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1.24 09:39최종 업데이트 17.06.07 11:53
디자인 지식, 없다. 예술적 사고능력, 딱히 모르겠다. 하지만 예쁜 것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계속 즐기고자 하는 덕후기질은 다분하다. 무식하지만 참 성실하게 잘 다닌다. 이번 꿈틀 비행기 7호에 참가했는데 나는 이틀 먼저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해 디자인 여행을 했다.

꿈틀 비행기 견학 동안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작은 나라에서 배출되는 디자이너와 그들이 내놓는 다양한 디자인을 보면서 그들의 특성을 알게 되고 비로소 그들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내 맘대로 산책한 곳은 미술관, 박물관, 디자인숍, 거리 등이다.


먼저 출발한 이틀을 합쳐 1월 7일부터 17일까지 9일간 이곳저곳을 누비고 느끼며 적은 글이라 다소 길고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다. 디자인에 문외한인 내가 적은 글을 디자인 전문가들이 보면 비웃을지도 모르지만, 덴마크 첫 방문을 앞둔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것도 좋겠다.

혹은 한 주제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이 글 여행을 함께 한다면 더없이 좋겠다. 그럼 지금부터 함께 걸어볼까? - 기자 글

헤이하우스(HAY HOUSE)

헤이하우스 내부 따뜻한 조명 아래로 예쁜 다지인 소품들이 책상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 김하얀


<북유럽에서 보낸 여름방학>이란 책은 엄마인 조인숙 작가가 그의 딸과 남자 조카를 데리고 북유럽으로 떠나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여행정보를 소개하고 거기서 생긴 에피소드를 알려준다. 그 책의 덴마크 부분에서 가장 추천했던 곳이 바로 이 헤이하우스다.

조카가 국립미술관이나 디자인센터보다는 이곳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다. 남자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디자인숍이라니 어떤 곳일지 더욱 궁금해졌다. 헤이하우스는 입구부터 벽화 일러스트로 입장객을 두근두근하게 했다.

입구에서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뉘는데, 오른쪽에는 소품 액세서리가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왼쪽과 왼쪽의 위층은 그 액세서리들이 거실, 책상, 옷장, 침실 등에 적절히 배치된 채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다.(욕실용품은 오른쪽 작은 공간에 배치되어 있다)

물건 대부분은 디자인이 깔끔하고 단순하면서도 예뻐서 책 속 그 남자아이가 좋아할 만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건을 사서 어디에 배치해야 좋을지 고민되지 않게 친절하게 알려주고, 인테리어로 배치된 의자에도 앉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가게가 쇼핑의 거리인 스트뢰에 거리의 중심에 있었다. 창밖으로 본 거리의 모습을 넋 놓고 지켜보기에도 그만인 장소였다. 해질녘 코발트블루 하늘과 헤이하우스의 멋진 조명 아래 내려다보는 창밖의 주말 모습은 무척 로맨틱했다.

헤이하우스에서 내려다 본 스트뢰에 거리 헤이하우스 안에서 편안한 의자에 앉아 창밖을 바라볼 수 있다. 따뜻한 이 공간에서 석양이 지는 스트뢰에 거리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거리의 행인들 조차 작품같이 느껴진다. ⓒ 김하얀


노만 코펜하겐(Norman Copenhagen)

노만코펜하겐 내부 마치 잡지 사진을 찍는 스튜디오같다. 이 곳 바로 옆은 심플한 가구로 꾸민 거실과 책상, 식탁이 배치되어 있다. 한 공간안에서 다양한 인테리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 김하얀


스트뢰에 거리에서 버스로 약 다섯 정거장을 가면 노만 코펜하겐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엔 헤이하우스보다는 뭐랄까, 조금 더 세련된 가구와 제품이 많았다. 노만코펜하겐 입구부터 파스텔빛 소파와 사방이 은색으로 반짝이는 벽이 숍의 분위기를 압도한다.

긴 터널 같은 그곳을 지나면 세련되면서도 단순하고 묵직한 디자인의 가구와 소품이 눈을 즐겁게 한다. 이곳은 지하도 있는데 그곳은 사방이 핑크빛인 벽에 화이트, 블랙과 핑크 톤의 가구들로만 배치하여 환상적인 느낌이 들게 한다. 유아틱하진 않지만 마치 동화 속 세상에 온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지기에 충분하다.

