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2.01 09:21최종 업데이트 17.06.07 11:52
'[모집] 꿈틀 비행기 7호가 뜹니다'

트위터를 하다가 팔로우가 리트윗한 '모이'라는 계정을 통해 꿈틀 비행기를 처음 만났다. '이게 뭐지?' 공식 계정이 링크되어 관련 페이지에 들어가 여행 프로그램을 보았다. 가고 싶었다. 그러나 섣불리 신청할 순 없다. 비공식적, 개인적인 정보가 필요했다. 이번이 7호라길래 6호까지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가 있을까 해서 포털에 꿈틀 비행기를 검색했다. 그러나 대부분 여행에서 보고 느낀 것들에 대한 단편적인 기사만 있을 뿐 블로그나 기사에 꿈틀 비행기 자체에 관해 쓴 글은 없었다. 꿈틀 비행기가 생긴 기간에 비해 후기랄 게 별로 없어 다소 의심스러웠지만, 주최 측이 오마이뉴스라는 것 하나만 믿고 꿈틀 비행기 7호에 올랐다.


오마이뉴스엔 '꿈틀 비행기 0호'라는 머리글을 단 기사가 이따금 올라온다. 꿈틀 비행기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독자들은 모두 나 같은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이 기사의 대부분은 꿈틀 비행기를 다녀온 사람들이 여행에서 취재한 내용을 작성한 것이다.

나같이 의심 많고, 비공식문서(?)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준비했다. 바로 꿈틀 비행기 예비 탑승자를 위한 비공식 안내서다. 탑승자의 시각으로 쓴 만큼 여행주최 측과는 의견이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꿈틀 비행기를 꿈꾸는 이들 혹은 꿈틀 비행기의 정체를 알고 싶은 이들의 궁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글이길 간절히 바란다.

꿈틀 비행기 7호 안데르센 박물관을 나와 화창한 날씨에 한 컷. ⓒ 김하얀


왜 덴마크일까?

모두가 너무도 불행해지는 사회여서일까. 역설적이게도 UN에서는 2012년부터 세계 행복 보고서를 출간했다. 여기에서는 행복지수의 지표를 정하고, 전 세계의 행복지수를 수치화하여 보고했다. 행복지수의 지표는 GDP, 기대수명, 사회적 지지, 자유, 관대함(기부), 부패에 관한 인식 등 6개였다.

덴마크는 2012년, 2013년 조사에서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회 연속 덴마크가 행복지수 1위를 하던 2013년 당시, 한국은 겨우 41위에 머물렀다. 두 나라 간에 무슨 차이가 있길래 행복지수가 다른 것일까?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는 이유를 알아내고자 덴마크 심층취재를 시작했다. 그 결과물로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책을 출간했다. 책의 내용을 눈과 귀로 함께 확인하러 가는 덴마크로 떠나는 여행이 바로 꿈틀 비행기다. 참고로, 책 출간(2014년) 이후, 2015년, 2016년까지 2회 더 발표된 UN의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도 덴마크는 모두 1위를 기록했으며, 한국은 41위에서 58위로 17단계 하락했다. 출처www.worldhappiness.report 참조

그룬트비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 그룬트비 연구소 내에 있는 도서관에는 그룬트비와 관련된 전세계 책들이 모여있다. ⓒ 김하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오래도록 불을 지피기 위해선 장작이 필요하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책을 먼저 소개하는 이유는, 이 책을 읽는 것이 곧 통나무를 패서 장작을 얻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불을 지피는 것은 여행을 가서 마주하는 모든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는 과정이다. 장작 없이는 오래 불을 지피려 해도 금방 꺼지기 십상이다. 덴마크 사회가 어떤지 먼저 글로 접하면서 내 생각과 정신을 덴마크에 기울이며 몸을 데운다. 그리고 여행을 떠난 일주일에서 열흘 남짓한 짧은 기간 장시간 꺼지지 않을 불을 지필 수 있다면 효율적인 여행이 될 것이다.

