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3 07:31최종 업데이트 20.04.2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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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청년들이 서울 성동구청 취업게시판 앞에서 게시물을 살피고 있다. ⓒ 연합뉴스

만개한 벚꽃이 눈꽃이 되어 흩날릴 때까지 우리는 코로나에 봄을 빼앗기고 말았다. 봄은 새학기를 맞는 신입생들을 설레게 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새내기 사회인들도 즐거운 긴장감으로 시작을 맞이하게 하곤 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마비시킨 지 어느덧 석달이 넘었다. 한창 새로운 시작을 만끽해야 할 새내기들의 빼앗긴 봄. 그들은 과연 다시 봄을 꿈꿀 수 있을까?
 
기업 85% "코로나로 채용계획에 영향 받았다"

국제노동기구는 전 세계 노동자 33억 명 중 약 80%인 27억 명가량이 코로나19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직업의 안정성과 채용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노동의 위기라고 이야기하며, 이는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선진국마저 위태로운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우리나라도 이 영향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이미 항공, 여행업계 중심으로 구조조정과 사업개편, 채용중단 등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튼실하다고 평가되는 기업들조차 위기의식에 자산매각을 하는 등 닥쳐올지 모르는 경제위기에 심각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기존 인력조차 고용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데, 신규채용은 미루거나 취소를 하는 등 사회에 첫 발을 내딛으려 하는 청년들의 꿈과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그동안에도 청년 일자리문제는 큰 화두였지만, 이제는 그야말로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서 262개 기업을 대상으로 신입 채용 동향을 조사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채용계획에 영향을 받은 곳이 85%이고, 올해 신입사원을 1명이라도 뽑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코로나 이전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게다가 올해 한 명도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은 20% 가까이나 돼 코로나 이전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게다가 일부 회사에서는 채용 내정자들에게 코로나사태로 인한 경영악화를 이유로 내정되었던 채용조차 취소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에 각종 노무 상담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청년들은 다양한 고민이 많고, 그 고민은 이 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함축되어 있지만, 고민의 시작과 끝은 늘 안정적인 일자리로 귀결되었다. 그동안 탈공업화와 콘텐츠 중심의 산업구조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경제가 성장하고 GDP가 증가해도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구조로 변모했다. 기업의 가치와 고용의 규모가 분리되고 있는 현실에서 점점 청년이 사회에서 설 자리는 줄어들고 있었다.
 
이번처럼 감염병으로 인한 전 세계적 위기가 덮치니 이 밀레니얼 세대는 그야말로 패닉상태이다.
  

안산도시공사가 지난 4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감염방지를 위해 직원 공개채용 필기시험을 안산시 와스타디움에서 진행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금 시장에 필요한 메시지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로 채용이 얼어붙으면 국가도 미래세대의 성장 동력과 활력을 잃어버리게 되며, 기업도 미래세대가 이끌어나갈 숙련의 기회를 없애게 되는 리스크가 있다. 이에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도 회원사에게 코로나로 인한 청년실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규채용계획을 축소하거나 취소하지 않길 강력하게 요청했다.
 
정부도 고용유지지원금이나 구직급여 확대, 공공기관 채용규모 유지, 입사제출서류 연장 등을 통해 취업준비생을 위한 대책들을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그리고 조만간 청년 신규채용에 대한 보다 진전된 대책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청년의 어려움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고민하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되었던 대책들은 대부분 현 상황에 대한 일시적인 긴급처방이다. 공공기관 채용을 줄이지 않는다곤 하지만, 공공의 일자리는 한정적이다. 결국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가장 큰 주체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채용을 함에 있어서 가장 크게 고려하는 것은 바로 성장에 대한 확신이다. 기업이 성장을 예측하고 적절한 인원을 충원하는 것이 채용계획의 기본인데, 지금 상황은 경제에서 가장 큰 리스크인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있다. 당연히 기업 입장에서는 가장 먼저, 가장 쉽게 '인력 구조조정, 채용축소'를 만지작댈 수밖에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기업이 불확실성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처는 전 세계적으로 모범사례가 되고 있기에, 경제에서도 이번 상황을 잘 극복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것이라는 확신의 메시지를 시장에 지속적으로 보내야 한다. 
 
그리고 신규채용을 유지하는 기업에는 채용지원금, 세제지원, 연구개발비 등을 지원하고 새로운 사업 진입시 우선순위를 보장하는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것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당 이득이나 도덕적 해이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민간 부문의 협조를 가능한 많이 끌어내기 위한 지속적이고 확장적인 유인책을 많이 제공해야 한다.
 
미증유의 코로나시대, 맞춤식 청년정책 도입을
 
청년이 처음 노동시장에 진입할 때 어떤 일자리를 얻느냐는 미래의 소득, 자산 등 생애 전반을 좌지우지 한다. 게다가 첫 직장을 얻을 당시에 사회의 경제상황이 어땠는지도 생애의 소득에 영향을 준다. 
 
일례로 1997년 IMF구제금융, 2008년 금융위기 때 사회에 진입한 세대는 다른 시기에 진입한 세대들보다 평균 소득이 낮다. 아마 코로나19 시기에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도 비슷한 상황이 될 수 있다. 갑작스럽게 닥친 '불황'이 이들에게는 '불행'이 되어 버렸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어쩌면 청년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할 수도 있다. 단순히 그 시점에서 응급처치식 방법들은 언제든 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할 수 있는 시대에서 또 다른 '잃어버린 세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분명히 어려운 일이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고민하는 부분이다. 
 
맘껏 꿈꾸고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권리가 당연한 청년의 권리임을 우리 사회가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단기적 대응이 아닌 산업구조의 변화와 생애주기에 따른 맞춤식 청년정책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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