집권당이 과반을 훌쩍 넘는 180석을 차지하였으므로 어떤 법이든 제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서울집값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기사를 끝까지 읽어보아도 새로운 부동산정책을 시행한다는 내용은 없다. 이런저런 추측만 난무할 뿐 정책결정 권한을 가진 정부와 청와대 고위직의 발언은 안 보인다.

이런 기사가 자주 나올 정도면 국민의 초미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만도 한데, 정부여당의 고위인사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코로나사태에도 서울집값은 놀랄만한 안정세 유지

그러나 시장은 참으로 묘해서 정책결정자들이 입을 꾹 다물고 있어도 가격이 먼저 움직이곤 한다. 시장참가자들 중에는 남보다 빨리 정보를 알 수 있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그런 사람들이 먼저 움직여서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총선을 전후한 서울집값 동향을 보면 향후 정부정책의 방향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가격동향을 보면 서울아파트가격지수는 총선 직전인 4월 13일 107.6에서 4월 27일 107.5로 미세한 하락을 보였다. 경기도는 105.3에서 105.5로 상승했다. "정부의 강력한 집값안정책" 운운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더욱이 코로나로 주가는 한때 35%나 폭락했고, 실물경제는 극도로 위축되어 경제주체들의 소득이 급감했다. 이런 실물경제 충격만으로도 집값이 큰 폭으로 급락하는 것이 정상인데, 서울집값은 실로 놀랄 만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이 영리하다는 속설이 맞다면 "총선에 압승한 집권당이 집값하락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는 근거 없는 억측에 불과하다.
  

서울 잠실 5단지 주공 아파트 단지 모습. ⓒ 연합뉴스

 
2000만 원 임대소득자 임대소득세 고작 14만 원

이번 달부터 2000만 원 이하 임대소득도 세무신고를 해야 한다. 올해부터 과세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 조치가 임대소득세를 강화하여 집값을 안정시키려는 정부 의지를 보여주는 징표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모든 소득에 과세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오랫동안 과세를 유예해오다 뒤늦게 시행하는 것에 불과하다. 더욱이 그 내용을 보면 개혁과는 거리가 한참 먼 것임을 알 수 있다.

임대소득이 연 2000만 원이면 매달 166만 원으로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 요즘처럼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알바로 뛰는 청년들이 많은데, 그들은 대부분 최저임금을 받는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8590원이다. 하루 8시간씩 24일 일하면 월소득은 165만 원이다.

매일 8시간씩 일하는 노동자와 같은 금액의 임대소득에 과도한 혜택이 제공된다. 먼저 소득공제를 두 번 해준다. 임대소득의 60%를 과세대상에서 공제하고 또 400만 원을 추가로 공제한다. 연 2000만 원 임대소득에서 두 번의 공제를 제하면 과세대상소득은 불과 400만 원이다.

분리과세의 경우 세율 14%를 곱하면 세액은 56만 원이 된다. 이 금액에서 또 다시 세액공제를 해주는데, 공제율이 무려 75%다. 그래서 2000만 원 임대소득자가 내는 세금은 고작 14만 원이다.

그뿐 아니다.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건강보험료 산정에서 80% 감면이 제공된다. 당연히 똑같은 소득이 있는 근로소득자보다 훨씬 더 적은 건강보험료를 부담한다.
 
"우리 조세 역사상 전무후무한 세제 특혜 제공"

며칠 전 한국행정연구원이 개최한 공공리더십세미나에서 서울대 이준구 명예교수는 "우리 조세제도상 어떤 종류의 소득에 대해서도 이런 파격적인 특혜를 제공하는 사례가 없다"며,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세제 특혜를 강하게 비판했다.

더욱이 임대소득에 대한 혜택 외에도 재산세, 종부세, 양도세 등 모든 세금을 거의 안 내도록 해주고 있다며,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이 "세제상 특혜의 백화점"이라고 질타했다.

서울집값 동향을 보든 최근의 임대소득세 시행을 보든 집권세력이 서울집값을 하락 안정시키려는 의지가 매우 약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만약 집권당이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다수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터무니 없는 세제혜택을 폐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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