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8 19:49최종 업데이트 20.07.03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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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2020년 4월 4주차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이 지난주 4월 3주차 주간집계 대비 6.0%p 오른 64.3%(매우 잘함 41.6%, 잘하는 편 22.7%)로 나타났다. ⓒ 리얼미터

 
4·15 총선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다시 올랐다. 1년 6개월 만에 60%선도 돌파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0~22일에 걸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긍정적 평가가 한 주 만에 6.0%포인트 오른 64.3%(매우 잘함 41.6%, 잘하는 편 22.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8년 9월 4주차에 기록한 65.3% 이후 최고의 성적이다.

부정적 평가는 5.6%포인트 내린 32.0%(매우 잘못함 18.5%, 잘못하는 편 13.4%)로 나타났고 모름, 무응답은 0.3%포인트 떨어진 3.8%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도 모든 지역에서 고른 상승을 기록했고, 연령별 역시 모든 세대에서 오름 현상이 나타났다. 이념별 응답 역시 진보, 중도, 보수에서 모두 긍정적 평가가 상승했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에 무려 180석을 안겨준 정치적 흐름의 연속선이라고 볼 수 있고, 코로나19 사태의 성공적 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와 그에 따른 앞으로의 당부 의미도 있을 것이다. 특별한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21대 국회 개원 이후로도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도의 이유를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라는 특수성에서 찾는 것 같다. 전 지구적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를 중심으로 국민들이 모이는 일종의 '결집효과'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를 인용한 16일자 <중앙일보> 보도(獨메르켈 지지율 79% 伊콘테 71%···코로나가 그들을 띄웠다)가 대표적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지역인 유럽에서 지도자들의 국정에 대한 지지율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지도자를 중심으로 국민들이 결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50%가 넘는 여론조사 결과 성적표를 받았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79%의 지지율, 이탈리아의 주세페 콘테 총리도 7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전한다.

하지만 이 신문은 모든 국가정상들이 '결집효과'의 수혜를 입은 것은 아니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오히려 지지율이 하락했다면서 그 근거로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보도를 들었다.

<중앙일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각국 지도자들에 대한 지지율 상승 추세의 근거는 <뉴욕타임스>에서, 하락 추세의 근거는 <이코노미스트>에서 찾은 셈이다. 서로 다른 두 신문의 상반된 내용을 하나의 이슈에 끌어들인 것인데 그렇다면 결국 팬데믹 위기에서 결집효과는 있다는 걸까, 없다는 걸까?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배경은 '코로나 결집효과'?
 

16일자 <중앙일보> 보도 ⓒ 중앙일보

 
어리둥절해진 독자라면 그 기사의 말미에 이르러 글의 논지를 이해하게 된다. 이 신문은 "'결집 효과'란 국민이 국기를 흔들며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무조건적 지지를 표현하는 대중 심리를 의미한다"고 썼다.

역사적으로 1979년 미국의 지미 카터 대통령이 31%의 지지율을 얻다가 10월 이란 주재 미국대사관이 공격을 받은 후 58%까지 치솟은 예를 들었다. 1991년 1월 당시 58%의 미국인들에게 지지를 받던 조지 H. W. 부시 (아버지) 대통령이 이라크 침공 후 87%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린 경우도 등장한다.

<중앙일보>는 이들이 지지율 급등 후 하나 같이 다음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실제 카터 전 대통령은 다음 대선에서 로널드 레이건 후보에게 패했고, 부시 전 대통령도 민주당의 신예 빌 클린턴 후보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중앙일보>는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직무 수행 평가가 4월 2주차에 57%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5일 치러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도 '코로나 결집효과'라는 분석이 있다고 했다.