사실 길게 말할 것도 없다. 이 책을 읽어야만 꿈틀 비행기에 탈 자격이 주어진다. 게다가 독후감도 써야 한다. 참가자들의 독후감이 모이면 작은 책자가 된다. 그 책자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참가자들에게 하나씩 주어진다. 내 글이 다른 참가자들에게 읽힌다고? 그렇지만 크게 부담가질 건 없다. 독후감 분량이나 문체에 상관없이 책을 읽다가 궁금한 점, 여행 중 방문지에 대해 궁금한 점, 부러운 점 등을 쓰면 좋다.

그러면 여행 중에 책의 저자인 오연호 대표님께 질문하거나, 방문지에서 궁금증을 해결할 수도 있다. 여행 후에 다시 읽으며 여행 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여행 전 책을 읽고 글로 정리하는 과정 자체가 덴마크 여행에 대한 준비운동을 제대로 하는 과정이다. 단 몇 줄을 쓰더라도 책을 읽고 덴마크란 나라가 어떤지 둘러보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참가자들이 궁금해?

혹시 혼자라서 여행을 망설이진 않는가. 나는 혼자 다니는 게 익숙해 아무 거리낌 없이 신청했는데, 신청서에도 친절하게 혼자 오시는 분이 대부분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꿈틀 비행기는 한 번 출발할 때 약 25~30명이 함께 가는데, 7호에서는 스텝을 제외하고 27명이 함께 떠났다. 그중 나를 포함해 약 78%가 혼자 여행을 왔다. 그러니 혼자 여행을 가는 것이 대해 막막함이나 부담감을 가질 필요, 없다.

그럼 대부분이 혼자 오는 여행에서 혼자 쑥쑥 하게 돌아다니느냐, 절대 그렇지 않다. 나 같은 비사회적 존재를 위해 여행 일정 초에 제비뽑기로 일일 짝꿍을 정한다. 그리고 하루 동안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그 짝꿍과 나란히 앉아 서로를 인터뷰한다. 말이 인터뷰지 친해지는 시간이다. 처음엔 그게 너무 인위적이라 쑥스러웠는데 지나고 보니 매일매일 해도 좋을 만큼 괜찮은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식사도 같이하는데 식당에 들어온 순서대로 앉다 보니 늘 가까이 앉는 사람이 달라져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6명씩 모둠을 이루어 같이 취재하는 시간도 갖기 때문에 여러 방문지에서 느끼는 만큼 참가자끼리도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처음에 참가할 땐 '이곳저곳 둘러보고 강연 듣다 돌아오면 되겠지.'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처음 방문한 사립학교에서 참가자들이 그 학교 교장 선생님의 강연을 반짝이는 눈으로 듣고, 궁금한 점도 적극적으로 물어보았다. 그 모습을 본 나도 드디어 자세를 고쳐 잡고 함께 열심히 배워야겠다고 각성하고 참여하였다.

로스킬레 사립학교 교장선생님이 로스킬레 사립학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식적인 첫번째 일정. 다른 참가자들의 열정에 정신이 번쩍뜨인 시간이었다. ⓒ 김하얀


영어를 못해서 망설인다면 그것도 부질없는 걱정이다. 함께 입과 손, 발이 되어줄 모둠원이 있고, 강연해설과 질의를 도와주는 가이드가 있다.

꿈틀 비행기 7호에 참가한 참여자들의 연령과 직업은 매우 다양했다. 그런 다양한 특징을 가진 참가자들의 공통점은 전반적인 교육에 관심이 많다는 것, 그리고 행복해지고 싶다는 것이다. 적어도 내가 느낀 바는 그랬다. 그 마음이 간절해서 다들 더 열심히 청강과 질의에 임하는 것 같았다. 금쪽같은 휴가를 내어 타국에서 쉬지 않고 열정을 쏟는 일은 쉽지 않은데... 같은 참가자로서도 많이 배웠고, 덕분에 나 역시 더 깊이 알려고 노력했다.