노만코펜하겐의 지하 유아틱하진 않지만 동화속세상같다는 내 표현이 조금은 이해가 가는지..? ⓒ 김하얀


이곳 역시 헤이하우스처럼 한쪽에 액세서리 진열대를 놓고 그 앞에 그 액세서리를 가구 곳곳에 배치해 놓았다. 헤이하우스에 비해 좀 더 감각적이고 통통 튀는 디자인으로 꾸며져 있어서 그곳과는 다른 매력이 느껴지므로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

노만코펜하겐 입구 블링블링한 긴 입구를 걸으면서 내부가 더 궁금해진다. 물론, 기대해도 좋다. ⓒ 김하얀


Illums Bolighus

헤이하우스에서 걸어서 1~2분 거리에 있는 이곳은 덴마크 뿐 아니라 전 세계 유명 인테리어, 주방, 가전 등의 브랜드가 한 곳에 모여 있는 곳이다. 너무나 예쁜 소품이 많아 둘러보기만 하는데도 2~3시간은 족히 걸린다.

다양한 소품이 많지만, 우리나라 생활용품점과 차이점은 바로 초 관련 상품이 많다는 점이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소이 캔들이 대중화되어서 그런지 초 관련 상품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에게 초는 향을 위해 켠다기보단 마치 형광등 같았다. 공간이 있는 곳엔 항상 함께 하는 필수품 같았다.

그래서 촛대나 초를 기본으로 한 인테리어 제품이 참 많았다. 내가 사는 원룸에 하나 놓아볼까 했지만 소이 캔들을 켜고 잠들었다가 하마터면 집을 태울 뻔했던 끔찍한 경험을 상기하며 슬며시 내려놓았다. 한국에 돌아와 생각하니 그래도 하나 사볼 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

2층에서 본 Illums Bolighus 총 3~4층까지 전시되어 있다. 예뻐도 너무 예쁜 생활용품이 많은데 가격이 결코 저렴하진 않지만 잘 보면 세일중인 착한 가격의 예쁜 소품을 얻을 수 있다. ⓒ 김하얀


이 곳엔 헤이하우스와 노만코펜하겐, 마리메꼬 등 내로라하는 디자인브랜드의 상품이 모두 입점해 있다. 그래서 시간이 없는 여행자의 경우엔 곳곳에 있는 디자인숍을 다 방문하기 어려우므로 이곳에서 여러 상품을 한 번에 구경하는 것도 좋겠다.

예쁜 상품들이 즐비하지만 각각의 가격이 만만치는 않다. 그래도 안사고는 못 배길 정도로 맘에 드는 물건을 본다면 하나쯤 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사람을 홀리는 매력적인 디자인 제품이 지천으로 널려있으니 돌아보는 동안 지갑과 이성의 끈을 잘 잡고 돌아보아야 한다.

Sostrene Grenes

이곳은 우리나라에도 상륙한 코펜하겐 타이거와 같은 일종의 팬시점이다. 스트뢰에 거리를 지나가다가 가게의 모습이 예뻐서 들어가 봤는데 예쁜 디자인은 물론 착한 가격까지 한몫해서 나를 200% 만족하게 한 곳이다.

우리나라의 아트박스처럼 팬시류, 그릇, 생활용품 등의 잡화를 판매한다. 코펜하겐 타이거보다 차분하고 따뜻한 느낌의 제품이 많아 개인적으론 이곳을 더 선호한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덴마크 기념품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나도 고민하다가 여기서 맘에 드는 수첩과 그릇을 몇 개 샀다. 미니멀리즘이랍시고 이미 있는 물건을 또 사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있는 그릇 대신 이 그릇에 밥을 먹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과소비가 아니라면 인테리어나 디자인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은 생각보다 크다. 그래서 난 지금도 그릇을 산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Sostrene Grenes 예쁜 디자인의 다양한 소품을 착한 가격에 얻을 수 있다. 참고로 이곳은 일요일에 문을 닫는다. 그걸 모른 나는 여행 마지막인 일요일에 더 사려고 남겨둔 물건을 사지 못해 지금도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김하얀


* 산책은 다음 회에도 계속됩니다. 계속 함께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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