현행법상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대선에 다시 출마하는 일은 없겠지만 어쨌든 그 세력이 코로나 결집효과로 이번 총선에 압승을 했다면 다음 선거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게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현상을 '코로나 결집효과'로 보는 것이 <중앙일보>만은 아니다. 최근 각종 매체와 개인방송에 등장하는 여러 보수논객들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말할 때 쓰는 단골 메뉴가 '코로나 결집효과'다. 다른 나라의 정상들도 대부분 코로나 위기를 맞아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고, 따라서 지지율 상승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반드시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말은 시간 속으로 사라지지만 글은 남는다. 소위 보수논객들의 논평은 그렇다 치더라도 유력 언론사의 글이라면 적어도 과학방법론의 가장 기본적인 틀은 지켜야 한다. 정해진 시점에 특정 사건이 여러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엄밀하게 과학적으로 분석하기는 불가능하다. 교차실험과 반복실험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회과학이 엄밀과학이 될 수 없다는 것은 그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동일한 논리적 전개를 위해서는 동일한 장(field) 안에 머물러야 한다. 상이한 두 개의 장(field)을 차용하는 것은 과학의 필요조건인 '논리의 조건'마저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저급한 추론이다. '코로나 결집효과'가 나타나는 국가들을 설명할 때 신문 A의 논거를 빌려오고, 그 예외를 말할 때는 신문 B를 인용하는 것은 기본적 논리의 틀도 갖추지 못한 것이다.

지지율 상승하는 정상들의 공통점
 

지난 3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코로나19' 사태 관련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 청와대

 
소위 사회과학이 대중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같은 현상을 놓고 얼마든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또 다른 현상에 대해 얼마든지 같은 설명을 끼워 넣는다. 실제로 위의 기사에서 '코로나 결집효과'의 예외로 간주됐던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 전 다른 언론에 의해서는 '코로나 결집효과'로 국정 최고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도됐다.

3월 26일 <연합뉴스>는 국가 위기 때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있다면서 대부분의 미국 주류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실패와 문제점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다수 미국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9%로 취임 후 역대급 지지율이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지도자들의 국정지지율을 설명하면서 '결집효과'를 끌어들이는 언론들의 또 하나의 오류는 일반성과 관련한 허점이다. 과학이론은 그 설명에서 벗어나는 예외가 적을수록 강한 이론이다.

지도자에 대한 지지율과 '코로나 결집효과'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면서 미국, 일본, 브라질과 같은 주요 국가를 예외로 두면 사회과학에서 설득력을 보장할 수 있을까? 가령 태양계의 행성궤도를 설명하는데 지구와 수성, 금성, 목성을 예외도 둔다면 그것을 태양계의 궤도 이론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국내 언론들이 범하는 어처구니없는 허점들의 상당수는 그들의 지나친 정파적 자세에서 기인한다. 물론 언론이 특정 인물을, 특정 정파를, 특정 이념을 지지할 수는 있다. 다만 그런 치우침의 근거는 철저하게 객관적이고 과학적이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에 즈음해 각국 정상들에 대한 지지율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지적할 것은 논리적 조건이 아닌 사실적 관계다. 어쩌면 언론이 지켜야 할 더 기본적인 자세일지도 모르겠다.

최근 각국의 여론조사를 보면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정상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오스트리아의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 이탈리아의 주세페 콘테 총리,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등이다. 반면 지지율이 하락하는 정상들 가운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등이 있다.

그렇다면 지지율이 상승하는 정상들과 하락하는 정상들의 공통점은? 위기의 상황에서 지도자가 가져야 할 덕목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정부 운영의 투명성, 그리고 국민에 대한 신뢰다. 이 두 가지 모두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에 반하는 정치세력들이 극우세력들이다.

결국 위기상황에서 정치지도자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세력은 극우세력이고 지지율이 높은 정상들의 공통점은 극우 정치세력을 멀리하거나, 배제하거나, 결별했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코로나 위기 속에서 지지율이 하락하거나 답보 상태의 정상들은 극우세력을 품고 있거나 아니면 그들 자신이 극우인 경우들이다. 국가 정상뿐 아니라 야권 역시 되새겨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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