아마 1~6호 참가자들도 우리와 성향이 비슷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타게 될 당신도 그럴 것이다. 위와 같은 마음을 가진 당신이라면 100점짜리 참가자다. 당신과 같은 혹은 당신보다 더 열정을 가진 참가자들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덴마크에서 보는 것은?

덴마크의 행복사회를 보기 위해, 우리도 행복하기 위해 떠난 여행이라 그 방문지도 다른 패키지여행과는 다르다. 1회부터 7회까지 다녀온 곳을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교육방문지: 유치원, 초등학교, 초등학교 캠프, 고등학교, 애프터 스콜레, 성인학교 캠프, 아동교육부 등

숲 유치원 초등학교 운동장만한 흙밭 놀이터 한 켠에 캠프파이어 오두막이 있다. 선생님의 기타연주에 맞춰 같이 율동과 노래를 한다. 가운데선 불을 피우며 추위를 녹이며,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 김하얀


*사회방문지: 열린 감옥, 애프터 스콜레 협의회, 교사노조, 국세청, 마을공동체, 노동부, 협동조합, 공무원 노조, 그룬트비 연구소 등
*관광지: 루이지애나 미술관, 티볼리공원, 유람선 투어, 안데르센 생가/박물관, 스웨덴 1일 견학, 그룬트비 교회 등

위 방문지 중 궁금한 게 애프터 스콜레와 열린 감옥일 것이다. 사실 내가 처음 이름만 보고 궁금했던 장소였다. 잠시 간단한 설명을 해보자면, 먼저 애프터 스콜레란 9학년(우리나라의 중3)을 마친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기 위해 1년을 보내는 기숙 형태의 인생학교다. 현재 덴마크 9학년 졸업생 중 약 20%의 학생들이 이곳에서 1년을 보낸다고 한다.

애프터 스콜레마다 주제가 다양하다. 덴마크어, 영어, 수학(우리나라의 국, 영, 수) 등의 기초과목은 함께 배우면서 체조 학교면 체조를, 음악 학교면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운다. 체조나 음악 학교라고 해서 체조 선수나 음악가가 될 학생이 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평소에 흥미가 있었던 주제에 대해 배우는 것이다. 기숙학교다 보니 모든 생활을 친구들과 함께한다. 돌아가며 학교와 기숙사를 청소하고, 같이 먹을 식사를 준비한다. 무엇보다 시험이 없다. 1년간 쉬고 친구들과 함께 배우며 내 진로를 고민하는 시간을 주는 곳이 바로 애프터 스콜레다. (관련 기사 http://omn.kr/m1px)

체조 애프터 스콜레 학생들이 학교를 방문한 우리를 위해 강당에서 댄스를 보여주려 하고 있다. ⓒ 김하얀


다음으로 열린 감옥을 소개하기 전에 덴마크의 형벌 종류를 먼저 소개하겠다. 총 4단계로 되어 있다. 닫힌 감옥, 열린 감옥, 홈 감옥, 전자 발찌 순으로 감형 상태가 정해진다. 이 중 열린 감옥은 닫힌 감옥에 복역하던 재소자가 모범수가 되면 열린 감옥으로 올 수 있다. 열린 감옥은 감옥 내에 철조망이 없으며 마트에서 물건도 살 수 있고, 컴퓨터도 할 수 있으며, 피자도 시켜먹을 수 있다.

최근 덴마크 올보로의 구치소에서 구금 중인 정유라의 구금행태를 두고 일각에선 거기서 조차 특권을 주냐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구금은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감옥에 있는 것이 아니다. 열린 '감옥'에서는 정유라가 하는 행동을 모두 허용한다. 그것이 덴마크 감옥 시스템이다. 그를 두둔하고자 함이 아니라, 재소자에게까지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하는 나라가 덴마크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관련 기사 http://www.idomin.com/?mod=news&act=articleView&idxno=529154)

멀리서 본 수비스거드 열린 감옥 열린 감옥 탐방을 마치고 가는 차 안에서 찍은 풍경. 고요한 집에 큰 호수까지. 주변을 걷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곳이다. 풍경 또한 그림 같다. ⓒ 김하얀


