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5 12:01최종 업데이트 20.05.0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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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와 정치 혁신 촉구 기자회견 지난 2월 3일 여의도 국회정론관,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와 전국대학생위원회 기자회견. 단상에 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이가 필자다. ⓒ 조은주

청년들이 겪는 사회문제는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오늘의 일상을 지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내일을 전망할 수 없게 만드는 '불평등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난 6년간 '청년정책', '청년정치'라고 일컫는 영역에 발 딛고 서 있으면서 한 일은 '우리들의 잃어버린 목소리'를 찾는 일이었다. 차별과 혐오가 일상 속에 자리 잡은 불평등 사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당사자로서 목소리를 잃는 것', '사회적 배제를 종용당한 채 하루살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본능적으로 '사회가 쳐놓은 덫인 사회적 프레임에 갇힌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고 감각 했던 청년들은 <청년기본법>이라는 모법이 제정되기 훨씬 이전부터, '대상화되어 소비되는 청년 프레임'에 전면적으로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88만 원 세대, N포 세대, 이케아 세대, 캥거루족, 자라족, 빨대족, 흙수저 등으로 명명되길 청년 그 누구도 원하지 않았다.
 
온갖 사회가 만든 프레임, 청년담론이 난무하는 가운데, 청년들은 담론을 담론으로 맞서지 않았다. 구호뿐인 담론의 시대가 끝났음을 인지하고 일상에 가닿는 변화를 만드는 '참여와 행동'으로 보여줬다. 소비되기 쉬운 가십거리, "일회용 청년" 프레임을 깨고, 청년 스스로 시민권을 되살리고, 확대하고, 보장하기 위해 본인이 살고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참여기구인 '정책 네트워크, 협의체' 등을 통해 거버넌스 영역을 구축해나가기 시작했다.
 
청년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청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으며, 건전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삼는 <청년기본법>을 제정하기 위한 운동을 이어나갔다. 시행정부, 시의회를 지역에서, 중앙부처, 국회를 사회에서 움직여본 경험은 고스란히 청년들의 자산이 되었다.
 
'사법부는 과거를 심판하고, 행정부는 현재를 움직이기 위해 집행하고, 입법부는 보다 나은 삶을 보장하는 미래를 위해 입법 활동을 한다'는 원리를 글자가 아닌 현장에서 살을 부대끼며 배웠다. 생존주의 시대에 '먹고 사는 일'만으로도 벅찬 나날을 살아가야만 하는 현실 속에 "돈이 안 되는 거버넌스 참여는 왜 하냐?", "욕만 먹는 정치를 왜 하려고 하냐?"는 말을 들으면서도 청년들은 포기하지 않고 정치영역으로까지 발을 뻗었다.
 
그러나 기성세대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정치판에서 청년들은 발 딛고 서 있을 단 '한치'의 공간조차 확보하기 어려웠다. 21대 총선 역시 반짝 뜨고 사라질 가십거리로 '청년 프레임'을 일회용으로 사용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청년의 실재(實在) 자체가 부정당하는 정치판인 걸 알면서도 청년들은 왜 도전했을까?
 
실제 존재하는데,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쉽게 삭제당하지 않기 위해 누군가는 정치 공간에 발을 딛고 서 있어야 했다. 심지어 사회에서 덫 씌워 둔 청년 프레임을 쓰고서라도 서 있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컸다. 절망스러운 현실 속에서 '보다 더 나은 삶을 전망하는 미래'를 놓지 않기 위해, 또한, 사람이 죽어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무감각한 사회를 바꾸기 위해 정치는 필수불가결했다.
 
문제는 청년은 '오늘의 일상을 지키고, 내일의 전망을 밝게 만들 정치'를 원했지만, 정치는 '20대 청년 표'만 필요했을 뿐, '새로운 사회의 좌표를 만들어갈 청년 정치인'의 등장을 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청년들은 그동안 '사회적 영향력이 약하다는 이유' 혹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채, 이행기에 머물러 있다는 이유'로 나이주의와 사회적 편견 속에서 쉽게 삭제되어왔다. 정치에 우리 모두의 목소리가 골고루 반영되기 위해서는 생계로 인해 권리를 포기하지 않도록 사회적 배제를 경계하고, 과소와 과잉대표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비용과 조직력이 없으면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선거장벽'을 무너뜨리고, '정치절벽'에 이동 사다리를 놓아야 한다.
 
이번에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에서 후보등록비, 경선기탁금 등 경선비용을 낮췄던 기조를 이어나가 단지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청년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약자가 정치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막히지 않도록 '쩐의 정치' 풍토를 바꿔야 한다. 또한, 인재를 영입하여, 인기에 반짝 편승하려고 하기보다는 당내 젊은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30대 총리와 대통령이 왜 못 나오냐?'고 청년들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젊은 정치인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시스템은 물론이고 교육 커리큘럼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무엇보다 만 18세 청소년이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만큼, 국회의원,지방의원 25세,대통령 40세로 규정된 피선거권을 낮추고, 선거운동과 정당 활동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도록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또한, 당 안팎에 젊은 정치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청년들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고 존중한다면, 최소한이자 최대한 할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적어도 정치권이 '현 세대와 미래'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조은주씨는 와글의 <청년정치와글와글> 편집위원, 제21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예비후보 낙선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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