꿈틀 비행기 1호는 2015년 5월 1일에 처음 이륙했다. 이후로 7, 8월 여름과 1월 겨울에 각각 출발한다. 덴마크는 6월이 여행하기엔 가장 좋은 날씨다. 그래서인지 6월~8월에는 많은 학교가 방학을 한다.(우리나라는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날씨인 봄, 가을에 수업하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물론 여름과 겨울이 극단적으로 덥고 춥지만 좋은 날씨에 바람 쐬러 가도록 하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다)

꿈틀 비행기 홈페이지(http://happydenmark.blog.me)에서 각 호별로 프로그램을 보면 겨울에는 학교가 정상운영을 해서 학교 방문이 수월하다. 여름에는 덴마크 학교의 방학기간이라면 학교 캠프 기간에 방문을 하거나 방학이 끝난 8월 말에 학교를 방문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여름, 겨울을 막론하고 덴마크의 위대한 평민을 길러낸 학교는 꼭 가야 할 곳이기에 모두 방문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명한 미술관과 박물관도 그때그때 장소를 변경해서 방문한다. 혹 내가 가고픈 곳이 일정에 있지 않다면 자유 취재와 자유 일정이 각각 하루씩 있으므로 못 가본 곳은 그날을 이용하면 된다.

꿈틀비행기 7호 일정표 ⓒ 오마이뉴스


나도 쓴다, 취재일기

여행의 막바지에는 위에서 언급한 모둠끼리 덴마크의 시민을 대상으로 직접 길거리 인터뷰를 진행한다. 학교, 노동부, 노조 등에서 보고 배운 바대로 덴마크 시민들이 생각하고 있는지 느껴보는 시간이다. 모둠끼리 가고 싶은 관광지나 거리를 돌아보며 자연스럽게 인터뷰하면 된다. 질문의 순서나 방식을 바꿔보면 재미있는 결과도 얻을 수 있다. 덴마크는 객관적인 지수로 평가된 행복지수 세계 1위 국가지만, 100% 만족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들이 가진 고민과 고충도 들어볼 수 있다.

취재를 마치면 그날 저녁 함께 모여 모둠별로 인터뷰하고 정리한 취재일기를 공유한다. 모둠마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답변부터 우리가 원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답변까지 다양했다.

거리취재는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 있다. 못해도 괜찮아, 안 해도 괜찮아 하는 마음가짐으로 편하게 진행하면 된다. 아무런 강연 없이 우리끼리 찾아가고 묻는 하루였지만 나는 이날이 가장 가치 있는 날이었다.

변화하는 나, 아니 달라진 우리

일주일에서 열흘 남짓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당신은 그곳에서 보낸 시간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변화된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될 것이다. 변화된 것이 있는가? 그렇다.

개인적으론 그랬다. 덴마크의 교육, 사회 모습에 대해 열심히 알려고 집중했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진짜 배움과 희망은 그것을 배우는 참가자들끼리 배우고 느낀 바를 나누는 재구성 과정에 있다는 것을. 여행 막바지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우리 한명한명이 '위대한 평민'임을 깨닫게 되었다. 진짜 이런 사회가 있을까? 우린 희망이 있을까? 하는 어둡고 무거운 마음을 안고 서먹서먹한 상태에서 시작한 여행이었다. 여행하며 많은 물음과 울음과 웃음이 있었다. 돌아오는 길엔 환한 웃음과 화기애애함과 희망을 보았다.

그들도 처음부터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 그룬트비라는 위대한 교육사상가가 있었고, 아래로부터 작은 움직임이 꿈틀거려 지금의 행복사회가 되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혼자가 아닌 함께 덴마크에 대해 공부하고 이야기하며 희망을 보길 바란다. 그리고 돌아와선 내 주변부터 희망을 퍼뜨려주길. 그들이 그랬듯이,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이루는 법이니까.
덧붙이는 글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꿈틀 비행기와 관련된 개인 수준의 안내서이지 공식 내용이 아닙니다. 오마이뉴스나 주최 여행사와는 의견이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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